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전까지만 해도 세계화는 새로운 세계 질서의 도래를 예고하는 것처럼 보였다. 뉴욕타임스 칼럼니스트 데이비드 브룩스의 지적처럼 큰 번영과 서구적 가치의 확산, 국가 간 융합이 세계화의 당연한 결과라고들 생각했다.
예상은 빗나갔다. 영국 이코노미스트가 그 이유를 제시했다. 2008년 경기침체 이후 많은 사람이 세계화의 이점에 의문을 제기했다. 브렉시트는 분권화의 사례다. 전 세계 GDP 대비 세계 무역은 2008~2019년 5%p 감소했다. 관세는 더 이상 국제 무역에서 금기시되는 주제가 아니다. 차별적 관세에 반대하는 전통적인 정책에도 불구하고 여론은 더 이상 중국과 같은 국가에 관세를 부과하는 것을 반대하지 않는다. 국경 간 장기 투자는 2016~2019년 절반으로 감소했다.
이런 상황은 모든 참여자에게 큰 번영을 가져다준다는 규칙을 근간으로 하는 글로벌 질서가 더 이상 당연하게 받아들여지지 않고 있으며 개별 플레이어들은 이제 자신에게 유리한 방향으로 시스템을 바꾸려 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저명한 투자자이자 경제학자인 레이 달리오는 세계화가 죽었다고 생각한다. 그는 “우리는 더 이상 어디에서든 가장 효율적으로 생산하는 것이 주요 목표인 세상에 살고 있지 않다”고 말한다. 더는 향수에 젖지 말라는 뜻이다. 규칙에 기반을 둔 기존의 세계화 방식은 더 이상 존재하지 않는다. 조만간 돌아올 일도 없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