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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품다각화가 초래하는 문제
안녕하세요, 조진서입니다. 네덜란드에 본사가 있는 필립스는 2003년 기준 유럽에서 특허를 가장 많이 출원한 회사였습니다. 미국의 대표 전자기업이 GE라면 유럽에는 필립스가 쌍벽을 이뤘죠. 그런데 2000년부터 2010년 사이 이 회사의 매출이 40%나 하락했습니다. 무슨 일이 일어났을까요? 문제는 너무 많은 것을 팔려고 했다는 것입니다. 오늘은 제품다각화 전략의 문제점과 대안을 알아보겠습니다. 필립스는 120여 년 동안 사세를 확장하면서 2000년 기준 조명, 전자제품, 가전 및 생활용품, 전자부품, 반도체, 의료시스템 등 6개 분야에서 사업을 하고 있었고, 세부 상품군은 2011년까지 60개 이상으로 불어납니다. 또 제품 라인별로 또 지역별로 사업 책임자들이 자신들에게 필요한 지원 시스템을 개별적으로 디자인할 수 있게 해줬기 때문에 공급망과 영업, 마케팅, R&D, 그리고 관리 프로세스의 운영이 지나치게 복잡해졌습니다. 예를 들어 어떤 병원이 필립스의 의료용 스캐너와 관련 소프트웨어 및 서비스까지 구매하려 할 때, 이 병원은 이 각각에 대해서 필립스 각 부서의 여러 담당자들과 따로 상담하고 인보이스도 별도로 받아야 했습니다. 고객 입장에선 똑같은 데이터를 몇 번씩 반복해서 입력하고, 또 부서마다 일관성 없는 담당자들을 상대해야 하니 시간과 리소스 낭비가 이만저만이 아닙니다. 내부 직원들에게도 혼란이 가중됐습니다. 사내 ERP시스템만 60개까지 불어났고 전체 IT 서비스의 수는 1만개 이상이었습니다. 고객 데이터가 이 수많은 시스템에 산재해있다 보니 일선에서 뛰는 직원들이 필요한 데이터를 찾기도 어렵고 고객들에게 일관된 서비스를 제공하기도 불가능했습니다. 이렇게 사업이 무분별하게 확장된 이유는 무엇일까요? 보통 일선 직원들은 제품 다각화가 몰고오는 문제들을 잘 이해합니다만, 가장 위에 있는 리더급들은 문제점들은 잘 보지 못하고 잠재적 혜택에만 집중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항상 신제품을 빨리 도입하거나 경쟁사 제품을 모방하려고 합니다. 신제품 출시로 인한 다른 제품들의 자기잠식(카니발라이제이션)까지는 리더들도 잘 파악을 하지만, 운영상 복잡성이 높아지면서 발생하는 비용 상승은 제대로 고려하지 못하는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결국 필립스는 대규모 구조조정을 해야 했습니다. 이 중 의료와 소비자용품을 합쳐서 만든 헬스테크 부분만 남기고 나머지는 모두 순차적으로 매각했습니다. 이로서 수익률과 주가는 모두 상승했지만 덩치는 상당히 줄어들 수밖에 없었고, 또 해고와 같은 조직원들의 고통이 수반되었습니다. 이렇게 제품다각화로 인해서 운영이 방만해지고 그로 인해 부작용을 겪었던 또 다른 사례로 레고가 있습니다. 레고그룹은 원래 장난감 블록을 만들죠. 1990년대부터 이 회사는 블록의 종류를 크게 늘립니다. 1997년부터 2004년 사이에 블록 수가 약 6000종에서 1만2000종으로 두 배가 늘어납니다. 또 컴퓨터게임, 아동복, 테마파크 사업에도 진출합니다. 그러다보니 공급망이 복잡해지고 직원과 고객들 모두가 어려움을 겪기 시작합니다. 어떨 때는 한 세트를 구성하는 블록 500개 중에 단 하나의 재고가 없어서 생산을 못하는 경우도 있었습니다. 한 국가에는 재고가 동이 났는데 바로 옆 나라엔 재고가 쌓여있고 그것을 가져오지 못하는 상황도 연출됐습니다. 결국 2004년에 파산 위기까지 몰리게 됩니다. 네덜란드 로이틀링겐대의 마틴 모커 교수, 그리고 미국 MIT경영대학원의 잔 로스 연구원은 이렇게 필립스와 레고 같은 기업들이 겪었던 제품다각화 문제에 대한 해법을 찾기 위해 일곱 개 글로벌 기업의 경영진 72명을 직접 인터뷰하고 255명을 설문조사했습니다. 그런 다음 세 가지 해결책을 집중했습니다. 첫째, 다각화 대신 통합에 집중해야 합니다. 단기적으로는 신제품 출시나 새로운 수입원을 포기하더라도, 통합적인 고객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을 목표로 해야 합니다. 과거 필립스의 의료기기 부서는 의료기기 하드웨어를 판매하는데 집중했지만 이제는 한 부서에서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 병원 운영 컨설팅 서비스까지 통합적으로 판매합니다. 또 미국 아이오와주에 본사가 있는 프린시플 파이낸셜 그룹이라는 보험회사는 중소기업 근로자들 대상의 연금과 보험상품을 판매하는데요, 판매하는 상품의 수는 줄이는 대신 중소기업의 HR담당자 입장에서 가장 심플하고 가장 편안하게 일할 수 있는 통합 연금보험 패키지를 제공하면서 급성장하고 있습니다. 둘째, 신제품을 개발하고 혁신을 추진하는 팀과, 그 혁신의 결과를 처리해야 하는 영업, 서비스 팀을 통합시켜야 합니다. 일을 벌?甄?사람과 뒷감당하는 사람을 떨어뜨려놓지 말라는 것이죠. 필립스는 이제 신규 디지털 제품을 도입할 때 엔지니어뿐 아니라 영업과 IT직원들도 함께 모여 애자일 방법론에 따라 개발 과정에 참여합니다. 레고 역시 사내 프로세스를 최적화하기 위해 영업, 제조, 재무, 혁신, 개발 등 주요 직무별 전문가들이 모이는 PEN이라는 팀을 만들어서 통합 작업을 성공적으로 진행했습니다. 마지막 셋째, 조직원들이 혁신에 중독되지 않도록, 혁신을 위한 혁신을 하지 않도록, 회사의 방향을 명확하게 제시해줘야 합니다. 레고는 회사의 미션이 ‘미래의 빌더들을 육성하고 그들에게 영감을 주는 것’이라고 합니다. ‘빌더’는 뭔가를 만드는 사람을 말하는 데요, 이런 회사의 미션에 맞지 않는 제품이나 프로세스는 설령 수익성이 보인다 해도 도입하지 않고 있습니다. 이런 미션 선언문은 혁신이 목적성을 잃고 방황하지 않게 하는 나침반 역할을 합니다. 지금까지 제품다각화의 부작용을 줄이기 위한 세 가지 방법을 소개해드렸습니다. 일반적으로 경영진은 신제품을 출시해서 회사를 성장시키려는 욕구를 갖고 있습니다. 하지만 거기에 따르는 복잡성의 증가라는 짐은 일선직원들이 떠안기 마련입니다. 너무 일이 커진 후에 제품을 통합하려 하면 조직 전체에 막대한 스트레스를 주게 됩니다. 현명한 기업 매니저라면 미리미리 사내 조사를 통해서 현재 우리 사업이 너무 복잡해지고 있는 것은 아닌지, 오퍼레이션에 과부하가 걸리거나 고객의 불편을 야기하고 있는 것은 아닌지 체크해봐야 할 것입니다. 감사합니다.
전략 & 마케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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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 5월호
경쟁사로 이직했던 유능한 직원이 다시 돌아오고 싶어한다면?
최근에 ‘평생직장’이라는 말은 완전히 사라지다시피 했습니다. 경제환경과 산업환경이 엄청나게 변하고 있기 때문에, 유능한 직원들일수록 이동이 잦습니다. 특히 첨단기술 스타트업이나 컨설팅 업계 등 ‘인재’가 중심이 되는 업계일수록 이러한 이직은 더욱 자주 일어납니다. 경쟁사로 훌쩍 떠나는 일도 많지요. 최근 하버드비즈니스리뷰 케이스스터디에서는 바로 경쟁사로 떠났다가 다시 돌아오기를 희망하는 직원을 두고 다시 받아들여야할지 고민하는 CEO얘기를 하나 다뤘습니다. 람 카푸르는 친환경디자인회사 그린임팩트컨설팅의 창업자이자 CEO이고요, 하리 슈클라는 회사 설립초기에 회사에서 가장 유능한 직원 중 하나였지만, 2년 전 경쟁사로 떠난 사람입니다. 그런 하리가 람에게 다시 연락을 해서 그린임팩트컨설팅으로 돌아오고 싶다고 한 것이죠. 아마 여러분이 CEO라도, 혹은 회사의 옛 팀원이 다시 돌아오고 싶어하는 상황이고 여러분이 재채용 권한이 있는 팀장이라도 결정이 쉽지 않을 것 같습니다. 그럼 람 CEO의 고민 속으로 한 번 같이 들어가 보겠습니다. 모든 문제의 시작은 돌아오고자 하는 직원인 하리가 매우 유능한 직원이었다는 사실입니다. 창업 초기 하리는 그린 임팩트에서 람의 오른팔 같은 존재였습니다. 람이 사무실에서 기술분석팀과 디자인팀을 이끌 때, 하리는 회사의 주거용, 상업용 부동산개발사업 현장에서 토목기사들을 감독했다고 합니다. 람 입장에서는 하리가 1등 공신이었는데요, 회사를 설립한 첫해에, 지역 개발자들에게 친환경 건축기법의 중요성을 납득시키는 게 매우 어려웠던 상황에서 8년차 하리가 들어와 사업을 호전시킬 수 있었다는 거죠. 두 사람은 친구이자 동료로서 완벽한 팀을 이뤘고, 람은 당시 그린임팩트가 친환경 건축회사로서 인도 내에서 탑 3안에 들어가는 게 시간문제라고 여겼습니다. 하지만 바로 이때, 그린임팩트가 인도 탑 3 회사로 올라서려던 바로 그때 하리가 회사를 그만두게 됩니다. 말은 ‘개인적 사유’였지만, 결국 더 큰 경쟁사인 서스테이너블빌드 그룹으로 간 거죠. 람의 배신감은 아주 컸다고 합니다. 물론 람도 인도에서 기업가로 살면 이런 위험요소가 따른다는 것을 잘 알고 있었습니다. 인재시장에는 늘 사람이 부족한 탓에 소규모 회사는 인지도가 더 높고 성공적인 회사들에 유능한 직원들을 자주 빼앗겼던 거죠. 그럼에도 불구하고 람의 배신감은 클 수밖에 없었습니다. 그리고 하리가 떠난 후 확실히 회사는 어려워졌습니다. 람이 사무실과 현장을 모두 관리해야 하는 상황이 됐고, 업무가 과중해지면서 계획했던 성장도 차질이 생겼습니다. 기존 고객을 관리하고 직원의 고용을 유지하는 데 중점을 둘 수밖에 없었던 거죠. 심지어 다른 직원들이 하리처럼 회사를 떠나지 않도록 하기 위해서 전 직원의 급여를 올려줘야 했습니다. 마케팅에는 당연히 신경을 쓸 겨를이 없었고, 간신히 사업을 유지했던 겁니다. 그렇게 힘든 한 해를 보내면서 람은 그린임팩트를 다시 정상궤도에 올려놓게 됩니다. 하리 밑에 있던 직원 두 명이 능력을 키웠고, 집중적인 교육과 코칭을 통해 하리의 빈자리를 메울 수 있게 됐습니다. 그럼 굳이 람이 자신에게 배신감을 안겨?少?하리를 다시 받아들일 필요가 있을까요? 아시다시피 하버드비즈니스리뷰 케이스스터디에서 독자들에게 던지는 ‘딜레마’는 그렇게 간단하지 않습니다. 최근 람은 중동지역으로의 시장확대를 고려하기 시작한 상황입니다. 그런데 겨우 인도 내의 비즈니스를 완벽하게 소화하게 된 직원 두 명을 데리고 중동지역까지 커버할 수는 없는 노릇인거죠. 그런데 하리가 돌아온다면 람의 이 꿈이 실현가능해집니다. 비즈니스를 위해서는 그가 다시 필요하다는 생각도 들기 시작했던 겁니다. 람은 하리가 ‘왜 돌아오려하는 지’ 들어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어 결국 하리와 통화를 하게 됩니다. 하리는 그린임팩트에서의 끈끈한 유대감을 그리워했고, 새 직장의 지나치게 긴 근무시간에 힘들어하고 있었습니다. 그리고 계속 ‘관리’만 하는 게 아니라 뭔가 새로운 사업에 도전하고 이뤄가는 경험을 다시 하고 싶다는 말도 전했습니다. 람도 예전의 추억이 떠오르면서 그와 함께 다시 일해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지만, 어려운 시기를 함께 고생하며 성장해 준 다른 직원들의 의견도 존중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이때 하리가 없는 동안 크게 성장하면서 회사의 중추가 된 두 직원이 람을 찾아옵니다. 한 직원은 이미 자기들끼리 하리의 컴백에 대한 얘기를 나눴다고 하면서 대부분이 하리의 복직에 찬성한다는 의사를 밝힙니다. 일단 현재 하리처럼 능력있는 사람이 그린임팩트로 와야 중동 지역 시장확대 등 신사업과 신시장 개척이 가능하다는 현실적 이유였습니다. 또 그가 그린임팩트로 오지 않고 또 다른 경쟁사로 가게 될 경우 그것 역시 큰 손해일 것이라는 의견도 나왔습니다. 하지만 다른 동료들은 여전히 하리에 대한 원망이 남아있는 경우가 있다며 ‘믿음의 회복’이 가능할지 고민해볼 필요는 있다고 말했습니다. 아무리 비즈니스적으로 하리가 다시 필요하다고 해도, 정말 직원들이 진심으로 다시 하리를 받아들일 수 있을지 고민이 되는 대목입니다. 하버드비즈니스리뷰 케이스는 이번에도 역시나 상반된 두 전문가의 의견을 제시합니다. 여러분도 한 번 두 의견을 꼼꼼히 따져보시기 바랍니다. 우선 삼다르시 나이야르라는 인도 그린호라이존 컨설팅의 창업자이자 대표이사는 하리를 다시 받아들이면 안 된다고 합니다. 우선 람과 하리 사이에 신뢰는 예전에 무너진 상태였고, 그건 전화 몇 통으로 복구될 수 있는 문제가 아니라는 거죠. 하리가 돌아오려는 동기도 불분명하고 심지어 수상하다는 지적도 합니다. 또 하리가 돌아온 지 얼마 안돼 다시 떠날 가능성도 있는데, 그땐 어떻게 수습할거냐는 질문도 던집니다. 혹시나 하리가 경쟁회사의 정보를 가져올 수도 있겠지만, 그것도 100%확실한 게 아니라고 말합니다. 또 한편으로 과연 람에게 하리가 정말 필요하냐는 질문도 합니다. 이미 성장한 훌륭한 두 직원이 하리보다 더 나을 수도 있다는 거죠. 그냥 하리는 하리대로 잘 되기를 기도해주고, 어려운 시기를 함께 보낸 믿음직한 동료들과 다시 시장을 개척해나가라고 조언합니다. 글로벌 디자인업체 겐슬러의 공동 CEO인 다이앤 호스킨스는 상반된 의견을 제시합니다. 하리를 다시 고용해야 한다는 거죠. 그린임팩트의 현 성장단계를 고려해보면, 람은 지금 전략적 리더십을 발휘해야하는데 바로 하리가 이 중요한 순간에 꼭 필요한 기량을 보여줄 수 있을 것이라는 얘깁니다. 람이 새로운 인재를 기용할 수도 있겠지만, 하리는 더 짧은 시간안에 업무에 적응가능하다는 장점도 있고, 직원들과 회사 문화에도 익숙하다는 겁니다. 그리고 돌아오는 직원을 꼭 ‘용서’의 관점에서 봐야하는지도 의문이라고 합니다. 직원들이 회사 외부에서 성장하더라고, 각자의 성장이 팀에 어떤 이로움을 주는지 관점에서 볼 문제라는 것입니다. 직원들이 기량을 향상시키고 리더십 역량을 키우는 건 꼭 회사 내부가 아닐 수도 있다는 거죠. 다른 회사, 경쟁사로 갔다가 거기에서 더 성장해 돌아온다면 그건 회사로서 좋은 일이라는 논리입니다. 오히려 그렇게 돌아온 직원들을 환영하는 분위기를 조성함으로써 잠깐 어떤 이유로든 나갔던 인재가 자꾸 돌아온다면 그게 회사에 더 도움이 된다는 것입니다. 물론 하리를 다시 데려오는 방법은 신중하게 고민해야한다고 조언도 합니다. 람이 어떤 감정에 치우치지 말고 전략적으로 결정해야 한다는 겁니다. 오직 하리가 비즈니스에 도움이 되는가 아닌가만을 놓고 고민하라는 게 핵심입니다. 하리와 깊은 얘기를 나누고 그가 왜 떠났는지, 돌아온다면 어떤 역할을 하게 될지 논의해야하고 이 과정에서 비즈니스에 도움이 된다는 확신이 들 때 받아들여야한다고 조언합니다. 앞서 이 비즈니스 케이스를 다루기 시작할 때, 여러분이 CEO라면, 혹은 회사의 옛 팀원이 다시 돌아오고 싶어하는 상황이고 여러분이 재채용 권한이 있는 팀장이라면 어떻게 하겠느냐고 질문을 던졌습니다. 오늘 이 비즈니스 케이스를 쭉 따라오시면서 아마도 마음 한 구석에 ‘나는 어떻게 하겠다’라는 결심이 서지 않았을까 생각해봅니다. 두 전문가의 상반된 조언이 있지만, 어느 것 하나를 정답이라고 할 수는 없습니다. 다만 두 가지 상반된 의견은 매우 보완적인 관점을 제시해줍니다. 재채용 하지 않는다는 결정을 하더라도, 이런 문화가 자칫 개방적이고 자유로운 조직문화를 해칠 수 있다는 점을 고려해야 합니다. 또 재채용을 결정했다 하더라로 하리가 다시 배신할 수 있는 가능성과 그에 대한 나름의 대책을 수립할 필요가 있습니다. 유사한 상황이 다양한 조직에서 반복될 수 있는 만큼 여러분의 동료들과 함께 워크샵에서 혹은 자유로운 회의나 회식자리에서 이런 얘기를 꺼내놓고 논쟁을 해보는 것도 좋을 것 같습니다. 감사합니다.
인사조직 & 재무회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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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 12월호
기업이 정부의 외교정책 방법론에서 배워야 할 점은?
안녕하십니까, 장재웅입니다. 기업 경영에 있어서 가장 큰 리스크는 무엇일까요. 지난 2014년 6월 영국의 중앙은행인 영란은행이 실시한 설문조사 결과에 따르면 경영자들은 의외로 지정학적 리스크를 가장 심각한 위기로 꼽았습니다. 사이버 공격이나 금융시장 붕괴, 심지어 디플레이션 등 경제 관련 이슈보다도 지정학적 리스크를 더 크고 심각한 위협으로 여기고 있다는 뜻입니다. 지정학적 리스크는 최근 들어 더 주목을 받고 있습니다. 영국의 브렉시트나 중국의 동중국해와 남중국해 영유권 주장, IS의 무파별 테러,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 등으로 전세계적으로 지정학적 리스크가 커지고 있습니다. 특히 북한의 핵실험과 미사일 발사 등으로 한국은 지정학적 위험이 전 세계에서 가장 높은 나라 가운데 하나로 평가받고 있는 만큼 한국 기업들은 지정학적 리스크에 대해 보다 큰 관심을 기울여야 합니다. 국제관계 분야의 최고 전문가로 꼽히는 존 치프먼 영국 ‘국제전략연구소’ 소장은 하버드비즈니스리뷰를 통해 이제 기업들도 국가처럼 독자적인 외교정책을 펼쳐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즉, 외교문제를 풀기 위해 외교관들이 펼쳐왔던 다양한 방법론과 솔루션들을 기업들도 도입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그렇다면 기업이 정부의 외교정책 방법론에서 배워야 할 점은 무엇일까요. 우선, 정부의 외교정책 수립 프로세스부터 배워야 합니다. 정부의 외교정책 수립은 이해관계 정의, 정보 수집과 분석, 지역 또는 경제권 수준의 동맹관계 탐색, 목표 달성에 기여하는 환경 조성의 과정을 거칩니다. 기업 역시 앞으로는 이런 방식을 활용해 다양한 활동을 펼쳐나가야 합니다. 21세기 기업은 정치로부터 자유로울 수 없기 때문입니다. 또 기업은 앞으로 새로운 시장에 진입할 때 지정학적 리스크 분석을 필수적으로 수행해야 합니다. 여기에는 몇 가지 원칙이 있습니다. 먼저, 초국가적 리스크를 분석해야 합니다. 국가를 넘어서는 수준의 위협 요인이 자주 발생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노르웨이의 석유기업인 스타토일은 영국의 BP,알제리 국영 석유회사 소나트라크와 함께 알제리에 천연가스 생산시설을 운영했습니다. 그러나 2013년 1월 이곳에서 벌어진 테러로 인해 10개국 노동자 40명이 목숨을 잃게 됩니다. 노르웨이 정보국의 조사 결과 알카에다가 테러를 주도했는데, 말리 내전에 개입한 프랑스에 대한 보복으로 리비아 남서부에서 작전을 개시해 알제리에서 테러를 벌였다고 합니다. 즉, 알제리 한 국가에 대한 지정학적 위험 분석만으로는 이런 식의 초국가적 테러에 제대로 대처할 수 없는 상황인 것입니다. 이 사건에서 교훈을 얻은 스타토일은 국가 수준과, 초국가 수준의 위협 요인을 모두 파악한 다음 이들을 조합해서 여러 가능성을 가정해 결과를 예측하는 방식으로 지정학적 리스크를 분석하는 팀을 운영하고 있습니다. 또 국제관계 전문가를 이사회에 초청해서 조언을 구하고 있다고 합니다. 초국가적 분석도 필요하지만, 국가 내 특정 지역의 위험을 구분하는 역량도 필요합니다. 쿠르드자치정부가 관할하는 이라크 북부는 상대적으로 정치적 안정성을 확보하고 있으므로 원유개발회사들이 기꺼이 투자하는 지역입니다. 인도네시아는 발리 폭탄테러 등 테러로부터 자유롭지 못한 지역이지만 비교적 안전한 항구도시인 수라바야에 취항하는 해운회사들은 여전히 활발하게 영업활동을 펼치고 있습니다. 같은 국가라도 지역마다 정치적 위험이 굉장히 다릅니다. 실제 멕시코 시나올라주는 전 세계에서 살인율이 가장 높지만, 치아파스 주의 경우 하와이와 비슷한 수준높은 인적자원과 안전도를 자랑한다고 합니다. 지역별로도 치밀한 리스크 분석이 필요합니다. 자국과 인접국가의 상황을 무시하지 않는 것도 중요합니다. 브라질 광산업체 발레는 아프리카 모잠비크에 투자해 큰 성공을 거둡니다. 사전에 충분한 조사와 분석을 통해 만반의 준비를 갖췄기 때문이죠. 그런데 오히려 인접 국가인 아르헨티나에서는 실패를 맞보기도 했습니다. 2011년 멘도사 주 서쪽에 수십억 달러를 투자했지만 환율 규제와 살인적인 인플레이션으로 콜로라도강 인근 광산시설에 소요되는 비용이 폭발적으로 증가하자 2013년 사업 철회를 발표하기도 했습니다. 지정학적 리스크 분석이 단순히 투자 결정 이전에만 효과적인 것은 아닙니다. 기업의 명성은 특정 국가에서의 성공이나 실패가 만들어 낸다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때문에 기업은 투자 결정 이후에도 시장에 존재하는 다양한 이해관계자를 확인하고, 기업 목표 지지세력과 비판세력을 모두 이해한 다음, 각 이해관계자와 효과적으로 관계를 맺을 수 있는 전략을 개발해야 합니다. 다음에서 효과적인 기업 외교 전략 수립의 네가지 원칙을 살펴보도록 하겠습니다. 먼저, 다국적 기업은 독자적인 국제정책을 개발해야 합니다. 해당 기업이 속한 정부 정책과 같은 국제정책을 활용하다가는 난관에 봉착할 수 있습니다. 그렇다고 자국의 외교정책을 수정하려하면 너무나도 큰 노력이 들어갑니다. 때문에 독자적인 국제정책이 필요합니다. 화웨이의 미국 통신장비 시장 진출이 좋은 예입니다. 화웨이는 최근 미국 통신장비 시장 진출을 노리고 있지만 미국 연방정부의 반대로 어려움을 겪고 있습니다. 화웨이의 창업자인 런정페이가 인민해방군 출신이라는 이유에서입니다. 화웨이가 미국 통신장비를 통해 중국 보안당국으로 미국의 기밀을 유출할 것이라는 우려까지 제기됐습니다. 이에 화웨이는 최근 전략을 바꿔 주정부와 미 전역의 중소도시에 기반을 둔 소규모 통신사를 노리고 있습니다. 그리고 중국 정보로부터의 자율성을 강조하는데 도움이 된다면 어떤 일도 마다하지 않고 있습니다. 좀처럼 인터뷰를 하지 않는 런정페이가 직접 인민해방군의 최전선을 수호하는 기업으로 각인된 점을 위식하며 “우리의 목표는 화웨이를 유럽 기업으로 인식시키는 것”이라고 말한 것이 그 방증입니다. 말 자체는 다소 과장된 점이 없지 않지만 기업은 정부의 공식적 외교정책으로부터 멀찌감치 떨어질 필요가 있다는 사실을 명쾌하게 보여주는 사례입니다. 또 가능하다면 어떤 국가에 속한 기업이라는 이미지보다는 초국가적 이미지를 형성하는 게 기업 경영에 도움이 됩니다. 한국 기업들도 과거에는 ‘코리아 디스카운트’를 피하기 위해 한국 국적임을 숨기기도 했죠. 뿌리를 밝히지 않는 전략을 활용하기 위해서는 두 가지를 고려해야 합니다. 첫째로, 특정 국가와 아무런 관련이 없다는 점을 의도적으로 드러내는 전략이 오히려 효과를 발휘하기도 합니다. 일본 기업의 아프리카와 남미 진출 성공요인 중 하나는 노동 착취로 악명 높은 중국 기업과의 차별성을 부각시켰기 때문입니다. 둘째는 어느 곳에도 납세의 의무를 질 필요가 없다고 느낄 정도로 무국적기업이 돼서는 안 됩니다. 정당하게 부과되는 법인세 납부 거부는 기업의 명성에 흠집을 내어 국제정책의 실패로 이어집니다. 최근 미국 정부가 조세 회피 목적의 법인 해외이전에 강력한 법적 제재를 가하기로 한 사례처럼 말이죠. 정치적 관례를 다양화하는 노력도 필요합니다. 단순히 해당 정부와의 네트워크가 아니라 여러 이해관계자와 좋은 관계를 맺는 장기적 접근이 중요합니다. 스페인 석유회사 렙솔이 좋은 사례일 수 있습니다. 렙솔은 지난 1999년 아르헨티나의 YPF를 인수해 렙솔YPF라는 이름으로 아르헨티나에 진출했습니다. 당시 아르헨티나 대통령이었던 네스토르 키르치네르 대통령과의 친분 덕분이었습니다. 그러나 이후 대통령이 크리스티나 페르난데스로 바뀌면서 아르헨티나 정부는 YPF의 국유화를 선언합니다. 렙솔이 키르치네르 대통령 시절 쌓아둔 인맥은 페르난데스 정권에서는 효과가 없어졌습니다. 결국 렙솔은 속수무책으로 YPF를 빼앗기고 맙니다. 특정 이해집단과만 긴밀한 관계를 구축하면 오히려 그 관계가 취약점으로 작용하기도 한다는 점을 보여주는 사례입니다. 마지막으로 파괴적 결정을 내리는 것을 경계해야 합니다. 2015년 나이지리아 정부는 아프리카 최대 통신사인 MYN에 무려 52억달러의 벌금을 부과했습니다. 나이지리아 정부는 주소를 등록하지 않은 500만 명의 가입자에게 통신서비스를 중단하라고 명령했는데 MYN이 이 명령을 따르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나이지리아 정부는 무장단체들의 이동전화를 사용하지 못하도록 하기 위해 반드시 주소를 등록한 사람만 이동전화 서비스를 이용핟록 했는데 MYN은 이런 안보적 이슈에 대해 제대로 대처하지 못해 결국 정부로부터 엄청난 보복을 당하고 말았습니다. 정부와 정면으로 맞서는 파괴적 행동은 엄청난 리스크를 수반하기 때문에 반드시 주의가 필요합니다. 독자적인 국제정책을 개발하고, 가능하면 초국가적 이미를 주축하며, 정치적 이해관계를 다양화하면서 파괴적 행동을 하지 않는 것, 기업 국제정책 수립과 관련해 잊지 말아야 할 포인트입니다. 감사합니다.
전략 & 재무회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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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 9월호
차별의 온상으로 다시 부각되고 있는 온라인 시장, 그 해결책은?
안녕하세요, 장윤정입니다. 물건을 구입할 때 인종이나 성별 때문에 차별을 경험해보신 적 있으신가요? 1980년대 미국의 한 연구팀은 새 차를 구매할 때 흑인이나 여성들이 백인남성보다 불리한 조건으로 거래하게 되는지를 확인해봤습니다. 백인과 흑인, 여성과 남성이 고루 섞인 38명의 조사원들이 150여개의 자동차 대리점을 돌아다녔죠. 결과는 어떠했을까요? 차를 살 때 흑인 여성은 백인남성보다 평균 900달러나 더 지불하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시장이 얼마나 차별적이었는지를 보여준 증거였지요. 인터넷 상거래가 시작되면서 사람들은 온라인 공간에서는 인종차별과 성차별이 일어나지 않을 것이라고 기대했습니다. 온라인 상거래의 1세대 주자인 이베이나 아마존에서는 철저히 ‘익명성’을 바탕으로 거래가 이뤄졌습니다. 이와 관련한 미 ‘뉴요커’지의 유명한 만평도 있었습니다. “인터넷에서는 아무도 네가 개라는 걸 모른다니까.” 하지만 인터넷 상거래가 진화하면서 상황은 달라졌습니다. 이젠 상거래 사이트에서 당신이 흑인인지, 백인인지, 남성인지, 여성인지를 알 수 있습니다. 온라인에서 개인 신상이 드러남에 따라, 인터넷은 차별의 온상으로 다시 부각되고 있습니다. 과연 디지털 세상에서는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는 것일까요? 에어비앤비는 온라인 시장에서 차별이 벌어지고 있음을 보여주는 대표적 사례입니다. 에어비앤비는 숙소를 빌리려는 게스트가 후보리스트를 검색하면, 해당 숙소의 주인 사진이 관련 설명과 함께 뜹니다. 숙소의 주인인 호스트 역시 예약을 승인하거나 거절하기 전에 잠재 게스트의 이름은 물론 사진도 볼 수 있습니다. HBR필진들은 사용자 프로필을 20개 만든 다음 6400명의 호스트에게 예약신청을 보냈습니다. 프로필의 반은 흔한 백인 이름, 반은 흔한 흑인 이름으로 만들었고 나머지 신상정보는 동일하게 설정했습니다. 실험 결과 백인으로 추정되는 이름으로 예약을 신청했을 때보나 흑인으로 추정되는 이름을 사용했을 때 호스트의 예약 승인률이 16% 낮았습니다. 인종차별적인 성향이 특별히 강한 호스트들이 있다는 얘기죠. 그렇다면 이 같은 차별 가능성을 낮추거나 차별을 아예 막을 수 있는 방법은 없는 것일까요? 다행히 플랫폼을 어떻게 디자인하느냐에 따라 차별에 대한 취약성이 달라질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리프트는 운전자에게 잠재고객의 사진을 제공하지만 우버는 이를 공개하지 않습니다. 자체적으로 잠재적 차별요인을 조사하고 개선책을 찾기 위한 조치를 취한 기업들도 있습니다. 이베이의 경우, 사회심리학자들과 팀을 꾸려 남성판매자들이 여성판매자보다 유사한 제품에 대해 더 높은 가격을 받지는 않는지 조사해서 대응 방안을 마련하기도 했습니다. 필자는 차별 리스크를 최소화하길 원하는 기업들을 위해 플랫폼 디자인의 두 가지 기본원칙과 4가지 선택사항을 제시합니다. 온라인 비즈니스에는 국적이 없기 때문에 한국 기업가들도 차별 가능성을 원천적으로 차단하는 방법에 대해 주목할 필요가 있습니다. 일단 첫 번째 원칙은 차별을 불러일으킬 수 있는 잠재적 요인들을 잘 살펴야 합니다. 혹시 인종과 성별, 집단별로 거래 성공률이 다른지 정기적으로 점검해서 경영진에게 보고하는 시스템을 갖춰야 합니다. 이런 시스템이 갖춰지면 어떤 영역에서 차별이 발생하는지, 그리고 시간이 흐르면서 상황이 얼마나 개선되는지 파악할 수 있습니다. 두 번째 원칙은 실험적 사고방식을 유지하라는 것입니다. 플랫폼들은 ‘실험’에 능하고, 이를 통해 발전해온 곳들입니다. 차별 이슈에 대해서도 그들은 실험을 실행해야 합니다. 어떤 옵션이 차별 가능성을 높이거나, 낮추는지 말입니다. 실제로 최근 에어비앤비가 호스트의 사진을 메인 검색결과 페이지에서 뺐을 때 예약결과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살펴보는 실험을 벌였습니다. 물론 그 결과를 대중에게 공개하지는 않았지만 시도 자체만으로도 매우 훌륭한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디자인 시 고려할 4가지 사항을 살펴볼까요. 일단 첫째, ‘너무 많은 정보를 제공하는 건 아닐까?’란 질문부터 던져볼 필요가 있습니다. 사실 인종이나 성별처럼 민감한 사용자 정보를 거래 성사 전까지 제공하지 않으면 차별이 크게 줄어듭니다. 실제 아마존과 이베이같은 플랫폼들은 이미 이런 방식으로 운영되고 있습니다. 두 번째 질문은 ‘거래 프로세스를 더 많이 자동화볼 수 있을까?’란 것입니다. 우버의 경우 예약이 완료된 후에만 운전사에 대한 정보를 볼 수 있습니다. 이론상 운전자에 대한 평가를 참고해 마음에 들지 않으면 차량을 취소할 수 있지만 번거로운 일이죠. 이렇듯 인종과 성별이 공개되기 전에 자동으로 거래가 완결되도록 플랫폼을 구성하면 차별은 어려워집니다. 자동화를 더 많이 진행할수록 차별을 감소시킬 수 있습니다. 이어서 ‘차별방지 정책을 좀더 중요하게 부각시킬 순 없을까?'란 질문도 우리가 꼭 생각해봐야 하는 부분입니다. 대부분의 플랫폼이 차별을 금하는 정책들을 갖고 있지만 작은 활자로 명시돼 잘 드러나지 않습니다. 이를테면 에어비앤비 호스트는 게스트들을 차별하지 않는데 동의해야 하는데 이 동의를 맨 처음 등록하는 시점에 이뤄집니다. 게스트를 수락할지 말지 결정할 때는 이 같은 동의를 했다는 사실을 잊어버렸을 가능성이 크죠. 차별하지 않는다는 약속을 자주 호스트가 떠올릴 수 있도록 정책을 개선할 필요가 있습니다. 마지막으로 알고리즘이 체계적인 차별 행위를 인식하고 대안을 마련할 수도 있습니다. 예를 들어 특별한 문제가 없는 흑인 운전사에게 지속적으로 낮은 평점을 주는 우버 승객이 있다고 칩시다. 우버는 알고리즘을 이용해 그 같은 승객들을 걸러내, 그들의 평가의 영향력을 낮출 수 있습니다. 어떻게 플랫폼을 디자인하느냐에 따라 온라인 상거래에서의 인종이나 성별, 그리고 연령에 대한 편견을 잠재적으로 없앨 수 있습니다. 플랫폼 디자이너들이 차별을 줄이면서, 심지어 더 높은 수익을 창출하는 이른바 ‘좋은 행동으로 좋은 성과를 내는’ 기회를 찾기를 기대합니다.
전략 & 마케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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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 12월호
P&G와 아메리칸익스프레스가 인공지능(AI)을 사용하는 방법
흔히들 신기술을 도입하기 위해선 새로운 관리방법과 조직구조 그리고 새로운 인력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이러한 생각은 ‘인공지능artificial intelligence・AI’, ‘머신러닝machine learning’ 그리고 ‘딥러닝(deep learning)’으로 대표되는 ‘인지(認知)기술cognitive technologies’을 도입하는데 있어 특히 그 경향이 강하다. 인지기술 도입을 위해서 혹자는 ‘최고인지기술관리자’Chief Cognitive Officer・CCO’ 직책의 신설을 주장한다. 최근 많은 기업들이 딥러닝 분야의 전문성을 갖춘 전문가를 고용하기 위해 앞다퉈 경쟁을 하고 있다. "새로움과 다름"이 오늘날의 기준이 됐다.
전략 & 혁신
디지털
2017. 5. 10.
'가난할수록 비용이 많이 든다?' 자신의 경험을 바탕으로 혁신을 이뤄낸 페이팔 CEO
안녕하세요, 조진서입니다. 여러분 온라인 해외 직구를 해 보셨나요? 20대 30대 직장인 분들은 많이들 해보셨을 것이라 생각합니다. 한때는 미국 온라인 쇼핑몰에서 한국산 TV를 사서 한국으로 역수입해오는 것도 유행이었습니다. 관세와 운송료를 고려해도 가격차이가 나기 때문인데요, 또 해외 쇼핑몰은 대금 결제가 간편하다는 것도 해외 직구가 퍼지게 된 주요 요인이었습니다. 클릭 한 번으로 구매가 가능하니까요. 해외 특히 미국 온라인 쇼핑몰들은 대부분 페이팔이라고 하는 결제 서비스를 활용합니다. 신용카드를 미리 등록시켜놓으면 물건을 살 때마다 귀찮게 신용카드 번호와 유효기간을 일일이 입력할 것 없이 비밀번호 입력만으로 결제가 되는 방식입니다. 심지어 자주 가는 쇼핑몰이라면 비밀번호도 넣지 않고 클릭 한 번으로 결제가 되기도 합니다. 쇼핑몰 입장에선 매출을 올려주는 일등 공신입니다. 페이팔은 1998년에 설립된 기업이고 그동안 온라인 유통산업의 성장과 함께 폭풍성장을 해왔습니다. 그런데 요즘 이 회사가 새로운 시도들을 하고 있습니다. 쇼핑몰 결제만 도와주는 게 아니라 개인간 소액 송금이나 소기업 대상의 대출 서비스도 제공하고 있습니다. 일종의 사회공헌 활동인데요, 이런 움직임을 주도하는 것은 2014년 CEO가 된 댄 슐먼입니다. 댄 슐먼은 노동운동가인 할아버지와 인권운동가인 어머니로부터 남과 더불어 사는 삶의 중요성을 배웠다 합니다. 그는 10년 전 버진모바일의 대표로 일하면서 뉴욕에서 24시간 노숙인 체험을 했습니다. 돈, 신용카드, 휴대폰 없이 구걸을 해서 밥을 먹었습니다. 다행히 여름이라 얼어죽지는 않았는데 그래도 많은 걸 느꼈다 합니다. 몇 년 뒤에는 아메리칸익스프레스에서 사업부 총괄로 일하면서 신용카드와 은행계좌가 없이 사는 체험도 했습니다. 신용카드와 은행계좌가 없으면 공과금 내는 것이나 남에게 돈을 부치는 것처럼 사소한 일도 아주 번거롭고 시간이 많이 드는 노동이 됩니다. 현대의 금융시스템에서는 저소득층일수록 삶이 더욱 고단해질 수밖에 없습니다. 은행은 4시면 문을 닫는데, 그때는 노동자가 일하는 시간입니다. 과연 은행업무는 어떻게 보라는 걸까요. 이런 경험들을 했던 슐먼은 2014년 페이팔 대표가 됐습니다. 이 회사는 매년 약 25%씩 성장하고 있었기 때문에 따로 사업전략의 변화가 필요하지 않다고 생각할 수도 있었는데요, 슐먼은 반대로 페이팔이 이렇게 잘 나갈 때일수록 시장의 여러 측면에서 문제를 해결해나가는 방향으로 사업을 확장해야 한다고 생각했습니다. 특히 금융서비스 분야에서 “가난할수록 비용이 많이 든다”는 고정관념을 깨자고 직원들을 설득했습니다. 먼저 그는 개발부서와 판매부서로 나뉘어 있던 조직구조를 판매자그룹과 소비자그룹의 두 가지로 재편했습니다. 판매자그룹은 페이팔을 사용하는 기업과 소상공인들을 상대하고, 소비자그룹은 말 그대로 일반 소비자와 개인들을 상대하게 했습니다. 생산자적 마인드가 아니라 소비자 중심 마인드로 회사를 운영하겠다는 의지였습니다. 그런 다음 여러 신규 서비스를 런칭하거나 인수했습니다. 은행계좌 없이 휴대폰으로 소액을 송금할 수 있게 하는 서비스라든가, 페이팔을 쓰는 소기업에게 해주는 대출 서비스 등입니다. 페이팔 워킹 캐피털이라는 이 대출 상품은 대출을 신청하는 기업의 신용점수를 보지 않습니다. 오직 페이팔 사용 데이터만을 봅니다. 그들만의 자동 알고리즘을 통해 대출 가능 여부가 결정되는데, 그동안 무려 20억 달러, 우리돈 2조 원 이상을 대출해줬다 합니다. 그 중 1/4은 은행서비스를 제대로 받을 수 없는 군 단위 지역에 있는 작은 회사들이었습니다. 또 페이팔 대출 서비스를 받은 회사들은 연 평균 22%의 성장률을 보였습니다. 이는 진짜 필요한 곳에, 요긴하게 쓰일 수 있는 곳을 찾아내 자금을 빌려줬다는 얘기입니다. 은행이 할 수 없는 일을 페이팔의 알고리즘이 가능케 한 사례입니다. 슐먼은 페이팔의 선도적인 금융기술을 이용해, 좀 더 많은 혁신을 이루려 합니다. 당장 은행 송금에 드는 비용과 수수료만 절감해도 인류의 삶이 훨씬 편리해질 것이라 생각합니다. 그는 고객 만족과 사회공헌, 주주가치 창출이 결국은 모두 이어져 있다고 생각합니다. 이것은 마이클 포터 하버드대 교수가 말하는 CSV, creating shared value라는 경영 이론과도 같은 맥락입니다. 우리 회사가 가장 잘 하는 일을 통해 사회에도 봉사하고 돈도 벌 수 있다는 철학입니다. 어느 나라, 어느 산업에 있는 기업이라도 이렇게 업의 특성을 살려 일석이조, 일석삼조의 효과를 낼 수 있는 길이 있을 것입니다. 여러분의 CSV전략은 무엇인가요. 노숙자 체험을 했던 슐먼처럼, 평소에 해볼 수 없었던 경험, 나와는 완전히 다른 방식으로 사는 타인의 삶을 체험해볼 수 있는 기회 등을 가져보는 것을 추천드립니다. 이는 개인뿐 아니라 조직 차원에서도 고려해볼만 하다고 생각합니다. 슐먼 또한 페이팔에 오기 전 버진모바일과 아메리칸익스프레스라는 회사의 일원으로서 그런 경험을 해 볼 수 있었습니다. 이는 나 자신을 좀 더 지혜롭고 사려깊게 만들어줄 뿐 아니라 회사에게도 새로운 수익 창출의 기회를 가져올 것입니다. 감사합니다.
마케팅 & 전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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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 12월호
독일 다국적기업 SAP의 최고경영자가 된 맥더멋이 말하는 경영의 비결
안녕하세요, 조진서입니다. 세계 최강대국은 역시 미국입니다. 군사적으로나 정치적으로나 또 경제적으로나 아직 미국의 상대가 될 만한 나라는 없습니다. 그래서 그런지 미국인들을 만나면 가끔은 오만한 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 때도 있습니다. 성격들은 밝고 좋은데, 너무 힘 센 나라에서 살다보니 다른 나라의 입장이나 사정, 문화를 잘 이해하지도 못하고 또 이해하려 하지도 않는 것 같다는 느낌을 받기도 합니다. 특히 미국이 워낙 큰 나라다 보니 미국인 중에는 해외에 나가보지도 않고 심지어 평생 자기가 살고 있는 주를 떠나지 않는 사람들도 꽤 많습니다. 이런 사람들에게 글로벌 스탠더드라는 건 곧 미국식 스탠더드를 의미합니다. 전 세계 어디에서나 맥도날드 햄버거와 스타벅스 커피, 코카콜라를 마시며 NBA농구 중계를 볼 수 있으니 사실 그게 틀린 말도 아니긴 합니다. 가끔 미국에 본사가 있는 글로벌 기업을 다니는 지인들에게 하소연을 듣습니다. 본사 임원들이 한국의 실정을 이해하지 못하고 자꾸 자기네 식으로 일할 것을 강요한다는 겁니다. 컨퍼런스 콜만 하다가 지쳐버리는 일이 한 두 번이 아니라 합니다. 그런데 한국의 기업인들도 별반 다르지 않습니다. 외국에 지사를 만들거나 외국 기업과 합작 비즈니스를 할 때 그들의 입장이나 그들의 비즈니스 문화를 이해하려는 노력을 제대로 하지 않는 경우가 허다합니다. 많은 경우 해외 사업의 실패는 이런 인간관계의 실패에서 비롯되곤 합니다. 이런 얘기를 들으면 저는 빌 맥더멋이란 사람을 떠올립니다. 그는 독일에 본사가 있는 다국적 기업 SAP의 대표입니다. 비유럽인으로서는 최초로 이 회사의 대표를 맡았습니다. 맥더멋은 2011년 취임 이후 회사 실적을 크게 끌어올렸습니다. 그는 특히 글로벌 경영의 대가라는 칭찬을 받고 있습니다. 대체 어떤 비결이 있을까요. 맥더멋은 많은 미국인들처럼 성인이 될 때까지 외국에 나가기는커녕 비행기를 타본 적도 없다 합니다. 다만 살던 동네에 이민자들이 많았습니다. 그는 부유한 집안 출신이 아니라서 어려서부터 신문배달, 주유소 알바, 식품점 알바 등을 많이 했는데요 그러면서 각계 각층, 다양한 인종과 배경이 사람들과 어울리는 법을 배웠다 합니다. 영업수완도 좋아서 이미 고등학교 때 일하던 식품점을 인수했는데요, 하루에 최대 500명의 손님을 접대했다고 합니다. 그는 29살에 복사기 회사 제록스에서 처음으로 해외 근무를 시작했습니다. 회사가 그를 푸에르토리코에 파견했습니다. 보통은 이렇게 미국 본사에서 파견된 지점장은 권위를 세우기 마련인데요, 맥더멋은 2주동안 아무 지시도 내리지 않고 직원들의 이야기만 들었습니다. 그리고 스페인어 문장들을 비서에게 하나씩 외우면서 가끔 써먹었습니다. 현지 언어를 얼마나 유창하게 하느냐가 중요한 게 아니라, 자기가 현지 언어를 배우려고 노력하고 있다는 것을, 진심으로 성의를 다하고 있다는 것을 직원들에게 보여주는 게 중요하다는 것을 그는 알고 있던 겁니다. 그의 말을 빌리자면, 겸손한 태도는 언어와 문화의 차이도 뛰어넘을 수 있습니다. 겸손은 곧 호기심과 공감능력을 의미하기도 합니다. 그는 2002년 SAP의 북미 대표를 맡게 됩니다. SAP는 기업용 소프트웨어 시장의 강자이긴 한데 미국에서는 다소 부족한 상태였습니다. 그 이유는 회사가 독일에서 쓰던 영업 스타일을 미국에도 그대로 적용했기 때문이었습니다. 독일에서 프레젠테이션을 하면 마치 법정에 선 것처럼 사실 위주로, 원리원칙적으로 내용을 설명해야 합니다. 위기 상황을 설명한 후에 합리적인 근거를 대며 매출성장 계획을 얘기해야 합니다. 반면 미국에서는 프리젠테이션을 시작하자마자, “이번 분기에 30% 매출을 성장시키겠다”고 선언하면 오히려 박수갈채를 받습니다. 미국인들은 에너지 넘치는 발표를 좋아하기 때문입니다. 북미에서의 성공을 발판으로 맥더멋은 2010년 글로벌 공동대표로 선임됩니다. 2014년에 단독대표가 되자, 그는 아예 독일 본사 바로 옆으로 가족과 함께 이사합니다. 가족까지 함께 이사를 해야 직원들에게 ‘내가 독일 문화의 한 부분이 되고 싶다’는 것을 알릴 수 있기 때문입니다. 어차피 글로벌 조직의 대표라면 해외에서 보내는 시간이 많지만 이런 작은 시그널이 굉장히 중요하다는 것이 그의 철학입니다. 지금까지 맥더멋 이야기를 들려드렸습니다. 이 교훈은 꼭 글로벌 조직에서만 적용가능한 것은 아니라 생각합니다. 사람은 누구나 마찬가지입니다. 자기 이야기에 귀를 기울여주는 사람, 자기에게 호기심을 보이는 사람, 자기 마음과 공감할 줄 아는 사람을 좋아합니다. 사람의 마음을 사는 영업을 하기 위해서라면, 또 조직을 이끌어야 하는 경영자라면, 맥더멋의 조언을 한 번 생활에 적용해보시면 어떨까요. 겸손한 자세로 직원들의 이야기를 경청하고 공감하려는 진심어린 노력이 애써 만든 복잡한 경영 전략보다 큰 성과를 가져올 수도 있습니다. 감사합니다.
인사조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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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 11월호
LIFE’S WORK-앨리스 워터스 셰프
앨리스 워터스는 1971년 캘리포니아 주 버클리에 레스토랑 ‘셰 파니스Chez Pannisse’를 열었다. 이때만 해도 자신의 발자취를 따르는 후배 셰프들이 지금처럼 많아질 줄은 몰랐을 것이다. 앨리스는 ‘내가 사는 지역에서 키운 지속가능한 유기농 식품’에 대한 전국적 운동을 촉발했고, 그렇게 시작한 음식교육 프로그램 ‘학교 텃밭 먹거리 프로젝트Edible Schoolyard Project[1]’는 전국 5000개 학교에 퍼져 나갔다. 지금은 열성적인 사회운동가지만, 여전히 자신의 레스토랑을 운영하고 있다.
운영관리 & 전략
매거진
2017. 5월호
또 다른 디지털 격차
새 영화 ‘The Circle’은 2013년 데이브 에거스Dave Eggers가 발표한 소설을 각색한 것이다. 젊은 여주인공은 ‘구글’ 같은 회사에 입사한다. 그녀는 그곳에서 편의시설로 가득한 캠퍼스와 뛰어난 인재들, 사람들의 온라인 생활을 통합하고 단순화한다는 회사의 목표를 접하고 경이로움을 느낀다. 하지만 관객들은 곧 회사가 외부 세계에 미치는 영향이 그다지 좋지만은 않다는 것을 알게 된다. 사장은 사람들에게 모든 일상생활을 라이브로 내보내라고 다그치며, 말을 듣지 않는 사람들은 느닷없이 감시와 비판을 받고 심지어 성난 군중에게 쫓기기도 한다.
자기계발 & 전략
매거진
2017. 5월호
화려한 것들과 경쟁하기
그들은 난징루의 샹광 주얼리Shanguang Jewelers플래그십 스토어 입구 옆에 서 있었다. 근처에는 빈티지 이글 로드스터가 주차돼 있었고, 10여 명의 부유한 남녀들이 그 주위에 모여 있었다. 상점 안에는 더 많은 사람들이 샴페인을 홀짝이고 있었다. 많은 이들이 시계를 손목에 차보고 있었다.
전략 & 운영관리
매거진
2017. 5월호
잃어버린 통근시간 되찾기
전 세계 수백만 명의 사람이 매일 일터로 가기 위해 긴 통근시간을 보낸다. 미국 인구조사국에 따르면 미국에서만 약 2500만 명의 근로자가 매일 출퇴근하는 데 90분 이상 사용하며, 약 60만 명의 ‘메가 통근족Mega-Commuter’은 편도에만 적어도 90분 이상 걸린다. 영국은 평균 통근시간이 왕복 54분(2003년의 45분보다 증가)이며, 밀라노에서 마닐라에 이르기까지 대부분 세계 주요 도시의 통근시간은 1시간이 넘는다.
자기계발 & 전략
매거진
2017. 5월호
아프리카, 차세대 세계의 공장
나이지리아 남서부에 위치한 거대한 세라믹공장. 천장이 낮은 사무실에서 만난 공장주 쑨젠Sun Jian은 굳이 차를 마시자고 권했다. 그는 중국에서 막 돌아왔다. 중국인들의 오랜 관습에 따라 손님에게 대접하려고 최고 품질의 차를 가져온 참이었다. 쑨은 중국 남동부에 있는 중소도시 원저우 출신이다. 약 4000년 전 이 도시에서 세라돈celadon이라 불리는, 창백하면서도 윤기가 흐르는 청자유약이 발명됐다. 그래서 원저우는 중국 도자기의 고향이 됐다. 하지만 1970년대는 원저우도 힘든 시기였다.
혁신 & 전략
매거진
2017. 5월호
제품다각화가 초래하는 문제
네덜란드에서 가장 가치 있는 브랜드인 로열필립스Royal Philips는 오랫동안 제품혁신의 리더 역할을 해 왔다. 하지만 새로운 밀레니엄이 도래한 첫 10년간 필립스의 매출은 40%나 하락했고 이익은 바닥났으며 회사의 시가총액은 곤두박질쳤다. 무엇이 잘못됐던 걸까? 문제는 과도한 혁신 때문인 것으로 밝혀졌다. 2000년대 초반, 필립스의 경영진들은 일련의 신제품과 서비스를 총체적으로 확충하기 위해 사내 개발과 사업체 인수를 통해 회사의 제품 포트폴리오를 확대했다.
혁신 & 전략
매거진
2017. 5월호
신경다양성을 경쟁력으로
존은 데이터 분석의 귀재다. 발군의 수학 실력과 소프트웨어 개발능력 두 가지를 동시에 갖췄다. 이력서에는 석사학위를 두 개씩이나 우수한 성적으로 취득했다고 적혀 있다. 보통 이 정도면 IT 기업의 채용담당자가 존을 마다할 이유가 없지 않을까? 그러나 최근까지 그에게 문을 열어준 기업은 없었다. 기존 틀을 벗어나 대안적 인재채용 방식을 실험하기 시작한 어느 기업에 지원하기 전까지 존은 2년 넘게 백수로 지냈다. 그가 면접을 본 기업들 중에는 그의 스킬이 절실히 필요했던 곳도 있었지만, 어떤 이유에선지 결국 그를 채용하지는 않았다.
인사조직 & 운영관리
매거진
2017. 5월호
재능의 저주
토머스가 프라이빗에쿼티 투자회사를 다니던 시절,야근은 일상이었다. 하지만 그 가운데 잊혀지지 않는 두 밤이 있다. 첫 번째는 그가 어떤 술집에 있었을 때였다. 그날 낮 토머스는 상사로부터 동료들 중 가장 우수한 실적을 냈다는 칭찬을 들은 터였다. 저녁 술자리에서 그는 경쟁회사의 파트너와 대화를 트게 됐다. 그 남자는 토머스를 향해 “당신이 6개월 만에 계약을 두 건이나 성사시킨 바로 그분이군요?”라고 물었다. 이는 토머스가 여러 해 전 가족 중 처음으로 대학에 진학하느라 어릴 때 살던 작은 마을을 떠난 이후로, 갖은 노력을 다하며 꿈 꿔왔던 바로 그런 순간이었다.
자기계발 & 리더십
매거진
2017. 5월호
온보딩만으로는 부족하다
한 임원이 있다. 이 글에서는 이 사람을 루카스 제이콥슨 이라고 부르겠다. 루카스는 지금 새로운 도전과제에 뛰어들 각오가 돼 있다. 포천 100대 기업으로 선정되기도 한 복합 제조기업 한 곳에서 10년 이상을 몸담으면서 루카스는 전력계통 부서의 제품개발 업무책임자 자리에까지 오른다. 그러나 루카스는 이직을 결심했다. 그는 전력계통 기계 부문에서 급성장하고 있는 제조업체 에너직스의 연구개발 부서를 이끌어 달라는 제안을 수락했다.
리더십 & 인사조직
매거진
2017. 5월호
기업실체 이론(Entity Theory)에 대한 변론
기업의 주인은 주주일까? 이번 2017년 5월호 스포트라이트 아티클은 이런 질문을 독자들에게 던지고 있다. 이론적인 내용을 논하기 전에, 먼저 이해를 돕기 위해 지난 3월 미국에서 있었던 스냅Snap Inc의 사례를 소개한다. 스냅은 차세대 페이스북, 차세대 왓츠앱으로 불리며 10대와 20대 젊은층에게 인기를 끌고 있는 메신저 앱 ‘스냅챗’을 서비스한다. 동영상을 찍어서 재미있는 방식으로 꾸밀 수 있는 ‘필터’들을 제공하고, 메시지가 수초 이상 보관되지 않기 때문에 사생활 침해에 대한 걱정 없이 대화를 나눌 수 있는 것이 특징이다.
인사조직 & 운영관리
매거진
2017. 5월호
대리인 이론(Agency Theory)에 대한 변론
이번 호 스포트라이트인 조지프 바우어, 린 페인 교수의 글은 경영학의 가장 기본 주제 중 하나인 기업의 목표에 대해 다루고 있다. 기업의 목표에 관한 논의는 가깝게는 주주중심주의Shareholderism와 이해관계자중심주의Stakeholderism의 대립에서부터 보다 근원적으로는 인간의 본성에 대한 성악설(性惡說)과 성선설(性善說)의 논쟁까지 포괄하는 철학적 문제다. 저자들은 기본적으로 이해관계자중심주의에 입각해, 주주중심주의와 이의 이론적 근거가 되는 대리인 이론agency-theory에 대해 다양한 각도에서 비판을 제기하고 있다.
인사조직 & 운영관리
매거진
2017. 5월호
데이터: 장기성과주의가 빛을 발하는 시점
단기성과주의가 개별 기업에 미치는 영향을 정량화하고 국가경제에 미치는 누적 영향을 평가하기 위해 우리는 2001년부터 2014년까지 미국의 615개 비금융기업(미국 기업 전체 시가총액의 60~65%) 데이터를 추적했다. 우리는 설비투자 대 감가상각 비율(투자 척도), 전체 수익 중 발생액이 차지하는 비율(기업 이익의 질을 나타내는 지표), 마진 증가율 등 다양한 표준 지표들을 장기적 행동을 나타내는 대용물로 삼았다. 유효한 결과를 확실히 도출하고 표본의 치우침이 없도록 하기 위해 동종업계 내에서도 사업 기회와 시장상황이 유사한 기업들만을 서로 비교했다. 기업의 규모와 업계를 고려해 조정을 거친 후 조사 대상 전체의 약 27%를 차지하는 장기주의 지향 기업 167개를 추려낼 수 있었다.
운영관리 & 데이터 사이언스
매거진
2017. 5월호
이사회의 시각: 이사회는 모든 이해관계의 균형을 맞춰야 한다
간단히 말하자면 동의합니다. 하지만 우선 기업 거버넌스에 대한 제 생각을 먼저 짚고 넘어가고 싶습니다. 저는 늘 기업 거버넌스를 견제와 균형이 있는 3자 체계라고 생각해 왔습니다. 주주는 주식을 보유하고 이사를 선출합니다. 이사회는 방침을 정하고 CEO 인사권을 행사합니다. CEO와 경영진은 회사를 운영하지요. 이들 당사자간 힘의 균형은 시간이 흐르면서 어느 한쪽으로 오르락내리락 합니다. 그래도 어느 정도의 균형은 항상 유지돼요. 제가 30년 전 대형 공기업 이사회에 처음 합류했을 때는 CEO의 힘이 막강했습니다. 그러더니 이사회의 목소리가 점점 커지기 시작하면서 이사회 쪽으로 힘이 기울었습니다.
인사조직 & 운영관리
매거진
2017. 5월호
CEO의 시각: 나쁜 투자자로부터 좋은 회사 지키기
앞서 ‘기업을 이끄는 리더들의 결정적 착오’ 본문에서 밸리언트 파마슈티칼과 퍼싱 스퀘어 자산운용이 제약회사 엘러간에 적대적 인수를 제안한 사례를 소개한 바 있다. 엘러간이 처음 제안받은 2014년 4월, 데이비드 파이요트는 엘러간을 17년 가까이 이끌던 CEO였다. 인수 논의가 진행 중이던 당시 파이요트는 엘러간의 유일한 대표자였고, 집요한 제안을 계속해서 막을 수 없다는 사실이 분명해지자 파이요트는 이사회의 승인을 얻어 엘러간을 액타비스에 매각하는 협상에 나섰다. 액타비스는 엘러간처럼 성장 지향적 비즈니스 모델을 추구하는 기업이었다.
운영관리 & 전략
매거진
2017. 5월호
기업을 이끄는 리더들의 결정적 착오
2014년 가을, 행동주의 헤지펀드 투자자이자 제약회사 엘러간의 주주인 빌 애크먼은 제약회사 엘러간 이사회 때문에 점점 불만이 쌓여가고 있었다. 애크먼은 이사회에 서한을 보내 ‘이사회가 매년 40만 달러나 받으면서 회사의 주주를 위해 했어야 할 일에 실패했다’며 책임을 추궁했다. 여기서 실패란, 밸리언트 파마슈티칼이 엘러간 측에 제안한 인수협상에 엘러간이 응하지 않은 일을 두고 한 말이다. 애크먼은 헤지펀드와 인수 희망자 간 동맹결성을 위한 물밑작업에도 참여했던 당사자다. 인수 제안을 홍보하는 프레젠테이션에서 애크먼은 밸리언트의 주주 친화적인 자본 배분, 주주의 이익과 연계된 임원 보수, 리스크가 큰 초기단계 연구에 대한 기피성향을 높이 평가했다.
운영관리 & 인사조직
매거진
2017. 5월호
스테이트 스트리트 CEO, 위기의 청년들을 위한 일자리를 만들다
2014년, 매사추세츠 주지사 사무실에서 내게 전화가 왔다. 공공/민간 파트너십 분야에서 일해 달라는 요청이었다. 커먼웰스Commonwealth지역 내 커뮤니티칼리지들의 수준을 향상시켜 달라는 것이었다. 직업교육은 내가 관심을 갖고 있는 분야였다. 그리고 많은 CEO가 종종 이런 요청을 받는다. 나는 가능한 한 도움이 되길 원했기 때문에 흔쾌히 승낙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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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 5월호
혁신에도 때로는 양 조절이 필요하다
런던시티대City University of London파올로 아베르사Paolo Aversa교수와 그의 연구진은 지난 30년 동안 300대 이상의 포뮬러원Formula 1 경주용 자동차에 적용된 혁신기술을 모두 문서화한 다음, 이 데이터를 F1 레이스의 실제 성적과 교차 대조했다. 그 결과 연구진은 더 많은 혁신기술을 적용한 자동차가 오히려 저조한 성적을 거두는 경우도 있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운영관리 & 전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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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 5월호
벤처투자자들은 실제로 투자 피치를 어떻게 평가할까? 外
교수로 강단에 서기 전까지 락슈미 발라찬드라Lakshmi Balachandra는 두 곳의 벤처투자회사에서 일하며 몇 년 동안 기이한 현상을 일상적으로 목격했다. 먼저 창업자들이 보낸 사업계획서를 살펴본 벤처투자자(VC)들이 흥미를 느낀다. 관련 업계에 대해 좀 더 알아본 후 이들의 기대감은 더욱 커진다. 발 빠르게 창업자를 공식 초대해 투자 피치 미팅을 갖는다. 그런데 미팅이 끝날 무렵 투자에 대한 VC들의 뜨겁던 관심이 언제 그랬냐는 듯 식어버린다. 문서상으로 그토록 유망하던 사업 아이디어는 왜 기안자가 직접 와서 내용을 설명하니 오발탄이 되고 만 것일까? 지금은 밥슨대 조교수로 자리를 옮긴 발라찬드라는 이렇게 말한다. “그 질문이 바로 저를 박사과정으로 이끈 결정적인 동기입니다. 투자자와 창업자 간 상호작용을 정밀하게 분석해보고 싶었죠.”
전략 & 운영관리
매거진
2017. 5월호
2017년 5월호 EDITOR’S PICK
집에서 잡동사니가 불어나는 속도는 생각보다 매우 빠릅니다. 그때그때 필요에 의해, 혹은 언젠가 쓸모가 있을 것 같아서 갖고 들어온 물건들은 몇 달 만에 수납공간의 대부분을 채우게 됩니다. 이런 과정이 몇 년 이어지면 거주자의 일상생활에 불편을 끼칠 정도가 됩니다. 정기적으로 과감하게 정리하지 못하면 잡동사니들 때문에 일상에 불편함을 감수해야 합니다. 기업에서도 이와 유사한 일이 일어납니다. 변화하는 시장환경에 부응하기 위해 제품과 서비스를 추가하는 자연스러운 활동들을 하다 보면 당장에는 도움되지만 장기적으로는 기업활동에 큰 부담을 줄 수 있습니다.
운영관리 & 전략
매거진
2017. 5월호
주주의 힘을 너무 키워준 건 아닐까?
현대 자본주의 사회에서는 주주 가치 극대화가 경영진의 최우선 순위라는 말이 당연시되고 있습니다. 그래서 HBR에서 지속가능하고 장기적으로 성장하는 비즈니스를 만드는 방법에 대한 아티클을 선보이면, 가끔 상장기업 임원들이 반론을 제기해 옵니다. 목표는 훌륭하지만, 현실 세계에서는 주주의 이익을 가장 우선시하라는 압박을 받을 수밖에 없다고 그들은 말합니다. 다른 목표들은 모두 부차적이라는 것이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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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거진
2017. 5월호
혁신도 다 때가 있다. 기술에만 매달리지 말고 ‘생태계’를 살펴라
안녕하십니까. 김현진입니다. 결혼을 성사시키는 가중 중요한 요소가 뭘까요? 직업, 성격, 조건 등 다양한 요인들이 거론되지만 타이밍을 꼽는 분들도 많습니다. 천생연분이 따로 있는 게 아니라 결혼을 하고 싶은 타이밍에 마침 내 곁에 있는 인연과 결혼을 하게 된다는 것입니다. 그런데 기술 세계에도 이런 ‘타이밍론’이 존재하는 것 같습니다. 오늘 들려드릴 얘기는 미국 다트머스대와 펜실베니아대 와튼스쿨 교수들로 이뤄진 연구진이 하버드비즈니스리뷰에 기고한 ‘때를 잘못 만난 좋은 기술’입니다. 지난 30년 간 경영학계를 뜨겁게 달군 화두는 ‘창조적 파괴’입니다. 사물인터넷, 3D프린팅, 클라우드 컴퓨팅, 맞춤 의약품, 가상현실 등이 창조적 파괴를 선도한 대표적인 기술들입니다. 실제 이런 기술이 일으킨 변화에 제대로 대응하지 못한 많은 기업들이 도태되고 말았습니다. 그런데 지금까지 학계의 다양한 연구들을 통해 파괴적 혁신이 얼마나 큰 위협이 될지에 대해서는 예측은 어느정도 가능해졌습니다. 하지만 구체적으로 이러한 기술이 언제 시장에 파괴적 변화를 불러올지에 대한 연구는 드물었습니다. 기업 입장에서 무엇보다 중요한 타이밍과 관련해서는 예측이 무척 어려웠다는 것입니다. 예컨대 차량 공유 서비스의 선두주자인 우버나, 소셜 네트워크의 대명사 트위터처럼 어떤 기술이나 기업은 하룻밤 사이에 스타로 떠오르지만 HDTV와 클라우드 컴퓨팅 같은 기술은 제대로 무르익는데 수십 년이 걸리는 상황입니다. 이처럼 어떤 신기술은 이전 기술을 신속하게 대체하는 반면 어떤 기술은 아주 점진적으로 궤도에 진입합니다. 그 메커니즘을 파악한다면 특정 기술이 언제 시장을 장악할지 타이밍을 보다 정확히 예측할 수 있을 것입니다. 혁신 분야의 거장급 연구자인 론 애드너 다트머스대 교수 등은 두 가지 방법을 통해 타이밍을 예측해볼 수 있다고 강조합니다. 그 첫째는 해당 기술 뿐 아니라 그 기술을 뒷받침하고 있는 생태계를 폭넓게 살펴봐야 한다는 것입니다. 두 번째 요소는 기술 간 경쟁이 아니라 새로운 생태계와 기존 생태계 사이에서 경쟁이 펼쳐질 수도 있다는 사실을 이해하는 것입니다. 그럼 먼저 신기술을 내놓기에 앞서 생태계의 수준을 살피는 방법을 살펴보도록 하겠습니다. 통상적으로 기업들은 해당 기술이 상업적인 전성기를 맞기까지 얼마나 더 개발이 필요할지, 생산에 따른 경제성이 있는지 살핍니다. 하지만 간과하는 중요한 사실이 있습니다. 콘센트에 꽂기만 하면 불이 들어오는 전구를 개발하는 것처럼, 기존 생태계 안에서 자연스럽게 신제품이 성능을 발휘할 수 있다면 그냥 열심히 제품만 잘 만들면 성공이 보장됩니다. 하지만 대다수 기술들은 이처럼 멍석만 깔아준다고 통하진 않는다는 사실을 명심해야 합니다. 오히려 기술의 가치 창출 능력은 생태계의 주요 부분들이 어떻게 개발되는지에 그 성공이 달려있습니다. 앞서 예로든 HD TV가 대표적인데요, HD TV가 제대로 시장에 자리를 잡으려면 TV제조업체만의 노력으로는 역부족입니다. 일단 고화질 카메라로 방송 콘텐츠 제작이 이뤄져야 하고, 방송 전송 설비 또한 대대적으로 교체해야 합니다. 또 방송 관련 규제와 표준 기술도 새롭게 제정되어야 합니다. 사실상 방송 콘텐츠 제작 및 유통과 관련한 전체 생태계는 물론 규제당국까지 새로운 생태계에 적응해야 HD TV서비스가 시장에서 자리잡을 수 있습니다. 1980년대에 이미 HD TV기술이 개발됐지만 상용화되기 까지 무려 30년 가까이 시간이 걸린 것은 이런 이유 때문입니다. 그래서 1980년대에 HD TV기술을 개발한 개척자들은 실리를 많이 챙기지 못하고 말았습니다. 혁신의 타이밍을 예측하기 위해서는 신기술 생태계 외에 기존 기술 생태계와의 경쟁도 고려해봐야 합니다. 기존 기술이 만약 진화를 거듭한다면 신기술의 확산에 발목을 잡을 수 있기 때문입니다. 예를 들어 RFID등 혁신적인 신기술이 개발됐지만, 여전히 유통 매장에서는 바코드가 많이 사용되고 있습니다. 이유는 기존 바코드 생태계가 개선을 거듭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바코드 주변의 IT기술이 발달하면서 바코드로도 더 많은 정보를 추출할 수 있게 되면서 바코드 생태계는 여전히 강력한 힘을 발휘하고 있으며, 상대적으로 RFID기술은 빠르게 확산되지 못하고 있습니다. 현실에서는 신기술의 생태계와 기존 기술의 생태계가 서로 치열하게 경쟁하는 경우도 많습니다. 이 때 신기술이 기존기술을 누르고 승리를 하려면 고객들이 신기술의 잠재력을 인식할 수 있을 정도로 생태계가 빠른 속도로 충분하게 발달해야 합니다. 반면 기존 기술이 승리를 하려면 이미 안정 궤도에 올라 있는 생태계의 개선 작업을 가속화해 신기술 생태계의 장점을 희석시켜야 합니다. 실제 데스크톱 저장 시스템은 클라우드 기술에 맞서 빠른 인터페이스와 견고한 구성 요소 등을 앞세워 한동안 시장에서 나름 기반을 유지했으나, 클라우드 애플리케이션의 개선 속도가 빨라지면서 최근들어 사업 기회가 줄어들고 있습니다. 결국, 클라우드의 기술 대체 속도는 빨라질 것으로 예상됩니다. 따라서 타이밍, 즉, 신기술의 대체 속도를 예측하려면 신기술의 생태계가 초기 난관을 얼마나 빨리 극복할 수 있는지, 그리고 기준 기술 생태계의 발전 및 확장 가능성이 얼마나 되는지를 파악하면 됩니다. 론 애드너 교수 등은 이런 관점을 토대로 기술 대체 속도를 분석하는 프레임워크를 개발했습니다. 신기술의 타이밍을 예측하는데 매우 유용하게 활용될 수 있는 독창성이 높은 연구 업적이라고 판단됩니다. 현업에서 유용하게 활용하시기 바랍니다. 먼저 그래프상 1사 분면에 있는 창조적 파괴에 대해 설명드리겠습니다. 1사 분면은 신기술의 등장에 따른 생태계의 초기 난관이 적어서 쉽게 확산이 가능하면서, 동시에 기존 기술을 둘러싼 생태계의 확장기회 역시 적을 때를 뜻합니다. 이럴 때 신기술은 빠른 시간 안에 시장을 장악할 수 있습니다. 따라서 이 사분면은 창조적 파괴의 개념과 맞닿아 있습니다. 도트 프린터가 잉크젯 프린터로 빠르게 대체된 것이 좋은 예가 될 것입니다. 잉크젯은 기존 프린터와 같은 방식으로 구동되기 때문에 생태계 차원의 난관이 거의 없었고, 기존 기술인 도트 프린터의 생태계 확장 기회가 별로 없었기 때문에 빠르게 시장을 장악했습니다. 하지만 이와 반대로 신기술 생태계의 초기 난관이 크고, 기존 기술 생태계의 확장 가능성이 높은 경우도 있습니다. 4사분면에 해당하는 ‘강력한 회복 탄력성’ 구간입니다. 이 경우에는 기술의 대체 속도가 매우 느리기 때문에 기존 기술이 오랫동안 시장 리더의 자리를 유지할 가능성이 큽니다. 앞서 말씀드린 RFID와 바코드가 여기에 해당합니다. 전기차와 휘발유차도 여기에 해당합니다. 전기차가 상용화하려면 충전소와 정비 네트워크 등 생태계 차원에서 큰 변화가 필요합니다. 동시에 기존 휘발류차도 연비 개선을 지속하고 있어 전기차가 주류 시장으로 떠오르기까지 적지 않은 시간이 걸릴 것입니다. 한편 활발한 공존 구간도 2사분면에 있습니다. 신기술에 얽힌 생태계의 초기 난관이 적은 반면 기존 기술의 생태계를 둘러싼 확장의 기회는 클 때 경쟁은 뜨겁게 달아오르기 마련입니다. 신기술이 시장으로 밀고 들어오지만, 생태계의 발전으로 기존 기술도 시장점유율을 지켜낼 때 장기간의 ‘공존’ 시기가 이어집니다. 하이브리드 엔진과 내연기관 엔진, 클라우드 컴퓨팅과 데스크톱 컴퓨팅의 예가 여기에 해당됩니다. 마지막으로 3사분면에 있는 ‘회복 탄력성에 대한 착각’ 영역을 살펴보겠습니다. 이 영역은 신기술과 관련된 생태계의 초기 난관이 녹록치 않은 상황에서 기존 기술을 둘러싼 생태계의 확장 기회 역시 적을 때입니다. 신기술의 초기 난관이 해결되기 전까진 별로 달라질 게 없습니다. 하지만 난관을 해결하면 대체 속도는 매우 빠르게 나타납니다. HDTV 대 전통적인 TV, 전자책 대 인쇄책의 사례가 여기에 해당됩니다. 이 두 가지 혁명이 늦어진 이유는 기존 기술의 생태계가 발전해서가 아니라 신기술의 생태계 상 발생한 초기 난관이 매우 높았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사실상 기존 기술이 높은 시장점유율을 유지하는 것은 기술 발전에 따른 것이 아니라 신기술을 무기로 등장한 경쟁자들이 실패를 거듭하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신기술 경쟁자가 기술적 문제를 해결하면 신속한 기술 전환이 일어난다는 점을 잊어서는 안 될 것입니다. 이 같은 분석에서 우리는 어떤 시사점을 얻을 수 있을까요. 먼저 각 기업은 스스로가 어떤 사분면에 속해있는지 파악해야 합니다. 기존 기술은 정체돼 있지만 신기술이 별다른 구애를 받지 창조적 파괴 구간에 속해있다면 혁신 기업들은 적극적으로 신기술에 투자를 해야 합니다. 기존 기업들은 창조적 파괴가 몰고 오는 돌풍을 견뎌내기 위해 변화를 수용하기 위한 대대적인 혁신이 필요합니다. 물론 휴대전화로 시장표준이 대체됐지만 응급서비스 분야에선 여전히 활용도가 높은 삐삐처럼 기존 기술로도 장기간 살아남을 틈새시장을 찾는 전략도 모색해볼 수 있습니다. 활발한 공존을 뜻하는 2사분면에서는 기존 기업들이 기존 기술에 지속적으로 투자하는 동시에 생태계를 개선하는데 적극적으로 투자할 수 있습니다. 얼리어답터와 잠재 고객군을 상대로 제품과 서비스를 테스트하고 더 완성도 있게 다듬는 작업도 할 수 있습니다. 한편 회복탄력성에 대한 착각 구간의 경우에는 기술이 아닌 생태계 때문에 도입이 늦어지는 상황에서 기술 개발만 운운하는 우를 범해서는 안 될 것입니다. 또 기존 기업들은 자신들이 보유한 기술의 장점 덕분에 현재의 시장 지위를 유지한다는 착각을 경계해야 합니다. 마지막으로 4사분면에서는 기존 기업들이 제품이나 서비스를 업그레이드하고 도전자들이 넘어야하는 기준을 높이는데 적극 투자해야 합니다. 연구자들은 ‘때를 잘못 만난 좋은 기술’ 신드롬은 모든 혁신기업들에 악몽과 같은 존재라고 말합니다. 더 나은 타이밍을 찾는 기술은 결과적으로 생존과 성공을 위한 혁신 활동에 큰 도움이 될 것입니다. 감사합니다.
전략 & 혁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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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 11월호
저성장 고착화 시대에 제대로 된 조직 개편을 위한 5단계 프로세스!
안녕하십니까! 김정원입니다. 저성장 고착화 등으로 많은 기업들이 어려움을 겪고 있는데요, 조직 개편을 통해 돌파구를 모색하는 기업들이 많습니다. 그런데 성공적이라 평가할 만한 조직 개편은 그리 많지가 않다고 합니다. 글로벌 컨설팅사인 맥킨지의 조사에 따르면 기업에서 실시한 조직 개편의 80% 이상은 목표한 기간 내에 성과를 창출하는 데 실패했습니다. 그 중 10%는 조직 개편이 오히려 회사에 해가 되었다고 말했습니다. 더 심각한 건 조직 개편으로 인해 발생한 미래에 대한 불확실성이 직원들에게는 정리해고보다 더 심각한 스트레스와 불안을 유발한 아주 끔찍한 경험이 되었다는 것입니다. 그렇다면 어떻게 하면 성공적인 조직개편을 단행할 수 있을까요? 맥킨지에서 조직관리 전문가로 일했던 스티븐 로빈슨과 수젠 에이우드는 하버드비즈니스리뷰에 성공적인 조직 개편을 위한 5단계 방법론을 공개했습니다. 두 저자는 직원 10만 명 이상의 다양한 글로벌 대기업들이 진행한 25건 이상의 실제 조직 개편에 이 5단계 방법을 적용했다고 합니다. 그랬더니 5단계 프로세스를 따른 기업들이 그렇지 않은 기업들에 비해 성과 달성 확률이 3배 가까이 높았다는군요. 효과적인 조직개편을 위한 5단계 프로세스의 핵심 내용을 소개해드리겠습니다. 1단계는 우선 조직개편에 따른 이익과 손실을 추정해야 합니다. 손익계산서를 만들어 보는 것입니다. 조직개편에 따른 이익, 비용, 시기 등을 결정하는 작업부터 시작해야 합니다. 그런데 맥킨지 조사에 따르면 조직 개편을 위해 상세한 비즈니스 목표를 설정하는 경영자는 전체의 100명 중에 15명 정도에 불과했습니다. 또, 100건 중 17건 정도의 조직 개편은 경영진의 마음이 바뀌거나 이참에 회사를 한번 대대적으로 뒤엎어야겠다는 리더들의 생각에서 발생했다고 합니다. 면밀한 손익계산이 전제되지 않은 조직개편의 성공 확률은 떨어질 수밖에 없습니다. 마케팅, 제품 출시, 비용 집행 계획처럼 변화에 따르는 인적 비용과 조직 개편을 통해 발생할 기회비용까지도 고려한 공정하고 투명하고 합리적인 조직 개편의 이익 손실 추정이 가장 우선입니다. 다음 2단계는 기존 조직의 강점과 약점을 정리해야 합니다. 의사는 종양 제거 수술을 시작하기 전에 건강한 조직을 건드리지 않으려고 최선을 다합니다. 마찬가지로 조직개편을 하는 과정에서도 건강한 조직을 도려내지 않도록 신중에 신중을 기해야 합니다. 기존 조직의 강점과 약점을 파악하지 않은 상태에서 무차별적으로 조직개편이 이뤄지면 건강한 조직까지도 파괴될 수 있습니다. 그래서 경영자 면담, 설문조사 등을 통해 조직의 강점과 약점을 파악하는 절차를 거쳐야 합니다. 특히 설문을 하면 본사와 일선 부서 간 의견 차이가 있는지, 직급이나 연령, 성별에 따른 견해 차이가 있는지 등을 쉽게 파악할 수 있습니다. 실제 한 미디어 회사는 23명의 관리자들에게 기존 조직의 특성 40여 가지를 전부 카드에 적은 후 기존 조직의 강점과 약점을 파악하는 설문을 실시했습니다. 그 결과 기존 조직은 혁신을 장려하지 못하고 각 지사 간 정보가 공유되지 않고 있다는 문제점을 파악했습니다. 반면, 부서별 책임성이 높고 현장 대응 역량이 강하다는 장점도 파악했습니다. 이런 설문을 근거로 안정적인 조직개편안이 마련돼야 합니다. 3단계는 다양한 대안을 고려하면서 새 조직의 구조를 결정하는 것입니다.이 단계에서는 크게 두 가지 대안 중 하나를 골라야 합니다. 첫째는 조직 모델 전체를 바꾸는방법입니다. 예를 들어 지역별로 구성되어 있는 조직을 상품별로 바꾼다거나 하는 큰 변화를 말합니다. 현재 모델로는 도저히 상황을 헤쳐나갈 수 없는 근본적인 시장환경의 변화에 직면했을 때 이런 대안을 선택할 수 있습니다. 두 번째 방법은 제 기능을 못하는 요소만 부분적으로 바꾸는 방법입니다. 투자 의사결정 프로세스를 바꾼다거나, 중간관리 계층을 없앤다거나, 지점 관리자의 직급을 올린다거나 하는 게 여기에 속합니다. 이 방법은 조직이 대체로 잘 돌아가고 있거나 개편의 목표가 비용절감일 때 유용합니다. 앞서 설명한 두 단계, 즉, 손익추정과 진단이 잘 되어 있다면 이 단계에서 비교적 쉽게 의사결정을 할 수 있습니다. 이 단계에서 흔히 벌어지는 문제는 조직의 외형적 이슈만 치중하고 실제 조직의 작동 메커니즘을 고려하지 않는 것입니다. 즉, 조직도상 명확하게 보이는 조직 편재나 보고 체계에만 신경쓰고, 정작 중요한 업무 절차와 시스템, 구성원들의 역량이나 마인드 등 눈에 잘 보이지 않는 메커니즘을 고려하지 못하는 것입니다. 외형적 이슈보다는 눈에 잘 보이지 않는 메커니즘이 조직개편의 성패를 좌우하는 더 중요한 요소라는 점을 잊어서는 안 됩니다. 실제 한 미디어그룹에서는 12명의 비즈니스 리더들이 한 곳에 모여 중앙집중적 시스템과 분권적 시스템 등 여러 대안을 놓고 집중적인 토론을 벌였습니다. 그런데 이 과정에서 분권적 시스템을 옹호할 것으로 예상되는 사람에게는 중앙집중적 시스템을 옹호하는 입장에 서보도록 하는 등 상대의 입장이 돼서 토론을 해보도록 유도했습니다. 그리고 논쟁 과정에서 여러 쟁점들이 드러났고, 결국 대다수가 동의하는 합의안을 만들 수 있었다고 합니다. 4단계는 적절한 세부 구조를 설계하는 단계입니다. 대체로 3단계에서 조직개편안이 마련되면 담당 실무 부서에 이 계획을 던져주고 알아서 진행하라고 하는 기업들이 많습니다. 하지만 이렇게 나몰라라 하는 태도는 위험하다고 합니다. 적절한 세부 구조를 설계하는 이 단계가 가장 까다롭고 중요한 단계이기 때문입니다. 만약 조직개편을 통해 새로운 부서를 만들었다면 이 부서의 관리자와 직원들에 직무명세서를 새로 만들어야 합니다. 또 수익을 관리하는 IT시스템을 바꾸기로 했다면, 이익과 손실에 대한 전사적으로 통일된 기준도 마련해야 합니다. 이런 작업에서 실패하면 앞 단계에서 아무리 잘 했더라도 조직개편은 성공할 수 없습니다. 실제 앞서 소개한 미디어 회사는 이 단계에 상당히 공을 기울였다고 합니다. CEO는 조직개편 후속작업에 상당한 시간을 투자했고, 새롭게 지사장 역할을 맡은 관리자들은 공식 임명에 앞서 시간을 내서 현장 조사를 통해 실적 부진 이유 등을 깊이 있게 연구했다고 합니다. 마지막 5단계는 조직 개편이 첨부터 완벽하게 돌아가리라 기대하지 말고 시도하고 학습하고 끊임없이 경로를 수정하라는 것입니다. 예상치 못한 문제는 언제든지 발견될 수 있습니다. 이 때 신속하게 경로를 수정하고 보완할 수 있는 기업이 성공합니다. 모든 구성원들이 조직개편 이후 등장하는 다양한 문제를 찾아서 지적할 수 있어야 하고, 해결책도 공개적으로 논의할 수 있어야 합니다. 또 원래 목표에 부합하는 적절한 보완책도 찾아야 합니다. 앞서 말씀드린 미디어기업은 통합했던 한 부서를 다시 과거 형태로 분리하는 등 일부 계획을 수정했다고 합니다. 기대했던 시너지 효과가 나지 않았고 혼란만 부추겼기 때문입니다. 조직개편의 5단계 프로세스를 적용해서, 성공적인 조직개편과 경쟁력 강화를 이룩하시기 바랍니다. 감사합니다.
재무회계 & 인사조직
영상
2016. 11월호
사업은 자전거를 타는 것과 같다. ‘지속적인 성장’을 추구하는 법
안녕하세요, 장재웅입니다. “사업은 자전거를 타는 것과 같다”는 이야기 들어보신 분들 많으실 겁니다. 사업은 자전거를 타는 것과 같아서 속도를 늦추거나 멈추면 넘어지기 쉽다는 뜻입니다. 즉, 사업은 끝없이 성장을 추구해야 한다는 게 이 말의 핵심 교훈입니다. 실제 성장은 경영 현장에서 무조건 올바른 것으로 여겨지고 있습니다. 예를 들어 신년 사업 계획을 수립할 때 매출이 줄어드는 것을 가정하고 계획을 수립했다가는 상급자나 주주들에게 엄청난 질책을 받을 것입니다. 하지만 성장은 절대 선이라는 경영계의 믿음에 정면 도전하는 연구 결과가 하버드비즈니스리뷰에 실렸습니다. 마셜 피셔 펜실베니아대 와튼스쿨 교수 등은 소매기업의 연구 결과를 토대로 특정 시점에서 성장을 추구하는 것은 오히려 기업에 치명적 위기를 가져올 수 있다고 강조했습니다. 실제 월마트의 경우 1968년부터 1988년까지 20년동안 매장수를 24개에서 1198개로 늘리며 연평균 43%의 매출 및 수익 성장률을 구가했지만 2006년부터는 성장 정체기가 찾아왔고 2011년부터 2015년 사이에는 연평균 성장률이 2.7%까지 떨어지기도 했습니다. 이렇게 성장세가 줄어들면 대부분의 소매기업들은 자사의 비즈니스가 위기에 빠졌다고 생각하고 더 많은 매장 확장을 통해 매출 성장세를 높이려고 하는데 자칫 이런 전략은 기업의 건전성에 치명적 악영향을 끼치는 독이 될 수 있다고 합니다. 즉, 일정 시점에서는 성장보다 내실을 위주로 경영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실제로 피셔 교수 연구팀은 최소 10억 달러의 매출을 달성한 미국 소매기업 중 연간 매출성장률이 한 자릿수로 떨어진 37개 업체의 재무데이터를 분석했는데요, 성장이 정체된 상태에서 일부 소매기업은 여전히 성장을 추구한 반면, 일부 소매기업은 매장 확장 작업을 중단하고 기존 매장에서 매출과 수익 제고 전략을 추진했다고 합니다. 연구 결과, 두 그룹 가운데서 매장 확장을 중단하고 운영 효율성 개선에 나선 유통업체들이 큰 성공을 거뒀다고 합니다. 실제로 저성장 상황에도 매장확대에 주력한 저성과 기업들은 연평균 2.8%의 총주주수익률(TSR)을 기록한 반면, 성장을 포기하고 효율화를 추구한 기업들은 21.9%의 연평균 총주주수익률을 기록했습니다. 이는 S&P500 평균에 2배에 이르는 규모입니다. 결국 신규매장에 대한 투자가 순이익에 도움이 되기보다는 해를 끼치기 시작하는 시점, 그 시점이 확장 전략을 포기해야 하는 시기일텐데요. 문제는 이 시점이 언제인지 파악하기가 쉽지 않다는 것입니다. 연구팀은 이 시기를 파악할 수 있는 몇 가지 지표를 대안으로 제시합니다. 첫째는 투자자본수익률 즉, ROIC입니다. 평균 투자자본에 대해 영업이익이 얼마인지를 구해보면, 일정 시점에는 정체나 하락하는 현상이 나타나는데, 이 시점이 성장 전략을 수정해야 할 적기임을 알려준다는 것입니다. 연구팀은 또 단순히 신규 매장을 설치할 때 예상되는 매출이나 이익만 고려하지 말고, 기존 매장의 매출이나 이익이 줄어드는 부분도 고려하라고 강조합니다. 전국 곳곳에 매장이 설치되고 나면, 신규 매장은 신규 수요를 창출할 수도 있지만 기존 매장의 수요를 줄이는 효과를 불러올 수도 있습니다. 실제로 월마트의 경우 매출 잠식 효과(cannibalization effect)를 체계적으로 측정해서 매장 설치 의사결정을 할 때 중요한 참고 자료로 활용한다고 합니다. 수십 년 간 고성장 모드를 유지해 온 소매기업이 기계처럼 계속해 오던 매장 개설을 중단하기란 정말 쉽지 않은 일입니다. 그러나 연구대상이던 소매기업들의 2011년부터 2015년까지의 데이터를 보면 왜 맹목적 매장 개설을 그만두어야 하는지 알 수 있습니다. 성과가 주식시장 평균에 못 미친 소매기업들은 이 기간동안 연평균 4.4%의 비율로 신규매장을 추가한 반면 성과가 평균을 웃도는 소매기업들은 단 2%의 매장 수만 늘렸습니다. 그러나 영업이익은 저성과 소매기업이 0.9% 성장에 그친 반면 고성과 그룹은 8% 성장했습니다. 맹목적 매장 수 확대가 기업의 성장에 도움이 안 된다는 명확한 증거입니다. 그럼에도 왜 우리는 매장확장에 대한 유혹에서 벗어나지 못할까요. 주식시장에서 투자자들은 성장을 숭배할 뿐만 아니라 이를 기업들에 강요합니다. 성장세가 느려지면 기업에 문제가 생겼다고 여깁니다. 때문에 성장이 하락세에 접어들면 기업들은 원점으로 돌아가 사업을 재검토하고 매출을 키울 수 있는 전략을 도출하라는 압력을 받습니다. 때문에 기업인들은 전략의 수정 대신 노력을 배가해 성장세에 다시 불을 지피라는 요구를 끊임없이 받습니다. 무리한 기업인수에 나서는 경우도 바로 이 때문입니다. 때문에 대부분의 소매기업들은 성장전략을 포기해야 할 시점을 인정하지 못하고 큰 고통을 겪곤 합니다. 맥도날드의 사례를 보시죠. 맥도날드는 신규 매장을 개설하는 방법으로 1998년까지 성공적으로 빠르게 성장했습니다. 1999년 성장이 느려지기 시작했고 성장전략이 수익을 깎아 먹고 주가를 하락시키고 있었지만 맥도날드는 성장이라는 경로를 계속 따라갔을 뿐 아니라 새로운 레스토랑 체인을 인수하기도 했죠. 이런 전략에 제동을 건 주인공이 짐 캔털루포(Jim Cantalupo)입니다. 그는 2003년 새로 맥도널드의 CEO로 부임하면서 인수 기업들을 처분하고 신규 매장 개설을 중단했으며 서비스 개선과 고객 만족을 통해 기존 매장의 매출을 늘리는 데 초점을 맞춥니다. 이 전략 덕분에 그 후 5년간 회사의 수익은 두배가 됐고 주가는 네배로 뛰었습니다. 스포츠화 소매업체인 풋락커와 피니시라인을 비교해봐도 좋은 교훈을 얻을 수 있습니다. 2011년부터 2015년까지 피니시라인과 풋락커의 성장률을 비교해 보면 9% 대 8%로 피니시라인의 연간 성장률이 조금 높았습니다. 하지만 피니시라인의 성장은 대부분 새롭게 문을 연 매장에서 발생했고 풋락커의 경우 기존 매장에서 대부분의 성장이 일어났습니다. 결과적으로 풋락커는 비용보다 매출이 1.8% 증가했지만 피니시라인은 매출보다 비용이 1.3% 늘어 오히려 손해를 봤습니다. 실제 피니시라인의 영업이익률은 4.6% 감소했지만, 풋락커는 23.6%로 증가했죠. 신규 매장이 매출 증진에는 기여하지만 결국 비용을 높여 영업이익률에 악영향을 미친 것입니다. 그렇다면 기존 매장에서 매출을 늘리기 위해서는 어떤 방법을 취해야 할까요. 중요한 것부터 살펴보도록 하겠습니다. 먼저, 부동산입니다. 매장수를 늘리지 않는다고 해도 생산성이 낮은 매장을 폐점하고 좋은 위치에 자리잡은 매장은 리모델링하는 등의 노력은 해야 합니다. 이른바 ‘매장 위치 합리화 작업’을 지속 추진해야 한다는 뜻이죠. 데이터 분석, 이른바 애널리틱스 역시 중요합니다. 특히 요즘에는 빅데이터 분석 기술의 발달로 어떤 종류의 제품을 얼마나 보유할 것인지, 가격을 어떻게 책정할 것인지, 매장별로 어떤 시간대에 영업사원을 얼마나 배치할지 등을 데이터 기반으로 효율적으로 결정할 수 있습니다. 신제품 개발 역시 중요한 요소입니다. 최근 이른바 PB제품을 선보이는 소매기업들이 많은데 대표적인 소매기업의 신제품 개발 방식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영업조직의 채용, 교육, 배치 등도 고려해야 합니다. 풋락커의 경우 영업 성향과 풋락커 문화에 대한 적합성을 측정하는 온라인 테스트를 통해 직원을 선발하고 시간당 가장 높은 매출을 기록한 직원들이 가장 중요한 시간대에 근무하도록 배치하는 방법으로 생산성을 최적화하는 방법을 쓰고 있습니다. 채널 전략도 수정돼야 합니다. 최근에는 옴니채널 소매업체들이 늘고 있습니다. 온라인과 오프라인 매장을 적절히 활용해 소비자의 구매를 늘리는 전략입니다. 성숙단계에 접어든 소매업체의 장점은 현금이 많이 들어온다는 것입니다. 따라서 현금 활용 방안도 잘 고민해야 합니다. 즉, 자본 배분 절차를 잘 갖춰야 합니다. 메이시스나 맥도날드는 다양한 판매 혁신 아이디어를 찾아내고 평가하는 혁신그룹을 두고 이 혁신그룹을 통해 기존 매장 경쟁력 강화 방안을 찾고 각 방안의 ROIC를 평가하고 이 중 허들레이트를 초과하는 사업계획에만 자금을 투입하고 있습니다. 이런 절차를 잘 갖추면 자연스럽게 적절한 시점에 전략 전환이 가능합니다. 성장은 때로는 치명적 독이 될 수 있다는 점, 잊어서는 안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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