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ounders
내가 창업하는 회사에 내 이름을 붙여도 좋을까?
데니스 리 욘
회사명에 창업자의 이름을 넣을 때는 득실을 신중하게 판단해야 한다.
창업을 앞둔 사람들은 한 번쯤 자기 이름을 회사명에 넣을지 말지 고민한다.
사실 회사명을 정하는 판단은 매우 중요하고 특징적인 동시에 지극히 주관적인 의사결정이다. 내 이름을 넣으면 과연 좋을까, 나쁠까?
최근 발표된 두 논문에서 내린 결론은 ‘경우에 따라 다름’이다.
오클라호마대와 듀크대 푸쿠아경영대학원의 연구진이 발표한 두 논문은 창업자의 이름을 딴 기업과 그렇지 않은 기업의 경영성과에 대해 상충되는 결론을 내렸다. 한 논문은 창업자 동명 기업이 그렇지 않은 기업보다 3%포인트 높은 총자산이익률return on assets을 달성했다는 결론을 낸 반면, 다른 논문은 동명 기업의 가치가 그렇지 않은 기업보다 8% 낮을 뿐만 아니라 창업자가 동명 기업을 직접 경영까지 하는 경우 21%나 더 낮아진다는 결론을 내렸다.
이런 차이는 어디서 왔을까? 연구에 따라 경영성과를 평가한 지표가 달랐기 때문일 수 있다. 총자산이익률은 기업이 이익을 창출하기 위해 자산을 얼마나 효율적으로 사용했는지를 보여준다. 그러나 다른 논문에서 사용한 평가 지표인 ‘토빈의 q값Tobin’s q ratio’는 기업 내 자산의 시장가치를 통해 기업가치를 평가한다. 전자는 회계중심적 지표로서 기업이 얼마나 자본집약적인지에 따라 달라진다. 후자는 시장중심적 지표로서 장기 기업가치를 평가하는 데 유용하지만 회계 방식에 따른 영향을 받는다.
두 연구는 또한 서로 다른 자료를 활용했다. 창업자 동명 기업과 재무성과 사이에 양의 상관관계positive correlation를 밝힌 연구는 2002~2012년까지 600만 기업연도분에 달하는 유럽 내 180만 개
기업의 데이터 세트를 분석했다. 하지만 다른 연구는 1993~2009년까지 미국 내 가족 소유 기업 자료 중 대략 8000 기업연도분의 샘플자료를 분석했다. 따라서 창업자 동명 기업이 유럽에서만 유독 고평가되었거나, 가족 소유 기업이 동명 기업과 다른 특성을 보였거나, 2009년 이후 일어난 변화 등의 원인이 작용했을 수 있는 것이다.
무엇보다 재미있는 것은 두 연구가 결론을 설명한 방식의 차이다. 첫 번째 논문의 연구팀은 동명 기업이 창업자와 기업 간 단단한 유대관계를 형성하도록 돕는다고 주장한다. 창업자의 평판에 회사명이 이익 또는 위해가 될 수 있으니 성공을 위한 동기 부여가 되는 것이다.
이에 반해 음의 상관관계를 발견한 두 번째 논문의 연구팀은 동명 기업이 창업자의 평판 보호에 더욱 신경을 쓰도록 만든다는 점에는 동의한다. 그러나 이 연구팀은 어떤 물건의 소유자가 자신이 소유한 물건에 대해 잠정 시장가치보다 더 높은 가치를 부여하는 이른바 소유효과endowment effects가 나타나는지도 검증해 보았다. 중고 머그잔을 판매하려는 사람이 구매자가 지불하려는 비용보다 더 높은 값을 부르는 이유는 ‘그 머그잔을 지금 내가 소유하고 있다’는 심리에서 비롯된다는 것이 바로 소유효과다. 단순히 소유하는 것만으로 그 대상에 대해 더 높은 가치를 매기게 되는 것이다. 동명 기업의 경우 창업자는 투자자 중심의 시장 거래가치보다 본인의 개인적 효용 가치에 기반해 기업을 평가하는 경향이 더 높을 수 있다. 따라서 개인적 유대감이 상대적으로 낮아 보이는 사람만큼 기업가치를 극대화하지 못하는 것이다.
그럼 대체 창업자들은 이 결과를 어떻게 받아들여야 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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