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EATURE STRATEGY
성장에 대한 집착 치유하기
소매산업에서 배우는 교훈
마셜 피셔, 비샬 가우어, 허브 클라인버거
In Brief
문제점
수많은 소매기업들이 두 자릿수 매출성장을 추구하기 위해 심지어 사업의 수익성을 파괴하면서까지 끊임없이 신규 매장을 열고 있다.
원인
이러한 중독현상은 성장에 집착하는 월스트리트와 자본주의 문화에 의해 불붙었다. 이 중독현상을 탈피하기는 매우 어렵다. 가장 근본적인 이유는 기업들이 언제 그리고 어떻게 느린 성장 전략으로 전환해야 할지 알지 못하기 때문이다.
솔루션
성숙한 기업들은 비용보다 더 빠르게 기존 매장의 매출을 늘리는 데 초점을 맞추는 전략에 의존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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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 산업에 속한 기업이든 언젠가는 매출성장세의 둔화를 경험하게 된다. 소매기업도 예외는 아니다. 변덕스러운 소비자들, 치열한 경쟁, 변화하는 시장, 그리고 급격한 온라인소매업의 시장 잠식 등의 요인 모두가 매출에 압력을 행사한다. 소매기업들의 묘지에는 서킷 시티Circuit City, 오스틴 리드Austin Reed, 리넨스앤싱Linens’n Things, 리오만스Leohmann’s, 브리티시 홈 스토어즈British Home Stores, 라디오섁RadioShack, 스포츠 오소리티Sports Authority와 같은 대규모 유통체인들이 빽빽하게 자리잡고 있다. 이들은 급속한 팽창을 겪은 후 성장세의 하락을 맞이했지만 진행방향을 바꾸는 방법을 찾지 못했다.
성장세가 하락하면 소매기업들은 어떻게 해야 할까? 그들의 운이 다한 것일까? 아니면 사업이 성숙단계에 이르렀을 때에도 성공할 수 있는 방법이 있는 것일까? 우리는 이 질문에 답하기 위해, 최근까지 최소 10억 달러의 매출을 달성한 미국 소매기업 중에서 연간 매출성장률이 한 자릿수로 떨어진 37개 업체의 재무데이터를 살펴봤다. 이 중 일부 기업에서는 매출보다 순이익이 더 빨리 하락했다. 다른 기업들은 두 자릿수대 이익성장률을 유지했으며, 주식시장에서도 평균 이상의 수익률을 달성했다. 우리가 분석한 바로는 수익이 줄어드는 시점이 훨씬 지났음에도 신규 매장을 여는 방식으로 계속 성장을 추구하는 기업들은 크게 성공하지 못했다. 반대로 확장작업을 신속하게 축소하고, 그 대신 기존 매장에서 추가 매출을 일으키기 위해 매장 운영을 개선하는 데 주력한 기업들은 성공을 거뒀다. 성공적인 기업들은 이런 방식으로 비용보다 매출을 더 늘릴 수 있었고, 이는 곧 수익에 강력하면서도 긍정적인 영향력을 끼쳤다.
이 전략은 단순해 보일지는 모르지만, 다음의 세 가지 이유 때문에 대부분의 소매기업에서 따라하지 않는 전략 중 하나다. 첫째, 월스트리트와 투자업계의 문화는 성장을 숭배할 뿐만 아니라 이를 기업들에 요구한다. 실제로 성장이 느려지면, 마치 그 기업이 병들었거나 도덕적으로 문제가 있는moral failing 것처럼 여긴다. 성장이 하락세를 그릴 때, 기업들은 원점으로 돌아가 사업을 재검토하고 매출을 키울 수 있는 새로운 전략을 도출하라는 압력을 받는다. 둘째, 수많은 소매체인의 리더들은 이러한 전환단계를 언제 거쳐야 하는지 알지 못한다. 결과적으로 체인점들이 스스로 무게를 이기지 못하고 무너지기 시작할 때까지 계속 확장한다. 셋째, 성장기 기업과 성숙기 기업에 요구되는 운영전략은 매우 다르다. 성장이라는 측면에서 뛰어난 기업 중 상당수는 성장기 기업에서 성숙기 기업으로의 전환을 달성할 충분한 역량을 갖고 있지 않다.
우리는 이 글에서 어떤 경우에 소매기업들이 느린 성장과 공존하는 것이 적합한지 설명하고, 고성장 전략에서 저성장 전략으로 옮겨가는 시점과 방법을 결정할 때 도움이 될 만한 매트릭스를 소개하고자 한다. 또한 우리는 소매업체들이 기존 자원을 활용해서 비용보다 매출을 더 빨리 키우는 저성장 전략을 수립할 수 있도록, 이를 위한 프레임워크를 제공하고자 한다. 소매기업이 이를 활용할 수 있다면 오랜 기간 성숙단계의 라이프 사이클에 머무를 수 있으며, 성장세의 하락을 미연에 방지할 수 있다. 이 글에서 우리는 미국 내 소매산업에 초점을 맞추고 있지만, 다른 산업에 속한 기업들도 이를 폭넓은 교훈으로 삼아 진지하게 생각해 보았으면 한다.
성장이 멈출 때
소매업의 라이프사이클은 전형적인 S커브를 따른다. 성공하는 기업은 매장을 열고 새로운 시장에 진입함으로써 초기 단계에 빠르게 성장한다. 일단 가장 매력적인 장소를 섭렵한 후 점차 매력이 덜한 지역에 매장을 추가한다. 이들의 매장 네트워크가 점점 더 조밀해짐에 따라 신규 매장이 기존 매장의 매출을 잠식해 전체 체인에서 발생하는 순매출액도 떨어진다.
월마트도 바로 이런 패턴을 따랐다. 1968년 1월 31일로 끝난 회계연도에 월마트의 24개 매장은 1260만 달러의 매출과 48만2000달러의 순이익을 달성했다. 1988년 회계연도까지 매장 수는 1198개로 늘어났으며 매출은 160억 달러, 순이익은 6억2760만 달러를 기록했다. 월마트의 매출 연평균 성장률과 수익의 연평균 성장률the compound annual growth rate·CAGR[1]은 20년간 43%로 정확하게 똑같았다. 이는 성장단계에는 가치 창출이 사업 규모의 성장에서 오며, 반드시 수익성 증가에서 오는 것이 아니라는 사실을 보여준다. 하지만 성장은 영원히 지속될 수 없다.(만약 월마트가 이 속도로 계속 성장한다면 2015년 매출은 246조 달러로 전 세계 GDP의 세 배가 됐을 것이다!) 데이터에 따르면 2006년에 신규 매장이 기존 매장의 매출을 잠식하기 시작했고, 월마트는 성숙단계에 접어들었다. 따라서 월마트의 매출성장세는 느려졌고, 2011년부터 2015년까지의 기간에 연평균 성장률은 2.7%로 떨어졌다. 월마트는 30개 이상의 국가에서 영업을 했고, 성장률은 분명히 국가마다 달랐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월마트의 최근 성장률이 전체적으로 낮은 한 자릿수였다는 사실의 의미가 없어지지는 않는다.
우리의 연구는 성장이 멈출 때 소매기업에 어떤 일이 일어나는지에 초점을 맞춘다. 우리는 최근 최소 10억 달러의 매출을 달성했고, 2011년부터 2015년까지의 기간에 매출성장률이 한 자릿수로 떨어진 37개 미국 기업을 대상으로 이들의 매출 증가, 주가수익률 및 기타 다른 공개 재무데이터를 검토했다.(매년 10% 이상 성장해 성숙단계에 도달하지 않은 기업과 마이너스 매출성장률을 보여 하락세가 확실한 기업들은 제외했다.) 그런 다음 우리는 이들 소매기업들을 2011년부터 2015년까지의 성과에 따라 두 그룹으로 나눴다. 즉, 이 기간에 주당수익, 배당금, 주식분할 등을 포함한 연평균 총주주수익률(TSR)이 동일한 기간에 S&P500 인덱스 기업들의 연평균 TSR인 12.4% 이상인 기업들과, 그 미만인 기업들로 나눴다.(37개 소매기업의 더 자세한 재무성과를 알고 싶으면 HBR.org에서 이 글의 온라인 버전을 참조하라.)
이 데이터는 느린 성장이 경기침체를 가져올 수 있음을 생생하게 보여준다. 20개 저성과 기업의 영업이익은 평균적으로 매년 0.9%밖에 성장하지 않았으며, 이들의 연평균 TSR은 겨우 2.8%에 그쳤다.
하지만 17개의 성공적인 소매기업들은 완만한 매출성장을 이루면서도 번영할 수 있음을 똑같이 설득력 있게 보여준다. 이 기업들의 평균 영업이익은 한 해 8%씩 성장해 저성과 기업의 8배가 넘었고, 지난 5년간 연평균 TSR은 21.9%로 엄청나게 높게 나타났다. 이는 S&P500 기업 성장률의 거의 2배다.
고성과 기업과 저성과 기업을 구분짓는 요인이 무엇인지 이해하기 위해 우리는 이들의 공개된 정보를 검토했고, 딜라즈Dillard’s[2], 풋락커, 홈디포, 크로거Kroger[3], 메이시스, 맥도널드의 현직과 전직 임원들을 인터뷰했다. 이들 중 일부는 앨브랜즈L Brands처럼 다각화가 돼 있거나, 맥도널드처럼 수많은 다른 국가에서 영업을 하고 있다는 점에서 서로 매우 달랐지만 우리는 그들의 접근방식에서 놀랍도록 유사한 점들을 발견했다.
[1]CAGR은 복수의 기간에 걸친 성장을 측정할 때 유용한 지표로 측정 시작연도 매출액과 마지막연도 매출액, 측정대상연수 등의 변수를 활용해 계산함.
[2]미국 대형 백화점 체인
[3]슈퍼마켓 체인을 주력으로 하는 미국 유통기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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