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isruption(파괴, 방해, 와해)’은 오늘날 비즈니스 용어 중에서 가장 남용되고 또한 잘못 사용되는 용어일 것입니다. (작년에 나온 Grist.org의 ‘파괴적 마요네즈’ 제품들에 대한 리포트가 이런 현상을 잘 보여줍니다.)
또한 이 용어는 큰 열정을 불러일으켰습니다. 스티브 잡스는 이 개념을 세상에 소개한 클레이튼 크리스텐슨의 저서 <혁신기업의 딜레마>에 “깊은 영향을 받았다”고 했으며, 아마존의 CEO 제프 베조스는 고위임원들에게 이 책을 읽도록 요구했습니다.
반대하는 사람들도 있습니다. 지난해에 하버드대 역사학 교수 질 르포어는 파괴이론을 분석한 장문의 글을 <뉴요커>에 기고했으며 크리스텐슨의 이론이 근거가 “모호하고” 논리가 “의심스럽다”고 했습니다.
올해에는 다트머스대 터크경영대학원 교수인 앤드루 킹과 브리티시컬럼비아대 대학원생인 발지르 바타토그톡이 자신들의 스트레스 테스트를 통해 파괴이론의 결함을 주장했습니다. 그들은 슬론 매니지먼트 리뷰>에 게재한 글에서 이 아이디어가 예측 능력이 거의 없다는 결론을 내리고 경영자들에게 그와 같이 ‘단순한’ 이론에 의존하지 말도록 경고했습니다. 그러자 여러 학자들이 나서서 크리스텐슨을 옹호하기도 했습니다.
우리는 이번 호에서 이와 같은 논쟁을 조명하고자 합니다. ‘파괴적 혁신이란 무엇인가’ (48쪽)에서 크리스텐슨과 두 공저자는 20년 전에 소개한 자신들의 이론을 다시 설명합니다. 저자들은 현재 ‘파괴’가 외견상 모든 비즈니스 혁신에, 흔히 부정확하게 적용되고 있음을 인정합니다. (그들은 우버조차도 제대로 된 파괴적 혁신 이론에 맞지 않는다고 합니다.) 저자들이 설명하는 파괴적 혁신이란 무엇인지, 그리고 무엇이 아닌지에 대한 명확한 정의와 20년간의 경험에 바탕을 둔 이론의 업데이트가 독자들에게 도움이 되기를 바랍니다.
편집장 아디 이그네이셔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