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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략 & 마케팅

적응력: 불확실성 시대의 경쟁우위 원천

매거진
2013. HBR in DBR (~2013)








편집자주이 글은 <하버드비즈니스리뷰(HBR)> 2011 7-8월 호에 실린 마틴 리브스와 마이크 데임러의 글 ‘Adaptability: The New Competitive Advantage’를 전문 번역한 것입니다.

우리는 위험과 불안의 시대에 살고 있다. 세계화와 신기술이 확산되고 투명성이 높아지면서 비즈니스 환경이 이전과 완전히 달라졌고 수많은 CEO들이 깊은 불안감을 느끼고 있다. 통계 수치가 이를 뒷받침한다. 1950년 이후 일정한 수준을 유지했던 기업 이익 변동성이 1980년 이후 두 배 이상 확대됐고 승자(마진이 큰 기업)와 패자(마진이 작은 기업) 사이의 간극 또한 넓어졌다.

시장 주도기업의 위상은 더욱 불확실해졌다. 한때 업계 3위 안에 속했다가 밀려난 기업 비중은 1960 2%에서 2008 14%로 크게 증가했다. 시장 주도자 위치에서 얻을 수 있는 이익 또한 갈수록 불확실해지고 있다. 이전에는 시장점유율과 수익성 간 상관관계가 분명히 존재했다. 그러나 지금은 이러한 상관성이 아예 사라져버린 업종도 많다. 우리가 진행한 분석에 따르면 시장점유율 1위 업체가 수익성 또한 1위를 기록할 확률은 1950 34%에서 2007 7%로 급락했다. 경영진은 자사가 어느 산업에 속해 있으며 어떤 기업과 경쟁하는지도 분명히 인식하기가 어려운 입장에 처했다.

이 같은 불확실성 때문에 전략 수립이 갈수록 어려워지고 있다. 변화와 불확실성에 대응하기 위한 전통적 전략은 상대적으로 안정되고 예측 가능한 세상을 가정하고 있기 때문이다.

생각해 보라. 기업 전략은 대부분 영리하게 시장 입지(압도적 규모 혹은 매력적인 틈새시장 공략)를 구축해 지속적인(그리고 암묵적으로 고정적인) 경쟁 우위를 창출하는 것을 목표로 삼는다. 혹은 적절한 역량과 능력(기업의 강점)을 결합해 상품을 제작하고 제공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기업은 정기적으로 전략을 평가하고 산업 분석 및 미래 예측을 통해 경영 방향과 조직 구조를 정한다.

그러나 불확실성의 시대가 도래하면서 기업은 다음과 같은 질문을 하기에 이르렀다.

● 시장 1위에서 바로 굴러 떨어질 수 있는 상황일 때 규모와 입지에 기반한 경영 방식을 어떻게 적용해야 할까?

● 한 산업이 종말을 고하고 새로운 산업이 시작되는 때조차 알 수 없을 때 심지어 시장 입지는 어떻게 측정할 수 있을까?

● 비즈니스 환경이 한 치 앞을 내다볼 수 없을 만큼 불확실할 경우 전략을 수립할 때 핵심이 되는 기존 예측 및 분석법을 어떻게 다뤄야 할까?

● 쉴 새 없이 변하는 정보가 넘쳐나는 지금, 경영진은 어떻게 정확한 정보를 골라내 이해하고 활용할 수 있을까?

● 급변하는 경영 환경에서 1년 단위, 혹은 5년 단위의 경영 계획이 효과를 발휘할 수 있을까?

이에 대한 기업의 답들에는 일관된 공통성이 있다. 이제는 시장 입지나 규모 또는 상품을 만들고 제공하는 1차적인 역량으로는 지속적인 경쟁 우위를 창출할 수 없다는 사실이다. 이들은 기본적으로 잘 안 변하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경쟁 우위는 어떻게 창출할 수 있을까? 신속하게 적응하는 능력을 갖춘 조직, 기업이 가진 ‘2차적 역량(second-order capability)’에서 답을 찾는 경영진이 증가하고 있다. 특정 분야에서 남보다 뛰어나기 위해 애쓰기보다는 기업들은 어떻게 하면 새로운 시도에 능숙할 수 있을지를 고민해야 하는 것이다.

불확실성의 시대에는 변화의 신호를 빨리 탐지하고 행동에 돌입하는 기업이 좋은 성과를 거둔다. 이들은 제품이나 서비스뿐 아니라 비즈니스 모델과 절차, 전략 등을 신속하게, 자주, 경제적인 비용으로 실험하는 일에 성공한다. 이들은 상호 연관성이 증가하는 시대에 다양하고 복잡한 이해관계자를 관리하는 능력을 키웠고 회사의 가장 중요한 자원인 직원들의 역량을 활용하는 법을 알고 있다. 이제 우리는 변화의 시대에도 승승장구하는 기업들이 4대 조직 역량을 활용해 다른 기업보다 효과적으로 적응하면서 우위를 확보하는 방법을 알아볼 것이다. 또한 안정된 기업 환경에 의존하는 기존의 전략, 다시 말해 규모나 효율성을 우선으로 내세우던 대기업들의 근본적인 전략 변화에서 얻을 수 있는 시사점에 대해서도 알아볼 것이다.

변화를 감지하고 행동에 옮기는 능력

유연한 적응을 위해서는 외부 환경에서 오는 변화를 탐지하기 위한 안테나를 세우고 이를 해석해서 사업 모델을 수정하거나 쇄신하고 심지어는 자사가 속한 산업의 정보 환경을 완전히 뒤바꾸는 작업도 서슴지 말아야 한다.

스털링 모스(Stirling Moss)가 포뮬러 원(Formula One) 자동차 경주에서 승승장구하고 있을 때를 생각해 보자. 당시만 하더라도 어떤 자동차를 누가 모느냐가 승패의 모든 것을 결정했다. 그러나 지금은 복잡한 신호를 어떻게 처리하고 기계와 운전 기량 변화에 얼마나 유연하게 대응하느냐에 따라 승패가 결정된다.자동차에는 수백 개의 센서가 달려 있고 경주팀은 날씨에서 도로 상태, 엔진 rpm, 커브길 각도 등 수천 개의 변수에 대한 자료를 수집하고 처리해서 동태적 해석 모델(dynamic simulation model)에 넣어 운전자가 순식간에 결정을 내릴 수 있도록 돕는다. 따라서 어느 한 팀이 원격 계측에서 혁신을 이루면 모든 팀이 즉시 상향된 기준에 맞춰야 한다.

이렇게 정보로 넘쳐나는 시대에는 복잡하고 다양한 신호들이 모든 참가자에게 동시에 전달되기 때문에 기업은 판매 즉시 모든 매출 정보가 접수되는 첨단 시스템을 갖춰서 올바른 정보를 수집하도록 노력해야 한다. 그래야 변화에 따라 적응할 수 있다. 이들은 또한 첨단 데이터 마이닝(minig) 기술을 적용해 정보들 속에서 유의미한 패턴을 찾아내야 한다.

시장 1위 자리를 차지하고는 있지만 고객 이탈이 많아 고민을 하던 미디어 기업이 있었다. 이 기업은 고객 이탈 패턴을 이해하기 위해 ‘신경 네트워크(neural network)’ 기술을 적용해 고객 데이터 분석법을 바꾸었다. 그 결과 회사는 고객 이탈을 유도하는 변수 간 숨겨진 관계를 알아냈고 이탈 가능성이 있는 고객을 머무르도록 하기 위한 캠페인을 시작했다. 고객 이탈 예측의 정확도는 7590%로 매우 높았다. 고객 이탈을 1% 줄일 때마다 매출이 수백만 달러씩 늘어나기 때문에 이러한 변화는 회사에 엄청난 이익을 안겨 줬다.

일부 기업은 신호 탐지 역량을 활용해 적절한 경영 조치를 실시간으로 취하면서 둔하게 움직이는 의사 결정 체계를 뛰어넘고 있다. 영국에 본사를 둔 식료품 유통업체 테스코(Tesco)는 고객 마일리지 카드를 통해 회원 1300만여 명의 구매 패턴을 상세히 분석한다. 분석 결과를 토대로 매장과 고객군별로 상품을 맞춤화하고 고객 행동의 변화를 조기 감지한다. 이를 통해 테스코는 온라인 플랫폼을 성공적으로 구축해 사업 모델을 확장했고 끊임없이 사업을 성장시켜 미디어와 금융상품을 비롯한 광범위한 제품 및 서비스 분야에서 활동할 수 있었다. 또한 단순한 비용 절감에 국한하지 않고 다양한 데이터베이스 분석 역량을 구축해 다른 기업에 테스코가 축적한 기술과 직관력을 컨설팅 서비스로 판매하는 등 직접적 매출을 창출하고 있다.

또 다른 사례로는 구글(Google)이 있다. 구글은 알고리즘을 통해 광고 검색어와 웹사이트의 연관성뿐만 아니라 주요 단어에 대한 광고주 입찰 가격을 기준으로 광고 위치를 업데이트한다. 광고와 검색어의 연관성이 높을수록 클릭 수도 많아진다. 광고주는 클릭 수당 금액을 지불하기 때문에 클릭 수가 많아지면 구글의 매출 또한 늘어난다. 광고와 연관된 자료를 운영에 직접적으로 활용해서 구글은 인간의 의사결정 없이 실시간으로 광고 환경의 변화에 대응할 수 있다.

실험하는 능력

추정하거나 예상하기 힘든 것을 발견하고 싶다면 실험을 해야 한다. 물론 대부분 기업은 신제품이나 서비스를 개발하고 평가하기 위해 나름의 실험을 시행한다. 그러나 기존 실험 방법은 비용이 높고 시간을 많이 잡아먹을뿐더러 조직에 비합리적일 정도로 복잡한 부담을 씌울 가능성이 있다. 또한 소비자 인식에 기반한 연구 결과는 성공을 예측하는 데 별다른 도움을 주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실제 시장에 출시하는 방식으로 실험하면 엄청난 비용을 초래할 뿐 아니라 실패가 기업 브랜드와 명성까지 위협하는 상황에 놓이기 십상이다.

적응력이 높은 기업들은 이런 난관을 극복하기 위해 갈수록 다양한 방법과 기술을 활용하고 있다. 가상 환경에서 이들은 혁신적인 아이디어를 저렴한 비용과 낮은 위험에 신속하게 창출하고 평가하며 복제한다. 대표적인 경우가 프록터&갬블(P&G)이다. ‘연결하고 개발한다’는 뜻의 ‘Connect + Develop’ 모델을 통해 P&G는 이노센티브(InnoCentive)를 비롯한 개방형 혁신 네트워크를 활용해서 기술 설계 문제를 풀어나가고 있다. P&G는 사람이 실제로 걸어서 들어갈 수 있는 3D 가상 매장을 활용해 기존 시장 테스트보다 신속하고 저렴하게 실험한다. 또 보컬포인트(Vocalpoint)를 포함한 온라인 사용자 커뮤니티를 통해 제품을 본격 출시하기 전에 제품을 소개하고 평가한다. P&G에서 기술 역량이 높은 직원 10명은 2008년에만 1만여 개의 디자인을 내놨다. 아이디어가 나오면 수시간 내 모형 제품이 완성된다. 과거에는 몇 주가 걸렸을 일이다. 이제는 P&G의 신규 사업 중 80% 이상이 앞서 말한 가상 모델을 활용한다.

실험 방법이 변할 뿐 아니라 실험 대상 범위도 넓어지고 있다. 이전에는 기업이 제공하는 상품, 특히 신규 제품이나 서비스에 초점이 맞춰졌다. 그러나 변동성이 확대되면서 사업 모델과 전략, 일상적인 관행이 점점 더 빠르게 도태되고 예측 불가능해졌다. 적응력이 뛰어난 기업들은 경쟁 기업보다 보다 넓은 분야에서 실험을 활용하고 있다. 사업 모델뿐 아니라 상품 범위에도 실험이 얼마나 중요한지 잘 보여주는 곳이 바로 테스코다.

테스코처럼 새로운 사업 모델을 실험하기 위해 기존 자산과 역량을 활용하는 또 다른 기업으로는 이케아(Ikea)가 있다. 러시아에 진출한 이케아 경영진은 매장을 열기만 하면 인근 땅값이 급등한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이에 착안한 이케아는 매장을 통한 제품 판매와 쇼핑몰 개발을 통한 부동산 가격 상승 등 2개의 사업 모델을 동시에 추진하기 시작했다. 그 결과 이케아는 러시아에서 제품만 판매할 때보다 훨씬 많은 수익을 내고 있다.

마지막으로 실험을 하다 보면 실패가 발생하기 마련이다. 적응력이 높은 기업들은 실패에 관대하며 심지어 실패를 축하하기도 한다. 일례로 소프트웨어 업체 인튜이트(Intuit)는 유연한 전략으로 신규 사업에서 성공한 경험을 토대로 2005년 락유어리펀드닷컴(rockyourrefund.com)이라는 웹사이트를 만들었다. 웹사이트는 회원에게 익스피디아(Expedia)와 베스트 바이(Best Buy) 할인 혜택을 주고 선불 상품권 형식으로 세금 환급을 받을 수 있는 기회를 함께 제공한다. 웹사이트는 실패했고 방문자가 거의 없었다. 그러나 실험에 투자한 돈은 아주 미미했다. 인튜이트 소비자 세금 상품 관리 부사장 릭 젠슨(Rick Jensen)은 “소수점에 가까운 미미한 손실”이라고 말했다. 작은 손실을 무릅쓰고 겪은 실패 덕분에 마케팅팀은 귀중한 교훈을 얻었고 인튜이트 회장 스콧 쿡(Scott Cook)에게서 상을 받기까지 했다. 회장은 “배운 것이 없을 때가 진짜 실패”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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