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혁신을 위한 추진도 한걸음부터! 이해관계자들을 위한 ‘6단계 방법론’
안녕하세요, 고승연입니다. 한 유명 글로벌 타이어회사는 ‘펑크가 나도 계속 주행하는 타이어’를 만들었습니다. 놀라운 혁신이었지만 상업적으로 성공하지 못했습니다. 이 타이어를 장착한 자동차를 점검하고 문제가 발생했을 때 해결해 줄 수 있는 서비스센터가 기술적 복잡성과 비용 등을 이유로 이 혁신에 참여하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다양한 산업 분야에서 탁월한 혁신 아이디어가 제시되더라도 생태계가 이를 지원해주지 못하면 실패합니다. 그렇다면 어떻게 생태계의 지원을 이끌어낼 수 있을까요. 기업가정신과 혁신 분야의 최고 권위자인 거장급 경영학자 이언 맥밀란 하버드대 교수 등이 하버드비즈니스리뷰에 생태계의 참여를 유도하기 위한 구체적인 방법을 제시했습니다. 맥밀란 교수 등은 실제로 컨설팅을 진행했던 제약회사의 사례를 통해 구체적인 방법론을 제시했습니다. 이 기사에서는 파머코라는 가명의 회사이름으로 사례를 제시했습니다. 많은 산업분야에서 ‘생태계’가 형성돼있지만 제약 업종에서 생태계는 특히 중요합니다. 제약회사들은 환자, 의사, 의료서비스 제공자, 보험사, 유통사, 그리고 정부기관이 만들어내는 에코시스템 내에서 그 이해관계자들의 니즈 사이를 곡예 하듯 오가며 오랫동안 가치를 창출해왔습니다. 예를 들어 제약회사가 항우울제 효능을 높이기 위해 제조법을 일부 변경하겠다고 하면, 환자나 의사들은 환영할 겁니다. 하지만 보험 비용이 상승하고 부작용 위험 등을 고려하는 쪽에서는 추가 규제를 만들 수도 있습니다. 따라서 의료업계에서는 그 자체로 혁신적인 아이디어가 생태계 내 이해관계자들의 저항을 넘지 못해 상용화에 실패한 사례가 적지 않습니다. 맥밀란 교수는 파머코라는 회사가 서비스 혁신을 추진하면서 어떻게 이해관계자들을 설득하고 참여를 이끌어내 성공적으로 혁신을 이뤄냈는지 설명합니다. 이 사례는 제약회사만이 아니라 생태계 내 수많은 이해관계자들의 참여를 모색하는 기업 모두에 큰 교훈을 줍니다. 파머코의 ‘만성질환’ 치료제 사업부 사례로 한 번 들어가 보겠습니다. 서비스 혁신의 1단계는 바로 핵심 이해관계자가 누구인지 그리고 가장 시급한 니즈가 무엇인지 식별하는 것입니다. 파머코 같은 경우, 환자, 병원, 의료보험회사, 약국 체인과 같은 상업적 유통채널. 이렇게 네 부문을 핵심 이해관계자로 설정했고요, ‘최종소비자’인 환자를 가장 중요한 이해관계자로 파악했습니다. 그리고 이해관계자의 핵심 니즈를 파악해갔습니다. 환자들의 경우 질병 치료와 합병증 예방이 가장 큰 이해관계일 것입니다. 만약 이 영상을 보시는 분들이 자동차를 만드는 회사를 다닌다고 생각해보면, 소비자, 협력업체, 자동차/도로/환경규제당국, 정유업체 등이 모두 이해관계자로 포함될 수 있겠지요. 이렇게 우리와 연관된 이해관계자가 누구인지 그들의 니즈는 무엇인지부터 생각해보는 거죠. 두 번째 단계에서는 이해관계자들의 소비체인을 요약하는 작업을 해야 합니다. 소비체인이란, 예를 들어 고객이 핵심 니즈를 만족시키기 위해 거쳐야 하는 과정을 뜻합니다. 만약 고객이 합병증 예방을 원한다면, 소비자들은 질병을 자각하는 단계->질병을 진단하는 단계->치료하는 단계->치료 이후 건강한 상태를 유지하는 단계 등 총 4단계의 소비 체인을 거쳐 목적을 달성하려 할 것입니다. 이렇게 소비체인을 명확히 규정하면 각 단계별로 어떤 조치를 취할 수 있는지를 알 수 있게 됩니다. 파머코 입장에서는 소비자들이 자신들이 어떻게 합병증에 걸렸고 치료가 필요하다는 것을 알 수 있도록 도와줄 수 있는지, 어떻게 진단받고 치료를 할 수 있는지 등을 고민할 수 있습니다. 이어 3단계에서는 기존 상품의 특성을 구분하고 서비스 제안 프로필을 만드는 단계입니다. 이 단계에서는 2단계에서 규정한 소비체인별로 고객들에게 제공되는 서비스를 3가지 범주로 구분합니다. 여기서 말하는 세 가지 범주는 협살불가, 차별화, 불만족 범주입니다. 예를 들어 합병증 인지 단계에서 협상 불가 범주로는 매년 정기검진 시 혈액검사를 수행하는 것입니다. 합병증 우려가 있는 환자는 정기검진을 없애는 건 절대 받아들일 수 없겠죠. 그리고 합병증 인지 단계에서 경쟁사 대비 차별화 범주로 포함시킬 만한 요소는 현재 없습니다. 또 인지 단계에서 불만족 범주는 진단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을 것이란 불안 등이 여기에 포함됩니다. 이렇게 표를 만들면, 현재 서비스에서 경쟁 서비스에 비해 우리 서비스의 차별화 수준이 높은지 낮은지에 대한 객관적이 평가를 할 수 있을 것입니다. 자동차 기업 사례로 돌려보면, ‘안전성’은 협상불가 범주에 들어가고, 혁신적인 자동운전장치는 차별화 범주, 새로운 자동운전장치에 대한 불안감은 불만족 범주에 들어갈 수 있을 것입니다. 다음 4단계는 3단계에서 만들어진 상품 프로필을 활용해 성장 기회 프로필을 설계하는 것입니다. 즉, 불만족 특성을 제거하거나, 아니면 차별화 특성에 뭔가 새로운 요소를 추가하는 것이죠. 파머코에서는 약국을 통해 무료 혈액검사를 하는 것과 문자메시지로 복용시간을 미리 알려주는 것 중 어느 것이 나을지 등을 놓고 논쟁을 벌였다고 합니다. 그리고 합병증 예방을 위해 ‘주기적 운동’이 중요하기 때문에 헬스클럽 회원권을 주는 방안까지 검토했다고 합니다. 이게 바로 4단계 상품프로필을 활용해 성장기회 프로필을 설계하기입니다. 마지막 5단계와 6단계는 이해관계자간 갈등관계 파악하기와 최상의 기회 선택하기입니다. 차별화 요소를 선정했다면 그게 다른 이해관계자에게 어떤 영향을 미칠지 5단계에서 살펴봐야 합니다. 앞서 파머코가 ‘헬스클럽 회원권 주기’를 차별화 요소 중 하나로 등장시켰는데요, 이렇게 차별화 요소를 추가할 경우, 각 이해관계자들, 즉 환자와 병원, 보험회사 등의 ‘협상 불가 특성’과 상충하는지 여부 등을 쉽게 점검할 수 있을 것입니다. 이런 작업을 거치면 헬스클럽 회원권 제공하기란 차별화 옵션이 환자나 병원에서는 환영을 받겠지만, 보험회사는 강하게 반발할 것이란 점을 예측할 수 있습니다. 이렇게 처방약 자동 보충 같은 다른 차별화 특성에 대해서도 이해관계자들의 반응을 추론해볼 수 있습니다. 다른 예를 들어보면 자동차 회사의 혁신적 자동운전서비스가 더 많은 공해물질을 만들어낸다면 당연히 규제당국이 이를 수용하기 어렵겠지요. 뒤에 제시되는 이해관계자 갈등매핑을 보시면 이해가 쉬울 것입니다. 이렇게 갈등관계를 파악했다면, 마지막 단계에서 이해관계자들과 협의해 극복할 수 있는 갈등은 무엇인지, 도저히 불가능한 것은 무엇인지 따져 이를 해결해나가고, 그렇게 나온 선택지 중에서 최상의 것을 선택해야 합니다. 지금까지 이언 맥밀런 교수가 직접 제약회사를 컨설팅하면서 마련한 생태계 참여 유도 방안을 설명드렸습니다. 다소 생소할 수 있는 제약회사 사례였지만, 중간 중간 친숙한 자동차 회사 예를 들었듯이 여러분들도 각자 회사의 비즈니스 특성을 고려해 적용시켜보는 사고실험을 해보시면 큰 도움이 될 것입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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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 3월호
‘좋아요’, 많으면 뭐합니까? 쓸 줄을 아셔야죠. ‘좋아요’ 100% 활용하기
안녕하십니까. 조진서입니다. 요즘 웬만한 소비재 기업은 페이스북 페이지를 운영합니다. 미국 포천 500대 기업의 80%가 페이스북 계정을 운영한다고 합니다. 한국 대기업은 그보다는 비율이 낮겠지만 2/3 정도는 페이스북이든 네이버든간에 소셜미디어 계정을 운영하고 있지 않나 생각합니다. 중소기업이나 스타트업, 공공기관도 마찬가지죠. 많은 노력과 비용을 써서 소셜미디어 계정을 운영했을 때 그 성과는 어떻게 평가하시나요? 네이버라면 방문자수, 인스타그램은 팔로워 수, 페이스북이라면 엄지손가락 모양의 ‘좋아요’ 숫자를 세는 경우가 많습니다. 페이스북에선 좋아요를 누르면 자동적으로 그 페이지의 폴로워가 됩니다. 폴로워가 되면 내 타임라인에 그 브랜드가 올리는 컨텐츠가 자주 노출됩니다. 그렇기 때문에 마케터들은 이 ‘좋아요’ 숫자를 올리는데 중점을 둡니다. 2016년 초에 어떤 글로벌 햄버거 프랜차이즈가 신메뉴를 내면서 페이스북에서 이벤트를 했습니다. 660만명에게 광고가 보여졌고, 11만 7000건의 ‘좋아요’를 받았다고 합니다. 그리고 이 기간 매장 매출도 실제로 크게 올랐다고 합니다. 여기까지는 좋습니다. 그런데 햄버거 신제품이 많이 팔린 게 정말 ‘좋아요’ 이벤트 때문일까요, 아니면 다른 광고 때문일까요? 물론 페이스북 입장에서는 ‘좋아요’ 효과가 아주 크다고 할 겁니다. 그래야 더 많은 기업을 끌어들일 수 있으니까요. 그런데 하버드경영대학원의 레슬리 존 교수가 여기에 딴지를 걸었습니다. 잠깐 부연 설명을 드리면, 존 교수라고 하니까 남성일 것 같은데 여기서 존은 이름이 아니라 성이구요, 존 교수는 여성분이십니다. 하버드대에서 마케팅과 소비자 심리, 협상론을 가르치는데 특이하게도 원래는 발레리나였습니다. 운동에서 은퇴한 후에 대학에 가서 심리학과 행동경제학 공부를 시작했고, 카네기멜론대학에서 박사를 따자마자 하버드 조교수로 임용된, 젊은 교수입니다. 존 교수는 아주 마음을 독하게 먹고 대규모의 실험을 했습니다. 4년 동안 1만8000여명을 대상으로 해서 총 23번의 페이스북 광고 실험을 했다고 합니다. 실험의 결론은 이렇습니다. 좋아요를 누른 사람들이 확실히 제품을 더 많이 구매하긴 합니다. 그건 맞습니다. 그런데 좋아요를 눌렀기 때문에 제품을 구매한 건지, 아니면 원래 그 브랜드에 관심이 많은 사람들 때문에 좋아요도 누르고 제품도 구매한 건지는 알 수가 없다는 겁니다. 예를 들어 어떤 사람이 평소부터 BMW자동차를 사고 싶어했고, 그래서 페이스북에 들어가서 ‘좋아요’도 눌렀고, 한푼 두푼 월급을 모아서 결국 10년 만에 한 대 뽑았다고 해보죠. 과연 페이스북이 없었다면 이 사람이 그 차를 뽑지 않았을까요? ‘좋아요’를 눌렀다는 행동이 이 사람의 구매 가능성을 높여줬을까요? 존 교수는 말합니다. 노!노!노! 존 교수는 실험을 아주 똑똑하게 꾸몄습니다. 유명 브랜드에 대해 이미 좋아요를 누른 사람과 좋아요를 누르지 않은 사람들의 구매율을 비교한 게 아닙니다. 막 새로 출시된 작은 화장품 브랜드를 놓고, 이 브랜드를 전혀 접한 적이 없는 일반인들을 실험대상자로 삼았습니다. 그러니까 원래부터 이 브랜드를 좋아한 사람들이 들어가서 실험이 왜곡되는 것을 방지한 겁니다. 그런 다음 50%에게는 ‘좋아요’를 눌러달라고 부탁을 했습니다. 실험이니까 대부분의 사람들이 부탁받은 대로 좋아요를 눌러줬습니다. 나머지 50%에게는 그런 요청을 하지 않았습니다. 그런 다음 모두에게 화장품 샘플 쿠폰을 보내줬습니다. 실험 결과, 좋아요를 눌렀든 말든 샘플 쿠폰을 받아서 사용한 사람들의 비율은 차이가 없었습니다. 또 페이스북 친구가 좋아요를 눌렀다고 해서 쿠폰 사용률이 올라가지도 않았습니다. 즉 좋아요를 누르는 것만으로는 내가 됐든 친구가 됐든 제품 사용률, 혹은 구매율에 영향을 주지 않는단 얘깁니다. 이 얘기를 듣고 지금 뒷목을 잡을 분들이 있으실 겁니다. 실제 많은 한국 기업에서 좋아요 숫자를 늘리기 위한 경쟁이 벌어지고 있고, 국내에서 좋아요 팬이 잘 늘어나지 않으니, 한류스타 사진을 앞세워 동남아에서 좋아요 팬을 확보하는 웃지못할 상황까지 벌어졌다고 합니다. 그야말로 좋아요 확보 전쟁이 벌어지고 있는 셈인데요, 이 연구결과를 보시고, 도대체 우리는 왜 지금까지 페북 좋아요에 그렇게 집착하고 있었나 하는 자괴감이 드시는 분도 있으실 것 같습니다. 그런데 좋아요의 의미가 아주 없지는 않습니다. 좋아요도 잘만 활용하면 매출에 도움을 줄 수 있습니다. 세 가지 방법을 알려드립니다. 첫째, 어떤 사람들이 우리 브랜드를 좋아하는지, 우리가 목표로 삼아야 하는 타깃 고객이 어떤 특성을 갖고 있는지에 대한 데이터를 모을 수 있는 아주 좋은 정보 소스가 됩니다. 아이들 멍자국 없애는데 쓰라고 만든 연고가 있는데요, 소셜미디어 분석을 해봤더니 실제로는 성형수술한 여성들에게 더 인기가 있다는 걸 알게 됐습니다. 이 회사는 바로 광고 캠페인의 타깃을 아이엄마에서 젊은 싱글 여성으로 바꿨습니다. 큰 성공을 거뒀습니다. 둘째, 좋아요를 눌렀다는 건 일단 우리 브랜드에 관심이 있는 사람이라는 얘기니까, 그런 충성 고객들로부터 제품에 대한 성의 있는 피드백을 받는 용도로 쓸 수 있습니다. 개똥도 약에 쓰려면 없다고, 고객들이 평소에 이러쿵저러쿵 불평들이 많은 것 같아도 정작 평가가 필요할 때는 구하기 어려운 법입니다. 이때 페이스북을 사용하세요. 블록 장난감 회사 레고는 이렇게 SNS로 들어오는 충성고객들의 반응을 신제품 디자인에 반영합니다. 또 충성고객들의 개인 콘텐츠 제작을 유도한 다음에 그것을 회사 홍보에 사용해도 됩니다. 안경회사 와비파커는 인스타그램에서 와비파커 해쉬태그가 달린 사진들을 찾아서 그것들을 회사 브랜드 계정에서 홍보합니다. 셋째, 좋아요를 누르게 하는데 그치지 말고 사용자와 제품간의 좀 더 깊은 연결관계를 보여주면 매출에 도움이 된다는 MIT대 연구 결과가 있습니다. 페이스북에 내 친구가 좋아요를 누른 제품이라고 보여줘봐야 소비자의 구매를 자극하지 못하지만, 페이스북에서 내 친구가 ‘이 제품 써봤다‘고 말하는 것은 구매를 자극한다는 말입니다. 예를 들어 여행 앱 트립어드바이저는 사용자가 호텔을 검색할 때 이 호텔을 사용한 내 페이스북 친구가 있다고 알려줍니다. 이는 유의미하게 예약률 향상효과를 가져온다고 합니다. 지금까지 하버드대 레슬리 존 교수가 제시한 세 가지 방법을 소개해드렸습니다. 저는 이런 분석결과도 중요하지만 이 실험을 설계한 존 교수의 신중함에도 큰 점수를 주고 싶습니다. 요즘 ‘퍼포먼스 마케팅’이라는 말이 유행입니다. 모바일과 인터넷 기기를 이용해서 마케팅 활동의 퍼포먼스를 실시간으로 측정하는 기법인데요, 측정을 시작하기에 앞서 측정 설계부터 신중해야 한다는 교훈을 줍니다. 측정되는 실험군에 내재적인 편향성이 숨겨져있지는 않은지, 그걸 우리의 실험 모델이 제대로 필터링할 수 있는지, 인과관계와 상관관계를 혼동하고 있지는 않은 지를 고려해야 합니다. 그렇지 않으면 큰 비용을 들여서 하는 실험 전체가 무의미해질 수 있습니다. 마케터의 아주 작은 심려가 큰 비용을 아낄 수 있고 거대한 판단 착오를 막을 수 있습니다. 나쁜 데이터는 없느니만 못하니까요. 기업인 여러분들이 늘 실무에 바쁘시지만, 그래도 굳이 시간과 돈을 들여 경영학을 배우고 또 HBR을 읽는 이유가 바로 이런 것 아닐까 합니다. 감사합니다
마케팅 & 전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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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 3월호
당신이 스캔들 기업 출신이라면? 그래도 '솟아날 구멍'은 있다.
안녕하십니까, 이방실입니다. 최근 전 세계적으로 가장 떠들썩한 기업 스캔들은 아마 독일의 자동차 기업 폭스바겐의 디젤 차량 배출가스 조작 사건이 아닐까 싶습니다. 우리나라로만 시각을 좁혀보면, 유해성 가습기 살균제 판매로 전 국가적 공분을 일으킨 옥시 레킷벤키저 역시 폭스바겐 못지않은 기업 부정행위의 주범이라 할 수 있겠죠. 안타깝게도 이런 고약한 기업 스캔들은 최근에만 생겨나는 건 아닙니다. 글로벌 기업에서만 벌어지는 일도 물론 아니죠. 벌써 10년도 훨씬 전에, 미국 에너지 기업 엔론의 회계 부정 사태가 있었고, 한때 국내 재계 서열 2위였던 대우그룹 역시 분식회계로 몰락의 길을 걸었습니다. 여기서 한 가지 질문입니다. 기업이 이런 부정행위를 저질렀을 때, 그 회사 임직원들은 추후 구직시장에서 어떤 대우를 받게 될지, 궁금하지 않으십니까? 위법행위나 부정행위에 직접 가담한 사람들이야 당연히 불이익을 받겠지만, 그 일과 전혀 상관없는 직무에서 일한 사람이라면 큰 상관없지 않을까요? 최근 HBR코리아에서 이 점에 대해 연구했는데요, 상식 밖의 연구 결과가 나왔습니다. 문제가 되는 사건과 직접적 관련이 없는 임직원도, 단지 오명으로 얼룩진 기업에서 일했다는 사실 하나만으로 새로운 직장을 찾을 때 불이익을 보게 된다고 합니다. 불이익의 형태는 다양합니다. 스캔들 기업의 임원이라는 이유 때문에 아예 인터뷰 기회를 얻지 못하는 경우도 있고, 설령 채용이 된다고 하더라도 비슷한 스펙의 사람에 비해 연봉이 평균 4% 정도 낮게 책정된다고 합니다. 고위직일수록 이런 부담은 더 커지는데요, 스캔들 기업 출신 고위 임원들은, 그렇지 않은 사람들에 비해 평균 6.5% 연봉이 깎인다고 합니다. 심지어 여성은 남성보다 더 많은 불이익을 받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남성들의 연봉은 스캔들 이후 평균 3% 줄었지만, 여성들은 평균 7%나 줄었다고 합니다. 개인이 저지른 잘못도 아니고, 자신이 몸담았던 회사에서 저지른 부정행위 때문에 내가 영향을 받게 되는 건 무슨 이유 때문일까요? HBR코리아에선 크게 세 가지로 원인을 분석합니다. 첫째, 회사 전체에 소위 ‘나쁜 기업’이는 ‘조직적 낙인’을 찍기 때문인데요, 문제는 이 조직적 낙인을 찍는 행위가 언제나 합리적이지는 않다는 데 있습니다. 때로는, 이성적이고 논리적인 평가에 기초하기 보다는, 윤리적으로 더러운 오명에 전염될까 두려워하는 심리적 혐오감이 표출돼 낙인을 찍는다는 거죠. 예를 들어, 연쇄 살인마가 한때나마 잠시라도 가지고 있었던 물건은, 설령 그가 단 한 번도 사용하지 않은 물건이라 할지라도, 사람들이 만지기조차 싫어한다는 실험 결과가 있습니다. 심리적 혐오감이 얼마나 비이성적인 행위로 나타나는지를 보여주는 단적인 예죠. 나쁜 기업에 한때 몸담았다는 이유 하나만으로 그 사람을 무조건 회피하는 건 바로 이런 막연한 걱정과 두려움, 혐오감에 기인한다는 거죠. 아무 죄 없는 개인에게 조직적 낙인 효과가 일어나는 두 번째 이유는, 채용 과정에서 개인을 정확히 판단하기가 어렵기 때문입니다. 채용관리자들은 경력자들을 뽑을 때, 의식하든 의식하지 않든, 직감이나 고정관념에 따라 많이 좌우되는데, 이 때 개인보다는 회사 이미지를 좀 더 강하게 인식해 평가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소위 평판 체크를 하게 될 때에도 이전 회사를 통해 평가하게 되니, 어찌 보면 당연한 결과라고 할 수 있죠. 마지막 세 번째는 채용관리자 대부분이 보수적으로 생각하는 경향이 있기 때문입니다. 괜히 위험 소지가 있는 기업 출신의 사람을 뽑았다가 혹시라도 문제가 생길 경우, 자신의 평판까지 나빠질까봐 걱정하는 거죠. 그렇다면 이런 낙인 효과를 극복하기 위해선 어떻게 해야 할까요? 이 역시 HBR코리아에선 크세 세 가지를 제안합니다. 첫째, 정공법을 택해 단도직입적으로 자신의 결백을 먼저 밝혀야 합니다. 즉, 헤드헌터가 됐든 채용 담당자가 됐든, 상대방이 묻기 전에 먼저 문제가 될 만한 이슈에 대해 명명백백히 밝히고 자신은 그 문제와 상관없다는 점을 분명히 하는 게 중요합니다. 두 번째는 자신이 가진 네트워크를 십분 활용해 자신을 지지해 줄만한 아군의 힘을 빌려야 합니다. 스스로 결백을 주장하는 것만으로는 충분치 않을 수 있으니, 사회적으로 믿을만한 사람들의 명성을 빌려서 그들이 나의 결백을 대신 보증해 줄 수 있도록 전략적 접근을 하란 뜻입니다. 세 번째는 스캔들을 일으킨 기업에서의 직장 경력을 희석시킬 수 있는 ‘재활 직장’을 우선 타깃으로 삼는 방법입니다. 이 때 중요한 건, 연봉을 좀 낮추더라도 자신의 과거 경력에 비춰봤을 때 눈 감고도 쉽게 할 수 있는 직장으로 가서 혁혁한 성과를 올리는 것입니다. 여기서 핵심은, 어쩌면 평생 꼬리표처럼 따라다닐 스캔들 기업의 이력을 떼어내고, 재활 직장이 자신의 새로운 대표 경력이 될 수 있게끔 만드는 것입니다. 따라서 재활 직장을 찾을 때에는 연봉 삭감도 감수해야 한다는 게 HBR의 조언입니다. 조직의 스캔들로부터 살아남는 전략은 상황에 따라 다를 수 있습니다. 만약 대체 불가능한 틈새 업종에서 일한다거나, 매우 특수한 분야의 전문 기술을 보유하고 있다면, 다른 사람들보다는 새 직장을 구할 때 좀 더 유리한 입장에 서 있을 수 있겠죠. 하지만 기본적인 전략은 동일합니다. 협상 테이블에서 진실을 말하고, 믿을만한 누군가의 명성을 빌려, 당신의 능력을 다시금 증명할 수 있는 직장에서 일해야 합니다. 기업에서 벌어지는 스캔들을 개인이 통제할 수는 없지만, 그 속에서 살아남는 건 가능하다는 사실을 잊지 않으시기 바랍니다. 감사합니다.
인사조직 & 자기계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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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 9월호
아프가니스탄에 '희망'을 심다. 아르수(ARZU) 대표 코니 더크워스의 '성공 비결'은?
안녕하십니까. 김정원 입니다. 오늘은 스타트업 창업을 준비하시는 창업가와 기업의 사회적 책임에 관심있는 분들께 도움이 될 만한 내용을 전해드리겠습니다. “작은 회사의 전략은 두 가지다. 살아남는 것과 돈을 버는 것”중국 알리바바의 회장인 마윈이 했던 말입니다.‘작은 회사’라는 단어만‘스타트업 회사’으로 바꿔서 읽어봐도 그리 의미가 어색하진 않습니다. 굳이 스타트업 기업에만 적용하지 않더라도 기업의 생존과 수익 창출은 이 세상에 존재하는 모든 기업의 존재 이유입니다. 그런데, 만약 오래 살아남아 수익을 내는 기업이 사회적으로 의미 있는 일들까지 한다면 어떨까요? 요즘 주목받는 개념인 CSV, 즉 기업이 경영활동을 통해 사회적 가치도 창출하면서 동시에 수익도 올린다면 지속가능성을 더욱 높일 수 있을 것입니다. 코니 더크워스는 아프가니스탄 지역에서 일자리 창출, 교육, 문화 등 다양한 사업을 하는 비영리재단 ‘아르수’의 설립자이자 대표입니다. 더크워스 대표는 하버드비즈리스리뷰에 사회적 가치도 창출하면서 동시에 수익도 올릴 수 있었던 비결을 전했습니다. `사회적 기업`을 통해 문화를 만들어가는 기업 아르수‘라는 제목의 HBR아티클 주요 내용을 말씀드리겠습니다. 세계적인 투자회사인 골드만삭스에서 세일즈와 무역 업무를 담당했던 더크워스 대표는 이런 탄탄한 경력을 바탕으로 2004년 아르수라는 회사를 설립했습니다. 창업하기 바로 1년 전에 여성들의 삶의 질 향상을 돕는 미국 대표단의 일원으로 아프가니스탄을 방문했던 게 계기가 되었습니다. 전쟁으로 거의 폐허가 된 아프가니스탄에서 고통받으며 하루하루 생계를 이어가는 여성들을 보고 뭔가 획기적인 변화가 필요하다고 생각했지요. 그래서, 아프가니스탄어로 `희망`이라는 의미인 `아르수`가 회사 이름이 되었지요. 더크워스 대표가 전하는 스타트업 기업의 성공비결은 무엇일까요? 아르수가 탄탄하게 자리를 잡을 수 있었던 첫 번째 비결은 업의 본질을 명확히 했다는 점입니다. 더크워스 대표의 고민은 어떻게 하면 사회적으로 새롭고 지속가능한 가치를 창출하면서도 수익을 낼 것인가였습니다. 그래서, 아르수의 업의 본질을 사회적 기업이 아닌 `self-funded company즉 자급형 기업`으로 정의했습니다. 그저 기부금 몇푼 받아서 사회적으로 의미 있는 일을 많이 하겠다 정도가 아닙니다. 아프가니스탄 여성들이 좋은 일터에서 만든 고품질의 양탄자 판매를 통해 번 수익으로 자급자족할 수 있는 기업이라는 점을 증명하고자 했습니다. 아쉽게도 아르수는 아직 몇몇 민간재단으로부터 약간의 후원을 받고 있어 완전한 재무적 독립을 이루지는 못했습니다. 하지만, `자급형 기업`이라는 업의 본질에 걸맞게 양탄자 판매 수익으로 제품 제작비용과 아프가니스탄 여성을 위한 사회적 프로그램 비용을 100% 충당할 수는 있었습니다. 창업 초기 우리가 하는 일의 업의 본질을 어떻게 정의하느냐는 매우 중요합니다. 1980년대 삼성 이건희 회장이 호텔 담당 사장에게 호텔업이 본질이 무엇이냐고 물었습니다. `서비스업`이라고 대답한 사장은 다시 생각해보라는 이 회장의 따끔한 지적을 받았지요. 그 사장은 몇 년 후 호텔업은 서비스업이 아니라 `부동산업이자 장치산업`이라고 업의 본질을 새롭게 재정의했고, 이를 바탕으로 성과를 더 높일 수 있었다는 일화가 있습니다. 업의 본질에 대한 통찰은 이렇게 차별화의 원천이 될 수 있습니다. 아르수의 더크워스 대표가 우리에게 주는 두 번째 교훈은 `디자인 씽킹`을 하라는 것입니다. 디자이너의 사고방식을 혁신적인 아이디어 창출에 도입해서 많은 기업들의 관심을 모은 것이 디자인 씽킹 방법론입니다. 공급자적 관점으로만 문제를 바로보지 않고 사용자, 즉 고객의 관점에서 이해하려는 노력이 핵심입니다. 아르수는 사업을 시작했지만, 양탄자를 생산할 아프간 여성들을 고용하는 단계부터 문제가 생겼습니다. 아프간 시골 지역의 뿌리 깊은 가부장적 문화규율 때문에 젊은 여성은 동행하는 보호자 없이는 외출이 불가능했습니다. 물론, 안전한 교통수단도 없었고, 그러다보니 출퇴근 등 약속시간도 잘 지켜지지 않았습니다. 디자인 씽킹 방법론을 적용해서 더크워스 대표는 이 문제를 어떻게 해결했을까요? 현지여성 즉, 피고용인의 관점에서 문제를 살폈습니다. 아프간 현지 여성들의 집집마다 방문해서 그 마을 부족원로들을 만나 설득하고 여성들이 일을 할 수 있게 해달라는 허락을 구했습니다. 급여도 양탄자가 팔리면 지급하는 게 아니라 현지 시세에 맞춰 그달에 바로바로 지급해서 여성 직공들 뿐 아니라 마을 전체에도 이익이 돌아가도록 배려했습니다. 또, 디테일한 마감처리를 잘해서 최고 품질의 양탄자가 나오면 급여의 50%를 보너스로 지급한다는 약속도 했습니다. 고객을 중시하는 디자인적 사고를 통해 문제해결에 접근했더니 처음엔 회의적이었던 마을원로와 여성들이 점차 마음의 문을 열었습니다. 나중에는 아르수의 양탄자 생산 사업에 참여하려는 여성들이 넘쳐나면서 대기자 명단을 만들어야 할 정도가 됐습니다. 아르수에게 배울 수 있는 마지막 포인트는 집념입니다. 사업을 하다 보면 예상치 못한 일이 반드시 생겨납니다. 투지와 집념을 가지지 않는다면 이런 난관을 극복할 수 없습니다. 아르수의 경우도 힘겹게 아프가니스탄에 적응하며 러그 제품을 만드는 데 까지는 성공했습니다. 그런데 다른 곳에서 문제가 생겼습니다. 제작된 러그를 미국에서 팔아야 하는데, 유통망을 제대로 구축하지 못했던 것입니다. 특히 미국에서 러그 유통산업은 수천 개의 유통업체와 소매업체들로 파편화되어 있었습니다. 하지만 미국에서 유통을 담당할 인력은 세 명에 불과했다고 합니다. 소규모 사회적 기업이 유통망 구축에 큰 돈을 투자할 수도 없는 상황이었습니다. 방법은 집념을 갖고 하나하나 유통망을 개척하는 것뿐이었습니다. 결국 세 명의 직원들은 유통사 고객을 한 명씩 일일이 상대하면서 브랜드 이미지를 구축했습니다. 그리고 도매 유통 외에 사회적기업과 디자인 회사 등에 직접 소매 판매를 하는 등 끈기와 투지로 고객을 개척해나갔고 이런 노력을 통해 자리를 잡을 수 있었습니다. 아르수는 적지 않은 성과를 냈습니다. 현재, 700명의 아프간 현지 여성 직공들을 지원하고 있으며, 의료 교육 문화 등 사회적 핵심 프로그램을 통해 2100명 이상의 아프간 현지 개인들에게 원조를 하고 있습니다. 업의 본질을 명확히 하는 것, 고객의 입장에서 문제를 바라보고 해결하려는 노력, 그리고 투지와 집념으로 난관을 해결하는 것. 사회적 기업 뿐만 아니라 다른 모든 비즈니스에도 공통적으로 적용할 수 있는 성공 방정식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감사합니다.
재무회계 & 혁신
영상
2016. 9월호
당신의 건강, 재산관리, 사회생활에 이로운 평생학습
도리사 다니엘스는 2015년 캘리포니아 주 산타 클라리타에 있는 캐년스 대학에서 사회과학 학위를 받았다. 다니엘스는 평범한 학생이 아니었다. 그는 99살이었다. 이 대학은 다니엘스의 졸업에 대해 보도자료를 냈는데, 그녀는 그저 더 나은 사람이 되고 싶어서 학위를 얻었다고 말했다. 6년 간의 학교 생활은 학습에 대한 그녀의 의지, 결단력, 헌신의 증거였다.
자기계발
디지털
2017. 3. 3.
분명 좋은 상품인데 왜 안 팔릴까? 고객의 '상황과 처지'부터 파악하라!
안녕하세요, 고승연입니다. 오늘은 흥미로운 사례 하나로 얘기를 시작할까 합니다. 10년 전 미국의 한 혁신컨설턴트는 디트로이트 지역의 한 건설사로부터 신규 아파트 분양률을 높여달라는 의뢰를 받았습니다. 이 건설사는 은퇴나 이혼 등의 이유로 집을 좀 줄여서 이사했으면 하는 사람들을 주 고객으로 삼았는데요, 타깃층의 구미를 당길 수 있게 12만 달러에서 20만 달러 사이로 적절한 수준에서 분양가를 책정하고 고급 마감재를 사용해 럭셔리함을 더했습니다. 이른바 가성비를 높인 것이죠. 그 외에도 여러 면에 세심한 배려를 했다고 합니다. 삐걱거리지 않는 바닥재를 깔고 지하실은 3중으로 방수처리를 하는 한편 화강암 싱크대 상판을 설치하기도 했습니다. 꽤 괜찮아 보이죠? 이뿐만이 아닙니다. 영업팀 인력을 충분히 확보해 주 6일 고객응대 시스템도 갖췄습니다. 그리고 주요 신문의 일요판 부동산 섹션에 대대적인 분양광고를 실었다고 합니다. 정말 많은 사람들이 몰려들었을 것 같지 않습니까? 실제로 견본주택을 보러 온 사람은 굉장히 많았다고 합니다. 그런데 실제로 분양을 받겠다는 사람은 별로 없었다는군요. 건설사에서 만든 ‘포커스 그룹’ 사람들은 뭔가 불편함이 있겠거니 하고 새로운 창문을 만드는 등 여러 아이디어를 냈다고 합니다. 그런데도 분양율이 올라가진 않았습니다. 건설사는 인구통계학적인 분석방법을 동원해 도대체 어떤 이들이 어떤 니즈를 갖고 있는 것인지 알아보려고 했습니다. 그런데 어떤 인터뷰나 데이터 분석을 통해서도 ‘누가 어떤 문제로 왜 분양 받기를 꺼리는지’를 알 수 없었다고 합니다. 그런데 거듭되는 인터뷰 과정에서 단서 하나가 나왔다고 합니다. 바로 ‘식탁’입니다. 이미 분양을 받은 사람들 중 상당수가 ‘이전에 살던 집에 있던 정찬용 식탁을 어떻게 처리할 지만 결정되면 바로 입주하겠다’고 말한 겁니다. 가구 처리가 뭐 그리 어려운일이라고...그러다가 이 혁신 컨설턴트는 한 가지를 깨닫게 됩니다. 성탄절에 자신들의 가족과 밥을 먹다가 말입니다. 무엇이었을까요? 사람들에게 식탁이란 ‘가족의 상징’이자 ‘추억의 집합체’였던 겁니다. 단독주택에서 아파트로 이주하는 사람들은 다른 것은 별 문제가 없었는데 추억이 가득 담긴 식탁 만큼은 함부로 버릴 수 없었던 것이었죠. 그래서 새로 분양하는 아파트의 내부를 조금 변경해 손님용 방 크기를 줄이고 식탁을 놓을 자리를 확보합니다. 이렇게 고객의 니즈를 ‘해결과제’라는 관점에서 보기 시작했더니 많은 것이 변했습니다. 아파트 건설 사업은 ‘살 곳을 만들어 파는 것’이 아니라 ‘삶을 옮겨주는 사업’이라는 걸 깨달은 것이죠. 입주자들이 ‘이사’라는 거사를 치르는 데 따르는 불안을 줄이는 서비스에도 많은 노력을 기울이기 시작했습니다. 이사업체 서비스를 제공하고 2년간 창고를 사용할 수 있게 해줬습니다. 아파트 부지에 물품 분류실을 따로 마련해 신규 입주자들이 버릴 물건을 시간을 두고 천천히 골라내도록 배려했습니다. 고객의 ‘해결과제’에 대한 이런 통찰 덕분에 이 건설사는 경쟁사들이 모방하기는커녕 이해하기조차 어려운 방법으로 차별화를 이뤄낼 수 있었다고 합니다. 새로운 관점이 모든 것을 바꿨습니다. 이 아파트의 분양가는 3500달러나 올랐는데, 이사 서비스와 창고 비용을 충당하고도 수익을 남기는 액수였습니다. 2007년 업계 매출이 49%나 급감하고 시장이 곤두박질치는 와중에 이 회사는 오히려 25%나 성장했다고 합니다. 지금까지 제가 말씀드린 사례는 최근 하버드비즈니스 리뷰에 실린 ‘고객의 해결과제를 파악하라’라는 기사에 나온 내용입니다. 여러분은 어떤 생각이 드셨나요? 그깟 식탁이 정말? 이라고 생각하셨나요? 중요한 건 ‘식탁’으로 상징되는 ‘삶과 추억’입니다. 여기에서 고객이 진짜로 원하는 해결과제를 찾아냈고 ‘삶을 옮겨주는 사업’으로 주택건설사업을 재정의하게 됩니다. 이것이 바로 그토록 어렵다는 ‘혁신’의 본질일지도 모릅니다. 이 아티클은 파괴적 혁신 혹은 와해적 혁신으로 유명한 클레이턴 크리스텐슨 하버드대 교수와 그의 동료들이 쓴 것인데요, 바로 ‘왜 많은 기업들은 그토록 혁신의 중요성을 강조하면서도 제대로 혁신을 하지 못하는가’라는 문제의식에서 서술된 글입니다. 그러나 이 ‘해결과제’를 일종의 만병통치약처럼 여겨서도 안 됩니다. 그럼 해결돼야 할 ‘과제’란 무엇일까요? 크리스텐슨 교수는 ‘과제’란 주어진 상황에서 어떤 사람들이 정말로 달성하고 싶어하는 것을 편의상 나타낸 말이라고 설명합니다. 예를 들어 앞선 사례에서 은퇴자나 이혼자들이 구입하는 아파트는 ‘다운사이징’이라는 특정한 상황 속에서 삶의 방식이 바뀌는 구매이기에, 생애 최초 주택구입자와는 과제가 다르다는 거지요. 이런 ‘상황’은 고객의 개인적인 특징, 제품의 속성, 신기술 혹은 트렌드보다 더 중요하게 작용한다고 합니다. 처음에 그 아파트가 분양이 잘 안됐던 이유는 ‘상황적인 이해’를 못하고 그저 ‘이상적인 아파트’를 제공하는 데에 초점이 맞춰져 있었기 때문입니다. 그 아파트가 경쟁해야하는 상대는 다른 회사의 신축 아파트가 아니라, ‘과거에 살던 단독주택에서 눌러 살고 싶다’는 고객들의 생각이었는데 말입니다. 혁신이론의 대가답게, 크리스텐슨 교수는 여기에서 아파트를 구매할 잠재고객들이 주택구매와 이사에 따르는 매우 번거로운 과정을 해결해준 것이 핵심이었고, 그것이 바로 ‘좋은 혁신’이었다고 말합니다. 그는 좋은 혁신이란, 지금까지 마땅한 해결책이 없었거나 솔루션이 아예 부재했던 문제를 해결해주는 것이라고 합니다. 또 이러한 해결과제는 단순히 기능 측면에 국한되지 않습니다. ‘식탁’으로 상징되는 ‘추억’과 정서. 즉 사회적이고 정서적인 측면까지 고려하는 해결이어야 진정한 해결이고 그것이 좋은 혁신이라고 합니다. 그러면 좋은 혁신을 위해 해결과제를 파악해야된다는 결론이 나오는데요, 크리스텐슨 교수는 다음과 같은 다섯 개의 질문을 던져보라고 권합니다. 첫째, 해결해야할 과제가 있는가?부터 물어야 합니다. 노인이나 아이, 반려동물을 돌봐 줄 인력을 중개해주는 케어닷컴의 경우 해겷해야 할 과제를 잘 찾아낸 대표적인 사례입니다. 둘째, 제품이나 서비스를 구매하지 않은 고객을 어디에서 찾을 수 있는지 따져봐야 합니다. 미국에서 가장 혁신적인 대학으로 꼽히는 서던뉴햄프셔대는 전통적인 고객인 고등학교 졸업생이 아니라, 이런 저런 이유로 대학을 마차지 못한 30대 이상의 고객층을 대상으로 온라인 과정을 만들어 크게 성공했는데요, 기존 대학이 무시했던 고객층을 새로 발굴해낸 대표적인 성공 사례로 꼽힙니다. 세 번째로 고객들이 아쉬운대로 어떤 차선책을 생각했는지를 묻고 알아봐야 합니?? 재무 소프트웨어 기업인 인튜이트는 소기업들이 개인용 자산관리 프로그램을 사용해 회계처리를 한다는 점을 간파하고 소기업용 제품을 만들어내서 큰 시장을 창출했습니다. 그리고 네 번째, 사람들이 어떤 과업을 피하고 싶어하는지 파악해야 합니다. 릭 크리거라는 사업가는 중이염 같은 일상적 질병에 대한 치료를 받을 때에도 병원에 가서 오래 기다렸다가 진료를 해야 하는 관행을 피하고 싶어한다는 고객 경험을 토대로 간단한 질병의 경우 예약없이 방문해 즉시 약을 처방해주는 사업으로 크게 성공했습니다.지금 이 영상을 보시는 여러분들도 ‘왜 좋은 물건인데, 정말 최고의 서비스인데 팔리지 않을까? 반응이 시원치 않을까?’라는 고민이 있다면, 크리스텐슨 교수의 조언대로 하나 하나 질문을 던져보시기 바랍니다. 감사합니다.
전략 & 혁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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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 9월호
검색광고는 정말 효과가 있을까?
한 세기도 훨씬 전부터 백화점 거물 존 워너메이커John Wanamaker는 자신이 광고에 들이는 돈이 효과가 있는지 측정할 길이 없다고 불평했던 것으로 유명하다. 그 이후 라디오, TV, 인터넷 등 새로운 기술 덕분에 기업들은 자체 홍보를 할 수 있는 여러 장소가 생겼다. 하지만 해묵은 과제는 아직 그대로다. 돈을 들여 광고를 한다고 매출이 올라가는지 어떻게 알 수 있는가가 바로 그것이다.
마케팅 & 전략
매거진
2017. 3월호
위태위태한 의존관계
대부분의 미국인에게 국가의 정체성이란 그것이 무엇을 의미하든 최고의 가치다. 그동안 안정적인 발전을 거듭해 온 중국이 자신감에 차서 세계의 리더로서 임무를 수행한다면 미국이 그렇게 호락호락하게 자리를 양보하지 않을 것이다. 미국과 중국의 관계만큼 중요하면서도 불안한 관계도 없다. 또 한편으로 양국은 상호의존적이다. 미국은 매년 중국으로부터 거의 5000억 달러 상당의 저렴한 전자제품과 장난감을 비롯해 거의 모든 것을 수입하고 있다. 한편 중국은 1조1000억 달러 규모의 미국 증권을 보유하고 있다. 흔한 표현처럼 두 나라의 관계는 ‘실패하기엔 너무 규모가 크다’.
자기계발 & 전략
매거진
2017. 3월호
홀라크라시를 도입해야 하는가?
그의 친구이자 CFO인 데릭 멜리스는 안도했다. 로히르는 글로벌 건설회사인 콘텍트Contect의 CEO였다. 로히르와 경영진, 이사회는 수개월 동안 권한분산 체계를 도입해야 하는지 논의해 왔다. 데릭은 이 아이디어가 마음에 들지 않았다. 네덜란드 에인트호번에 위치한 본사의 승인 없이 전 세계 200개 사무소와 자회사가 중요한 결정을 알아서 내리는 것은 너무 위험했다. 하지만 로히르는 이것이 참여와 성과를 높이는 열쇠라고 생각했다. 그는 전 직원에게 새로운 목표를 발표하고 전년도의 성취를 축하하는 2017년 연례회의에서 변화의 시작을 알릴지 모른다고 넌지시 내비치기도 했다.
운영관리 & 전략
매거진
2017. 3월호
M&A에서 살아남는 법
관리자와 직원에게 기업 인수나 합병은 단순한 기업전략이 아니다. 개인적으로는 혼란스럽고 때로는 충격적인 사건이다. 고위임원과 컨설턴트들이 완곡하게 표현하는 ‘인수 후 통합과정Post-Merger Integration·PMI’은 대개 긴장되고 불확실하며 매우 혼란스럽기까지 한 기간이다. 업무량은 늘고 압박감과 스트레스도 증가한다. 익숙하지 않은 정책과 관행 그리고 사내정치에 빠르게 적응해야 할지 모른다. 다른 회사나 심지어 다른 문화권 출신의 낯선 사람들과 협력해야 할 수도 있다. 또는 당신 경력이나 목표에 대해 전혀 모르는 새로운 상사에게 업무보고를 해야 할지 모른다. 게다가, 장기적인 커리어는 고사하고 합병된 회사에서 자리조차 보장되지 않는다. 동종업계에서 M&A가 발생하면 평균적으로 약 30%의 직원이 정리해고 된다고 알려져 있다.
운영관리 & 전략
매거진
2017. 3월호
‘좋아요’의 가치는 얼마일까?
많은 브랜드가 소셜미디어에서 그 존재를 확립하고 유지하기 위해 다양한 시도를 하며 한 해 수십억 달러씩 쓴다. 레드불은 40km 상공에서 스카이다이빙 세계신기록에 도전하는 모습을 라이브 스트리밍 동영상으로 보여줬다. 이상한 트윗들이 올라가던 치폴레Chipotle의 트위터 계정은 해킹당한 것처럼 보였지만 사실 회사가 직접 올린 것들이었다.
마케팅 & 전략
매거진
2017. 3월호
생태계의 확실한 참여를 이끄는 6단계 방법론
요즘은 아무리 단순한 제품이나 서비스의 혁신도 얼마든지 복잡해질 수 있다. 이는 항공, 전자, 화학, 소프트웨어, 건설, 투자 및 금융업, 다국적 제조업 등 여러 산업 분야에 공통적으로 나타나는 현상인데, 이런 분야들을 잘 보면 서로가 고도로 밀접하게 얽힌 이해관계자로 구성된 에코시스템 안에서 기업들이 움직이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혁신 & 전략
매거진
2017. 3월호
진정한 기업가형 리더 선발하려면
기업가entrepreneurs는 우리 시대 새로운 영웅으로 등극했다. 포드 부활을 이끈 로버트 맥나마라Robert McNamara를 비롯한 ‘경영 귀재Whiz Kids’10인방이 경영자의 지위를 ‘스타급’으로 격상시킨 것처럼, 마크 저커버그와 스티브 잡스는 기업가를 경영계의 최신 아이콘으로 만들었다. 하버드경영대학원 경력개발 프로그램에서 자문한 경험을 예로 들자면 창업에 관심이 없고 대기업 입사를 계획하는 학생들조차도 ‘기업가답지entrepreneurial’ 않다는 말을 들으면 수치심을 느낀다.
인사조직 & 운영관리
매거진
2017. 3월호
CEO 버블을 터뜨려라
대기업 CEO든 중소기업 CEO든, CEO의 가장 중요한 책임은 기업이 나아가야 할 방향에 중대한 변화가 필요한지 인식하는 것이다. 실제로, 어떤 과감한 신규 실행방안도 CEO 허락 없이는 시작조차 할 수 없다. 하지만 CEO의 이런 권한과 특별한 위치 때문에 CEO는 자신의 믿음에 이의를 제기하거나 곧 다가올 위기나 기회를 인지할 수 있는 소중한 정보를 얻는 데 있어 고립될 수 있다. 아마 기업 내 그 누구보다도 더 그렇게 될 가능성이 크다. 역설적이지만, CEO라는 고위직에서 요구되는 업무를 수행하려면, CEO는 오히려 그런 추앙받는 위치에서 어느 정도 벗어날 수 있어야 한다.
리더십 & 운영관리
매거진
2017. 3월호
자본이 넘쳐나는 시대의 전략
경영자들은 지난 50년 대부분의 시간 동안 금융자본을 가장 소중한 자원으로 여겼다. 아무리 적은 돈도 가장 유망한 프로젝트에만 쓰려고 최선을 다했다. 이들은 최소 요구투자수익률hurdle rate을 정할 때, 1980년대와 1990년대에 일반적이던 높은 자본비용을 반영해야 한다고 배웠다. 제너럴 일렉트릭과 버크셔 해서웨이 같은 기업들은 절제력 있는 투자로 찬사를 받았다.
전략 & 운영관리
매거진
2017. 3월호
다름을 시너지로 만들려면?
몇 달 동안 쉬지 않고 이어진 프로젝트로 주말도 없이 달려온 당신에게 사흘의 휴가가 주어졌다. 갑자기 생긴 휴가, 가까운 제주도로 가족여행을 가기로 했다. 호텔을 예약한 뒤, 고기국수와 흑돼지 맛집도 찾아보고, 여덟 살짜리 아들이 좋아할 만한 박물관도 골랐다. 야심 찬 당신의 계획을 아내에게 전하자 전혀 뜻밖의 얘기를 한다.
인사조직 & 전략
매거진
2017. 3월호
LIFE’S WORK - 마이크 시셰프스키(Mike Krzyzewski) 농구감독
올해 70세인 마이크 시셰프스키는 모교인 미 육군사관학교(웨스트포인트)에서 경험을 쌓고 듀크대에서 36시즌을 소화하는 동시에 미국 국가대표팀 감독직을 11년간 수행했다. 이렇게 농구감독으로서 40년을 보내며 1000번 이상 승리를 거뒀고 NCAA 챔피언에 다섯 번 올랐으며 올림픽 금메달 세 개를 따냈다. 일명 ‘K 감독’으로 불리는 시셰프스키는 재능 있는 선수들을 선발, 교육, 관리하는 전문가다.
리더십 & 운영관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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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 3월호
성격검사의 간략한 역사
성격검사에 대한 논란이 없지는 않다. 어떤 성격검사의 경우 보호받는 노동자 계층, 특히 장애인에 대한 차별대우에 해당한다고 법원이 판결한 최근 판례도 있다. 인사담당자들이 성격검사에 대해 갖고 있는 많은 믿음들이 과학적 증거와 배치된다는 연구결과도 존재한다. 그리고 성격 차이를 직장 내 갈등 유발의 주범으로 자꾸 지목하는 것은 어떤 성격의 직원들이 모였건 팀이 성공할 수 있는 여건을 조성해야 할 역할을 맡은 관리자의 책임을 오히려 간과하게 만든다고 경영학자들은 우려한다.
인사조직 & 자기계발
매거진
2017. 3월호
“뇌가 어떻게 작동하는지를 알면 누구에게나 다가갈 수 있습니다.”
헬렌 피셔 박사는 인간의 성격을 형성하고 매력과 사랑을 느끼게 만드는 두뇌 시스템을 탐구해온 전문가다. 그녀의 연구 결과는 각종 학술 저널과 TED 콘퍼런스로 잘 알려져 있으며, 온라인 데이트 서비스 매치닷컴에도 등장했었다. 이제는 딜로이트 같은 기업에서도 그녀의 이론에 주목하고 있다. 피셔 박사는 킨제이연구소 및 럿거스대와 협력하며 경영코칭 활동도 펼치고 있으며, 2015년에는 데이비드 랩노 리더십·혁신 고문과 함께 기업컨설팅 회사인 뉴로컬러를 설립했다.
인사조직 & 자기계발
매거진
2017. 3월호
업무 스타일이 리더십에 미치는 영향
2년 전 내가 매리엇의 최고인재책임자였을 때 나는 조직의 학습 및 개발 역량을 능률화하고 현대화하는 업무를 맡았다. 새 팀을 꾸린 후 본격적인 업무 착수에 앞서 나는 팀원들이 서로를 잘 이해하고 팀의 역할과 책임을 이해하며 전략적 목표에 공감하기를 바랐다. 우리는 성격유형 틀을 통해 각자의 강점과 약점을 파악하고 효과적인 업무방법을 찾아봤을 뿐만 아니라, 팀의 역량을 강화해야 할 부분과 우리가 첫해와 이듬해에 현실적으로 달성 가능한 목표에 대해 알아봤다.
리더십 & 인사조직
매거진
2017. 3월호
개척자, 조종자, 통합자, 수호자
조직 내 팀들이 만족할 만한 성과를 내지 못하고 있다. 전략 기획부터 변화 관리까지 늘 복잡한 난제와 씨름하는 우리 고객 중 상당수가 이런 말을 한다. 하지만 막상 연구해 보면 성과가 나지 않는 것은 팀 자체보다 다양한 업무 스타일과 관점을 효과적으로 활용하지 못하는 리더의 책임인 경우가 많다. 최고위직 임원들도 같은 실수를 범한다. 어떤 관리자들은 팀 구성원들이 서로 얼마나 많이 다른지 전혀 알지 못한다. 또 어떤 관리자들은 이들 간의 차이와 갈등을 어떻게 관리해야 할지 모르거나, 그대로 방치했을 때 치르게 되는 대가를 이해하지 못한다. 누군가가 좋은 아이디어를 내더라도 제대로 반영되지 않거나 실행하지 못하게 되고 실적은 하락한다.
인사조직 & 운영관리
매거진
2017. 3월호
‘착한’공급망 구축에 성공한 티파니 CEO
나는 티파니의 경쟁우위를 이야기할 때 공급망 수직통합vertical integration을 꼽는다. 두 가지 이유에서다. 럭셔리 명가라면 자신만의 고유한 디자인을 만들어야 한다는 확고한 사업신념. 그리고 사회적, 환경적 책임을 다하는 최고의 방법은 우리 제품의 생산이력을 추적할 수 있어야 한다는traceability강한 확신 때문이다.
리더십 & 전략
매거진
2017. 3월호
대기오염이 증시를 하락시킨다
캐나다 오타와대 경제학과 앤서니 헤이즈Anthony Heyes 교수와 동료들은 S&P500지수 데이터와 월스트리트 근처에 설치된 미국환경청EPA 측정기가 수집한 일일 대기환경 데이터를 비교했다. 그 결과 대기오염도 상승과 주식수익률 하락 사이의 연관성을 발견했다. 그들은 이런 결론을 내렸다:
재무회계 & 운영관리
매거진
2017. 3월호
Editor’s Pick
회계학자들 사이에서 최근 가장 논란이 됐던 사안 중 하나가 다음과 카카오의 합병이었습니다. 매출이나 자산, 이익 규모에서 다음이 카카오를 압도했지만, 실제 합병에서는 카카오의 기업가치가 훨씬 높게 평가됐기 때문입니다. 기존 이론으로는 도저히 설명할 수 없는 일이 시장거래를 통해 일어나면서 이를 어떻게 받아들여야 할지 논란이 이어졌습니다. 이처럼 과거 경영학 교과서로는 이해하기 힘든 일이 자주 발생하는 상황을 우리는 경험하고 있습니다. 이런 관점에서 자본비용에 대한 전면적인 관점 전환을 요구하는 이번 HBR 아티클은 매우 의미가 크다고 생각합니다.
운영관리 & 전략
매거진
2017. 3월호
고립된 CEO
CEO들은 사업이 실제로 어떻게 진행되는지에 대해 일반 직원들만큼도 모르고 있을까요? MIT 리더십센터의 상임이사 할 그레거센이 이번 호 아티클 ‘CEO 버블을 터뜨려라’(98쪽)에서 제기한 도발적 질문들 중 하나입니다. 200명 이상의 고위임원들을 인터뷰해서 쓴 이 아티클에서, 그레거센은 CEO가 갖고 있는 지위와 권위 때문에 중요한 정보에서 종종 소외된다고 말합니다. 자신이 가정하고 있는 사항이나 자신이 갖고 있는 전략에 반(反)하는 정보들의 경우입니다.
운영관리 & 전략
매거진
2017. 3월호
“미칠 듯이 바쁘다”: 새로운 사회적 지위의 상징 外
한때 여가는 사회적 지위를 상징하기도 했다. 하지만 오늘날 우리의 ‘24시간 업무 중’ 문화 속에서는 상황이 달라졌다. 이제는 오히려 여가가 부족한 사람이 더 높이 평가 받기 쉽다. 한 연구진은 일련의 실험으로 이와 관련된 흥미로운 사실을 밝혀냈다. ‘미칠 듯이 바쁘다’고 불평하는 사람들이 실은 자기 재능이 얼마나 희소가치 높은 상품인지를 넌지시 흘리며 다른 사람들이 자신의 지위를 높이 평가하도록 유도한다는 이야기다. 한 실험에서는 피험자들에게 다음과 같은 가상의 친구 두 명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지 물었다.
운영관리 & 전략
매거진
2017. 3월호
대세는 플랫폼. 디지털 플랫폼으로 성공하기 위한 핵심 ‘솔루션’은?
안녕하세요, 정언용입니다. 아마 경영자들의 최대 관심사 중 하나는 플랫폼 비즈니스가 아닐까 생각합니다. 구글, 페이스북, 에어비앤비, 링크트인, 우버 등 세계 경제를 주도하고 있는 신생 기업들은 모두 플랫폼 비즈니스로 성공했다는 공통점을 갖고 있기 때문입니다. 전통적으로 물건을 만들어서 시장에 내다 파는 모델과 달리 플랫폼은 여러 경제주체들이 활동하는 장, 즉 플랫폼을 제공해서 사업 생태계의 중심을 장악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많은 기존 기업들도 플랫폼 비즈니스로 성공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플랫폼 비즈니스의 성공은 절대 쉬운 과제가 아닙니다. 가장 큰 어려움은 플랫폼을 이용할 고객을 모으는 데서 생겨납니다. 플랫폼 사업은 소위 계란과 닭의 딜레마에 빠집니다. 예를 들어 상거래 플랫폼을 만들었다고 하더라도 고객 입장에서는 살 물건이 많아야 해당 플랫폼을 이용할 것입니다. 하지만 물건을 파는 상인들 입장에서는 고객이 많아야 해당 플랫폼에서 물건을 팔려고 할 것입니다. 결국, 닭이 먼저냐 계란이 먼저냐하는 것과 유사한 딜레마에 빠지게 됩니다. 하버드비즈니스리뷰가 이와 관련한 흥미로운 솔루션을 제시했습니다. 디지털 플랫폼을 오랫동안 연구해온 미국 하버드 경영대학원 벤자민 애델만(Benjamin Edelman) 교수는 디지털 플랫폼으로 성공하기 위한 5가지 솔루션을 제시했습니다. 주요 내용을 요약합니다. 첫째, ‘초기부터 다수 사용자를 확보하라’입니다. 초기부터 다수의 사용자를 확보하는 게 절대 쉽지는 않지만, 다음 두 가지 상황에서는 가능하다고 합니다. 첫 번째는 기존 사용자 집단이 충분히 있을 때입니다. 구글은 웹사이트별 특징에 맞는 광고를 게재해서 웹사이트 운영자와 수익을 나누는 새로운 광고서비스를 위해 애드센스(Adsense)라는 플랫폼을 출시했습니다. 그런데 이미 구글 검색광고를 이용하기 위해 수많은 고객들이 구글의 인기 광고 플랫폼 애드웍스(Adworks)에 가입했기 때문에 이들이 자연스럽게 애드센스도 이용하도록 해서, 손쉽게 새 플랫폼을 안착시킬 수 있었습니다. 우리나라에선 카카오택시는 카카오톡 사용자들이 충분했기 때문에 쉽게 서비스가 안착할 수 있었습니다. 기존 사용자를 기반으로 플랫폼의 즉 기존 사용자들을 최대한 자연스럽게 끌어올지를 고민해야 됩니다. 두 번째는 사용자의 데이터를 활용할 수 있을 때입니다. 미국 부동산 정보 사이트 질로(Zillow)는 방대한 미국 주택에 대한 가격이나 교육여건 등에 대한 데이터를 제공하는 플랫폼을 만들었습니다. 하지만 데이터를 어떻게 모을 수 있을까요? 주택 소유주들에게 일일이 데이터를 모으는 것은 실질적으로 거의 불가능합니다. 질로는 정부가 가진 부동산 데이터를 활용했습니다. 여러 기관에서 자료를 수집해 소비자의 관심을 끌 만한 정보를 보여주자 부동산에 관심이 있는 사람들이 질로 사이트를 이용했습니다. 또 이용자들이 정보를 가감하거나 수정할 수 있도록 했습니다. 그러자 실제 거주자들이 오류를 수정하거나 사진을 올려서 더욱 풍성한 부동산 데이터가 만들어졌습니다. 결국 부동산 구매자들이 많이 몰리자 부동산 중개인들이 질로에 유료로 광고를 실어서 질로의 플랫폼은 완전히 시장에 정착했습니다. 질로의 사례는 광고로 성공한 플랫폼의 3단계 성공공식을 잘 보여줍니다. 1단계는 공개된 자료를 수집해서 고객이 관심을 가질만한 내용으로 재가공하는 것이고, 2단계는 사용자가 직접 정보를 제공할 수 있는 환경을 구축하는 것입니다. 3단계는 기업에서 돈을 받고 광고를 유치하는 것입니다. 실제 구글의 초기 검색엔진은 여러 곳에서 마구잡이로 정보를 긁어모으다가, 나중에는 여러 사이트에서 체계적으로 정보를 모았고, 마지막으로 광고를 검색 결과에 노출시켜서 엄청난 수익을 얻었습니다. 이처럼 기존 고객이나 데이터를 활용한다면 플랫폼 초기부터 큰 고객을 모을 수 있습니다. 하지만 기존 고객이나 데이터를 활용할 수 없을 때도 있습니다. 이럴 경우에는 플랫폼 성공을 위한 두 번째 솔루션인 독립형 가치를 제공해야 합니다. 즉, 소수의 고객에게라도 확실한 가치를 제공하면 규모를 키워갈 수 있는 교두보를 마련할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1980년대 VCR시장에서 소비자들은 볼 만한 비디오테이프가 충분하지 않아 기기를 사지 않았고, 콘텐츠 보유한 업체들은 고객이 너무 적었기 때문에 VCR용 콘텐츠를 제작하지 않았습니다. 따라서 VCR기술은 실패할 뻔 했습니다. 그런데 VCR의 TV 녹화기능 덕분에 기사회생 했다고 합니다. TV 녹화 기능이 인기를 얻으면서 VCR보급이 확대되자, 영화나 드라마가 VCR용으로 제작됐고 결국 VCR은 콘텐츠 시장의 핵심 플랫폼으로 자리잡았습니다. 독립형 가치 제공에는 구체적으로 두 가지 대안이 있습니다. 하나는 틈새시장 공략입니다. 즉 비교적 좁은 시장을 타깃팅하는 전략입니다. 음식점 리뷰 사이트 엘프(Yelp)는 샌프란시스코 내 외국음식점만 평가했습니다. 그러다가 열렬한 팬을 확보했고 이를 기반으로 점차 지역을 확대해서 전국 서비스로 키워냈습니다. 지금은 단순 리뷰 서비스 외에도 예약대행, 온라인 주문, 할인쿠폰 발행 등 다양한 사업으로 영역을 확장했습니다. 두 번째 대안은 특정한 욕구를 지닌 소규모 집단을 찾거나 활용하는 것입니다. 예를 들어 스카이프는 부모와 통화하려는 유학생 등 무료통화가 절실한 소규모 집단을 타깃으로 했습니다. 이들을 기반으로 입소문이 퍼지면서 플랫폼이 자리를 잡았습니다. 플랫폼 사업을 할 때 영화 콘텐츠를 모두 모으겠다거나, 시내의 모든 택시기사를 확보하겠다는 식으로 시작하면 위험이 매우 커집니다. 기존 고객 기반이 없다면, 이렇게 특정 시장이나 고객을 겨냥해 열성팬을 만들고 점차 영역을 확대하는 게 바람직합니다. 셋째, 소비자의 신뢰를 얻어야 합니다. 만약 여러 플랫폼들이 경쟁하고 있다면 고객들에게 우리 플랫폼에 들어올 가치가 있다는 믿음을 줘야 합니다. 특히 게임기 구입처럼 고객이 초기 투자를 해야 하는 경우에는 향후 게임이 많이 제공될 것이라는 확실한 믿음을 줘야 합니다. 가장 좋은 방법은 영향력 있는 협력업체를 포섭하는 것입니다. 실제 마이크로소프트는 게임기 X박스를 내놓으면서 영향력있는 게임 개발업체나 게임 배급사들을 인수해서 독점적인 콘텐츠를 다수 제공했습니다. 물론 이런 인수나 독점제휴에는 많은 돈이 들어갈 수 있다는 단점이 있지만 경쟁이치열한 상황이라면 내부 개발보다는 외부의 유명 파트너와 제휴하는 게 더 큰 파급효과를 가져올 수 있습니다. 넷째, 사용자의 위험을 줄이는 과금 방식 마련입니다. 플랫폼의 기능이 다양해지면서 과금과 관련한 유연성도 매우 높아졌습니다. 사용자의 위험을 줄이는 대표적인 과금 정책으로 ①사용량에 따른 과금(Pay-as-you-go)과 사용자 보조금(User subsidies)을 들 수 있습니다. 사용량에 따른 과금은 비용이 발생한 만큼을 청구하는 방식입니다. 초기 그루폰(Groupon)이 할인 바우처를 제공할 때, 한 도시 내 사용자 모두에게 발송하지만 실제 거래가 발생됐을 때에만 수수료를 받았습니다. 보조금은 플랫폼 내 서비스 공급자와 소비자 중 한 쪽, 혹은 둘 다 보조금을 지급하여 플랫폼을 키우는 방식입니다. 카세어링 서비스 리프트(Lyft)사례를 보면 기사에게 운행에 대한 보상뿐만 아니라 콜을 기다리는 시간에 대해서 보조금을 줍니다. 또 초기에 5회 무료이용 서비스를 제공했습니다. 이렇게 보조금은 공급자와 사용자 모두에게 서로의 효과를 극대화하면서 플랫폼 규모를 키워가게 됩니다. 마지막으로, 기존 시스템과의 호환성을 확보하는 것입니다. 고객입장에서 기존에 잘 사용하는 플랫폼이 있는데 다른 걸로 갈아타려면 전환비용이 많이 듭니다. 그래서 새롭게 론칭한 플랫폼이라면 기존에 사용하던 시스템에서 자연스럽게 넘어올 수 있도록 많은 노력을 기울여야 합니다. 예를 들면 구글의 지메일(g-mail)서비스에 신규 가입해도 여전히 기존 email계정을 통해 메시지를 수신할 수 있게 한 게 대표적인 사례입니다. 플랫폼 성공, 쉽지 않은 과제이지만, 1) 많은 수의 사용자를 확보하고, 2) 사용자 수가 적어도 차별화된 가치를 제공하고 3) 신뢰성을 확보하고 4) 서비스에 적합한 과금을 하면서 5) 기존 시스템과 호환성을 확보하면 성공에 더 다가갈 수 있습니다. 감사합니다.
전략 & 마케팅
영상
2015. 4월호
나도 가끔 기대고 싶을 때가 있어. CEO의 ‘멘토’는?
안녕하십니까. 이상아입니다. 조직 생활의 정상에 서는 것, 즉 최고위 경영자가 되는 건 모두의 꿈입니다. 최고의 자리에 올랐다는 건 영광스러운 일입니다. 하지만 학습 측면에서 보면 무척 외롭고 힘들어집니다. 일반 직원들이야 노련하고 경험많은 선배들을 멘토로 삼아 리더십이나 다양한 직무 역량을 배울 기회가 대단히 많습니다. 하지만 CEO나 CFO등 최고위 관리자가 되면 위계적인 조직구조 내에??적절한 멘토를 찾기 어렵습니다. 몇 주, 혹은 몇 달씩 장기간 교육을 받는 것은 동서양을 막론하고 대부분 조직에서 막중한 책임을 져야 하는 최고위 임원들에게는 거의 불가능한 일입니다. 최고위 임원들은 엄청난 파급효과가 있는 매우 심각한 의사결정을 해야 합니다. 특히 경영환경의 불확실성이 고조되면서 최고위 경영진은 과거에 경험하지 못했던 과제를 해결해야 하는 경우도 많습니다. 예를 들어 과거에 한 번도 경험이 없던 대규모 기업M&A를 지휘해야 할 수도 있고, 적대적 인수의 방어에 나서야 할 수 도 있으며, 전혀 새로운 사업 분야로 진출을 모색해야 할 수도 있습니다. 이 과정에서 최고위 경영자로 승진하는데 도움을 줬던 역량, 즉 과거에 축적했던 역량의 상당부분은 도움이 안 되거나 오히려 새로운 문제를 해결하는데 걸림돌이 될 수도 있습니다. 힘겹게 최고위 경영진에 올라 성공하려면 새로운 역량과 지혜를 갖춰야 하는데, 공식적 비공식적으로 이런 기회를 갖기가 힘든 게 많은 많은 조직의 현실입니다. 그렇다면 어떻게 해야 할까요? 수잰 드 자나즈 미국 시애틀대 경영경제대학원 교수와 모리 페이펄 영국 크랜필드대 교수는 하버드비즈니스리뷰를 통해 최고위 경영진을 위한 멘토 프로그램을 통해 학습과 관련한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고 강조합니다. 실제 자나즈 교수 등은 멘토 프로그램에 참가한 CEO 45명을 인터뷰한 결과, 그 중 71%가 멘토링을 받은 후 성과가 개선됐다고 응답했습니다. 또 69%는 멘토링을 통해 더 나은 결정을 했고 특히 CEO의 84%는 멘토 덕분에 큰 실패를 막을 수 있었다고 대답했습니다. 멘토링은 최고위 임원의 자기계발과 학습에 가장 좋은 대안이라고 자나즈 교수 등은 강조합니다. 하지만 이런 이점에도 불구하고 많은 조직에서 최고위 임원의 멘토링이 효과적으로 이뤄지지 않는 경우가 많습니다. 무엇보다 고위 임원에게 적합한 멘토를 연결시켜주기가 쉽지 않다는 게 문제입니다. 외국에서는 CEO의 직속 상사라고 할 수 있는 이사회 의장이 멘토를 선임해주는 경우가 많습니다. 한국적 상황에서는 이런 게 쉽지 않습니다. CEO스스로 멘토를 찾거나 아니면 외부 컨설턴트를 통해 좋은 멘토를 소개받는 방법이 보다 현실적입니다. 그렇다면 어떤 멘토를 찾아야 할까요? 자나즈 교수 등은 다음가 같은 3가지 니즈를 충족시키는 멘토가 가장 좋은 대상이라고 강조합니다. 첫째는 고위 임원으로 활약하면서 여러 어려움을 경험해보고 가시적 성공도 체험한 사람이 좋은 멘토라고 합니다. 실제 CEO로서 10년에서 15년 정도 경험을 가진 멘토가 굉장히 좋은 조언을 많이 해줄 수 있다고 합니다. 둘째로 훌륭한 멘토는 폭넓은 관점을 제공해줘야 합니다. 즉, 멘티와 다른 관점에서 조언을 해줘야 한다는 것인데요, 실제로 노키아가 쇠락하고 있을 때 CEO로 취임한 스테판 엘로프는 미국 IT기업에서 오래 근무했기 때문에 미국 기업 문화에 익숙했지만 노키아 같은 유럽 기업의 문화는 잘 몰랐다고 합니다. 엘로프는 이런 단점을 보완하기 위해 영국 회사인 BP 회장을 지낸 피터 서덜랜드를 멘토로 삼아 주요 의사결정 과정에서 자문을 구했습니다. 이런 시스템으로 보완적인 관점을 제공받게 되자 엘로프는 결국 유럽 주주들을 설득해 상당한 프리미엄을 받고 마이크로소프트에 노키아 핵심 자산을 매각하는 계약을 체결할 수 있었다고 합니다. 마지막으로 멘토와 멘티 간에는 절대적 신뢰가 필요합니다. 멘티가 상담 과정에서 비밀 보장이 되지 않는다고 생각하면 절대로 민감한 이슈를 말하기 힘들 것입니다. 자신의 강점과 약점에 대한 솔직한 이야기를 들려줘야 좋은 조언을 들을 수 있을텐데 멘토가 이를 다른 사람에게 이야기할 수 있다고 생각하면 멘티는 절대 취약점을 이야기는 하지 않으려 할 것입니다. 그래서 멘토와 멘티간에는 완벽한 비밀유지 관계가 형성돼야 멘토링 프로그램이 좋은 성과를 낼 수 있다고 합니다. 멘토링 프로그램을 성공적으로 진행하기 위해서도 몇 가지 조건이 필요합니다. 우선, 멘토링을 중요한 업무의 일환으로 여기는 발상의 전환이 필요합니다. CEO나 고위 임원들은 무척 바쁠 수밖에 없습니다. 그래서 멘토링은 업무 우선순위에서 밀릴 수 있습니다. 그러나 멘토링은 CEO의 성과에 중요한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미리 안건을 정해놓고, 공식적인 회의처럼 일정 시간에 정기적으로 멘토와 멘티가 만남을 갖도록 유도해야 한다고 합니다. CEO라면 두 명의 멘토를 두는 것도 매우 좋은 방안이라고 합니다. 두 명의 멘토를 두면 혼란이 일어날 것 같지만, 실제로는 그런 부작용은 크지 않다고 합니다. 아무리 똑똑한 멘토라도 모든 것을 다 알 수 없는데다가 요즘처럼 복잡하고 어려운 경영 난제를 푸는 과정에서 놓쳐서는 안 될 핵심 문제를 간과하는 일도 막을 수 있다는군요. 실제 스코틀랜드로열뱅크, BT그룹 CEO들은 두 명의 멘토를 두고 자문과 조언을 구하고 있답니?? 멘토와 멘티가 지식을 공유하는 방법은 이야기, 즉 스토리텔링 방식을 활용하는 게 매우 효과적입니다. 즉, 멘토는 자신이 겪은 구체적인 성공, 혹은 실패 사례를 이야기 형식으로 멘티와 공유하면 훨씬 기억에 더 오래 남고 더 큰 교훈을 얻을 수 있다고 합니다. 특히 다양한 이야기를 통해 멘티는 자신감을 얻게 된다고 합니다. 멘토링 프로그램에 참가한 한 CEO는 “저의 상상의 한계를 넘어선 멘토들의 비즈니스 성공 스토리를 듣다 보면 나에게도 한계가 없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게 됩니다. 그래서 저와 일하는 사람에게도 어떤 일이라도 할 수 있다는 믿음을 공유하게 됩니다”라고 말했습니다. 많은 최고위 임원들은 어깨위에 엄청난 무게의 짐을 혼자서 짊어지고 나아가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야나스 교수는 이런 생각을 하지 말라고 강조합니다. 대신 좋은 멘토를 찾으라고 권고합니다. 효과적으로 멘토링을 운영하는 많은 기업에서 비약적인 실적 향상을 기록했다고 강조합니다. 최고위 임원 대상의 교육과 자기계발, 참으로 어려운 과제이긴 하지만 멘토링을 통해 해답을 찾을 수 있습니다. 풍부한 경험을 가진 멘토를 발굴하고, 이들과 철저한 비밀유지를 통한 신뢰관계를 형성하며 정기적으로 미팅을 갖고 스토리텔링 기법을 활용하라는 HBR의 조언, 많은 한국 기업들이 귀기울여, 고위 임원의 멘토링이 확산되기를 바랍니다.
재무회계 & 자기계발
영상
2015. 4월호
중요한만큼 믿기는 어려운, 재무보고서의 숨겨진 ‘진실’은?
안녕하십니까, 장재웅입니다. 건전한 자본주의 발전에 재무제표의 역할은 매우 중요합니다. 하지만 여전히 많은 사람들은 재무제표를 전적으로 신뢰하지 못하는 있습니다. 왜 이런 일이 생길까요? HBR은 ‘재무보고서로 진실을 알기 어려운 이유’라는 아티클을 통해 그 원인과 대안을 제시했습니다. 다양한 개혁 조치가 시행됐음에도 불구하고 기업 회계 세계가 계속 혼탁스런 이유는 무엇일까요. 몇가지 문제점들에 대해 살펴보겠습니다. 일단 먼저, 보편적인 회계 표준이 없다는 것이 문제입니다. 한 때 통합을 시도했던 미국의 GAAP과 유럽의 IFRS는 여전히 각자의 길을 가고 있습니다. GAAP와 IFRS의 통합실패가 무엇을 의미할까요. 투자 대상을 찾거나 인수를 결정할 때나 경쟁사를 분석할 때, 많은 경우에 서로 다른 두 회계체제에 따라 작성된 재무제표를 비교해야 한다는 뜻입니다. 실제 벌어졌던 일을 예로 들어보겠습니다. 영국 과자 회사 캐드베리는 2009년 미국 식품기업 크라프트에 인수되기 직전에 IFRS기준으로 6억9000만 달러의 이익을 냈다고 보고했습니다. 그런데 GAAP를 기준으로 한 이익은 총 5억9400만 달러에 불과했습니다. 거의 14%나 적은 금액이었지요. 마찬가지로 캐드베리의 GAAP기준 자기자본수익률(ROE)은 9%대로 IFRS기준으로 했을 때의 14%보다 5% 낮았습니다. 이런 차이는 사실 인수 결정을 바꿀 정도의 큰 차이입니다. 두 번째 문제는 매출인식에 대한 문제입니다. 예를 들어, 스마트폰이나 인터넷 서비스, 또는 3000만 달러짜리 소프트웨어 패키지를 개인이나 회사에 판매한다고 가정해 봅시다. 이런 제품이나 서비스 계약에는 대개 앞으로 제공할 업그레이드가 포함됩니다. 그런데 업그레이드에 드는 비용은 판매 시점에는 예측할 수가 없습니다. 따라서 이 판매에서 이윤이 얼마나 창출될지 결정하기란 불가능합니다. 현재 GAAP규정에 따르면 이런 업그레이드 비용을 미리 측정할 객관적 방법이 없을 경우 이회사는 업그레이드 서비스를 모두 제공하고 그 비용을 산출하기 전까지는 이 판매에서 발생한 매출을 기록할 수 없습니다. 그때까지 몇 년이 걸릴 수도 있다는 뜻입니다. 이 때문에 최근에는 비공식적 기준이 많이 사용되기도 합니다. 예를 들어, 페이스북, 트위터, 같은 소셜네트워크서비스 업체나 징가 같은 게임 업체 등은 수익을 보고하는 다른 비공식적 방식을 사용하기도 합니다. 2015년 트위터는 GAAP기준 순손실 5억 2100만 달러의 실적을 발표했습니다. 동시에 다른 기준을 사용해 흑자를 보고하기도 했는데요. 비일반회계 즉, non-GAPP기준의 2가지 수익 측정기준을 활용한 것입니다. 그 중 하나는 조정 EBITDA 5억 5700만 달러, 그리고 다른 하나는 비GAPP기준의 순이익 2억7600만 달러였습니다. 향후 변경되는 GAPP규정에는 이같은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미래의 상품과 서비스를 일괄 판매하는 기업들은 미래의 비용과 매출을 추정해 그해의 매출로 인식할 수 있게 하는 방향으로 개정이 추진 중입니다. 그러나 이 역시 문제가 없는 것은 아닙니다. 바로 관리자의 판단이 필수기 때문에 의도적으로 평가를 왜곡할 수 있다는 점입니다. 세 번째 문제는 바로 비공식적인 수익지표의 문제입니다. 앞에서 설명한 것처럼 최근 빠르게 성장하고 있는 스타트업 등이 비GAPP기준을 활용하는 일이 늘고 있습니다. 예를 들어, 2014년 트위터는 GAAP기준 주당 0.96달러의 손실을 봤다고 발표했습니다. 그러나 비GAAP기준으로는 주당 0.96달러 이익을 봤습니다. 2015년 아마존은 GAAP기준으로 주당 순이익 0.37달러, 비 GAAP기준으로는 주당순이익 4.14달러를 올렸다고 발표하기도 합니다. 이들 기업의 경우 비공식적인 측정 기준이 수익을 더 잘 반영하는 것이 사실입니다. 그러나 여기에는 한 가지 위험한 점이 있습니다. 이런 대안적 기준들은 대부분 개별 회사의 회계 작업에만 적용할 수 있는 방식입니다. 심지어 개인투자자들이 자주 사용하는 EBITDA와 같은 기준을 활용하더라도 회사간 비교가 어렵고 같은 회사에서도 회계연도에 따라 비교가 불가능할 수 있습니다. 계산에 무엇이 포함되고 무엇이 배제됐는지에 따라 결과가 달라지기 때문입니다. 네 번째는 회사의 자산 가치를 결정하는 기준에 대한 문제입니다. 경영진과 투자자는 회사의 자산 가치를 결정할 때 두 가지 측정 기준을 사용할 수 있습니다. 바로 취득가액 기준이냐 공정가치 기준이냐인데요. 인터넷이 부상하기 이전에 기업의 재무제표는 취득가액에 의존했습니다. 하지만 최근에는 기업들이 갈수록 종류가 늘어나는 여러 자산군을 측정할 때 공정가치를 선호합니다. 대차대조표를 검토하면 현재 그 기업의 경제 현실을 더 정확하게 알 수 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이죠. 그런데 무엇이 ‘공정가치’인가에 대해서 여전히 이견이 많은 것이 사실입니다. 마지막으로, 각종 규제가 늘면서 재무보고서를 조작하는 기업들의 관행은 줄고 있지만 대신 기업의 의사결정을 조작하는 관행이 퍼지고 있는 문제가 있습니다. 한 학술지(Journal of Accounting and Economics)에 실린 한 연구가 이같은 현상을 잘 보여줍니다. 이 연구는 400명 이상의 고위 경영진을 대상으로 기업의 실적 보고서를 어떻게 관리했는지를 조사했는데요. 연구자들은 경영자들에게 회사가 이번 분기의 실적 전망치를 달성하지 못하는 시나리오를 상상하도록 하고 GAPP의 규제 하에서 수익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어떤 선택을 할지를 물었습니다. 그 결과, 관리자들은 결과를 조작하는 경향을 보였습니다. 특히 성과를 보고하는 방식의 조작보다는 경영 의사결정 자체를 바꾸는 방식을 선택했습니다. 예를 들어, 응답자의 거의 80%가 수익 목표를 달성하지 못할 상황이라면 재량으로 결정할 수 있는 지출인 R&D, 광고, 유지보수, 고용, 직원훈련 등의 비용을 줄이겠다고 답했습니다. 기업의 의사결정을 조작하는 행동은 단기 보고에는 유리하지만 장기적으로 기업의 성과를 잠식하는 폐해를 낳습니다. 게다가 이런 행동은 현재의 공시 규정으로는 탐지해 내기가 무척 어렵습니다. 그렇다면 해결책은 무엇일까요. 회계규정이 지속적으로 개선되고 회계 조작이 더욱 어려워지면 기업들은 장부보다는 의사결정을 조작하는 방법을 선택하는 경향이 높아질 가능성이 있습니다. 때문에 투자자와 임원들은 기업이 업무적 의사결정에 대해 더 많이 공개하도록 요구해야 합니다. 그러나 이런 과정에서 보고된 정보량이 엄청 많고 검증하기 어려운 가정이 포함될 경우 규제 효과는 다시 줄어들 수 밖에 없습니다. 그러므로 사용 가능한 데이터를 분석하는 더 효율적인 툴이 필요합니다. 이 때 사용할 수 있는 분석 도구가 벤퍼드 법칙입니다. 벤퍼드 법칙은 숫자로 된 데이터 세트에서 첫 자릿수의 빈도 분포에 관한 법칙입니다. 이 방법은 최근에서야 회계부정행위를 탐지하는데 사용되기 시작했는데요. 20세기 초 영국 과학자의 이름을 딴 벤퍼드 법칙에 따르면, 자연적으로 발생한 데이터에서 나온 숫자 리스트에서, 각 숫자의 첫 자릿수가 1인 경우가 전체의 약 30%라고 합니다. 첫 자릿수가 2일 확률은 18%이고 뒤이은 숫자들은 점점 더 적은 비율로 나타난다고 합니다. 이를 회계변수에 적용하면 데이터가 조작됐다는 증거를 찾을 수 있다는 게 벤퍼드 법칙입니다. 언어적 단서 역시 비양심적인 행동을 탐지하는 도구로 활용됩니다. 회계학자 두 명이 약 3만건의 콘퍼런스콜 회의록을 분석해보니, 거짓말을 할 때 특정 언어 패턴이 나타났다고 합니다. 예를 들어 거짓말을 할 때 경영자들은 주주가치를 비교적 덜 언급했다고 합니다. 아마 소송의 위협 때문으로 풀이됩니다. 또 그냥 ‘좋다’고 말해도 되는데 ‘환상적이다’라고 말한다면 의심해봐야 합니다. 거짓말을 하는 경영자들은 극도로 긍정적인 단어를 많이 사용했다고 합니다. 또 거짓말을 할 때에는 ‘나’라는 단어는 잘 사용하지 않는 대신 ‘3인칭’을 선호했다고 하는데요, 양심의 가책 때문이 아닐까 하는 생각도 듭니다. 또 거짓말을 할 때에는 ‘음’이나 ‘에’같은 망설이는 단어를 더 적게 사용했고 외설스러운 말을 더 자주 사용했다고 합니다. 또 재무성과 조작이 CEO임기 초반 빈번히 발생한다는 점도 눈여겨봐야 합니다. 때문에 이 시기에 이사회나 투자자들은 회사의 회계 실태를 특별히 주시해야 합니다. 물론 이런 노력들에도 불구하고 보고서를 100% 신뢰할 수 있는 세상은 오지 않을 것입니다. 그렇지만 보고서의 단점을 이해하고 조작을 탐지할 수 있는 새로운 도구를 이용한다면 최소한 잘못된 재무제표로 낭패를 보는 일을 줄일 수 있을 것입니다. 감사합니다.
재무회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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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 7-8월(합본호)
조직 운영의 뜨거운 감자 홀라크라시, 우리 기업에도 도입이 가능?
안녕하십니까, 이방실입니다. 지난 시간에 이어 이번 시간에는 기존 전통적인 조직구조와 차별화된 홀라크라시의 특징이 무엇인지에 대해 좀 더 구체적으로 살펴보도록 하겠습니다. HBR코리아에선 홀라크라시 모델의 특징을 크게 세 가지로 요약하고 있습니다. 첫째, 자기경영의 기본 단위인 서클, 즉 팀이 조직을 구성하는 필수 단위라는 점입니다. 대개 사업부문이나 부서가 조직의 기본 골격을 이루는 전통적 조직과는 차별화되는 부분이죠. 조직의 전체 구조가 훨씬 잘게 쪼개져 세분화돼 있다고 보면 됩니다. 실제로 자포스의 경우 홀라크라시를 도입하긴 전엔 약 150개 정도의 부서로 구성돼 있었지만, 홀라크라시 도입 후 약 500개 서클로 분화됐습니다. 두 번째 특징은 서클, 즉 팀 스스로 역할의 한계와 범위를 자율적으로 결정한다는 데 있습니다. 구성원들 각자 맡아야 할 역할과 책임을 정하고, 각각의 성과는 어떻게 평가할 것인지를 결정할 때, 어떤 정해진 규칙이나 상부의 지침을 따르는 게 아니라, 팀내 동료들과 상의해 자율적으로 결정합니다. 심지어 어떤 팀을 새롭게 만들지 혹은 해체할지를 결정하는 것마저 팀에서 알아서 합니다. 말 그대로 팀이 스스로 디자인하고 지배한다고 할 수 있습니다. 홀라크라시 모델이 기존 조직과 차별화되는 마지막 특징은, 리더십이 ‘사람’이 아닌 ‘역할’에 따라 주어진다는 겁니다. 전통적인 조직에선 전무, 상무 등 임원이 부장, 차장 등 중간 관리자를 리드하고, 부장, 차장이 다시 일반 사원들을 리드하는 식입니다. 소위 연차가 오래 된 고위 직급의 관리자에게 리더십이 주어지는 구조죠. 하지만 홀라크라시는 다릅니다. 일개 신입사원이라 할지라도 그가 팀에서 맡은 역할이 무엇이냐에 따라 얼마든지 리더가 될 수 있습니다. 더욱이 한 사람이 여러 팀에서 다양한 역할을 수행하기 때문에, 어떤 팀에 소속돼 있느냐에 따라 리더십의 책임도 계속 달라집니다. 한마디로, 상황에 따라 리더십이 매우 역동적으로 바뀐다고 할 수 있습니다. 리더십의 성격도 다릅니다. 전통 조직에서 리더는 감독자, 감시자, 명령자라는 느낌이 강합니다. 하지만 홀라크라시 조직에서 리더는 디자이너나 퍼실리테이터, 혹은 코치로서 역할해야 합니다. 권위에 의존하기보다는 모범을 보이며 솔선수범하고, 모든 직원들을 한 곳으로 규합할 수 있는 역량이 필요하기 때문이죠. 그렇다면 과연 기업에선 홀라크라시를 어떻게 바라보고 적용해야 할까요? 홀라크라시를 주창한 사람들은 업종이나 유형에 상관없이 어느 조직에서나 홀라크라시가 유효한 모델이라고 강조합니다. 하지만 HBR코리아 아티클에 따르면, 조직 특성에 따라 홀라크라시가 좀 더 적합한 조직이 있고, 전통적인 위계형 조직 구조가 더 바람직한 곳이 있다고 합니다. 실제로 자포스의 CEO토니 셰이조차 “모든 사람에게 자율경영이 맞지는 않을 것”이라고 스스로 인정했습니다. 그가 제한적 인원을 대상으로 1년 여간 시행해 온 홀라크라시를 2015년 전사적으로 도입하기로 결정하면서 회사를 그만두고 싶어하는 이들에게 퇴직장려금까지 쥐어줬던 이유기도 하죠. 그럼 어떤 기업에서 홀라크라시 도입을 할 것이냐 말 것이냐를 놓고 고민할 때, 그 적정성 여부를 판단할 수 있는 기준은 무엇일까요? 바로 신뢰성과 적응성입니다. 신뢰성, 즉 reliability는 주주 수익을 안정적으로 창출하고 2)고용도 지속적으로 유지하며 각종 규제를 잘 준수하고 고객의 요구에 잘 부응하는 등의 활동과 관련돼 있는 개념입니다. 반면, 적응성, 즉 adaptibility는 그때그때 상황에 따라 제조나 생산 시설에서 미세 조정을 하거나 아예 전략 자체를 근본적으로 수정하는 등, 변화하는 시장 상황에 어떻게 적응하느냐와 관련 있는 개념이죠. 신뢰성을 달성하는 게 절대적으로 중요한 산업 영역에선, 즉 예측 가능한 근무 환경에서 각자의 목표와 책임을 분명히 파악해 업무 효율성을 높이는 게 중요한 영역, 방위산업이나 군수업, 소매금융과 같은 영역에선, 홀라크라시보단 전통적인 위계형 경영 모델이 더 효과적일 겁니다. 하지만 적응성이 많이 요구되는 영역에선, 즉 급변하는 환경에 기민하게 대응하고 그때그때 시의적절한 결정을 내리는 게 중요한 산업 영역에선, 개개인에게 자율적 재량권이 주어지는 홀라크라시가 훨씬 더 효과적이겠죠. 이런 맥락에서 볼 때, 홀라크라시를 적용하기에 보다 용이한 조직은 대기업보다는 스타트업, 영리 기업보다는 비영리 기관, 굴뚝산업형 제조업체보다는 지식기반 서비스 업체가 될 겁니다. 우선 스타트업 회사들은 살아남기 위해 변화에 대한 대응력과 혁신적 시도가 필수적입니다. 비영리 기관의 경우 금전적 보상이나, 지위 보장, 혹은 승진보다는 대의명분과 가치를 훨씬 중시하는 특성을 갖고 있습니다. 지식기반 서비스업의 경우, 고학력 지식노동 구성원들의 특성상 관리자 공백으로 인해 우왕좌왕한다거나 운영의 효율성이 저해되는 일이 상대적으로 적겠죠. 그만큼 이런 조직에선 자율경영 모델인 홀라크라시의 성공 가능성도 높아질 겁니다. 아마 전통적 산업의 대기업에서 홀라크라시를 전면적으로 추진하기란 아직까진 현실적으로 제약이 많을 것처럼 보입니다. 대기업의 복잡다단한 프로세스와 체계를 감당할 만큼 홀라크라시가 효율적으로 작동할 수 있는지에 대해 아직까지 검증되지 않아서 리스크가 너무 크니까요. 하지만 전면적인 조직 혁신은 아니더라도 특정 조직에만 부분적으로 홀라크라시를 적용하는 등 대기업과 중견기업 실정에 맞는 대안은 얼마든지 있습니다. 물론 전통적인 위계적 조직문화를 그대로 둔 상태에서 일부 팀 단위로 혁신 조직을 운영하는 건 지속가능성이 높지 않겠죠. 기존 조직과 신규 조직간 갈등이 생길 게 뻔하니까요. 따라서, 기존 조직 자체에서도 수평적 조직문화를 확산시키려는 노력을 병행하는 게 효과적입니다. 지금까지 홀라크라시를 둘러싼 찬반 논란에 대해 살펴봤습니다. 두 주장 모두 어느 한쪽이 완전히 옳다고 할 수는 없습니다. 그보다는 기업의 상황과 특성에 맞게 자율경영 모델과 위계형 경영 모델을 적절히 활용하는 지혜가 필요합니다. 기업 내에서 자율적인 운영방식을 채택해야 하는 영역이 어디인지 간파해 적극적으로 자율경영 요소를 도입하되, 조직 전체의 목표를 달성하는 데 도움이 된다면, 아무리 강력한 위계적 시스템이라도 소신껏 추진해나가야 한다는 게 이번 HBR코리아 아티클에서 강조하는 핵심입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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