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적 비즈니스 모델에서는 제품이 아니라 어려움에 빠진 고객을 행동의 중심에 뒀고 그 고객이 잘되도록 돕고자 했습니다. 이는 완전히 새로운 마음자세였지요.” (p. 41~42)
마이크로 파이낸스의 개척자 무함마드 유누스는 이번 호 기고문을 통해 “사회적 비즈니스는 단순한 저가 모델과 근본적인 차이가 난다”고 강조합니다. 시장성을 고려해 적정한 원가로 제품을 수정해 공급하는 것과 달리 사회적 비즈니스는 고객이 원하는 것을 제대로 제공하면서 가격을 저소득층의 수준에 맞춰야 하기 때문입니다. 유일한 방법은 혁신입니다. 그리고 혁신의 원천은 고객의 입장이 돼서 그들이 진정으로 잘되도록 지원하겠다는 마음가짐의 변화입니다. 프랑스에서 저가 자동차를 사회적 비즈니스로 키워낸 사례가 이런 마인드의 중요성을 잘 보여줍니다. 이 사업을 진행한 사람들은 고객들이 차량 구매를 어려워하는 이유를 자세히 분석해 살인적인 면허 취득 비용이 문제라는 점을 간파했고 가상으로 운전 연습을 하는 게임을 개발했습니다. 마인드의 변화는 사회적 비즈니스만의 성공 공식일까요? 그렇지는 않은 것 같습니다. 모든 비즈니스에 그 원리는 똑같이 적용된다고 생각합니다.
“고객과의 공감 능력이 뛰어난 마케팅 담당자일수록 자신의 개인적 선호도를 토대로 고객이 원하는 바를 예측하려 했습니다.”(p. 26)
앞서 고객의 입장이 돼서 진정으로 그들의 성공을 지원한다는 생각을 갖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는데 이번 호 Defend Your Research 코너에는 이런 접근의 덫이 소개돼 있습니다. 마케터들이 고객과 공감하려는 시도를 할수록 객관적인 데이터를 무시하고 자신의 취향만 반영하려 한다는 것입니다. 타인도 나와 같을 것이라 생각하는 자기 본위의 사고가 얼마나 위력적인지 잘 보여주는 연구 결과입니다. 물론 이런 편향을 극복할 방법이 없는 것은 아닙니다. 자기중심적 편향이 있다는 사실만 알려도 문제가 줄어든다고 합니다. 또 집단의 지혜를 활용하는 것도 대안이 될 수 있다는군요. 혁신을 고민하는 기업들이 참고할 만한 연구 결과입니다.
“시장 창출 활동은 ‘양자택일’이 아니라 ‘일거양득’ 전략이다.”(p.76)
<블루오션 전략>의 저자로 잘 알려진 김위찬, 르네 마보안 교수 역시 ‘마인드’의 중요성을 강조하며 레드오션 마인드가 가진 문제점과 한계를 설명했습니다. 경쟁 전략의 기본 가정은 저원가, 차별화 중 하나만 선택해야 한다는 것인데 두 저자는 이에 정면으로 도전했습니다. 논란의 여지가 있지만 저는 파괴적 혁신이 빈번하게 일어나는 산업, 급격한 기술발전과 글로벌화로 환경 변화가 극심한 업종에서는 어렵더라도 일거양득을 추구할 수밖에 없다고 생각합니다. 또 무함마드 유누스의 말대로 사회적 기업들도 이런 전략을 추구하고 있습니다. 필자가 제시한 다양한 실패 사례들이 무척 흥미롭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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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남국 Harvard Business Review Korea 편집장·국제경영학 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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