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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기계발

퇴사, 해야 할까?

매거진
2023. 3-4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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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장을 때려치울 만한 이유는 정말 수만 가지다. 연봉을 더 많이 주는 곳으로 가려고, 또라이 같은 상사로부터 벗어나려고, 다른 일을 할 준비가 됐을 때, 우리는 사직서를 낸다. 나는 한때 꿈의 직장이라고 여겼던 곳을 몇 년 전에 그만뒀다. 돌이킬 수 없을 정도로 심각한 번아웃, 탈진을 경험했기 때문이었다.

퇴사는 두렵다. 잃는 것이 커 보이기 때문이다. 동료들과 그동안 쌓아온 관계, 동료들과 조직에 대한 익숙함이 주는 편안함, 경제적인 안정을 포기해야 한다. 꿋꿋하고 강인하며 의리 있는 사람이라는 자아상이 흔들릴 수도 있다. 최근 출간된 여러 책에서는 퇴사의 비용과 편익을 가늠하는 법을 조언하며 ‘무엇을 잃을 것인가?’ 대신 ‘무엇을 얻을 것인가?’를 자문하도록 권한다.

컨설턴트이자 전 포커 챔피언인 애니 듀크의 〈Quit〉는 옳은 의사결정을 하려면 언제나 행동하지 않을 때의 비용을 고려해야 한다는 사실을 상기시킨다. 이미 많은 시간과 에너지를 쏟았다는 이유로 수확이 없는 길을 계속 가면 진정한 발전을 이룰 수 없다. 저자의 말에 따르면 “알려진 믿음과는 달리 포기하면 목적지에 더 빨리 갈 수 있다”.

결정이 옳다고 어떻게 확신할 수 있을까? 확신할 수는 없다. 하지만 경험에서 우러난 추측은 할 수 있다. 포커와 마찬가지로 ‘버틸까, 그만둘까’는 확률 게임이다. 듀크는 각 경로를 택했을 때의 기대 가치를 예측해서 정성적 결정으로 느껴지는 퇴사를 정량적 관점에서 보라고 추천한다. 먼저 현 직장을 계속 다닐 때와 새로운 선택을 할 때 발생할 수 있는 좋고 나쁜 결과를 수치화하는 체계를 만든다.(나는 가상 시나리오로 이를 시험하면서 1~10점으로 점수를 매기는 단순한 방법을 썼다.) 각각의 결과가 일어날 가능성을 예측한 뒤 해당하는 기대 가치 점수와 곱해서 모두 더한다. 이 방법이 지나치게 수치화하는 것이라고 느껴지면 그냥 이렇게 생각해보자. 지금부터 6개월 뒤 현재의 직장에서 행복할 가능성은 얼마인가? 새로운 길에서 행복할 확률은? 많은 사람이 첫 질문에는 확실한 ‘0%’로, 두 번째 질문에는 ‘알 수 없다’로 답한다. 그렇다면 0보다 높을 확률이 있다는 것이고 선택은 조금 쉬워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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