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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략

초일류 관찰자 되기

매거진
2014. 7-8월



ILLUSTRATION: JAMES GRAHAM

 

조직의 윤리적 잘못을 알아채고 방지하는 법

 

지난 10년간 나는 왜 어떤 사람들은 조직의 위기와 기회를 알아채고 조치를 취하는데 어떤 사람들은 그러지 못하는가에 대해 연구해왔다. 특히 윤리 위반(ethical transgressions)을 알아채지 못하는 리더들이 내 연구의 핵심 분야였다. 어째서 영리하고 강직한 경영자들이 자기 사업을 위태롭게 할 부정행위를 놓치거나 눈감아주는가? 내가 개인적으로 교훈을 얻은 사례 가운데 하나는 2005년에 일어났다. 당시 나는 나중에 돌이켜보니 비윤리적이었던 어떤 상황을 목격했지만 내 지식과 경험, 학식, 가치관에도 불구하고 아무 조치도 취하지 않았다.

 

그때 나는 담배업계를 상대로 하는 역사적인 소송 사건에서 미 법무부 측 전문가 증인(expert witness)을 맡기로 했다. 내 임무는 피고가 흡연의 위험성에 대해 대중을 속이려고 여러 가지 사기를 모의한 것으로 유죄 판결을 받았을 때 시정 조치를 제안하는 것이었다. 증언서에서 나는 법관에게 담배업계를 크게 바꿀 수 있도록, 이를테면 담배회사 구조조정권과 경영 간부 해임권이 있는 외부 감시 요원을 임명하도록 강하게 권고했다. 그런데 내가 법정에서 증언을 하기 4일 전에 법무부 법률팀 일원이 권고안을 수정해달라고 요청했다. 그가 내게 읽어준 네 가지 조건이 성립하면 권고안의 상당 부분이 적절하지 않을 것이라고 진술해달라는 요청이었다. 그가 제안한 변경 내용을 평가할 만한 법률적 지식은 없었지만 그 자리에서 판단해 볼 때 그렇게 변경하면 내 증언이 약해질 것 같았다. 내가 왜 수정을 해야 하느냐고 묻자 그는 그러지 않으면 법무부 고위 관리들이 내 증언을 허락하지 않을 수도 있는데, 그렇게 되면 납세자들의 돈으로 200시간 넘게 한 일이 헛수고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나는 그에게 내 의견을 고수하겠다고 말했고 54일 증인석에서 의견을 전달했다.

 

하지만 당시 나는 힘 있는 자리에 있는 누구에게도 그 대화에 대해 이야기하지 않았다. 한 달 후 법무부는 갑자기 뒤로 물러섰다. 담배회사들에 요구한 벌금을 1300억 달러에서 100억 달러로 줄여버린 것이다. 이 벌금은 흡연예방 운동자금에 보태질 예정이었다. 재판이 거의 끝나가던 무렵이었다. 공식적으로는 정부가 승소했지만 내가 보기에 그 시정책은 너무 경미했고 사회는 수많은 목숨을 구할 기회를 놓쳤다. 국회의원과 소비자 보호 운동가들은 이 같은 반전에 항의하면서 특히 미 법무차관 로버트 D. 맥캘럼 주니어(Robert D. McCallum Jr.)의 공정성에 의문을 제기했다. 그는 전에 법무법인 올스턴&버드(Alston&Bird)의 파트너였는데 그 회사는 이번 사건의 피고인 R. J. 레이놀즈 타바코 컴퍼니(R. J. Reynolds Tobacco Company)를 상표 및 특허 문제로 변호한 적이 있었다. 그런 얘기들에 비춰볼 때 내 증언 내용을 수정해달라던 요청은 더 의심스러워졌고 아무래도 비윤리적인 일인 것 같았다.

 

나는 호기심이 많은 편이다. 그런데 왜 2005년 봄에는 이상하게 느껴지는 행동을 더 깊이 파고들지 않았을까? 왜냐하면 나 역시 선한 사람들이 미심쩍은 행동을 알아채고 조치를 취하는 데 흔히 방해가 되는 요인들에 취약했기 때문이다. 오래 전 워런 베니스(Warren Bennis)는 최고의 리더들은일류 관찰자(first-class notice)라고 말했다. 솔 벨로(Saul Bellow)의 소설 <실체(The Actual)>에서 따온 표현이다. 최고의 리더들은 자기 주변에서 일어나는 일에 세심히 주의를 기울인다는 뜻이다. 그들은 다른 사람들이 놓치는 것들을 포착하고 언제 더 깊이 파고들어야 할지 알기 때문에 조치의 적절성 여부를 현명하게 판단할 수 있다. 이 글에서 나는 그런 관찰에 방해가 되는 여섯 가지 주요 장애물에 대해 설명하고, 어떻게 극복하면 좋을지 통찰을 제기할 것이다. BP, GM, JP모건체이스 등 세계 각지의 기업에서 최근 우리가 지켜봐 온 일련의 윤리적 실패들을 고려할 때, 분명 리더들은 스스로 좀 더 책임감 있게 행동해야 할 뿐만 아니라 직원들과 조직 전체가 예리한 관찰력을 키울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장애물 확인하기

일류 관찰자가 되고자 할 때 직면하게 되는 장애물을 살펴보자. 내 연구 결과는 매우 강직한 직원이라도 중요한 징후를 무시하거나, 간과하거나, 오해하도록 만들 수 있는 주요 장애물을 보여준다. 그런 징후를 알아채고 조치를 취하지 않으면 중요한 고객을 잃을 수도 있고, 시장에서 밀려날 수도 있으며, 심지어 감옥에 갈 수도 있다.

 

모호성(ambiguity)

경영상 중요한 결정을 내릴 때 모호하지 않고 명백한 옵션들을 검토해야 하는 경우는 별로 없다. 보통 데이터는 뭔가 잘못됐다는 힌트를 제공할 뿐 확실한 증거를 주지는 않는다. 예를 들면 나는 2005 4월 법무부의 법률가와 대화하면서 뭔가 잘못됐다고 강하게 확신하지 못했다. 그의 요구가 이상하다고 느꼈으므로 이것저것 좀 더 알아봤어야 했으나 그러지 않고 그 모호함을 그냥 묵인해버렸다. 그렇게 한 데는 몇 가지 요인이 있는데 이를테면 나는 몹시 지쳐 있었고, 법무부 팀에 대한 유용한 조언을 다른 사람들에게서 얻기가 힘들었으며, 언론이 주목하면 소송 사건에 해로울까 봐 모두 걱정하고 있다는 점을 의식하고 있었다.

 

동기적 불감증(motivated blindness)

어떤 상황에 개인적인 이해관계가 걸려 있으면 도덕적 원칙이 아무리 잘 확립돼 있더라도 편견 없이 접근하기가 힘들다. 동기적 불감증은 왜 우리가 가족, 친구, 동료들을 최대한 좋게 생각하고 싶어 하는지, 왜 직장이나 일터에 영향을 미치는 사람들에게 반대하는 것을 꺼리는지를 설명하는 데 도움이 된다. 또 동기적 불감증은 왜 수십 년간 가톨릭교회의 고위 성직자들이 사제들의 아동 성 학대에 대한 불만을 조사하지 않는지, 왜 펜실베이니아주립대 직원들이 전 축구 코치 제리 샌더스키(Jerry Sandusky)의 성범죄에 대한 증거를 경찰에 신고하지 않았는지를 설명하는 데도 도움이 된다. 이 사건들에 관계된 사람들 중 일부는 편견 때문에 피해자와 목격자의 이야기를 의심했고, 학대의 심각성을 최소화했으며, 그런 위기에 대한 자신들의 대처 능력을 과대평가했다.

 

이해 충돌(conflicts of interest)

광범위한 연구 결과가 보여주는 바에 따르면 욕망은 우리가 정보를 해석하는 방식에 영향을 미친다. 심지어 객관적 태도를 취하려고 노력할 때도 마찬가지다. 특히 책임감과 실질적인 인센티브의 방향이 일치하지 않을 때 더욱 그렇다. 내가 버클리 캘리포니아대의 돈 무어(Don Moore), 워싱턴대의 로이드 탠루(Lloyd Tanlu)와 함께 수행한 실험을 보자. 우리는 참가자들에게 매물로 나온 가상의 기업 가치를 평가하는 데 도움이 될 만한 정보를 주고 매수자, 매도자, 매수 측 감사인, 매도 측 감사인 중 하나씩 역할을 맡게 했다. 그 기업에 대해 가진 데이터는 같았지만 매도자와 매도 측 감사인이 매긴 견적 가격은 매수 측 참가자들의 견적보다 훨씬 비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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