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년 서브프라임 사태 이후의 경기침체(Great Recession)가 공식적으로 끝난 지 5년이 됐습니다만 미국 경제는 여전히 지지부진합니다. 기업의 수익성이 높고 주식 시장도 상승세인 건 사실이지만 대부분의 미국인들은 경기 회복의 효과를 나눠 갖지 못하고 있습니다. 이번 호의 ‘경제 번영을 가로막는 자사주 매입(Profits without Prosperity)’(p.34)에서 윌리엄 라조닉이 결정적인 원인 하나를 정확히 지적합니다. 기업이 번 돈을 자사주 매입에 할당하는 경향이 점점 커지고 있다는 사실입니다.
매사추세츠대 로웰 캠퍼스 경제학 교수인 라조닉은 S&P500 기업들 가운데 2003년부터 2012년까지 상장된 기업들을 연구했습니다. 그 결과, 이 기간 동안 수익의 54%에 달하는 총 2조4000억 달러를 자사 주식을 되사는 데 사용했다는 사실이 드러났습니다. 37%는 주주 배당금으로 나갔습니다. 그래서 종업원의 임금을 올려주기는 고사하고 생산 능력에 투자할 자금도 거의 남지 않았다고 라조닉은 말합니다. 자사주를 매입하거나 고위직 임원의 보수를 높이는 일은 자제하고 생산적인 자본을 형성하도록 독려하는 ‘워싱턴의 용기’가 필요한 상황입니다.
HBR은 미국(그리고 글로벌) 기업들의 경쟁력을 강화하고 최근의 경기침체 기간 동안 우리를 실망시켰던 금융 시스템을 개선하려는 아이디어들을 소개해왔습니다. 라조닉의 글은 그런 노력 중 가장 최근의 성과입니다. 지난 6월호에는 클레이튼 크리스텐슨과 데릭 반 베버, 가우텀 무쿤다가 쓴 두 개의 글에서 “투자자는 기업에 해로운가?”라는 질문을 던졌습니다. 무쿤다는 금융 부문의 영향력이 점점 커지는 현상이 실제로 경제를 불안정하게 만든다는 것을 보여주었고, 크리스텐슨과 반 베버는 금융 투자의 지표로 흔히 쓰이는 도구들이 기업의 장기적 발전에는 방해가 된다고 주장했습니다.
이런 비판들에 대해 정부의 조치가 하나의 해답이 될 수 있을 것입니다. 하지만 유일한 해답은 아닙니다. 기업의 장기적 사고를 옹호하는 도미니크 바튼 맥킨지 회장은 HBR 2011년 3월호에서 이렇게 얘기한 바 있습니다. “오늘날 기업의 리더들은 선택을 해야 한다. 우리가 자본주의를 개조할 것인가, 아니면 정치적 방법과 성난 대중의 압력이 자본주의를 개조하도록 놓아둘 것인가.”
이런 취지에서, 우리는 독자 여러분과 HBR 필자들이 대화를 계속하며 제대로 작동하지 않고 있는 이 시스템을 바꾸기 위한 제안들을 해주셨으면 합니다.
편집장 아디 이그네이셔스
PHOTOGRAPHY: ELIE HONEI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