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의 다섯 선도기업은
고객 피라미드의 맨 아래층에
자리잡은 사람들을 위해
비영리사업모델을 도입했다.
빈곤은 단지
신흥시장만의
문제가 아니다.
인구 조사국에 따르면 미국 인구의 15%에 해당하는 4500만 명이 공식적으로 빈곤계층에 속한다. 게다가 21세기에 들어서면서 2006년 한 해를 제외하고 이 비율은 매년 증가하고 있다. 인구의 16%가 빈곤층인 일본도 사정이 더 낫지는 않다. EU도 4명 중 1명꼴인 1억 2000만 명의 사람들이 빈곤층이나 사회적 소외계층이 될 위험에 처해 있다고 보고 있다.
과거에 선진국 기업들은 이 집단의 수요를 대부분 무시했다. 물론 그들은 모든 고객이 부유하지 않다는 사실을 알고 있었고, 많은 기업들이 빠듯한 예산으로 사는 사람들을 위해 특별히 고안된 저비용 저가 제품과 서비스를 생산하는 데 상당한 투자를 했다. 자동차 회사들은 몇 십 년간 저가 자동차를 팔았다. 포드의 모델 T, 폭스바겐의 비틀, 미니 쿠퍼, 시트로엥 2CV 등이 당시 생산자의 관점에서는 저예산 고객들을 위해 디자인된 차들이다. 독일의 글로벌 할인점 체인인 알디Aldi와 리들Lidl, 미국의 저렴한 슈퍼마켓 체인인 마켓바스켓Market Basket과 같은 저비용 ‘초저가 할인점hard discounters’[1]들은 비교적 최근 소매시장에 등장했다.
하지만 유럽에서 전통적으로 가난한 소비자를 겨냥해서 생산된 원가가 낮은 저가 제품과 서비스라도 빈곤층이 될 위험에 처한 25% 소비자의 손에는 여전히 닿지 않았다. 이 소비자그룹은 정부의 상당한 지원 없이는 생필품이나 서비스를 살 수 없으며, 이런 지원에 대한 수요는 늘어나는 데 비해 이를 제공할 정부의 능력은 오히려 줄어들고 있다. 예를 들면 제한된 대중교통 때문에 시골지역에 사는 사람들은 낡고 매우 저렴한 차에 의존할 수밖에 없다. 따라서 차가 고장 나면 그 사람은 바로 일자리를 잃어버릴 수도 있다.
최근 몇 년간 몇몇 대기업은 이 문제에 새로운 방식으로 접근하기 시작했다. 2009년 프랑스의 빈곤완화 부문 위원장 마르탱 허시Martin Hirsch와 식품업계의 거인 다농의 부사장이었으나 지금은 CEO가 된 에마뉘엘 파비Emmanuel Faber가 힘을 합쳐 HEC[2]의 자크 베르지Jacques Berger가 지휘하는 비영리단체인 액션 탱크Action Tank를 만들었다. 몇몇 글로벌 선도기업은 액션 탱크를 통해 NGO 및 정부기관과 연계해 프랑스에서 사회적 비즈니스를 개발하는 실험을 시작했다.
‘사회적 비즈니스’란 원래 가난한 국가들을 염두에 두고 발달한 개념이었다. 이러한 사업에는 세 가지 중요한 특징이 있다. 첫째, 모든 형태의 빈곤을 포함한 사회 문제를 완화하는 역할을 추구한다. 둘째, 지속 가능한 방식으로 운영돼야 한다. 즉, 손실을 봐서는 안 된다. 셋째, 이익이 발생하면 주주에게 되돌려주기보다 사업에 재투자해야 한다. 결국 투자자들은 최초에 투자한 금액만을 돌려받게 된다. 다농과 점점 많은 다국적기업이 참여해 한동안 방글라데시 등 빈곤국가에서 사회적 비즈니스를 시행해왔지만 이를 선진국에서 적용하는 경우는 드물었다.
다농과 액션 탱크에 처음 참여한 기업들은 안경렌즈 전문회사인 에실러Essilor, 건설업계의 거인인 보이그Bouygues, 통신그룹 SFR, 자동차업체인 르노였다. 이 기업들이 최초로 행한 실험의 결과는 사회적 비즈니스 모델이 빈곤과 싸우기에 효율적일 뿐만 아니라 신규사업 아이디어의 창의적인 원천이 될 수 있음을 보여주었다. 이 시험적인 사업들은 지속 가능한 방식으로 매우 가난한 사람들에게 높은 품질의 제품과 서비스를 엄청나게 싼 가격으로 제공하고 있다.
[1]한정된 종류의 제품과 PB 상품을 파격적인 할인가격에 파는 슈퍼마켓 체인 - 역주
[2]파리고등상업대학원 - 역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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