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택근무라는 새로운 현실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수백만 명이 하루아침에 원격근무로 전환했다. 이런 상황이 오피스의 미래에 어떤 의미를 가질까?
오피스가 정말 필요할까? 재택근무 붐이 미래에 미치는 영향
HBR 오피스에 있는 내 책상은 난장판이다. 책, 폴더 더미, 동료들이 준 선물(주로 고양이 관련 물품이다), 다 쓴 볼펜 수십 자루가 여기저기 널려 있다. 그 모습이 나는 꽤 마음에 든다. 내 자리 양 옆에는 상사와 동료의 자리가 있다. 두 사람의 책상은 좀 더 깔끔하다. 더 넓게 보면 디지털 팀의 나머지 직원들은 탁 트인 공간에 자리잡고 있고, 매거진 팀은 주로 칸막이 사무실에서 일한다. 완벽한 업무공간은 아니다. 엄청 추울 때도 많고, 편집에 집중할 만한 조용한 장소도 턱없이 부족하다. 하지만 인터넷이 잘되고, 커피와 프린터기가 있다. 널찍한 창 너머로는 고속도로가 보인다. 일을 마치고 집이나 헬스장으로 향하는 퇴근길에 나는 그날 있었던 일들을 적당히 뭉쳐서 내일까지 ‘던져놓는’ 정신적 모드 전환 연습을 한다.(이상하게 들리겠지만 분명 효과는 있다.)
그레첸 가베트의 홈 ‘오피스’인 소파
지금 나는 이 글을 우리 집 거실에서 트레이닝복 바지를 입고 타이핑하고 있다. 코로나19 팬데믹이 시작되자 3월 중순부터 오피스가 폐쇄됐기 때문이다. 우리 집 인터넷은 하루에 두 번꼴로 끊긴다. 나는 한 공간에서 이메일과 슬랙 메시지에 답하고 운동도 한다. 거실에 있다가 저녁을 준비하러 주방에 가는 도중에 머릿속으로 하루 일을 대충 뭉쳐서 던져놓는다. 나는 어쩌다 보니 시작된 한 거대한 실험의 참가자일 뿐이다. 실험의 주제는 이렇다. 지식노동자에게 오피스가 꼭 필요할까?
뉴욕타임스 매거진 6월호에 실린 클라이브 톰슨의 글에 요약돼 있듯이, 팬데믹 이전에는 미국 전체 노동자의 5~15%가 재택근무를 했다. MIT, 전미경제연구소, 업워크Upwork가 공동으로 실시한 초기 연구에 따르면, 올해 4월을 기준으로 코로나19 이전에 직장이 있었던 미국인의 절반이 재택근무를 했다. 미 정부 직원들은 오피스 출근을 재개했지만, 코로나19가 전국적으로 확산되고 실내 공기전염 가능성에 대한 새로운 증거가 나오면서 다른 많은 오피스는 무기한 폐쇄 방침을 계속 유지할 수도 있다. 미국 외 지역의 사정은 제각각이다. HBR 중국지사에 있는 한 동료에 따르면, 최근 베이징에서 코로나19가 확산됐는데도 광범위한 감시, 적극적인 검사와 추적 덕분에 많은 오피스가 2월 말부터 계속 운영되고 있다. 반면 인도에서는 가급적 재택근무를 하도록 권장하고 있다. 얼마 전 ‘포천’에 실린 한 기사는 유럽의 많은 오피스 건물들이 여전히 코로나19 관련 제한 조치들을 실시 중이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