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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견없는 조직 설계하기
안녕하세요, 장재웅입니다. 편견 하면 어려분은 무엇이 떠오르시나요. 성별에 따른 편견, 인종에 따른 편견, 학벌에 따른 편견 등 여러 가지가 있을 수 있는데요. 사실 꽤 오래 전부터 기업들은 편견을 없애고 다양성이 보장되며 평등한 조직을 만드는 방법에 대해 고민해 왔습니다. 그러나 대부분의 기업들이 1960년대부터 사용해 온 오래된 접근방식을 고수하면서 상황을 나아지게 하기는커녕 악화시키는 경우가 많습니다. 기업들은 작업 현장에 퍼져 있는 편견을 줄이기 위해 다양성 교육에, 그리고 채용과 승진 과정에 존재하는 편향을 제한하기 위해 채용 테스트와 성과평가제도를 오랫동안 의존해 왔지만 효과는 미미했습니다. 왜 그럴까요. HBR은 이 질문에 대한 해답을 듣기 위해 행동경제학 분야의 거장 아이리스 보넷 하버드대 교수를 만나 인터뷰를 진행했습니다. 아이리스 보넷 교수는 “기업들이 다양성 교육에 돈을 낭비하고 있다”고 주장하며 “워크숍을 더 많이 개최하거나 차별을 낳는 편견을 뿌리뽑기 위해 노력하는 게 아니라 애초에 편향된 선택을 하지 않도록 일하는 방식을 재설계 하는 것이 효율적인 방법”이라고 주장합니다. 보넷 교수의 이야기를 정리했습니다. 보넷 교수는 기본적으로 기업의 다양성 교육이 실패하는 원인을 다양성 교육 자체에만 집중한 나머지 그 효과를 측정하는 작업을 하지 않기 때문이라고 설명합니다. 그러면서 보넷 교수는 그의 동료인 존 도비디오 예일대 교수가 실행했던 실험을 예로 듭니다. 초등학교 1학년과 2학년 61개 학급에서 반편견 교육 프로그램의 효과를 평가한 실험이었는데요, 임의로 선정된 학급들 중 절반은 4주간 성별과 인종, 체형에 관한 수업을 듣게 했습니다. 자신과 여러 측면에서 다른 아이들을 잘 받아들일 수 있도록 가르치는 수업이었죠. 나머지 절반은 아무런 교육도 실시하지 않았습니다. 놀라운 점은 반편견 교육을 받은 학생이나 받지 않은 학생이나 별다른 차이가 나타나지 않았다는 점입니다. 이 사례가 기업들에 시사하는 바는 대조군의 중요성입니다. 대조군이 있어야 교육의 효과를 측정하고 개선 방향을 마련할 수 있습니다. 아니면 그냥 다양성 교육 프로그램을 수행했다는데 의의를 둬야 할지도 모릅니다. 그렇다면 구체적으로 조직 내 편견을 극복하기 위해선 어떻게 해야 할까요. 먼저, 우리의 마음이 고집스러운 괴물처럼 견고하다는 사실을 받아들이는 데서 출발해야 합니다. 편견을 없애는 건 아주 어려운 일이라는 점을 인정하는 것이지요. 보넷 교수 역시 대체로 다양성 교육 프로그램들은 직원들의 행동은커녕 태도조차 바꾸지 못하기 때문에 오히려 조직의 설계나 일하는 방식을 바꿔주는 편이 바람직하다고 조언합니다. 오케스트라에서 단원을 뽑기 위해 블라인드 오디션을 도입한 것이 좋은 예인데요. 1970년대 미국 유수 오케스트라의 연주자들 중 여성은 10%도 되지 않았습니다. 이는 여성이 남성보다 연주를 못해서가 아니라 오디션 심사위원들의 인식이 그렇게 박혀 있었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오케스트라들은 연주자들이 커튼 뒤에서 오디션을 보도록 했습니다. 남성인지 여성인지 알 수 없도록 하기 위해서지요. 결과는 놀라웠습니다. 이후 오케스트라의 여성 비율이 40% 가까이 올라갔습니다. 중요한 것은 이것이 사고의 전환으로 인한 결과가 아니라는 점입니다. 사실 당시 가장 유명했던 오케스트라 음악감독들은 커튼 따위는 필요없다고 확신했습니다. 지금까지 분명 음악의 질에 집중했다고 생각했기 때문이죠. 하지만 블라인드 오디션을 해보니 이전까지 편견이 크게 작용했다는 점을 음악감독들도 인정할 수 밖에 없었습니다. 그렇다면 조직 내 바람직한 행동 설계는 어떤 것일까. 사실 채용이나 HR분야에서 우리는 알게 모르게 많은 편견을 마주하게 됩니다. 최근 사회적으로 입사 지원서에 개인의 학력이나 부모님 직업 같은 개인정보를 기입하지 못하게 하는 것도 편견에서 벗어나 오롯이 지원자의 재능에만 집중하기 위해서입니다. HBR은 특히 채용에 대한 접근 방식이 지원자들의 생각도 왜곡시킬 수 있음을 지적하고 있습니다. 예를 들어, 채용 공고에 무의식적으로 남성 또는 여성의 지원을 막는 언어를 쓰고 있지 않은지 잘 검토해야 합니다. 최고의 교사를 뽑고 싶은 학교라면 채용 공고에 이상적인 지원자를 묘사하면서 ‘보살피는’ 혹은 ‘도와주는’과 같은 문구는 피하는 것이 좋습니다. 이는 남성들의 지원을 꺼리게 할 수 있기 때문이지요. 그런가하면 ‘경쟁적인’ 또는 ‘적극적인’과 같은 단어는 여성 지원자들의 등을 돌리게 할 수 있습니다. 사내 평가시스템에서도 편견을 배제하는 것이 쉽지 않습니다. 그래서 중요한 것이 직감을 최대한 배제하고 확실한 데이터에 의존해 평가를 진행하는 것입니다. 그러나 데이터에 대해서도 신중해야 합니다. 예를 들어, 많은 기업들이 성과 평가 시 직원들에게 자기평가를 하게 합니다. 상사들은 이 자기평가를 참고해서 직원의 인사고과를 매기죠. 여기서 문제는 사람에 따라 스스로를 평가하는 기준이 다르다는 것입니다. 대놓고 자기 자랑을 편하게 하는 사람들은 스스로에게 관대한 평가를 내리려는 경향이 있습니다. 반면 어떤 사람은 그런 것을 불편하게 생각해 스스로의 업적을 평가절하하기도 합니다. 특히 남성은 자신을 더 과대평하는 경향이 있고, 여성은 과소평가하는 경향도 강하다고 합니다. 더 큰 문제는 흔히 닻내림 효과라고 부르는 현상이 나타난다는 점입니다. 경영자들이 이 자기평가를 기준으로 인사고과를 매기다 보니 부풀려진 자기평가를 보면 인사고과를 조금 상향 조정하고 보잘것없는 자기평가를 보면 사실 여부를 더나 더 나쁜 인사고과를 주게 된다는 것입니다. 때문에 상사가 인사고과에 대한 마음을 정하기 전에 자기평가를 상사에게 보여주지 않는 등의 조치가 필요합니다. 공정하다고 여겨지는 조직의 관행도 되돌아봐야 합니다. 예를 들어, 미국 수학능력시험인 SAT에서는 한때 객관식에서 오답을 선택하면 감점을 주는 제도를 운영했습니다. 그런데 남성들은 위험감수 성향이 높아 과감하게 답을 써냈던 반면, 여성들은 오답이 무서워 아예 답을 표시하지 않는 경향이 더 강했다고 합니다. 결국 남성들이 여성보다 평균적으로 더 높은 점수를 얻었다고 합니다. SAT는 학업능력을 테스트하는 시험이지 위험감수 성향을 보는 시험은 아닙니다. 그래서 오답에 벌점을 주는 제도를 바꿨고 편견 문제가 해결될 수 있었다고 합니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조직원들의 사고방식을 바꾸는 일입니다. 절대 쉬운 과제가 아니지만 보넷 교수는 불가능한 일도 아니라고 강조합니다. 경험부터 바꿔주면 생각도 달라질 수 있다고 그는 강조합니다. 한 연구에 따르면 연설을 하기 전 힐러리 클린턴이나 앙겔라 메르켈의 사진을 본 여성들이 빌클린턴의 사진을 보거나 어떤 사진도 보지 않은 여성들보다 객관적으로 볼 때 더 연설을 잘 해냈다는 연구도 있습니다. 즉, 이런 롤 모델들에 둘러싸인 여학생들은 여성의 사회적 편견에서 벗어날 가능성이 높아진다는 이야기입니다. 그래서 벽에 걸어놓는 사진 하나에도 주의가 필요합니다. 실제 아이리스 보넷 교수가 속해있는 하버드대 케네디스쿨에는 10년 전만 해도 벽에 걸린 인물 사진 가운데 여성이 한 명도 없었다고 합니다. 특정한 의도를 갖고 남성 사진만 걸어놓은 것은 아니지만, 결과적으로 학생의 절반에 달하는 여성들은 위대한 리더가 되기 어렵다는 신호를 보낸 것이나 다름없었다고 보넷 교수는 설명합니다. 이런 문제점을 파악하고 케네디스쿨은 이후 미국의 여성 리더 사진을 추가로 게시했다고 합니다. 그렇다면 남자들의 인식 변화를 위해서는 어떻게 해야 할까요. 보넷 교수는 이번 인터뷰에서 자신만의 노하우를 공유했습니다. 바로 딸을 가진 아버지들을 양성평등의 강력한 지지자로 활용하는 것이죠. 딸을 둔 아버지들은 딸이 커서 사회생활을 할 때 양성평등이 더욱 확산될 수 있어야 한다는 주장에 대한 열렬한 지지자들이기 때문입니다. 단순히 양성평등이나 다양성 교육만으로는 편견이 사라지기 어렵습니다. 조직의 제도와 일하는 방식, 조직 내에서의 경험까지 편견을 유발하는 요소가 없는지 적극적으로 찾아내고 대안을 모색해야 합니다. 감사합니다.
전략 & 인사조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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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 7-8월(합본호)
성과관리 시스템 전면 재설계로 연 200만 시간 낭비 줄었다
안녕하십니까. 김정원입니다. 성과평가 체계는 조직원들의 행동에 직접적인 영향을 끼칩니다. 매우 중요한 요소지요. 외환위기 이후 많은 한국기업들은 서구 기업에서 만들어진 상대평가 식 성과주의를 도입했습니다. 이 제도가 글로벌 스탠더드라는 생각을 가진 경영자들도 적지 않은 것 같습니다. 하지만 시장을 선도하는 많은 해외 기업들은 성과 평가 시스템을 혁신하고 있습니다. 상대평가의 원조 격인 GE가 30년 만에 인사혁신을 단행하면서 연 1회 상대평가를 폐지하고 상시평가 및 절대평가로 전환한 게 대표적인 사례입니다. 변화하는 환경에 발맞춰 조직원들의 자발성과 몰입도를 높이기 위해 많은 글로벌 기업들은 인사평가 제도의 대대적인 혁신 작업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하버드비즈니스리뷰는 이와 관련, 글로벌 컨설팅사인 딜로이트의 인사제도 혁신 사례를 집중적으로 분석했습니다. 딜로이트의 제도 혁신이 정답은 아니더라도, 인사제도 혁신을 고민하는 많은 기업들에게 큰 시사점을 준다는 판단에서입니다. 성과관리 분야의 최고 전문가로 꼽히는 마커스 버킹엄과 딜로이트에서 직접 성과평가 혁신에 관여한 애슐리 구달이 제시한 HBR논문의 핵심 메시지를 소개해드리겠습니다. 딜로이트는 원래 다른 기업과 유사한 성과관리 시스템을 운용하고 있었습니다. 연초에 6만 여명에 달하는 임직원이 개별적으로 업무 목표를 설정하고, 연중 진행되는 프로젝트별로 목표 성취도를 평가한 다음에 연말에는 다수의 위원들이 수백명의 직원에 대해 평가등급을 결정하는 방식입니다. 당연한 것으로 여겨졌던 이런 관행에 딜로이트는 의문을 제기했습니다. 1년에 한 번 설정하는 목표는 너무나 포괄적이어서 임직원들의 역량 개선이나 조직의 성과 개선에 큰 효과가 없다고 판단했습니다. 또 1년에 한 번 평가등급을 매기기 위해 열심히 토론하는 것보다는 실시간으로 업무에 대해 피드백을 주는 게 직원들의 역량계발에 훨씬 효과적이라고 생각한 것입니다. 내부 현황에 대한 조사 결과도 딜로이트의 인사제도 혁신에 큰 힘을 실어줬습니다. 내부 조사 결과, 평가서 작성, 평가등급 산정을 위한 회의 등에 무려 200만 시간이 소비되고 있었습니다. 이렇게 간부들이 많은 시간을 투자해서 직원 개인의 ‘능력’에 대한 평가를 객관적으로 하기 위해 노력했지만, 실질적으로 능력을 객관적으로 평가하지는 못했습니다. 객관성과 중립성을 아무리 강조해도 평가자의 주관이 어쩔 수없이 반영될 수밖에 없었기 때문입니다. 실제로 평가자의 선호도나 취향, 인지편향, 정보 부족 등 다양한 요인 때문에 객관적 평가는 사실상 불가능하다고 합니다. 응용심리학저널>에 실린 연구 결과에 따르면 평가자의 개인적 특성에서 비롯된 요인이 등급의 차이의 무려 62%를 차지했고, 실제 업무성과는 21%밖에 반영되지 않았다고 합니다. 딜로이트는 인사?漬?결과가 피평가자의 역량을 보여주는 게 아니라, 평가자의 성향을 보여주는 매우 정확한 지표일 뿐이라고 생각했습니다. 그리고, 다양한 연구 결과와 내부 설문조사 결과 등을 토대로 개선 작업에 착수했습니다. 그렇다면, 딜로이트는 어떻게 평가 체계를 바꿨을까요? 딜로이트는 객관적 역량을 평가한다는 목표를 아예 포기했습니다. 대신, 아예 대놓고 평가자의 주관적인 생각을 물었습니다. 그리고 직원들의 성과에 대한 평가가 아니라, 해당 성과에 대해 어떤 방식으로 관리자가 행동을 취할지를 물었습니다. 컨설팅사의 특성상 팀장 외에 프로젝트 관리자에게도 다음 질문들을 해서 5점 척도로 답하게 했습니다. 질문은 다음과 같습니다. 피평가자의 성과를 고려할 때, 이 사람의 급여를 최고 수준으로 인상하고 보너스도 지급하겠다 피평가자의 성과를 고려할 때, 나는 언제든지 이 사람을 팀원으로 받아들이고 싶다 이 사람은 미흡한 성과를 내 고객이나 팀에 손해를 입힐 가능성이 크다 이 사람의 발전 가능성을 판단해 오늘 당장이라도 승진시킬 수 있다. 사실 직원들의 능력을 평가할 때에는 일관된 평가가 이뤄지기 어렵습니다. 하지만 딜로이트처럼 자신의 느낌과 행동에 대해 평가하라고 하면 훨씬 더 일관된 답변이 나온다고 합니다. 그리고 1년에 한 번 하는 게 아니라 프로젝트가 종료될 때마다 관리자들에게 이 질문에 답하도록 했습니다. 장기 프로젝트의 경우 분기마다 이 질문에 답하도록 했습니다. 이렇게 모아진 자료는 간부 승계 계획을 수립하거나, 경력계발 계획을 수립할 때 중요한 정보로 활용될 수 있었다고 합니다. 이렇게 평가자의 주관과 행동을 묻게 되자, A등급을 부여할지, B등급을 부여할지를 놓고 고민해야 했던 무려 200만 시간을 다른 생산적 용도로 활용할 수 있게 됐다고 합니다. 새로운 제도 하에서 딜로이트의 간부들은 등급부여 업무에서 해방된 대신, 매 분기별로 새로운 평가 자료를 토대로 직원들의 역량을 어떻게 강화할 수 있는지에 대해 고민하게 됐다고 합니다. 또 프로젝트의 난이도를 고려하거나, 인재채용이나 직원 육성과 같이 직접적으로 회사 수익에 기여한 건 아니지만 장기적으로 회사 발전에 기여한 부분까지 반영해서 보상을 해주는 시스템도 구축했다고 합니다. 즉, 정량적 측정이 가능한 부분 외에 비정량적인 부분까지 함께 고려해 보상을 결정하는 시스템을 구축했다고 합니다. 딜로이트는 또 성과를 평가해서 보상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성과를 개선시키는 것도 이에 못지않게 혹은 이보다 더 중요하다고 판단했습니다. 그래서 높은 성과를 내는 팀 리더들을 연구했고 한 가지 공통점을 찾아냈습니다. 자주 팀원들과 접촉하면서 방향성과 우선순위에 대한 토론을 하거나 정보를 제공했다는 게 고성과 팀장들의 한결같은 특징이었습니다. 그래서 딜로이트는 팀의 리더들에게 매주 한 번씩 각 팀원들과 면담을 하라고 요구했습니다. 팀 리더의 업무가 너무 과중해진다는 불만도 나올 수 있을 것 같은데요, 딜로이트의 인사제도 혁신 담당자들은 팀원들과의 소통이 팀 리더에게 부여되는 추가 업무가 아니라 가장 중요한 고유의 업무라고 규정하고 반발을 정면 돌파했습니다. 여기에는 대화의 빈도가 높을수록 팀원의 업무몰입도가 확실히 높아진다는 데이터도 한 몫을 했습니다. 딜로이트가 새로 도입한 시스템은 한 마디로 인사평가의 초점을 ‘과거 성과에 대한 등급 부여’에서 벗어나, ‘규칙적인 평가와 잦은 점검을 통해 조직원들의 성과 향상을 유도하는 것’으로 전환했습니다. 이런 인사제도 전환 과정에서 지속적으로 제기된 이슈는 투명성이었다고 합니다. 성과 평가와 관련해서 지속적으로 이어진 논쟁은 성과 평가 결과가 과연 공정한지, 그리고 그것이 기업의 목표에 부합하는지 여부였습니다. 이를 위한 다양한 보완책이 시도됐습니다. 그러나 딜로이트는 완전히 다른 각도에서 문제에 접근했습니다. 개인의 역량을 단 하나의 숫자, 즉 A등급이나 B등급처럼 하나의 숫자로 평가하는 관행은 조직의 발전에 그다지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게 딜로이트의 문제의식입니다. 딜로이트의 제도가 완벽하지는 않지만 인사제도 혁신을 고민하는 기업들에게 분명 새로운 시각을 전해줍니다. 감사합니다.
재무회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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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 4월호
전략 고수냐, 눈앞의 매출이냐, 그것이 문제로다.
안녕하세요, 고승연입니다. 여러분은 혹시 ‘롤스로이스’라는 회사이름을 들으면 무엇부터 떠오르시나요? 최신 비즈니스 트렌드와 변화에 관심이 많으신 분들이라면, 항공기 엔진을 일회성으로 판매하다가 ‘토탈 케어’라는 엔진의 유지와 관리를 정기적으로 해주고 대금을 받는 일종의 ‘구독형’ 관리 서비스로 비즈니스를 전환해 성공한 스토리를 알고 계실 겁니다. 제가 지금부터 소개할 케이스는 롤스로이스처럼 ‘일회성 판매 방식’에서 ‘구독형 관리대행 ’으로 비즈니스 모델을 바꾸고자하는 한 회사의 이야기입니다. 아시다시피 하버드비즈니스리뷰에는 매 호 아주 흥미로운 가상 케이스 스터디 아티클이 한 편씩 실립니다. 가상이긴 하지만 실제 사례에 기반하고 있죠. 딜레마에 처한 기업이나 경영자의 상황을 스토리로 풀어내고, 한 방향으로 결론을 내리진 않되 상반되는 주장을 펼치는 전문가들의 의견을 싣는 방식이지요. 저는 오늘 미국 전역에 지능형 가로등을 설치하고 관리하는 루미스케이프 스토리를 소개하고자 합니다. 캐머런 버크 루미스케이프 CEO는 대학을 졸업하고 필라델피아 시장 보좌관으로 근무했습니다. 그때 공무원들이 가로등 유지보수 민원을 보고하고 처리하는 데 얼마나 많은 시간을 소비하는 지 목격하면서 지금의 사업을 구상했다고 합니다. 습도, 동작, 진동, 장파장/중파장 자외선과 간접광 등 모든 데이터를 감지해 조명을 제어하는 첨단 시스템을 개발해 전력소비량을 줄이는 가로등을 구상한 것이죠. 에너지 효율성도 높이고 유지보수 비용은 낮추는 효과를 기대하며 6년전 회사를 설립하게 됩니다. 성과가 나쁘진 않았다고 합니다. 하지만 소프트웨어를 제대로 활용하지 못해 실시간 제어기능이 작동하지 않거나 에너지 절감 효과를 누리지 못하는 고객도 많았고, 캐머런의 고민도 깊어집니다. 루미스케이프 경영진은 그래서 회사 창립 6년 만에 비즈니스 모델을 바꾸기로 합니다. ‘물품판매형’에서 ‘정기적으로 돈을 받는 구독형 관리대행 방식’으로 전환하는 것인데요, 장비와 기술을 팔고 끝내는 게 아니라 루미스케이프가 월 이용료를 받고 설치, 유지보수, 소프트웨어 모니터링까지 모든 과정을 관리하고 책임지는 서비스 임대 방식입니다. 요새 우리가 집에서 흔히 쓰는 정수기 렌탈과 비슷한 방식이라고 보시면 될 겁니다. 루미스케이프 이사회는 캐머런과 COO인 스테이시 하미코가 발의한 새로운 수익모델을 안건을 만장일치로 통과시켰습니다. 스마트 시티 움직임이 본격화되면 루미스케이프의 선도기술은 기업성장의 발판이 될 게 분명했습니다. 임대 모델, 구독형 관리대행 모델은 분명 제품과 브랜드에 대한 루미스케이프의 통제권을 강화시켜주고 안정적 현금흐름을 보장해 줄 것으로 보였습니다. 결과적으로 투자자들은 더 높은 수익률을 얻을 수 있는 모델이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곧 캐머런에게는 큰 고민이 하나 생깁니다. 텍사스 주 휴스턴 시에서 일괄구매, 일회성 판매 형식으로 5000대의 가로등을 구매하겠다고 연락을 해온 겁니다. 사실 휴스턴시는 6년 전, 루미스케이프가 설립된 지 얼마 안 된 시점에 ‘스마트 가로등’ 6000대 구입을 계획했다가 예산부족으로 1000대만 계약을 했었다고 합니다. 루미스케이프 영업팀에서는 희망을 버리지 않고 나머지 5000대의 계약을 그 후로도 몇 년간 추진해왔었고요. 하지만 이제 루미스케이프는 비즈니스 모델을 바꿨고, 더 이상 가로등을 따로 파는 회사가 아니게 됐습니다. 공공기관의 특성상 이미 결재가 떨어진 사안이어서 휴스턴시는 다른 방식으로, 즉 ‘구독형 관리대행 방식’으로 바꿀 수는 없는 상황인 거죠. 루미스케이프 입장에서는 아무리 비즈니스 모델을 바꿨다고 해도, 사실 거절하기 어려운 제안이기도 합니다. 지난해 3000만 달러 매출을 기록한 이 회사에게는 300만달러의 역사상 단일 건으로는 역대 최대 수주이기 때문입니다. 그렇다고 덥썩 제안을 받아들이는 것 역시 문제입니다. 휴스턴 시는 사실 루미스케이프가 비즈니스 모델 전환을 고민하게 된 계기를 제공한 곳이기도 합니다. 초기에 설치했던 1000대의 가로등이 이후 제대로 관리되지 않았고, 스마트 가로등은 별로 스마트하지 않게 방치돼 버렸기 때문입니다. 휴스턴에는 일단 5000대를 팔고, 다른 고객에게만 구독형 관리대행 서비스를 제안하는 일도 쉽게 선택할 수 있는 대안은 아닐 겁니다. 고객들이 ‘왜 나는 저런 방식으로 살 수 없느냐’고 문제제기할 때 대응이 쉽지 않기 때문이죠. 루미스케이프 임원진에게는 정말로 어려운 딜레마 상황입니다. 내부에서도 의견이 갈립니다. CFO는 “300만 달러를 눈 앞에 두고 협상장을 떠날 순 없다”고 말하고, 비즈니스 모델 전환을 주도했던 COO는 “업그레이드를 통한 지속적인 서비스개선이 무용지물이 되고 브랜드 가치가 훼손된다”며 수주를 반대합니다. CEO인 캐머런의 고민이 클 수밖에 없습니다. 루미스케이프는 어떻게 해야 할까요? 하버드비즈니스 리뷰의 다른 모든 케이스 스터디가 그렇듯이, 이 사례에서 두 전문가들이 제안하는 두 개의 다른 의견이 나란히 실렸습니다. 먼저 스콧 번즈 가브딜리버리 CEO의 얘기부터 들어보겠습니다. 번즈 CEO는 루미스케이프 CFO의 주장에 힘을 실어줍니다. 지불 여력이 충분한 대형 고객을 그 시점에서 놓치는 것은 결코 옳은 선택이 아니라는 겁니다. 정부라는 복잡다단한 시장에 진입해 성공하려면 전략도 중요하지만 기회주의적인 판단도 필요하다는 것입니다. 이어서 그는 자신이 만약 협상책임자라면, 먼저 휴스턴의 주문을 충실히 이행한 다음, 나중에 구독형 관리대행으로 전환하는 방안을 모색할 것이라고 말합니다. 물론 스콧 번즈도 구독형으로 비즈니스 모델을 바꿔야 한다는 점에는 찬성합니다. 구독형 모델이 비교적 영속적 수입원을 보장하도록 해주는데다, 공공부문의 높은 고객획득 비용과 긴 판매주기를 극복하는 훌륭한 대안이라는 겁니다. 하지만 ‘새로운 전략에 집착’하다가 기회를 놓치는 건 안된다고 조언합니다. 그리고 휴스턴에 5000대를 납품하되 유지보수나 소프트웨어 관리 등의 임대형 서비스를 일정기간 무료로 제공하는 대안도 제안합니다. 정부는 늘 하던대로 구매하는 습성이 있기에 사업가가 이걸 순식간에 바꾸기는 없다는 것입니다. “전략 때문에 돈을 잃지 마라” 라는 게 스콧 번즈 CEO의 핵심 조언입니다. 반면 잭커트너 빅벨리 CEO는 휴스턴시가 제안한 방식의 계약을 체결하지 말라고 조언합니다. 장기전략을 진짜로 실행에 옮기고 싶다면 예외를 허용해선 안 된다는 겁니다. 그리고 그는 "루미스케이프는 가로등을 파는 기업이 아니라 안전한 공원과 거리를 책임지는 기업이어야 한다“고 말합니다. 꺼진 가로등은 고객의 수요와 기대에 부합하지 못하기 때문에, 과감하게 관리대행/임대형 모델로 가라고 말합니다. 휴스턴 시에게는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의 편익과 기대효과를 설명한다면 충분히 설득할 수 있다는 겁니다. 오히려 이 한 건의 계약을 위해 구독형 모델로의 전환을 번복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으며, 일단 물품을 팔고 서비스제공을 시도하거나, 일회성 판매와 임대형 서비스 제공을 동시에 실행하는 하이브리드형 모델 역시 반대합니다. 왜냐하면, 공공부문의 경우 상대적으로 저항이 없는 대안인 ‘일회성 구입’을 주로 선택할 가능성이 높기에 루미스케이프가 꿈꾸는 비즈니스 모델로의 전환은 요원해진다는 것이죠. 그는 ”변화는 누구에게나 어렵지만, 어렵다는 이유로 비즈니스 모델을 포기하거나 수정해서는 안된다“면서 ”바로 지금 그리고 다가올 미래에도 고객에게 가치를 제공하는 장기적 해결책을 제안해야 한다“고 주장합니다. 여러분의 생각은 어떻습니까? 저 역시 루미스케이프의 딜레마가 이해가 되고, 두 전문가의 상반되는 의견 모두 일리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정답은 없습니다. IoT 시대, 공급과잉과 수요정체의 저성장 시대에 많은 제조업체, 판매회사들은 임대형/구독형 서비스로 비즈니스 모델을 전환하고자 합니다. 그렇기 때문에, 지금 소개해드린 루미스케이프의 딜레마는 지금 이 동영상을 보시는 여러분의 회사에도 언제든 발생할 수 있습니다. 미래를 준비하고 고민하시는 여러분들이라면, 꼭 한 번 이 주제를 회의석상이나 워크숍에 올려놓고 토론해보시기 바랍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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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 7-8월(합본호)
지위가 높으면 스트레스지수도 올라간다
안녕하세요, 장윤정입니다. 사회경제적인 지위와 스트레스 사이의 상관관계는 학계의 오래된 관심사 중 하나입니다. 지금까지 많은 사회과학자들은 사회적 지위가 높은 사람들이 지위가 낮은 사람들에 비해 스트레스를 덜 받으며 일한다는 연구 결과들을 발표했습니다. 아무래도 엘리트 노동자들이 더 높은 임금을 받을 뿐만 아니라 큰 권위와 자율성, 안정성을 누리기 때문이죠. 그런데 최근 몇 가지 연구가 이 가설에 의문을 제기했습니다. 지위가 높은 사람들이 상대적으로 장시간 일할 뿐만 아니라 업무상으로도 더 압박을 받기 때문에 스트레스를 야기하는 요인이 많다는 것입니다. 그렇다면 기존 연구들은 왜 사회적 지위가 높은 사람이 스트레스를 덜 받는다는 결과를 발표했을까요? 이는 연구방법론과 관련이 있는 것으로 추정됩니다. 기존 연구들의 대부분은 업무 현장의 스트레스를 실시간으로 측정한 게 아니라 일기식으로, 즉 하루 업무가 다 끝난 시점에 회상을 통해 스트레스를 평가하도록 했기 때문에 결과가 정확하지 않다는 논란이 제기된 것입니다. 하버드비즈니스 리뷰는 ‘지위가 높은 사람들이 더 스트레스를 많이 받는다’는 가설에 근거를 제공하는 새로운 연구결과를 소개했습니다. 특히 이 연구는 회상에 기초한 기존 연구방법론과 달리, 직장생활에서의 일상적인 스트레스를 ‘실시간’으로 평가했다는 점에서 주목할만합니다. 펜실베니아대 사라 더마스키 교수가 이끄는 연구팀은 상시 근로자 115명을 모집한 뒤 소득과 교육정도에 따라 사회경제적 지위를 나눴습니다. 그 다음 손바닥 크기의 측정기기를 지급해 3일 동안 하루에 6번씩, 직장에서 그 신호음이 울릴 때마다 순간적인 기분, 일의 강도와 스트레스, 직장에 대한 인식 등을 평가하도록 했습니다. 여타의 연구와 달리 스트레스를 실시간으로 잡아내기 위해 신호음이 울릴 때의 즉각적인 인식을 평가해달라고 요구했지요. 이 같은 주관적인 평가 외에도 객관적인 평가를 위해 스트레스를 받을 때 분비되기 때문에 소위 스트레스 호르몬으로 코르티솔의 수준도 측정했습니다. 연구팀은 ‘사회경제적 지위가 높은 사람들이 직장에서 더 높은 강도의 스트레스를 경험할 것이다’라는 가설과 더불어 2가지의 연구 과제를 세웠습니다. 하나는 ‘업무 목표를 충족시킬 수 없다고 느끼는 것이 스트레스를 높이는가?’, 나머지 하나는 ‘주어진 일을 완수할 수 있을 만큼의 충분한 자원이 주어지는 지가 스트레스와 관련이 있을까’하는 것이었습니다. 샘플의 74.5%는 여성. 76.1%는 백인이었으며 평균 나이는 41.2세였습니다. 결과는 어떠했을까요? 연구에 따르면 의사, 관리자, 교수 등 사회경제적 지위가 높은 사람들이 패스트푸드점 직원, 잡역부, 간병인 등 지위가 낮은 사람들에 비해 스트레스가 월등히 높고 덜 행복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또 연구 과제를 검증한 결과, 사회경제적 지위와 별개로, 일을 수행할 능력이 부족하다고 느낄 때에 더 많은 스트레스를 받았고 상대적으로 다량의 코르티솔이 분비됐습니다, 또 업무와 관련된 자원이 부족하다고 생각할 때 상대적으로 더 높은 스트레스를 받았지요. 단, 코르티솔 분비량과 자원에 대한 만족도 사이에 명확한 상관관계는 나타나지 않았습니다. 사회경제적 지위가 높은 사람들이 더 많은 스트레스를 받고 있다는 점을 어떻게 설명할 수 있을까요? 연구팀에 따르면 사회경제적 지위가 높은 사람들은 업무를 수행하는 과정에서 지위가 낮은 표본에 비해 더 자주 ‘내가 충분한 능력을 갖추고 있지 않다’ 또는 ‘주어진 일을 완성할 수 없다’고 느꼈습니다. 아울러 과업을 수행하는데 필요한 자원이 충분하지 않다는 평가를 내렸습니다. 왜 사회경제적 지위가 높은 사람들이 이와 같은 인식을 보였는지는 불분명합니다. 사회적 지위가 높은 사람들이 더 많은 자원을 기대하기 때문일 수도 있고, ‘시간’과 같은 자신의 힘으로 구할 수 없는 자원을 필요로 하기 때문일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어떤 이유에서든 간에, 높은 지위의 직장인들이 확실히 직장에 대해 상대적으로 부정적인 느낌들을 경험하고 있었으며 이는 위 연구 과제를 통해 증명됐듯이 더 높은 스트레스 수치로 나타났습니다. 실제로, 아이러니하게도 사람들이 자신의 일을 완수했고 성공했다고 느낄수록 행복도가 낮아지고 더 많은 스트레스를 받으며, 높은 수치의 코르티솔이 나타났습니다. 성공에 신체적, 정서적, 인지적 비용이 따르는 셈입니다. 막중한 책임을 짊어지고 어려운 일을 해내는 것은 의미있는 일이지만, 그러기 위해서는 상당한 스트레스를 받고 행복도 희생할 수 있다는 이야기입니다. 하늘 끝까지 올라간 용은 반드시 후회할 일이 있다는 주역의 ‘항룡유회(亢龍有悔)’라는 문구가 떠오르는 대목입니다. 조직 내의 엘리트들이 지원이 부족하다고 느낀다는 점도 주목을 끕니다. 사실 고위직에게는 더 많은 자원이 배분됩니다. 그러나 직급이 높아질수록 강도 높은 일과 가정 사이의 갈등이 생겨나고, 인간관계에서의 긴장도도 더 높아집니다. 그래서 자원을 많이 주더라도 자원이 많다고 느끼기 힘든 경우가 많은 것 같습니다. 이번 연구를 통해 사회경제적 지위가 높을수록 스트레스가 높아진다는 점이 밝혀졌는데요, 조직 차원에서는 고위직에게 어떤 요인이 스트레스 수준을 높이는 지 분석해서 가급적 스트레스 수준을 낮출 수 있는 방법을 찾아나갈 필요가 있습니다. 또 자원이 부족하다고 느끼는 많은 엘리트 직원들에게 어떤 방식으로 자원부족 문제를 접근해야 할지에 대해서도 고민해봐야 할 것 같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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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 7-8월(합본호)
의료보험 비용을 어떻게 지불할 것인가
안녕하세요, 조진서입니다. 오늘은 하버드비즈니스리뷰 2016년 7-8월호에 실린, 인센티브 설계에 대한 이야기를 해드리겠습니다. 하버드경영대학원 마이클 포터 교수와 스탠퍼드대 의과대학의 브렌트 제임스 교수의 논문입니다. ‘코브라 효과’라는 말이 있습니다. 예전에 영국이 인도를 식민 통치하던 시절의 일입니다. 인도에 코브라가 많이 사는데, 코브라에 물려 죽는 사람이 심심치 않게 나오니 영국 총독부에서 코브라를 잡아오면 마리당으로 보상금을 주겠다 했습니다. 어떻게 됐을까요? 코브라 수는 오히려 늘어났습니다. 보상금을 노리고 코브라를 대량 사육하는 사람들이 생겨났기 때문입니다. 이처럼 성과에 따른 인센티브를 주려고 했다가 역효과가 나는 경우를 ‘코브라 효과’라고 합니다. 어떤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단순하게, 너무 안이하게 인센티브를 설계하면 예상치 못했던 결과를 낳곤 합니다. 코브라 효과는 기업에서도 종종 관찰됩니다. 만일 회사가 고려하고 있는 어떤 신규 프로젝트가 성공할 경우 주가가 30% 정도 오를 것으로 예상되지만 실패할 경우 회사가 망한다고 가정해보겠습니다. 상식적으로 손을 떼야 하는, 위험한 프로젝트입니다. 하지만 이 회사 CEO는 스톡옵션이 있습니다. 주가가 30% 오르면 수십억원의 이득을 봅니다. 그렇다면 이 CEO입장에서는 한 번 해볼만한 도박이 됩니다. 프로젝트가 실패해도 자신은 월급만 챙겨서 떠나면 그만입니다. 경영자가 갖고 있는 스톡옵션의 인센티브가 주주의 이해관계와 어긋나기 때문에 회사를 위태롭게 만드는 것입니다. 인센티브 설계가 가장 복잡한 부분이 바로 의료 분야입니다. 현재 미국에서는 국가적인 의료보험 시스템을 어떻게 바꿀 것인지에 대한 논쟁이 활발히 진행되고 있습니다. 미국은 의료비가 비싼 것으로 유명합니다. 재수없게 팔이라도 부러지면 수백에서 수천만원을 내야 붙일 수 있고, 직장이 없는 사람은 의료보험비로 매달 백만원 넘는 돈을 내기도 합니다. 이렇게 된 이유는 코브라 효과 때문이라는 비판이 많습니다. 현재의 진료행위별 수가제에서는, 병원이 환자에게 진료 행위를 하나 할 때마다 보험사에 그 비용을 청구합니다. 예를 들어 엑스레이 촬영은 십만원, 맹장 수술은 천만원, 입원비는 하루에 50만 원, 이런 식입니다. 이러다보니 병원에서는 환자에게 굳이 필요 없는 비싼 치료를 해서 보험사에 진료비를 과잉 청구하게 됩니다. 뭐 하나라도 시술을 더 하게 만들고, 필요없는 약도 하나라도 더 먹이려고 합니다. 그리고 병을 예방하기보다는 치료하는데 집중하게 되죠. 한국에서도 이런 과잉 진료의 문제가 많은데요, 한국의 의료보험 체제 역시 미국과 마찬가지로 진료행위별 수가제를 쓰고 있기 때문입니다. 이는 근본적으로 보험사와 병원, 환자의 이해관계가 일치하지 않기 때문에 생기는 현상입니다. 이런 낭비가 미국에서 연간 1조 달러, 우리 돈으로 1200조 원이나 된다는 것이 스탠퍼드 의대 제임스 브렌트 교수의 추산입니다. 한국에서는 수가 자체를 정부가 낮게 통제하고 있어 의보제도가 미국처럼 엄청난 쟁점이 되지는 않고 있습니다. 이 과잉진료 문제를 막기 위해 브렌트 교수는 인두제, 영어로 캐피테이션 시스템 이라는 것을 제안합니다. 사람 머릿수대로 돈을 지불한다는 의미입니다. 시민이 의료보험에 가입하면 보험사는 그 가입자를 특정 병원 혹은 특정 병원 프랜차이즈 체인에 할당합니다. 할당받은 병원에서는 나이와 건강상태들을 고려해 가입자의 등급을 매기고, 그 등급에 따라서 매달 보험사로부터 정액의 돈을 지급받습니다. 환자는 아프면 무조건 그 병원에 가야 합니다. 영국의 1차 진료 시스템이 이런 식으로 되어있습니다. 쉽게 얘기해, 사람마다 동네 주치의를 정해두고 매달 정해진 금액을 주치의에게 내는 방식입니다. 인두제 시스템에서는 병원 입장에서 진료행위를 많이 하든 적게 하든 받는 돈이 똑같기 때문에 과잉 진료를 할 이유가 없습니다. 같은 질환이라도 최대한 간단하고 저렴한 방법으로 치료하게 됩니다. 이렇게 되면 연간 1조 달러에 달하는 국가적 과잉진료 문제가 해결될 것이라는 게 브렌트 교수의 주장입니다. 그런데 인두제도 문제가 있습니다. 영국 의료보험은 대기 시간이 긴 것으로 악명이 높습니다. 자잘한 질환은 의사가 잘 만나주지도 않고, 예약을 해도 최소 1주에서 길게는 두세달을 기다려야 의사를 만날 수 있습니다. 전체적으로 인두제에서는 병원이 보험 가입자 개개인의 건강상태를 적극적으로 챙겨야 할 요인이 없습니다. 환자가 아프든 말든, 자신들의 비용만 최소화하는 방향으로 병원의 인센티브 구조가 설계되어 있습니다. 더군다나 환자가 큰 병에 걸려서 막대한 돈이 드는 수술을 받게 되면 그 비용을 병원이 떠맡아야 합니다. 기존의 행위별 수가제에서는 보험사가 떠안았던 재무적 리스크를 인두제에서는 병원이 감당해야 합니다. 당연히 작은 병원은 이런 재무적 리스크를 감당할 수가 없습니다. 점차 병원들이 대형병원 위주로 통합될 것이고 특정 질환에 특화된 소규모 클리닉들은 차차 사라지게 됩니다. 병원간의 건전한 경쟁이 사라지고 점차 과점 체제로 변화하게 된다는 우려가 있습니다. 그래서 하버드경영대학원의 마이클 포터 교수는 다시 새로운 제안을 합니다. 이른바 포괄적 지불제라는 것입니다. 포괄적 지불제는 환자가 병에 걸렸을 때부터 그 병이 완전히 나을 때까지 전체 사이클을 하나의 단위로 보고 보험료를 지불한다는 개념입니다. 예를 들어 제가 갑자기 복통으로 응급실에 실려 들어와 엑스레이를 찍은 다음에 맹장수술을 받고 3일간 입원한다고 해보죠. 행위별 수가제에서는 응급실 사용료, 엑스레이 촬영료, 수술료, 입원비가 따로 보험사에 청구됩니다. 인두제에서는 이런 거 상관없이 그냥 병원은 늘 받던 만큼의 정액을 보험사로부터 받습니다. 포터 교수가 제안하는 포괄적 지불제에서는 ‘맹장염’이라는 하나의 질환에 대해서 일정 금액, 예를 들어 2천만원이라는 돈을 보험사가 의료기관에 지불하게 됩니다. 그 돈을 가지고 의료기관이 적절히 알아서 최고의 진료를 하라는 것입니다. 그리고 환자가 완치가 되어야만 보험사가 병원에게 진료비를 100% 지불합니다. 심지어 두 개 이상의 의료기관이 ?河坪?할 때도, 그 기관들끼리 적절히 협의해서 환자를 완치시킨 다음 서로의 공헌도에 따라 보험사가 주는 돈을 나눠서 가지라고 합니다. 포터 교수의 포괄적 지불제는 굉장히 진보적인 제안입니다. 보험사와 의료기관, 환자의 이해관계가 거의 일치합니다. 아프면 무슨 수를 써서라도 빨리, 적은 비용으로 치료를 받게 합니다. 기대되는 코브라 효과가 없습니다. 대신 기술적인 문제들이 남아있습니다. 협진을 하면 여러 의료기관끼리 어떻게 잡음 없이 돈을 나눠가질 것인지, 또 애초에 보험금 정산의 기준이 되는 질병을 각각 어떻게 정의할 것인지에 대한 문제가 그것입니다. 지금까지 미국 의료보험 제도를 개선할 여러 가지 대안들에 대해 말씀드렸습니다. 머리가 아프시죠? 여기서 우리가 배울 점은, 인센티브를 설계할 때는 다양한 요소와 부작용들을 고려해야 한다는 점입니다. 직원이나 고객에게 인센티브를 줄 때, 그들의 동기가 회사의 이해관계가 일치하도록 정렬이 되어있는지를 확인해봐야 할 것입니다. 자신들의 이익을 위해 과잉진료하는 병원. 자신의 스톡옵션을 위해 위험한 프로젝트에 손을 대는 CEO의 사례를 기억하세요. 이것은 도덕성의 문제가 아닙니다. 잘못된 인센티브 설계의 문제입니다. 감사합니다.
전략 & 혁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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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 7-8월(합본호)
거짓말쟁이와 협상하기
안녕하세요, 장윤정 입니다. 사람들이 평균적으로 매일 한두 번 거짓말을 한다는 유명한 연구결과가 있는데요. 협상 테이블에서도 예외는 아니겠죠. 1999년부터 2005년까지 이뤄진 연구결과를 보면 협상을 할 때에도 거짓말을 해야 할 동기나 기회가 생기는 경우 사람들의 절반 정도는 거짓말을 한다고 합니다. 게다가 인간은 듣기 좋은 말로 위장된 거짓말을 알아내는 데 취약합니다. 기존에 세웠던 가정이나 기대에 일치하는 정보를 쉽게 받아들이는 경향이 있기 때문이지요. 그렇다면 어떻게 해야 협상에서 속지 않을 수 있을까요. 하버드비즈니스리뷰는 협상에서 거짓말에 속지 않고 진실을 알아내기 위한 매우 구체적인 협상전략을 제시했습니다. 하버드 경영대학원 레슬리 K.존 교수는 상대방으로 하여금 거짓말을 하기 어렵게 만드는 과학적으로 검증된 전략이 있다고 강조합니다. 이런 방법들을 통해 완전하지는 않더라도 협상을 더 쉽게 풀어나갈 수 있다는 것이지요. 그 5가지 전략을 하나하나 살펴보겠습니다. 일단 첫 번째 전략은 ‘상호주의’를 활용하라는 것입니다. 사람들은 상호주의에 입각해 정보를 공개하려는 성향이 강합니다. 예를 들어 상대방이 민감한 정보를 공유하면 나 역시도 정보를 제공하려 든다는 것이지요. 특히나 상호주의는 직접 대면하는 관계에서 잘 나타납니다. 아서 애런 뉴욕주립대 교수 등은 한 실험을 진행했습니다. 참가자들끼리 무작위로 짝을 짓게 한 다음 상대방에게 자신이 드러나도록 구성된 여러 가지 질문을 던지도록 한 것이지요. 실험결과 이들은 단순히 잡담을 하지 말라는 지시를 받은 커플들보다 서로 친구가 될 가능성이 높았으며 심지어 한 쌍은 결혼에까지 골인했습니다. 예를 들어 당신이 한 구획의 토지를 판다고 생각해봅시다. 당신이 먼저 잠재적 매수자에게 이 토지를 최고로 잘 활용할 수 있는 사람에게 팔고 싶다는 속마음을 공개하면, 잠재적 매수자 역시 자신이 어떤 방식으로 토지를 활용할지에 대한 계획을 발설할 확률이 매우 높아집니다. 또 다른 전략은 적절한 질문을 던지는 것입니다. 사람들은 대부분 스스로를 정직하다고 여기지만 협상 테이블에서는 협상력을 약화시키는 민감한 정보를 감추려고 합니다. 중요한 사실을 알리지 않는 등 일부러 정보를 누락시키는 식이지요. 예컨대 자신의 기업을 매각하려는 사람의 경우, 핵심설비의 교체가 필요하다는 사실을 공개하지 않은 채 “만약 질문이 들어오면 진실을 이야기하려 했다”고 주장합니다. 이 때문에 상대방에게 직접적으로 질문을 던져보는 것이 중요합니다. 실제로 펜실베니아대의 모리스 슈바이처 교수 등은 61%의 협상자들이 협상에 불리한 정보에 대한 질문을 받았을 때 사실을 실토한다는 것을 밝혀냈습니다. 물론 39%의 협상자들은 끝까지 거짓말을 했지만 신중하게 여러 질문을 던진다면, 중요한 정보 누락으로 인한 리스크를 줄일 수 있습니다. 특히나 부정적인 질문은 거짓말을 줄인다고 합니다. 예를 들어 설비가 노후한 사업체의 주인이 “이 설비들은 양호하군요. 그렇죠?”라는 질문에는 거짓말을 하더라도 “이 사업은 조만간 새로운 장비가 필요하겠네요, 그렇죠?”라고 정곡을 찌르면 쉽게 사실을 부인하지 못한다는 것입니다. 상대방의 피해가기 전략도 경계해야 합니다. 영리한 협상 상대방은 질문을 받았을 때 대화의 방향을 다른 곳으로 돌리는 식으로 난관을 피해갑니다. 예를 들어, 설비의 노후함에 대한 질문을 받았을 때 설비 이야기를 하는 것이 아니라 가격이 상대적으로 저렴하다며 가격경쟁력을 강조하는 식이죠. 노련하게 회피 전략을 사용할 때 많은 사람들은 속아넘어간다고 합니다. 질문 내용과 관련한 서투른 답변보다는 질문과 전혀 상관없는 유창한 답변에 더 감동하기 때문입니다. 또 화려한 답변을 듣다가 질문이 무엇이었는지 까먹기도 합니다. 하지만 질문을 정확히 기억할 수 있다면 상대방의 교묘한 회피를 알아차릴 수 있습니다. 협상에 나설 때는 질문 리스트를 지니고 가는 게 좋습니다. 질문과 질문 사이에는 상대방의 답변을 받아 적을 수 있게 간격을 띄워놓고, 답변을 듣고 나서 당신이 원하는 정보가 실제로 제공됐는지 생각하는 것이 좋습니다. 그리고 충분하다 싶을 때에만 다음 주제로 넘어가면 교묘한 회피전략을 구사하는 상대를 제압할 수 있습니다. 반면 비밀보장에는 너무 신경을 쓰지 않는 게 좋다고 합니다. 연구결과에 따르면 아이러니하게도 다른 사람의 사생활과 비밀을 지키겠다고 강하게 확약하면 할수록 실제로는 오히려 의심을 증폭시켜 상대방의 입을 꾹 다물게 만든다고 합니다. “내가 당신의 비밀을 지켜드릴 테니 편하게 이야기하라”고 강조하면 강조할수록 오히려 사람들의 답변 의사가 줄어든다는 것이지요. 강력한 비밀보장 약속이나 격식을 갖춘 질문보다는 오히려 격의 없는 자유로운 질문을 하는 과정에서 민감한 정보를 이야기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채용 면접을 보러온 사람이 마음에 드는데 다른 회사로부터도 입사 제안을 받았는지 궁금하다면 면접이 끝나고 함께 사무실을 나갈 때 지나가듯 “우리 회사 말고도 좋은 회사가 많죠. 혹시 고려하는 또 다른 기회가 있나요?”라고 묻는 게 나을 수 있다는 것이지요. 마지막 전략은 정보를 흘릴만한 환경을 조장하는 것입니다. 사람들이 무심결에 흘리는 정보들은 정확성이 높은 경우가 많습니다. 영리한 협상가라면 상대방의 모든 말, 심지어 겉으로 보기에는 아무 관련이 없거나 무심히 내뱉는 말로도 가치 있는 정보를 모을 수 있습니다. 이를 테면 협상 상대방에게 두 가지 다른 제안을 해서, 어떤 제안을 선택하는지를 보면 상대의 선호도나 가치평가 기준을 파악할 수 있습니다. 계약서를 작성할 때 부대 조항을 넣자고 요청함으로써 상대방이 거짓말을 하고 있는지를 파악할 수도 있습니다. 예를 들어 작은 스타트업에 대해 인수협상을 벌이는데 이 기업의 매출 추정치가 불가능해보일 정도로 매우 높은 수준을 보이고 있다면, 실제 매출액에 따라 인수 가격을 연동시키는 부대조항을 제안해 볼 수 있습니다. 이런 제안을 하면, 상대가 제시한 매출 전망치에 대해 얼마나 확신을 갖고 있는 지 알 수 있게 되고, 상대방이 최선을 다해 매출을 달성하도록 압박할 수 있습니다. 도처에 널려있는 거짓말은 협상에 실질적인 장애가 됩니다. 하지만 적어도 과학적 근거를 가진 전략을 사용한다면 협상에서 상대의 거짓말로 인한 피해를 최소화할 수 있습니다. 상호주의를 활용하라, 적절한 질문을 던져라, 회피 전략에 맞서기 위한 질문 리스트를 준비하라, 비밀보장에 너무 신경쓰지 마라, 정보 유출 환경을 만들어라는 다섯 가지 조언을 협상장에서 유용하게 활용하시기 바랍니다. 감사합니다.
전략 & 마케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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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 7-8월(합본호)
옴니채널 리테일링을 가장 잘 활용하는 법
안녕하세요, 정언용입니다. 온라인, 모바일로 쇼핑을 하는 사람들이 늘어나면서 옴니채널(omni-channel)이 등장하고 있습니다. 모든 것을 뜻하는 옴니(omni)와 채널이 합쳐 만든 신조어입니다. 즉 오프라인 매장에서 쇼핑하던 고객이 온라인 사이트에서 구매하고, 온라인 사이트만 이용하던 고객이 오프라인을 찾게 하는 서비스입니다. 이런 구매행위를 유도하기 위해 가장 많이 사용되는 방법이 바로 프로모션, 쿠폰 등인데요. 미국 템플대 쉐밍 뤄 교수 연구팀은 옴니채널 환경 속에서 온·오프라인 고객들에게 서로 다른 채널의 구매를 권유했을 때 어떤 결과가 생기는지를 조사했습니다. HBR에 실린 연구 결과는 통념을 깨는 무척 흥미로운 시사점을 담고 있습니다. 연구 결과의 핵심 메시지를 설명해드리겠습니다. 쉐밍 뤄 교수 연구진은 중국 백화점의 고객 대상으로 쿠폰전략을 연구했습니다. 연구진은 우선 백화점 회원 일부를 임의로 선정하여, 이들의 구매기록을 분석해 ①온라인 매장에서만 쇼핑하는 고객 ② 오프라인 매장에서만 쇼핑하는 고객으로 나누었습니다. 그러고 나서 ① 온라인에서만 쓸 수 있는 쿠폰, ② 오프라인에서만 쓸 수 있는 쿠폰 ③ 두 채널 모두 사용할 수 있는 쿠폰을 고객들에게 발송했습니다. 또 대조군도 만들어서 대조군에 속한 고객에게는 아무런 쿠폰도 보내지 않았습니다. 그런 다음 일주일 동안 이 고객들의 행동을 모니터링했습니다. 그런데 이런 실험에서는 오프라인 매장과의 거리도 중요한 변수입니다. 그래서 연구팀은 고객을 2가지 범주로 나눴습니다. 기준은 인구 밀집한 도심지역에서 많은 사람이 대중교통을 이용할 수 있는 거리인 5Km로 잡아서 5Km이내의 고객와 5km바깥에 거주하는 고객을 구분했습니다. 결과를 살펴보니 오프라인 매장에서 가까운 거리에 사는 고객들은 어떤 쿠폰 타입을 제시해도 매출의 차이가 나타나지 않았습니다. 즉 매장이 가깝기 때문에 매장까지 쉽게 갈 수 있기 때문에 쿠폰을 준다고 해서 기존 소비 패턴이 크게 바뀌지 않은 것으로 풀이됩니다. 그런데 먼 곳에 살고 있고, 이전에 온라인 쇼핑을 해본 고객들은 온라인 쿠폰을 보내줬을 때 대조군 고객에 비해 2배 많은 이익을 창출했습니다. 또 온·오프라인 둘 다 사용할 수 있는 쿠폰을 제시했더니 이익은 무려 800%나 증가했다고 합니다. 다시 말해서 먼 곳에 살면서, 온라인 매장을 이용해본 고객에게는 쿠폰 마케팅의 효과가 매우 컸습니다. 그런데 놀라운 결과도 나왔습니다. 먼 곳에 살고 있고, 오프라인 매장만 이용했던 고객들의 경우, 온라인 매장에서 쓸 수 있는 쿠폰을 제공했더니 아이러니하게 이익률이 51%나 떨어졌습니다. 즉, 온라인 고객에게 오프라인 매장을 방문하도록 하면 이익이 증가했지만, 오프라인 매장 고객에게 온라인 매장을 방문하도록 하면 이익이 오히려 감소했습니다. 이런 연구 결과는 유통업계의 통념에 반합니다. 즉, 대부분 유통업체들은 모든 고객들이 온오프라인 채널을 자유롭게 이용하고 싶어 하며, 이를 원활하게 해줘야 실적이 좋아진다고 믿어왔기 때문입니다. 왜 오프라인 고객에게 온라인 쿠폰을 줬을 때 이익이 줄어들었을까요? 연구팀에 따르면 오프라인 매장만 이용하는 고객들은 처음엔 신발만 사러 갔다가 매장에서 옷이나 악세서리, 화장품 등을 충동적으로 구매하기도 합니다. 반면, 온라인 고객들은 처음에 사려고 했던 물건만 사는 경우가 많습니다. 즉, 온라인 고객에 비해 오프라인 매장을 찾는 고객은 더 많은 물건을 사는 경향이 있습니다. 또 오프라인 고객들은 의류, 신발, 화장품 등 시각이나 촉각, 후각 등을 직접 자극하는 제품을 사는 경향이 많습니다. 특히 오프라인 매장에서는 온라인 매장에 비해 가격 비교가 더 어렵습니다. 결국, 오프라인 매장만 이용하는 고객들은 가격비교도 하지 않고 오감에 영향을 주는 더 많은 제품들 구매하고 있기 때문에 수익성도 매우 높습니다. 그런데, 이들에게 온라인 쇼핑을 권하면, 필요한 물건만 사고 쇼핑을 끝내버리기 때문에 기업의 수익성이 악화될 수 있다는 것입니다. 그렇다면 어떤 전략을 사용해야 될까요? 무턱대고 온라인 구매를 유도하는 건 위험할 수 있습니다. 실제 한 일본의 신문사는 오프파인 고객에게 온라인 사이트 이용을 권했다가 매출이 줄어들어 이런 정책을 중단한 적이 있습니다. 대신, 먼 거리에 살고 있으면서 온라인 매장만을 이용해본 고객들을 타깃으로 해서 오프라인 구매를 유도하는 쿠폰을 보내주는 게 바람직합니다. 또 월마트 등 몇몇 소매업체들이 이미 시행하고 있는 전략인데요, 온라인 고객에게 제품을 집으로 배송시키지 않고 그 지역에 있는 매장에서 직접 받아가면 무료쇼핑 등의 인센티브를 주는 전략도 고려해볼만 합니다. 또 매장까지 가는 비용을 줄이면 멀리 사는 온라인 ?恣뉘湧?방문할 가능성이 커지게 됩니다. 즉 목이 좋은 대중교통 환승장소에 매장을 만들거나, 주차공간을 넉넉하게 확보해 체감 비용을 줄이는 것도 효과적인 전략입니다. 뤼 교수의 연구 결과는 옴니채널 전략의 일부로 오프라인 매장이 갖는 이점이 무엇인지를 이해하게 해줍니다. 일각에서는 전자상거래 활성화로 인해 오프라인 매장을 없애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지만, 최근 들어서는 온라인 판매로 기반을 잡은 업체들이 오프라인 매장에 투자를 하는 등 새로운 트렌드도 나타나고 있습니다. 최근 아마존이 오프라인 매장을 더 열겠다는 발표한 것이 대표적인 사례입니다. 뤼 교수는 오프라인 매장의 강점을 키워나갈 필요가 있다고 조언합니다. 오프라인 매장에서는 옷이 잘 맞는지 입고, 향수 냄새를 맡아볼 수 있고, 전자기기의 성능을 체험해볼 수 있습니다. 이런 점은 온라인이 갖지 못한 오프라인만의 강점입니다. 이 연구결과가 보여주는 것처럼 온라인 고객들을 오프라인 매장으로 방문하도록 유도하는 전략, 옴니채널 전략을 실행하는 조직에서 고려해볼 만한 전략 대안입니다. 감사합니다.
재무회계 & 전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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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 7-8월(합본호)
홀라크라시 논란을 넘어
안녕하십니까, 이방실입니다. 혹시 여러분들은 ‘홀라크라시’라는 말을 들어보셨나요? 일종의 자율경영 모델의 한 유형이라고 할 수 있는데요, 상급 관리자가 없는 수평적 시스템 속에서 자율적으로 각자에게 맡겨진 역할을 수행하는 조직 체계를 말합니다. 엄격한 위계질서가 존재하는 전통적 피라미드 형태의 조직과는 전혀 다른 모델이라 할 수 있죠. 홀라크라시라는 단어는, 두 개의 단어, 즉 holarchy와 cracy란 단어가 합쳐져 만들어졌습니다. 뒤에 붙는 cracy란 단어는 통치 혹은 지배를 뜻하는 단어로 다들 아실 것 같고요, 앞에 붙는 holarchy란 단어는, 헝가리 태생의 영국 작가인 아서 쾨슬러(Arthur Koestler)가, 1960년대에 출간한 한 소설책에서, 처음 언급한 신조업니다. 큰 조직의 일부분이기도 하면서 동시에 그 자체로 독립적이며 자급자족적인 단위, 즉 holon끼리의 결합을 뜻하는 단어라고 하죠. 홀라크라시 조직에서 이 ‘홀론’에 해당하는 게 바로 ‘서클’입니다. 조직에 따라 어떤 곳에서는 이 서클을 ‘pod’라고도 하고, ‘cabal’이라고도 하고, 가장 이해하기 쉽게는 ‘팀’이라고 하는데요, 사실 어떤 이름으로 부르든 큰 상관은 없습니다. 핵심은 각각의 목적에 맞는 역할 수행자들이 자율적으로 모인, 이 ‘서클’이란 세부 단위로, 전체 조직이 구성된다는 겁니다. 한번 그림을 보면서 살펴볼까요? 홀라크라시를 적용해 기업을 운영하는 회사 중, 현재 가장 규모가 큰 회사로 꼽히는 미국의 온라인 신발 쇼핑몰 업체 자포스의 조직 구조도를 가지고 한번 설명해 보겠습니다. 그림에서 알 수 있듯이 자포스의 구조는 복잡한 중첩 구조를 띄고 있습니다. 하나의 서클 안에 여러 개의 하위 서클이 있고, 또 그 하위 서클 각각에 또 다른 하위 서클이 존재하는 거죠. 먼저, 자포스 내 최상위 팀, 즉, 최상위 서클에 해당하는 General CompanyCircle을 볼까요? 이 서클 안에는 보시다시피 인프라, 파괴적 혁신, 브랜드 아우라 등 세분화된 역할을 담당하는 하위 서클들이 존재합니다. 총 18개의 하위 서클들이 있는데요, 이 각각의 서클들 안에는 또 다른 하위 서클들이 자리 잡고 있습니다. 예를 들어 ‘자포스 2.0’이라는 서클에는 갈등해결, 인력운영, Z프로젝트 등의 하위 서클들이 들어가 있는 거죠. 이렇게 자급자족적인 서클들이 차곡차곡 포개져 모여 있는 게 바로 홀라크라시 조직입니다. 서클은 그 자체로 독자적인 자율경영 단위입니다. 조직 전체의 목적에 부합하는 선에서 스스로 업무를 처리하거나 중요한 사안을 결정하죠. 개별 서클 안에서 개인들은 각자의 역량에 따라 특정 역할을 맡고, 모두가 동등한 의사결정권을 갖습니다. 직속 상사라는 개념이 없기 때문에 별도의 보고 체계도 두지 않습니다. 대신, 각 서클에 역할을 할당하고, 서클끼리의 연결 역할을 맡은 조직원들, 소위 ‘리드 링크’에서 미팅을 진행해 전체 조직이 유기적으로 어우러지도록 하고 있습니다. 홀라크라시가 처음으로 등장한 건 지난 2007년 미국에서 설립된 컨설팅기업 ‘홀라크라시 원’이라는 회사를 효시로 봅니다. 새로운 기업 경영 모델로 등장한 지 아직 10년도 채 되지 않은, 매우 새로운 방식의 자율경영 모델이라고 할 수 있죠. 아직 완벽하게 정착되지 않은 만큼, 홀라클라시에 대한 평가는 극단적으로 갈립니다. 어떤 이들은 조직의 유연성을 극대화하고 직원들의 몰입도를 끌어올릴 수 있는 길이라며 극찬을 하지만, 또 어떤 이들은 비현실적이고 허무맹랑한 사회적 실험일 뿐이라고 일축합니다. Ethan Bernstein 하버드대 교수 등은 HBR코리아 기고문을 통해 홀라크라시를 둘러싼 찬반 논란을 소개하고 대안을 제시했습니다. 두 차례 강의를 통해 주요 내용을 소개해드립니다. 자율경영 도입에 대해 고민하는 여러 경영자들에게 매우 유익한 콘텐츠가 되지 않을까 싶습니다. 그럼 우선 홀라크라시의 장점에 대해 살펴보도록 하죠. 홀라크라시가 매력적으로 느껴지는 이유는 전통적인 위계조직의 구조적 문제를 상당부분 해결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위계질서가 엄격하면 1) 아무래도 조직 간 장벽으로 인한 비효율이 발생하고, 2) 환경 변화에 따른 대응력도 떨어지며, 3) 조직원들로부터 몰입을 이끌어내기가 구조적으로 힘들어집니다. 반면 홀라크라시는 의사결정 권한이 소수 임원이나 관리자에게 집중돼 있지 않고 조직 전체에 골고루 분산돼 있어 환경 변화에 민첩하게 대응할 수 있습니다. 암묵적, 관행적으로 이루어지는 의사결정은 구조적으로 어려워서 높은 투명성을 보장받을 수 있다는 것도 큰 장점입니다. 하지만 모든 게 장밋빛일 순 없겠죠. 홀라크라시에도 단점이 있습니다. 의사결정 과정의 불확실성이 크고 명료하지 않다는 게 가장 큰 문제점입니다. 실제로 자포스의 경우 2015년 홀라크라시를 전사적으로 도입하겠다고 선언한 이후 전체 직원의 약 18%인 260여 명이 퇴사했는데요, 퇴직자들을 대상으로 한 인터뷰 결과 이 같은 사실이 분명히 드러났습니다. 퇴직을 선택한 이들 중 상당수가 홀라크라시에 대해 불완전하고 비현실적인 실험적 아이디어라고 폄하했습니다. 각자에게 맡겨진 책임이 명료하게 정의돼 있지 않아 모호하고, 승진이나 보상 체계가 명확하지 않을 뿐 아니라, 조직관리상 매우 기본적인 문제, 예를 들어 누가 무슨 일을 하고 있고, 누구에게 어떻게 보상해 줘야하는가와 같은 기본적 문제에 대해서도 분명한 답을 내놓지 못해 답답하고 혼란스럽다는 게, 이들이 자포스를 떠난 이유였습니다. 이런 단점으로 인해 홀라크라시를 시행하다 아예 백기를 드는 조직도 생겨나고 있다고 합니다. 소셜미디어플랫폼 업체인 미디엄이 대표적인 예인데요. 이 회사 사업본부장은 자신의 블로그를 통해 “모든 노력을 수평적으로 조직화하는 게 너무 힘들었다”며 홀라크라시 포기 이유를 밝혔다고 합니다. 다음 시간에는 홀라크라시가 기존 전통적인 조직 모델과 다른 점이 무엇인지에 대해 좀 더 구체적으로 살펴보고, 실제 기업 현장에서 홀라크라시를 어떻게 활용할 수 있을지에 대해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재무회계 & 인사조직
영상
2016. 7-8월(합본호)
사람들의 습관을 단단히 유지하게 해주는 제품
첫 번째 제품을 만들기 전에 사람들이 실제로 개인 재정을 어떻게 관리하는지 매우 세심하게 살펴봤습니다. 그래서 사람들의 그런 루틴을 그대로 모방한 사용자 인터페이스를 사용했지요. 개인회계 소프트웨어인 퀵큰은 개인수표책처럼 보이도록 디자인했습니다. 생김새만 그런 건 아니에요. 인터페이스가 수표기입장처럼 작동하도록 했습니다. 예컨대 수표기입장과 마찬가지로 다음 거래 목록을 아래쪽에 두는 거죠. 누구도 그처럼 익숙한 인터페이스를 제공하지 않았습니다.
마케팅 & 전략
매거진
2017. 1-2월(합본호)
Life’s Work 제리 사인펠드(Jerry Seinfeld) 코미디언
먼저 자신이 싫어하는 것이 무엇인지 아는 게 중요하다고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이런 건 지긋지긋해’라고 스스로 묻는 데서 혁신이 시작되죠. 전 음악이 연주되고, 누군가 데스크로 걸어 나와 “잘 지냈어요?” “좋아 보여요”라며 호스트와 악수하고 자리에 앉는 토크쇼가 지긋지긋했어요. 진부하고 지겨운 부분을 깨닫는 것은 혁신의 큰 부분을 차지합니다.
자기계발 & 리더십
매거진
2017. 1-2월(합본호)
습관은 어떻게 참신함을 이기는가
어떤 이미지가 한번 각인되면 그 이미지는 우리 머리 속에서 놀라울 정도로 오랫동안 머무른다. 미국 케네소주립대의 데이비드 미첼은 다음과 같은 연구를 실시했다. 그는 피험자들에게 아래 그림A와 유사한 이미지들을 여러 차례 보여줘 암묵적 기억을 형성하게 했다. 그 이후 피험자들에게 그림B처럼 원래 이미지의 일부 조각을 보여주는 동시에 피험자들이 본 적 없는 이미지의 일부 조각도 보여줬다. 피험자들은 한 번도 본 적 없는 그림보다는 전에 본 적이 있는 그림을 훨씬 더 잘 알아봤다. 정말로 놀라운 결과는 따로 있다.
마케팅 & 혁신
매거진
2017. 1-2월(합본호)
습관은 인간이 유대감을 형성하는 방식입니다
단지 습관 때문만은 아니라고 봅니다. 제가 13년 전 CEO로 부임했을 때 레고그룹은 위기 상황에 처해 있었습니다. 사람들은 제게 “레고를 살려주세요. 레고 없는 세상은 더 가난해질 거예요”라는 내용의 편지를 보내오곤 했죠. 고객들은 자신과 정서적으로 연결돼 있는 브랜드 제품을 갖기 위해서라면 수고를 마다하지 않습니다. 저는 그게 의식적인 선택이라고 생각해요. 사람들이 아이폰7을 사려고 며칠 동안 줄을 서 있는 건 단순히 반사적인 선택이 아닙니다.
마케팅 & 전략
매거진
2017. 1-2월(합본호)
세 살 버릇 여든까지는 안 간다
고객의 구매 결정이 충성도 보다는 습관과 구매 편의성과 더 밀접하게 관련돼 있다는 생각에 적극 찬성한다. 소비자 의사결정에 관한 연구에 굉장히 필요한 행동과학 분야의 통찰력을 제공해 주기 때문이다. 그리고 이번 호 스포트라이트에서 앞서 래플리와 마틴이 지적했듯이 이는 제품 개발과 브랜드 관리 방식에 큰 영향을 미친다. 고객의 무의식적인 생각이 의사결정 과정을 지배한다는 저자들의 의견에 전적으로 동의한다. 또 모든 기업이 고객이 내리는 일상적인 선택을 더 쉽고, 빠르며, 편리하게 만듦으로써 이익을 얻을 수 있다고 생각한다.
마케팅 & 전략
매거진
2017. 1-2월(합본호)
블록버스터의 비결
히트작이란 무엇일까? 얼핏 쉬운 질문처럼 들린다. 어느 분야를 고르더라도 누구나 확실한 예를 들 수 있다. 해리 포터 시리즈와 맬컴 글래드웰이 쓴 책, 드레이크Drake가 부른 ‘핫라인 블링Hotline Bling’, 영화 ‘조스’가 대표적이다. 한번 보기만 해도 금방 알 수 있다. 하지만 결과에 앞서 미리 예측하기는 아주 어렵다. 소위 대박이 터지기 전에 히트할 작품을 알아보는 방법은 무엇일까? 좀 더 난도를 높이자면, 새로 히트작을 제작하기 위해 성공한 작품들의 특성을 활용할 수 있는 방법은 무엇일까? 시나리오 작가 윌리엄 골드먼William Goldman은 ‘어떻게 될지는 아무도 모른다(Nobody knows anything)’라는 명언을 남겼다.
전략 & 혁신
매거진
2017. 1-2월(합본호)
신임 CEO가 얼마나 많은 변화를 요구할 수 있을까?
최근 임명된 은행의 CEO 세나는 현장 방문을 우선시했다. 현장 방문을 통해 자신이 앞장서서 이끌고 있는 개혁을 일선 직원들이 어떻게 견뎌내고 있는지 볼 수 있었고, 더 높은 직책으로 올라설 준비가 된 젊은 관리자들을 기용하는 기회로 삼을 수 있었다. 이번 방문에 세나는 혼자가 아니었다. 오랜 친구이자 멘토이며, 터키 FDM은행의 프랑스 모회사에 이사로 있는 소피 르노와 함께였다. 두 사람이 밀린 이야기를 나누는 데 30분은 너무 짧았다.
리더십 & 전략
매거진
2017. 1-2월(합본호)
과대평가된 ‘고객충성도’에 현혹되지 말라
2016년 늦은 봄 페이스북 카테고리 상위에 있는 사진공유 애플리케이션 인스타그램은 1억 명 이상의 기존 사용자들에게 이미 친숙하게 느껴지는 복고풍 카메라 아이콘을 버리고 밋밋한 현대적 디자인으로 교체했다. 인스타그램 디자인팀장은 새 아이콘이 ‘카메라를 암시한다’고 소개했다. 경쟁 애플리케이션인 스냅챗의 위협이 점차 커지고 있던 시기였다. 인스타그램 디자인팀장은 아이콘 교체 배경을 이렇게 설명했다. 기존 아이콘이 “더이상 인스타그램 공동체를 반영하지 않는다고 보고, 개선하기로 했습니다”.
마케팅 & 전략
매거진
2017. 1-2월(합본호)
경쟁사에 대한 도발적 발언으로 시장을 확대해 가고 있는 T-모바일의 CEO
2011년, 글로벌크로싱Global Crossing에서 최고경영자로 10년간 일한 후 나는 회사를 매각하고 자리에서 물러났다. 성인이 된 후 처음으로 직장이 없는 시기였고, 같은 달 이혼 절차도 마무리가 됐다. 내 인생에서 굉장히 색다른 시기였다. 나는 빈둥빈둥 시간을 보내며, 라는 책을 읽고, 잠재능력을 최대화하고자 노력했다. 곧, 나는 놀고먹는 데 소질이 없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헤드헌터가 나에게 T–모바일의 최고위직 면접을 제안했을 때, 나는 몇 가지 사항을 점검한 다음 미팅을 갖기로 결정했다.
전략 & 혁신
매거진
2017. 1-2월(합본호)
인수기업가가 되기 위한 당신만의 방법
야심 찬 많은 리더들이 최고의 자리에 올라서기 위해 전통적 방법을 택한다. 대기업에서 고위임원이 되는 방법이거나 컨설팅이나 투자회사의 파트너가 되거나 아니면 자신만의 스타트업을 시작한다. 그러나 최근 몇 년 동안 점점 더 인기를 얻고 있는 또 하나의 경로가 있다. 기존에 있는 사업을 인수해서 운영하는, 즉 ‘인수기업가’라고 불리는 경로다. 온라인 중소기업 매매장터인 비즈바이셀BizBuySell에 따르면 미국의 경우 2016년 들어 3분기까지 이런 거래가 기록적인 수준을 보였다.
리더십 & 전략
매거진
2017. 1-2월(합본호)
당신의 유전자가 성공을 결정한다
DNA가 운명을 결정짓지는 않지만, 우리가 어떤 사람이 되고 무엇을 성취할지에 관해서는 영향을 끼칩니다. 저희는 모두 같은 도시에서 태어난 여러 명을 대상으로 현재의 데이터를 연구하고, 출생 이래 마흔 살이 될 때까지 주기적으로 조사했습니다. 그 결과 특정 유전자 변이genetic variants를 지닌 사람들이 어릴 때 남들보다 발달이 빠르고 청소년기에는 더 큰 포부를 품는다는 사실을 발견했어요.
전략 & 운영관리
매거진
2017. 1-2월(합본호)
블록체인에 관한 진실
블록체인 덕분에 우리는 계약서가 디지털 코드로 새겨져 투명한 공용 데이터베이스에 저장되며 삭제, 조작, 변경의 위험으로부터 보호받는 세상을 상상해볼 수 있다. 이런 세상에서는 모든 동의와 절차, 과업, 결제 각각에 대해 디지털 기록과 서명이 있어서 확인, 승인, 저장, 공유가 가능하다. 변호사, 중개인, 은행원 같은 중재자가 더 이상 필요하지 않을 것 같다. 개인과 조직, 기계와 알고리즘이 서로 자유롭게 거의 마찰을 일으키지 않고 거래하게 될 것이다. 이것이 블록체인의 엄청난 가능성이다.
혁신 & 데이터 사이언스
매거진
2017. 1-2월(합본호)
긍정을 유도하는 설문조사의 힘 外
대부분 조직에서는 고객 설문조사를 통해 만족도를 측정하고 개선할 부분을 찾아내거나, 단순히 불만을 가진 고객이 분통을 터뜨릴 기회를 제공하기도 한다. 이 접근 방법은 비관적인 사고방식의 틀에 맞춰져 있다. 즉, 문제에 역점을 둔다. “지금까지는 고객들이 항상 잘못된 것만을 찾도록 해왔습니다.” 유타 주 헌츠먼경영대학원 마케팅 부교수 스털링 본Sterling Bone의 말이다. 실제로 고객서비스에 관한 많은 연구가 ‘서비스 복구service recovery’, 즉 고객이 불만을 토로할 때 대처하는 방법을 다루고 있다.
전략 & 운영관리
매거진
2017. 1-2월(합본호)
스타급 인재를 협업으로 이끄는 길
어떻게 하면 경쟁이 치열한 스타 위주의 조직문화를 서로 협력하는 문화로 바꿀 수 있을까? 기업들, 특히 지식작업을 상품으로 제공하는 기업들은 이 문제로 고심하고 있다. 그 기저에 있는 갈등요소는 이렇다. 기업의 핵심 서비스에 관여하는 주제별 전문가들은 계속해서 최첨단 흐름을 꿰뚫고 있기 위해 해당 분야의 지식 연구에 매진해야 한다. 그러면서도 그 전문지식을 다양한 분야와 영역에 통합해 오늘날의 고객들이 만나는 복잡한 문제를 해소해야 한다.
인사조직 & 전략
매거진
2017. 1-2월(합본호)
Editor’s Note
HBR을 성원해 주시는 독자님들께 감사드리며, HBR 발행주기 등의 변화와 관련한 사항들을 설명드리고자 합니다. HBR 영어판은 당초 연 10회 오프라인 매거진을 발행하던 관행에서 탈피해 2017년부터 연 6회 발행하기로 했습니다. 즉, 2개월에 한 권씩 HBR 영어판을 발행합니다. 그 대신, 매거진 콘텐츠의 분량 확대, 온라인 콘텐츠 강화 등의 변화를 꾀했습니다. 가격정책도 변경하였습니다.
혁신 & 운영관리
매거진
2017. 1-2월(합본호)
새 시대를 위한 새 단장
피처 아티클 전체 목록을 보면 아시겠지만 HBR의 깊이와 엄밀함은 변함없습니다. 이번 스포트라이트 패키지 주요 기사에서는 새로운 전략 이론을 소개합니다. 오늘날 급변하는 시장환경에서는 어떠한 경쟁우위도 지속 가능하지 않다고 주장하는 학자들도 있지만, P&G CEO였던 A.G. 래플리와 토론토대 로트먼경영대학원의 로저 마틴 교수는 지속 가능한 방법이 있다고 합니다. 이들이 말하는 ‘누적이익’의 달성 여부는 고객의 충성심을 확보하는 일이 아니라 고객의 습관을 형성하는 일에 달려 있습니다.
혁신 & 운영관리
매거진
2017. 1-2월(합본호)
스트레치 목표의 역설
2012년 7월 머리사 메이어Marissa Mayer가 야후의 CEO로 선임됐을 때 언론은 병들어 있는 회사의 강점과 약점에 대해 내린 그녀의 솔직한 평가와 인터넷 거인을 다시 제 궤도에 올려놓겠다는 거창한 목표에 찬사를 보냈다.
운영관리 & 전략
매거진
2017. 1-2월(합본호)
신경과학으로 본 신뢰
기업들은 직원들에게 권한을 부여하고 능력을 시험하기 위해 고심을 거듭하고 있다. 직원의 업무몰입도가 떨어질 때 기업이 겪는 손해를 생각하면 그럴 만도 하다. 갤럽의 수십 년에 걸친 메타분석 자료를 한 번 보자. 높은 업무몰입도는 개인과 조직 모두에게 일관되게 긍정적인 결과를 가져다 주는 것으로 나타났다. 생산성은 높아지고, 제품의 품질이 좋아지며, 수익성이 늘어나는 것이다. 여기서 높은 업무몰입도는 대체로 직장이나 동료와 강력한 유대관계를 갖고, 실질적으로 일에 기여하는 것처럼 느끼며, 풍부한 배움의 기회를 즐기는 것으로 정의된다.
운영관리 & 전략
매거진
2017. 1-2월(합본호)
당신은 맞는 문제를 풀고 있습니까?
내가 연구했던 회사의 관리자들은 상당히 좋은 문제해결 능력을 갖고 있었다. 여러분의 회사도 아마 그럴 것이다. 하지만 관리자들이 어려움을 겪는 일은 문제해결이 아니라 문제가 무엇인지 알아내는 데 있다. 17개국에 있는 91개 민간기업과 공기업의 C-레벨 경영진 106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했다. 자신의 조직이 문제분석에 서툴다는 데 85%가 동의하거나 매우 동의한다고 답했고, 이런 결점이 심각한 비용 부담을 초래했다는 데 87%가 동의하거나 매우 동의한다고 답했다. 이 문제에 영향을 받지 않는다고 답한 사람은 10명 중 1명도 되지 않았다.
혁신 & 전략
매거진
2017. 1-2월(합본호)
디자인에 접목되는 행동경제학 : 습관의 의미
A.G. 래플리 P&G 전 회장과 토론토대 로트먼경영대학원의 로저 L. 마틴 학장은 디자인의 비즈니스 가치를 설득할 수 있는 북미의 절친 콤비다. 래플리 회장은 마케팅사관학교로 불리던 P&G를 디자인 파워하우스로 변신시켜서 다양한 신제품을 성공시킨 사람이고, 마틴 학장은 토론토대 경영대를 혁신컨설팅이 가능한 비즈니스디자인 교육기관으로 변신시킨 사람이다. 이전까지의 토론토대 경영대는 파생상품의 대가인 존 헐 교수가 있던 파이낸스 중심이었다.
마케팅 & 전략
매거진
2017. 1-2월(합본호)
극한의 일터에서 생존하려면
안녕하세요, 조진서입니다. 여러분 야근 많이 하시나요? 대한민국 직장인으로서 야근은 피할 수 없는 숙명과 같습니다. 그래도 요즘은 ‘저녁이 있는 삶’이라는 말처럼 정시에 퇴근하고 여가를 즐기려는 사람도 많아졌습니다. 기업에서도 점점 야근을 권장하지 않는 곳이 많아지고 있습니다. 하지만 퇴근을 한 다음에도 일이 끝나는 건 아닙니다. 한밤중에 스마트폰으로 날아드는 상사의 카톡 메시지. 여름휴가 중에도 빨리 답장을 달라는 이메일 연락. 이런 것 많이 받아보셨죠. 통신수단의 발전 때문에 이제는 퇴근을 해도 퇴근한 것 같지가 않습니다. 현대의 화이트칼라 직장인은 24시간 업무 대기모드가 되고 있습니다. 급한 업무를 위해 집안일이나 취미생활은 당연히 뒤로 미룰 수 있어야 합니다. 미국에서도 화이트칼라, 특히 컨설팅과 금융업계 등 고연봉 직종의 과잉 근로와 스트레스 문제가 심각하다고 합니다. 하버드비즈니스리뷰 2016년 6월호에서 미국 보스턴대 에린 리드 교수와 하버드경영대학원 락슈미 라마라잔 교수는 이렇게 24시간 일하는 직장문화의 장단점을 정리하고, 또 이에 대한 샐러리맨들의 대처법을 세 가지로 소개했습니다. 한 번 살펴볼까요? 첫째, 수용하는 사람이 있습니다. 리드 교수가 조사한 컨설팅회사의 경우 약 43%가 여기 속했습니다. 직장에서의 성공을 위해 일을 우선순위에 놓고 사생활을 억제합니다. 밤에 이메일이 오면 즉시 응답합니다. 이런 수용형 직원들은 실제로 커리어에서 남들보다 빨리 승진합니다. 누구나 일을 열심히 하는 사람이라고 인정하기 때문입니다. 문제는 회사일이 잘 안풀릴 때입니다. 이런 사람들은 심리적으로 모든 계란을 한 바구니에 담아놓은 것과 마찬가지입니다. 일이 잘못되거나 심한 경우 해고됐을 때 대처하기 매우 어려워합니다. 일을 인생의 전부로 여기는 방식은 직장에서 잘 나갈 때는 만족스런 삶이 되지만 장기적으로는 실패하기 쉽습니다. 게다가 이런 스타일들은 부하 직원들을 지도하는데 어려움을 겪습니다. 자기일을 하느라 너무 바쁘기 때문입니다. 후배들이 죽든 살든 내버려두는 경우가 많습니다. 두 번째 유형은 위장하는 사람들입니다. 실제로는 적당히 사생활도 챙기지만 회사에서는 100% 충성하는 것처럼 보이게 하는 사람들이죠. 저도 좀 찔리는데요, 이런 사람들은 자기가 어디서 뭘 하고 있는지 회사에서 알지 못하게 합니다. 리드 교수가 만났던 컨설턴트 중에는 일주일 내내 근무시간에 스키장에 간 사람도 있었다고 합니다. 그러면서도 자기 할 일은 다 했습니다. 또 어떤 신문기자는 매일 재택근무를 하면서 낮에는 가족과 시간을 보내고 아이들이 잠자리에 든 다음에 기사를 썼는데 사내에서 기사 잘 쓴다고 칭찬을 많이 받았다 합니다. 이런 위장형 근로자들은 의외로 일을 잘 합니다. 앞서 일에 모든 것을 바치는 사람들과 업무 실적에서 큰 차이가 없다고 합니다. 본인에게나 회사에게나 이상적이라고 볼 수 있는데요, 다만 여기에도 심리적인 대가가 있습니다. 직장 동료들에게 항상 자신을 숨기고 살다보면 삶이 불안정하고 가짜 같은 느낌이 듭니다. 단기적으로는 그럭저럭 넘길 만 하지만 영원히 자신을 숨기면서 살 수는 없는 법입니다. 그래서 이직률이 높습니다. 부하직원들을 볼 때도 떳떳하지 않습니다. 나처럼 적당히 위장하면서 살라고 대놓고 조언해줄 수도 없고, 그렇다고 너희들은 빡세게 일하라고 말하기도 양심에 거리끼기 때문입니다. 세 번째 타입은 드러내놓고 사생활을 중시하는 타입니다. 처음에는 위장하는 전략을 쓰던 사람도 시간이 지나면 공개적으로 업무시간을 줄이겠다고 선언하게 됩니다. 파트타임으로 일하겠다거나 야근은 절대 하지 않겠다거나 밝힙니다. 육아휴직도 내고 싶은 만큼 길게 냅니다. 이런 사람들은 심리적으로 떳떳하긴 하지만 그만큼 커리어에서 불이익을 받습니다. 일보다 중요한 사생활이 있다고 대놓고 밝히면, 회사 입장에서는 그 사람이 설령 실적이 좋다 해도 승진시키기가 어렵습니다. 다른 직원들에게도 이런 분위기가 퍼지는 걸 원치 않기 때문입니다. 결국 세 가지 대응방법 모두 각각의 단점이 있습니다. 해결책은 무엇일까요? 개인차원에선 한계가 있습니다. 너무 당연한 얘기지만, 회사 차원에서 바뀌는 수밖에 없습니다. 앞서 제가 ‘위장하는 스타일’의 직원들 얘기를 하면서, 이런 직원들도 실제로 업무 성과에서는 일만 열심히 하는 직원들과 별 차이가 없다고 말해드렸었는데요, 이것은 곧 회사가 직원들에게 너무 많은 근로시간을 강요할 필요가 없다는 의미이기도 합니다. 퇴근시간 이후에는 직원들이 다양한 취미활동과 사회활동에 참여하게 하고 회사에서는 만들 수 없는 새로운 인적 네트워크를 쌓도록 권장할 때 오히려 회사의 실적도 향상되곤 합니다. 무엇보다도 평가기준을 새로 세우는 게 중요합니다. 학교에서 개근상 받는 아이를 높게 평가하던 시대는 이미 지났습니다. 일한 시간을 근거로 직원을 평가하지 말고 실제 결과를 놓고 평가해야 합니다. 휴가를 많이 주는 것도 중요하지만, 언제 휴가를 갈 수 있는지 미리 알 수 있게 하는 것, 또 하루 하루의 업무시간을 직원이 미리 예측하고 조절할 수 있도록 불확실성을 줄여주는 게 더욱 중요합니다. 감사합니다.
전략 & 인사조직
영상
2016. 6월호
인계받은 팀을 이끄는 방법
안녕하십니까, 김현진입니다. 오늘은 HBR 6월호를 통해 소개된 아티클, ‘인계받은 팀을 이끄는 법’에 대해 말씀드리려고 합니다. 인계받은 팀이란, 전임자가 맡던 팀을 그대로 물려받은 팀을 뜻합니다. 조직에서 근무하다보면 완전히 새로운 팀을 꾸려 그 팀의 리더가 되는 경우보다 기존에 존재하던 팀의 리더로 임명되는 상황이 더 많지 않나 싶습니다. 하지만 이 경우 신임 리더들은 기존 팀원들을 잘 알지 못하는데다, 이 팀원들은 때로 현재 이 팀에 닥친 어려운 상황을 초래한 장본인들일 경우가 있습니다. 이런 상황 속에서 인계받은 팀을 효과적으로 운용하기 위해서는 특별한 노하우가 필요합니다. 이 기사를 쓴 마이클 왓킨스 IMD교수는 대형 의료기기업체의 한 사업부에서 매출을 늘리라는 미션을 받은 데이비드 베넷이라는 가상의 인물을 통해 그 노하우를 전합니다. 새로운 팀을 맞게 되는 리더는 구성원들이 조직을 발전시켜 나가기에 적합한 사람들인지, 적합한 방식으로 적절한 작업을 하고 있는지 먼저 신속하게 판단해야 합니다. 이 때, 팀원들에 대한 기대치는 각 팀원의 역할이 얼마나 중요한가에 따라서도 달라질 수 있을 것입니다. 요직에 있을수록 더 신속하게, 그리고 더 높은 잣대로 평가해야 합니다. 예를 들어 데이비드 베넷의 사업부 내 영업 부문에는 두 명의 부사장이 있었습니다. 또 HR팀장과 마케팅 팀장도 중요했습니다. 이들이 부서 간 협업을 실천하면서 자신의 역할을 잘 수행하는지에 대한 평가를 효과적으로 하기 위해 1대 1 면담과 팀 면담을 적절히 병행했습니다. 또 고객 및 공급자 등 외부의 핵심 이해관계자들에게서도 정보를 수집했습니다. 이러한 평가 결과 외과영업담당 부사장인 카를로스에게서 심각한 문제점이 발견됐습니다. 그는 팀원들 가운데 재직 기간이 가장 길었지만 영업 실적은 형편없었습니다. 또 동료 및 직속 부하직원들은 그가 지나치게 사소한 부분까지 일일이 챙기는 유형의 리더라서 조직의 사기를 저하시킬 뿐 아니라 협업도 잘 하지 않는다고 입을 모았습니다. HR 담당 부사장인 헨리도 문제가 많았습니다. 일반 업무는 능숙하게 처리했지만 사업이 가파르게 성장하는 환경에서 탄력적으로 대응하는 순발력이 부족했던 것입니다. 왓킨스 교수는 평가를 마친 뒤 조직의 문화, 리더의 권한, 인재의 유무 등의 상황을 고려하고 나면 이제 팀을 쇄신할 차례라고 말합니다. 어떤 리더라도 팀원들이 원활하게 정보를 공유하고, 갈등을 신속하게 감지해 처리하고, 문제를 창의적으로 해결하고, 내부적으로 내려진 결정에 대해서는 일사분란하게 움직이는 모습을 기대할 것입니다. 이를 독려하기 위해서는 팀이 어떻게 구성돼 있는지, 팀이 공동의 비전을 중심으로 얼마나 합치돼 있는지, 운영 모델이 무엇인지, 새로운 규칙과 기대치가 팀에 얼마나 통합돼 있는지를 살펴봐야 합니다. 팀 쇄신의 첫 단계는 ‘구성’입니다. 즉 성과가 저조하거나 현재 상황에 필요한 역량을 갖추지 못한 팀원을 교체해야 합니다. 하지만 이런 변화는 조직의 문화나 정치적 여건상 불가능할 경우가 많습니다. 오히려 무리하게 해고 같은 대응방식을 추진했다가 역효과를 불러일으킬 수 있습니다. 따라서 해당 팀원이 정말로 조직에 해가 되는 경우가 아니라면 이런 식의 인적 쇄신은 삼가야 합니다. 대신 좀 더 간접적으로 같은 효과를 추구할 수도 있을 것입니다. 예컨대 팀원들이 자연스럽게 이직을 함으로서 원하는 인재를 유입할 공간을 확보할 수 있습니다. 해당 팀원이 이 팀을 떠나도록 유도하는 방법으로는 크게 리더가 더 우수한 수행 능력을 기대한다는 신호를 보내 팀원이 스스로 다른 일을 물색하게 하거나, 좀 더 적성에 맞는 조직 내 다른 팀으로 이동할 기?만?리더가 직접 찾아주는 방법이 있습니다. 데이비드는 카를로스 부사장이 팀에 걸림돌이 되고 있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래서 경영진, HR본부 등과 협의한 끝에 조기퇴직금을 두둑이 지급해 그를 내보냈습니다. 그리고 그가 맡았던 역할을 없앤 다음, 영업조직을 1인 부사장 체제로 개편했습니다. 통합된 영업조직을 이끌게 될 부사장은 리더십 집중개발 프로그램에 참여하도록 해 큰 조직을 이끌 역량을 키울 수 있게 했습니다. HR 부사장 헨리에게는 사내에서 새로 맡을 자리를 찾아줬습니다. 다행히 그의 적성에 맞는 보상, 복리본부에 공석이 있었고 현 업무에서 지칠대로 지친 헨리는 기꺼이 전직을 수락했습니다. 덕분에 데이비드는 새로운 인재 발굴을 도모할 수 있었습니다. 이렇게 ‘구성’이 마무리된 뒤에는 ‘정렬’ 단계가 필요합니다. 팀을 쇄신하기 위해 리더는 모든 팀원들이 팀의 목적과 방향성을 명확하게 인식하도록 해야 합니다. 이를 위해 팀 내에서 다음 네 가지 질문에 대해 합의해야 합니다. 바로 성취라는 목표와 관련해 무엇을, 왜, 어떻게, 누가할 것인지를 정의하는 것입니다. 특히 리더가 헛발질을 하기 쉬운 질문이 ‘왜 성취해야 하는가’입니다. 동기부여를 위해 리더는 팀 내에 명쾌하고 흡인력 있는 비전을 만들고 팀원들의 자발적 참여를 유발시키는 업무, 자부심을 주는 지위, 승진 가능성 등의 보상을 제공해야 합니다. 개인 평가 면담 및 집단 논의를 통해 데이비드는 팀원들 사이에 목표, 평가지표, 인센티브에 대한 합의가 부족하다는 현실을 알게 됐고 특히 두 영업조직이 공조하도록 만들 인센티브가 전혀 없었다는 사실도 깨달았습니다. 이에 팀원들과 머리를 맞대고 다양한 평가 지표를 아우르는 포괄적인 평가 틀을 만들었습니다. 그 다음 단계로는 운영 모델 개편을 들 수 있습니다. 데이비드는 영업, 마케팅, 커뮤니케이션 부서들 사이에 협업을 촉진시키기 위해 매주 회의를 소집했습니다. 회의가 잦아질수록 중구난방 식이 될 것을 우려해 회의를 세 가지 유형으로 나눠 각 유형마다 회의 주기를 정했습니다. 먼저 전략회의에서는 사업모델, 비전, 전략 등 가장 중대한 결정 사항을 다루고 운영회의에서는 단기성과 지표 관리를 위한 의견을 나누며, 학습회의는 위기를 겪은 후 교훈을 공유하거나 혹은 새롭게 발생한 문제에 대한 대응책을 모색합니다. 이처럼 회의 유형을 구별하지 않은 채 이 모든 활동을 한데 몰아넣은 회의만 반복해서 진행하면 부작용이 생길 수 있다고 왓킨스 교수는 주장합니다. 운영 상의 긴급한 안건들을 처리하느라 전략과 학습에 대한 논의가 뒷전으로 밀려날 수도 있습니다. 따라서 각 유형의 회의 주기, 참석자 범위 등을 미리 설정할 필요가 있습니다. 마침내 쇄신의 마지막 단계로 짚어볼 요소는 ‘통합’입니다. 팀 내에서 바람직한 행동을 함양하고 유지하기 위해 롤모델을 제시해야 합니다. 데이비드는 팀 내 역학관계를 보다 자세히 파악하기 위해 외부에 컨설팅을 의뢰했고 이 평가를 통해 투명성, 심리적 안정감, 단결성이 팀 내 신뢰 문제가 가장 중요한 영향을 끼치는 요소들이라는 사실을 깨달았습니다. 이에 쇄신을 위한 세 가지 절차를 공개하고 리더인 데이비드 본인이 롤모델이 되기 위해 노력했습니다. 세 가지 절차란 모든 팀원이 정보 공유, 상호 존중, 결정사항에 대한 일치단결이라는 행동 원칙에 동의하기, 이런 자세를 토대로 의사결정 과정에 더 투명하게 참여하기, 무엇이든 의사결정을 내려야 할 사항이 있을 때는 데이비드가 단독으로 결정할지, 소수의 팀원과 논의할지, 아니면 전체 회의를 통해 합의를 구할지를 사전에 공지하기입니다. 이렇게 쇄신작업이 마무리되면 리더는 이 결과를 토대로 단기간 내에 몇 차례의 성공 사례를 만들어 팀원들이 실제 조직 재정비의 효과를 눈으로 확인할 수 있게 해야 합니다. 성취감이 자신감을 키우고 또 다른 성취를 낳는 선순환을 일으킬 수 있기 때문입니다. 결국 리더의 덕목은 ‘사람을 다스리는 것’입니다. 기존의 리더에 대한 불만감, 의사결정 구조의 불투명함 등에 지친 기존 팀원들은 어쩌면 새로운 리더의 합리적인 쇄신안에 자발적으로 참여할지도 모릅니다. 다른 리더가 맡던 팀을 넘겨받아 새로운 혁신을 꿈꾸는 일은 어려운 도전과제임은 분명합니다만, 다행히 불가능한 과제는 아닌 것 같습니다. 감사합니다.
인사조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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