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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크셔 해서웨이 부의장 찰리 멍거Charlie Munger는 관료제가 ‘암 덩어리나 마찬가지’라며 암 치료하듯 다뤄야 한다고 말하기도 했다.”(p.98)
책임과 권한을 명확히 구분하고 표준화된 업무절차를 구축하는 것을 핵심으로 하는 관료제는 인간의 위대한 성취를 일군 원동력이었습니다. 관료제 덕분에 인간은 피라미드와 만리장성을 만들었고 산업혁명을 통한 물질문명의 폭발적 성장도 이뤄냈습니다. 하지만 위대한 업적 못지않게 그림자도 큽니다. 특히 외부 환경이 급변할 때 관료제의 부정적 측면이 극대화됩니다. 엄격한 프로세스는 유연한 환경 변화에 대한 대응을 저해하고 명확한 권한과 책임 부여는 과감한 도전정신을 훼손시킵니다. 급변하는 환경에서 관료제의 단점을 극복할 대안이 반드시 필요합니다. 하이얼은 350억 달러 매출에 10만 명이 넘는 근로자가 일하고 있는 거대 조직이지만 4000개의 초소형 기업 연합 형태의 구조를 만들어 관료제의 문제점을 효과적으로 극복했습니다. “보스를 모두 해고하라”라는 파격적인 주장에 이어 관료제 극복의 실제 사례를 자세히 분석한 게리 하멜의 논문을 통해 새로운 통찰을 얻어가시기 바랍니다.
“최고 성과자들로 팀을 꾸리면 가장 좋은 결과가 나오리라고 생각할 수 있다. 연구결과에 따르면, 그렇게 할 때 오히려 성과에 부정적인 영향을 끼친다.”(p.122)
중요한 혁신 프로젝트를 추진 중이라면 대부분의 경영자들은 최고의 성과를 낸 인재들을 모아 팀을 꾸리려 할 것입니다. 하지만 연구결과, 고성과자들만으로 팀을 구성하는 건 오히려 혁신의 성과에 부정적 영향을 끼친다고 합니다. 연령과 성별 등 인구통계학적 측면에서 다양성을 확보하는 것 역시 그다지 효과가 없었다고 합니다. 하지만 네트워크로 눈을 돌리면 혁신 성과를 높일 수 있는 팀 구성의 비결을 찾을 수 있습니다. 다양한 경험을 통해 외부 네트워크를 광범위하게 보유하고 있으면서 팀 구성원들 사이에는 그다지 친밀도가 높지 않은 경우 혁신성과가 가장 높다고 합니다. 외부 네트워크를 통해 다양한 아이디어가 팀 내부로 유입되고, 팀원들간 응집도가 높지 않기 때문에 창조적 마찰이 생겨나 혁신적인 돌파구가 오히려 더 잘 마련될 수 있다는 분석입니다. HR에 애널리틱스를 도입할 때 네트워크 관점을 반드시 고려해야 한다는 유용한 교훈을 주는 아티클입니다.
“포기하지 않는 행동은 이득이 없음에도 불구하고 끈질기게 매달리는 것을 의미할 수도 있다.”(p.29)
전문성 연구자들은 타고난 재능이 아니라 의지, 투지 같은 요소가 성공에 훨씬 더 큰 영향을 끼친다고 일관되게 주장합니다. 끝까지 해내는 것을 의미하는 ‘그릿(Grit)’이야말로 모든 성공의 토대가 된다는 관점입니다. 앙드레 스파이서 영국 카스경영대학원 교수는 HBR 온라인 아티클을 통해 그릿의 어두운 면을 조명했습니다. 예를 들어 미국 마이너리그 팀 소속 야구선수들은 고용의 안정성도 떨어지고 연봉도 낮지만 메이저리그에 진출할 수 있다는 희망 속에서 어려움을 감내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꿈을 이루는 선수는 11% 정도에 그칩니다. 89%의 선수는 만약 야구를 그만둔다면 더 좋은 직장에서 높은 연봉을 받으며 살 수 있음에도 계속 목표를 추구하고 있다는 분석입니다. 그릿은 분명 성공에 영향을 끼치는 요소지만 무서운 덫도 있다는 사실을 되돌아보게 만드는 아티클입니다.
김남국 Harvard Business Review Korea 편집장·국제경영학 박사
namkuk_kim@hbrkore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