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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은 사회적 가치를 위해 존재한다

매거진
2018. 3-4월(합본호)

“기업은 사회적 가치를 위해 존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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케네스 프레이저KENNETH FRAZIER, 머크MERCK최고경영자와의 대화

BY 아디 이그네이셔스

 

케네스 프레이저는 전형적인 CEO와는 거리가 멀다. 필라델피아의 거친 도심 빈민가에서 자랐고 조인이 되기 위한 교육을 받았다. 그리고포천 500대 기업’ 중 아주 적은 수의 흑인 CEO 중 한 명이다.

 

프레이저가 불리함을 극복한 건 분명하다. 그는 머크의 고문변호사로서, 리콜된 진통제 바이옥스Vioxx에 대한 제소에서 변론을 주도했다. 2011 CEO가 된 이후 머크를 안정화시킨 것에 대해 찬사를 받아왔다. 변화의 소용돌이 속에 있는 산업에서 이는 절대 쉬운 일이 아니다. 그는 회사의 R&D를 강화했고 항암제 키트루다Keytruda와 같은 유망한 신약의 출시를 감독했다.

 

이런 프레이저가 미국에서 전국적인 명성을 얻게 된 건 2017 8월이었다. 버지니아 주 샬러츠빌에서 백인우월주의자들의 행진이 폭력시위 및 반대시위자에 대한 살인으로까지 번진 이후였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백인우월주의자들을 두둔하는 듯한 말을 했을 때 프레이저는 가만히 있지 못했다. 그는불관용과 극단주의에 맞서야 할 책임을 느낀다는 성명을 발표하고 대통령의 미국제조업위원회American Manufacturing Council에서 사임했다. 프레이저의 행동에 감명을 받은 다른 멤버들도 그만두자 트럼프 대통령은 주요 기업자문위원회들을 해체하기에 이르렀다.

 

63세인 프레이저는 맨해튼에서 차로 45분 거리에 있는 뉴저지 주 케닐워스의 머크 본사에서 HBR과 인터뷰를 갖고 제약산업의 미래와 지속되는 직장 내 인종 관계 문제, 트럼프에 맞섰던 그때의 상황에 대해 이야기를 나눴다. 다음은 편집된 내용이다.

 

HBR: 포천 500대 기업을 7년 동안 이끌어왔지만 아마도 트럼프 대통령의 기업자문위원회를 그만두기로 결정했을 때 인생에서 가장 큰 관심을 받았을 것 같습니다. 만약 다시 해야 한다면 다르게 하고 싶은 부분이 있습니까?

 

프레이저:샬러츠빌에서 일어난 일을 보고, 언급된 말을 들었을 때 아무 행동도 하지 않으면 일어난 일과 언급된 말에 동조하는 것이라는 강한 확신이 들었습니다. 제 개인의 가치뿐 아니라 회사의 가치를 피력하고 싶어서 이사회에 동의를 구했어요. 이와 같은 파급효과를 기대하지는 않았습니다. 하지만 아무것도 다르게 하지는 않을 것 같습니다.

 

대통령이 비판적인 트윗으로 응수를 했어요. 그것이 당신이나 머크의 사업에 영향을 끼치지는 않았습니까?

 

머크에는 아무런 영향을 끼치지 않았다고 생각합니다. 회사는 핵심 사안에 관해 워싱턴과 계속해서 의견을 나눕니다. 솔직히 말하면 제가 일상적인 일을 하는 데는 아무런 영향이 없었어요. 대통령은 해당 사안에 대한 견해를 가지고 있어요. 저도 확고한 생각과 신념을 가지고 있습니다.

 

이런 일을 겪고 나니 사회적 또는 정치적인 거대 담론에 끼어들고 싶은 유혹을 받는 CEO들에게 어떤 조언을 하겠습니까?

 

저나 다른 어떤 CEO, 모든 정치적 논란에 끼어드는 것은 적절하다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그건 우리 일이 아닙니다. 하지만 전 이걸 정치적 이슈로 보지 않습니다. 이는 국가로서 우리의 근본적 가치관의 문제입니다. 우리는 이성적이고 관대하며, 바라건대 깨어있는 자유인들의 모임이 되기를 갈망합니다. 우리는 모두 다르게 생겼고 모두 다른 나라에서 왔습니다. 우리가 공유하는 건 미국을 특별하게 만드는 이상입니다.

 

사회 속에서 기업의 역할에 대해 더 폭넓게 생각해 보면, 밀턴 프리드먼Milton Friedman은 기업의 유일한 목적은 주주 이익 창출이라고 말한 적이 있습니다. 이 말이 맞습니까?

 

기업 경영자들의 근본적 책무는 주주를 위한 가치를 창출하는 것이지만, 저는 기업이 사회에 가치를 제공하기 위해서도 존재한다고 생각합니다. 머크가 126년 동안 존재해 오는 동안 개별 주주들은 수없이 바뀌어 왔습니다. 하지만 이 세상에서 우리의 두드러진 목적은 인류에게 커다란 변화를 가져다 주는 의학적으로 중요한 백신과 의약품을 제공하는 것입니다. 우리가 창출하는 수익과 주주 가치는 환자와 사회를 위해 창출하는 가치를 나타내는 불완전한 지표일 따름입니다.

 

단기적 압력과 장기적 필요를 어떻게 조화시킵니까?

 

투자자 일부를 포함해 특정 집단은 종종 단기적 성과에 집중하도록 우리를 압박합니다. 하지만 정말로 단기적 이익을 극대화하거나 장기적으로 훌륭한 회사를 만드는 것 중에서 고르는 것이라면 그건 매우 쉽죠. 저는 주주를 포함한 모든 이해관계자를 위한 장기적 가치를 창출하기 위해 회사가 지속 가능한 방식으로 기능하게 만들어야 할 필요가 있다고 봅니다.

 

단기적 결과 측정은 더 쉽습니다. 특히 주가로 성과를 정의하면 더욱 그렇습니다. 그러면 장기적으로 올바른 일을 하고 있는지는 어떻게 알 수 있습니까?

 

이 업계에서는 제품 개발 주기가 매우 깁니다.

 

신약을 내놓는 데 평균 12~15년이 걸리죠. 그리고 우리의 수익 모델은 20년의 수명을 가진 특허에 기반합니다. 그 뒤에는 독점권을 잃습니다. 단기적 가치를 창출하는 제품을 새로운 제품으로 대체하지 않으면 망할 수밖에 없죠. 그러니까 우리가 단기적으로만 이치에 맞는 결정을 내리지 않도록 책임을 지는 것이 저의 소임입니다. 그렇지 않으면 우리는 미래 가치를 빌려서 현재로 가져오는 것에 불과한 일을 하고 있는 겁니다. 이는 잘못된 것이죠.

 

최근 항암제 키트루다의 임상시험에서 긍정적 결과를 얻었습니다. 이는 머크에 어떤 의미인가요?

 

이는 단기 대 장기에 관한 문제와 관련이 있습니다. 지난해 성과를 발표할 때 우리는 암 환자들의 전반적 생존율을 조사하기 위해 연구를 연장하기로 결정했다는 사실을 밝혔습니다. 시장의 반응은 부정적이었죠. 주가가 크게 떨어졌습니다. 일각에서 경쟁자들이 따라 잡을 수 있는 여지를 줬다고 생각했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이 약의 정말 중요한 점을 보여주기 위해 시간이 더 필요하다고 느꼈다면 당연히 그래야 한다고 생각했습니다. 장기적 관점을 택한 셈이죠. 그리고 최신 결과가 나온 지금, 시장은 긍정적으로 반응하고 있습니다. 여기서 배울 수 있는 교훈이 뭘까요? 목표에서 눈을 떼지 말라는 겁니다. 월스트리트가 단기적으로 요구하는 대로 하지 말고 장기적 관점에서 경영을 해야 합니다.

 

머크의 다른 약인 알츠하이머병 치료제 베루베세스타트verubecestat는 일부 환자에게선 효과가 그렇게 좋지는 않았습니다. 적어도 지금까지는요. 여기서 얻은 교훈은 무엇인가요?

 

바이오 메디컬 연구는 대체로 실패합니다. 우리가 의뢰한 프로젝트 중 궁극적으로 성공에 이르는 건 거의 없습니다. 하지만 우리가 하는 모든 연구는 과학과 사회에 해법을 주는 지식 체계에 기여합니다. 저는 우리가 진행하고 있는 알츠하이머병 관련 연구에 큰 기대를 걸고 있습니다. 동시에 이 분야 400건이 넘는 연구에서 알츠하이머병 환자에게 발생하는 치매의 진행을 늦추는 약제를 개발하지 못했다는 사실 또한 실감하고 있습니다.

 

알츠하이머병에 대한 돌파구를 마련하지 못하면 의료시스템이 견뎌낼 수 있을까요? 이 병으로 고생하는 모든 늙어가는 베이비부머들이 미국의 의료보험 체계를 무너뜨리진 않을까요?

 

이 병을 완화하는 약제를 찾지 못하면 미국에서만 2050년까지 1조 원의 비용이 들 것이라고 알츠하이머병협회는 예상하고 있습니다. 많은 이들이 살고 싶어하는 나이인 85세까지 사는 사람 2명 중 1명이 이 병에 걸립니다. 우리는 사실상 알츠하이머병 환자와 알츠하이머병 간병인의 나라로 전락할 수도 있습니다. 따라서 인구 중 알츠하이머병에 걸린 사람들의 증가, 그리고 그들을 돌보는 것과 관련된 경제적 비용의 확산을 막아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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