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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 직원들은 청소부들을 투명인간 취급하거나 외부직원인 양 대했다. 사실상 의사가 인사하거나 문을 잡아주는 것만으로도 개인의 에너지와 가치가 증가한다는 보고가 있다.”(p.119)
조직의 핵심 구성요소는 사람입니다. 하지만 효율을 중시하는 기업조직에서 종종 사람에 대한 관심은 뒷전으로 밀리곤 합니다. 조직에서 사람은 인격을 가진 대상이라기보다 특정 기능과 역할을 수행하는 수단적인 존재로 여겨지기 십상입니다. 그러나 현명한 경영자들은 다른 관점을 갖고 있습니다. 한 경영자는 ‘인간 존엄’을 올해 핵심 경영화두로 삼고 실천하고 있습니다. 당근과 채찍을 위주로 통제하는 조직 못지않게 존엄과 존중의 문화를 기반으로도 얼마든지 성과를 낼 수 있다고 믿는 경영자들이 점차 늘고 있습니다. 일터에서의 존중이나 정체성 등과 관련해 두드러진 연구 성과를 내온 마켓대의 크리스티 로저스 교수는 이번 호 아티클에서 존중하는 문화를 구축해 성과를 향상시킬 수 있는 방안을 제시했습니다. 실제 병원에서 작은 배려로 조직문화를 바꾼 사례, 여성 감옥 수감자들로 구성된 일터에서 존중을 토대로 경쟁력을 강화한 사례 등이 소개돼 있습니다. 미래지향적 일터를 고민하는 리더 여러분의 필독을 권합니다.
“이상하게 들릴지 모르지만, 나는 기술기업가들이 세계 신흥시장에서 성공한 사업가들에게서 많은 것을 배울 수 있다고 믿는다.”(p.149)
타룬 칸나 하버드경영대학원 교수는 ‘제도적 공백(institutional void)’이라는 개념을 제시해 경영자들에게 좋은 통찰을 줬습니다. 선진국과 달리 개도국에서는 제도와 인프라가 미비하기 때문에 사업을 하려면 때로는 도로를 직접 깔거나 유통망을 스스로 구축해야 할 수도 있습니다. 법규정이 없어서 스스로 제도를 만들어 가며 사업을 펼쳐야 할 수도 있습니다. 그런데 곰곰이 생각해 보니 선진국에서 혁신적인 비즈니스를 해 나가는 벤처기업들도 유사한 상황에 직면합니다. 예를 들어 드론 기술은 급격하게 발전하고 있지만 기술요건이나 드론 운항, 안전 등에 대한 규제는 제대로 마련돼 있지 않은 국가가 대부분입니다. 따라서 신흥시장에서 제도적 공백을 극복한 경험은 벤처창업자들에게 큰 교훈을 줄 수 있습니다. 세부 내용은 다르겠지만 본질적으로 제도적 공백을 극복해야 한다는 점에서는 공통점을 갖고 있기 때문입니다. 벤처창업자들이 신흥시장 기업가들에게 배울 수 있는 경영의 지혜가 무척 흥미롭습니다.
“우리가 조사한 대다수 CEO는, 자신이 고객에게 얼마나 적은 시간을 할애하는지 깨닫고 당황스러워했다(평균 3%).”(p.93)
마이클 포터, 니틴 노리아 하버드경영대학원 교수가 CEO들이 실제로 어떻게 시간을 보내고 있는지 정밀하게 연구해 봤습니다. 무척 흥미로운 연구 결과들이 이번 호 Spotlight 코너에 소개됐는데요, 그중 가장 눈길을 끈 대목이 고객과 보내는 시간이 3%에 불과하다는 점입니다. 외부 컨설턴트와 보내는 시간이 더 많은 CEO들도 있었다고 합니다. CEO들은 1주일에 평균 62.5시간을 일하고 있지만 정작 가장 중요한 이해관계자인 고객과의 만남은 매우 드물게 이뤄지고 있다는 게 충격적입니다. 포터 교수 등은 ‘하루에 한 사람’ 혹은 ‘한 달에 이틀’ 식으로 아예 목표를 정하고 고객과 만남을 가져 보라고 권합니다. 고객과의 만남을 통해 회사의 발전 방향, 업계 및 경쟁사 동향 등 소중한 정보를 얻을 수 있기 때문입니다. CEO와 리더들의 가장 소중한 자원인 시간에 대해 정밀하게 리뷰해 보시기 바랍니다.
김남국 Harvard Business Review Korea 편집장·국제경영학 박사
namkuk_kim@hbrkore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