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구에 따르면 직원의 번아웃은 개인의 문제일 뿐만 아니라 조직의 문제다. 팬데믹이 세계를 덮치지 않은 시기라 해도 번아웃 관리는 만만치 않은 일이다. 그런데 지금 당신의 직원들이 팬데믹 위기의 최전선에서 일하고 있다면 그들이 탈진하지 않고 생산성을 유지하도록 만드는 방법은 과연 무엇일까?
보스턴 매사추세츠 종합병원 응급의학과를 이끌고 있는 우리는 팬데믹 기간 동안 환자를 돌보는 임상의, 간호사, 행정직원, 보조인력을 지원해왔다. 병원 내 번아웃 문제를 다뤄 온 우리의 경험과 코로나19 위기의 엄청난 규모로 미뤄 볼 때, 번아웃이 주요 리스크라는 사실을 우리는 깨닫게 됐다. 그래서 우리가 알고 있는 것들을 기반으로 팬데믹에 특화된 직원 지원 전략을 개발했다.
그리고 이 전략이 직원들의 웰빙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더 잘 이해하기 위해 우리 병원 응급실 의사 60명을 대상으로 익명 설문조사를 실시했다.(이 결과를 입증하기 위해 이후 다른 직원들을 대상으로도 설문조사를 실시할 계획이다.)
예비조사 결과를 보면 팬데믹 기간 동안 번아웃이 증가하기는 했지만 매사추세츠 종합병원의 번아웃 증가세는 다른 미국 병원 응급실의 경우만큼 뚜렷하게 나타나지 않았다. 우리 병원의 많은 의사들은 직업만족도가 더 높았으며 병원의 강력한 리더십, 효과적 소통 방식, 충분한 자원 확보에 대해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위기 상황에서 겪는 번아웃에 대한 쉬운 답이나 확실한 해결책은 없지만 우리의 접근법이 의료계를 비롯한 많은 조직에 도움이 되기를 바란다. 우리가 사용한 주요 전략을 지금부터 소개한다. 이 전략들은 심리학자 크리스티나 마슬락과 마이클 라이터가 직원의 몰입을 이끌어내는 요인으로 꼽은 ‘보람된 일, 자율성, 공정성과 투명성, 합리적 업무량, 공동체 의식, 일관된 가치’에 따라 6가지 범주로 분류할 수 있다.
매사추세츠 종합병원에서 33일간 산소호흡기에 의존하다 퇴원한 코로나 환자를 친구들과 이웃들이 반기고 있다. (사진 출처: Suzanne Kreiter/The Boston Globe via Getty Images)
1 보람된 일
번아웃을 방지하려면 사람들이 일을 통해 성취감을 얻을 수 있어야 한다. 금전적 보상도 성취에 포함되기 때문에 우리는 급여 수준과 인센티브 지급 구조를 종전대로 유지했다. 정신적 보상 역시 직원의 사기를 유지하는 중요하고 효과적인 도구다. 그래서 우리는 모든 직원의 업무가 의미 있고 인정받고 있다는 메시지를 강화하기 위해 최선을 다했다.
먼저 우리는 코로나 환자가 응급실을 떠나 추가 치료를 받은 뒤 좋은 결과를 얻은 사례를 직원들에게 자주 업데이트했다. 의료진에게 고마워하는 환자들의 피드백을 모아 직원들에게 더 많이 공유하려고도 애썼다. 우리는 코로나 환자 돌봄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환자들의 긍정적 피드백을 직원들에게 직접 전달한 것이 직원의 회복탄력성을 유지하는 데 큰 역할을 했다는 사실을 설문조사를 통해 알 수 있었다.
의사들이 물리적 거리두기 지침의 제약 속에서도 환자 및 환자 가족과 지속적이고 보람 있는 상호작용을 할 때 웰빙 수준이 높아진다는 사실도 알게 됐다. 환자 가족이 병원에 있지 못할 때는 대면 소통의 긍정적 영향을 재현하기 위해 환자 가족과 의료진이 원격으로 소통할 수 있는 화상 회의 시스템을 구현했다. 그리고 스페인어를 구사할 수 있는 의사들로 봉사팀을 꾸렸다. 언어장벽이 있는 환자와 중대한 사안을 논의할 때 이 봉사팀이 통역을 지원했다. 팬데믹 이전에 어떤 유형의 상호작용이 직업적 보람을 느끼게 해줬는지 생각해보고, 이렇게 보람을 느낄 수 있는 기회를 유지하면서 새로운 안전 프로토콜을 준수할 수 있는 창의적 방법을 찾는 것은 위기 상황에서 직원 몰입을 유지하는 데 핵심 역할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