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년부터 매년 HBR은 ‘세계 최고의 CEO들’이라는 순위를 발표했습니다. CEO들의 전체 재임기간 동안의 재무적 성과와 ESG(환경, 사회, 지배구조) 평가를 종합해서 산출한 랭킹이었는데요, 이 작업을 통해 저희는 비즈니스 리더의 실적을 어떻게 평가해야 하는지에 대한 사회적 논의를 이끌어왔다고 생각합니다. 또 이 리스트는 매년 HBR.org에서 가장 많이 읽히는 기사 중 하나로 꼽히곤 했습니다.
그런데 매년 이 리스트에 발표되는 CEO들의 절대 다수는 남성이었고 또 대부분 백인이었습니다. 다양성이 부족하지 않으냐는 비판을 불러일으켰죠. 그래서 매년 저희는 왜 그런 결과가 나왔는지를 설명 드렸습니다. 순위 분석 대상이 되는 S&P 1200 대기업 CEO들이 대부분 백인 남성이었던 것입니다.
이제, 인종과 성별 다양성에 대한 글로벌 담론이 치열해지고 있습니다. 그래서 저희는 이 악순환을 깨기로 했습니다. 현재 상황을 긍정적으로 포장해주는 것처럼 보일 수 있는 리스트를 계속 발표하지 않고, 순위 매기는 것을 중단하기로 했습니다. 이것이 작지만 의미 있는 결정이 되기를 저희는 희망합니다.
그 대신, 올해의 리스트가 들어갔어야 했을 자리에, HBR이 가장 잘하는 것을 담기로 했습니다. 경영학 리서치와 베스트 경영 사례들을 다룬 아티클들이지요. 회사에서의 젠더와 인종 불평등 해소에 대한 글도 포함돼 있습니다. 일례로 로빈 엘리와 데이비드 토머스가 쓴 ‘진지하게 다양성을 논하기’는 다양성이 비즈니스에 주는 함의를 다루고 있는데요, 효율적인 리더라면 누구나 이해해야 하는 내용입니다. 반드시 읽으셔야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