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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신
내가 창업하는 회사에 내 이름을 붙여도 좋을까?
창업을 앞둔 사람들은 한 번쯤 자기 이름을 회사명에 넣을지 말지 고민한다. 사실 회사명을 정하는 판단은 매우 중요하고 특징적인 동시에 지극히 주관적인 의사결정이다. 내 이름을 넣으면 과연 좋을까, 나쁠까? 최근 발표된 두 논문에서 내린 결론은 ‘경우에 따라 다름’이다.
운영관리 & 전략
매거진
2017. 6월호
P&G와 아메리칸익스프레스의 인공지능 전략
어떤 혁신적인 기술이 등장하면 많은 이들이 그에 따른 새로운 관리방식, 조직구조, 전문인력이 꼭 필요하다고 생각하곤 한다. 이러한 경향은 크게 인공지능, 머신러닝, 딥러닝으로 이루어진 인지기술cognitive technologies도입 흐름에서도 강하게 나타난다. 일각에서는 인지기술의 도입을 책임지고 이끌 최고인지기술관리자Chief Cognitive Officer직책의 신설을 주장하기도 하며, 실제 많은 기업들이 딥러닝 분야의 전문성을 갖춘 전문가를 고용하기 위해 앞다투어 경쟁을 벌이고 있다. 마치 ‘뭐든지 싹 달라져야 한다’는 생각에 사로잡힌 것처럼.
전략 & 운영관리
매거진
2017. 6월호
경쟁자와 똑같은 장점을 강조해도 살아날 방법 있다
고객의 관심을 끄는 메시지는 단순해야 한다. 마케터들은 이를 잘 알고 있다. 관건은 제품의 여러 속성 중 어디에 마케팅의 초점을 둘 것 인지인데, 필자들의 새로운 연구결과를 보면 경쟁사들이 강조하는 속성을 그대로 전략에 반영하는 편이 나은 경우가 분명히 있다. 일회용 생수의 사례를 보자. 가장 탄탄한 브랜드 중 하나인 에비앙은 그동안 ‘청정함purity’을 대표적인 속성으로 내세웠다. 에비앙의 모기업 다농은 발길이 닿지 않은 빙하로 둘러 쌓인 알프스 수원지의 깨끗함을 강조하며 브랜드 연관성association을 만들어냈다. 우리 회사가 조만간 에비앙과 나란히 생수 사업에 뛰어든다고 생각해 보자.
마케팅 & 전략
매거진
2017. 6월호
창의력 높이려면 일이 술술 풀려도 휴식하라
만약 세 번째 항목을 선택했다면 우리가 위와 같은 질문을 제시했을 때 수백 명의 사람들과 같은 답을 고른 셈이다. 세 번째는 최대한의 자율권과 융통성을 확보하는 방법으로, 어느 한 문제를 풀다 막히면 언제든 다른 문제로 자유롭게 넘어갈 수 있는 형태다.
자기계발 & 전략
매거진
2017. 6월호
2017년 6월호 EDITOR’S PICK
‘오리지널스’란 책으로 한국에도 잘 알려진 심리학자 애덤 그랜트 와튼스쿨 교수가 HBR에 ‘호의(好意) 탈진(generosity burnout)’이란 흥미로운 개념을 제시했습니다. 조직 내에서 다른 사람을 위해 이타적 행동을 하는 사람들의 가치는 매우 높습니다. 타인을 위해 배려하고 조직원을 위해 베푸는 리더가 되라는 사회적 압력도 더욱 커지고 있습니다.
운영관리 & 전략
매거진
2017. 6월호
세 살 버릇 여든까지? 고객의 습관은 여든까지 안 간다
안녕하십니까. 장윤정입니다. 디자인씽킹이란 개념을 창안한 경영 거장인 로저 마틴 토론토대 교수가 하버드비즈니스리뷰를 통해 ‘누적우위 이론’이라는 새로운 개념을 발표했습니다. 고객들은 제품을 고르는 과정에서 정신적 에너지를 쓰고 싶어 하지 않기 때문에 고객의 습관적인 구매를 유도해야 한다는 주장이었죠. 누적우위 이론에 따르면 브랜드를 너무나 새롭게 리뉴얼하거나, 과감한 혁신을 추진하면 고객들이 습관성 소비를 하기 어렵기 때문에 기업이 피해를 볼 수 있습니다. 즉 고객들의 습관적 소비가 이어지도록 브랜드 정체성을 비슷하게 유지하고, 익숙한 소비 관행을 지속하도록 마트에서도 똑 같은 곳에 물건을 올려놓는 등 가급적 보수적인 경영을 해야 한다고 누적우위 주창자들은 강조합니다. 하지만 하버드비즈니스리뷰는 누적우위 이론을 소개하면서 이에 대한 반론도 함께 소개했습니다. 논쟁을 즐기는 서구식 문화를 그대로 반영한 편집자의 결정이라고 생각되는데요, 반론을 제기한 사람은 경영 전략 분야의 스타급 연구자 중 한 명인 컬럼비아대학교의 리타 건터 맥그래스 교수입니다. 그녀도 인간이 습관의 동물이며, 고객의 무의식적 생각이 의사결정 과정을 지배한다는 로저 마틴 교수의 주장에 대해서는 동의합니다. 하지만 그녀는 산업의 경계가 명확하고, 한번 확보한 우위를 유지하기 쉬운, 즉, 환경변화가 적은 상황에서만 ‘누적우위 이론’이 잘 들어맞는다고 말합니다. 아시다시피 오늘날에는 많은 산업 분야에서 불확실성이 커지고 있습니다. 산업경계도 갈수록 흐릿해져가고 있습니다. 오랫동안 경쟁우위를 지킨다하더라도 누군가가 오프라인 비즈니스를 디지털화 해버리거나, 우버나 에어비앤비처럼 제품을 서비스로 만들어버리면 하룻밤 사이에 우위가 뒤집어 진다는 게 맥그래스 교수의 주장입니다. 실제로 애플은 원래 컴퓨터 제조업체였지만 스마트폰 시장을 개척하면서, 모바일 산업은 물론이고, 디지털카메라, 내비게이션, 날씨전문방송, 온라인 게임, 교육 등 수많은 산업들에 파괴적 변화를 유발했습니다. 이런 환경에서 고객의 습관 만들기에만 집중하다가 혁신기업에게 한 순간에 생존 기반을 박탈당할 수 있다는 것입니다. 물론 래플리와 마틴이 지적했듯이 소비자의 습관은 경쟁우위를 유지하는데 강력한 도움을 줄 수 있습니다. 하지만 다른 환경요소들과 마찬가지로 소비자들의 습관 역시 변할 수 있습니다. 특히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이 등장하면 습관은 매우 빠르게 변할 수 있습니다. 대표적인 사례로 맥그래스 교수는 2012년 런칭한 달러세이브클럽닷컴의 예를 들었습니다. 이 서비스는 굉장히 단순합니다. 저렴한 가입비만 내면 불필요한 거품을 뺀 품질 좋은 면도날을 알아서 집으로 배달해주는 것입니다. 귀찮게 가게에 직접 가지 않아도 되고, 어렵게 시간을 내서 가게에 갔는데 하필 면도날이 동이 나서 헛걸음을 해야 하는 문제도 원천적으로 없앨 수 있었습니다. 2010년 P&G의 질레트는 세계 면도기·면도날 시장의 70%를 장악하고 있었습니다. 수많은 충성고객을 거느렸으며 고객들은 습관적으로 질레트 면도날을 구매했습니다. 강력한 누적우위가 존재하는 대표적인 사례였던 셈이었죠. 하지만 누적우위만으로는 충분치 않았습니다. ‘배달’을 앞세운 달러셰이브의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로 질레트의 면도날 사업도 변곡점을 맞았습니다. 5년 만에 P&G의 점유율은 70%대에서 59%로 떨어졌고 P&G는 부랴부랴 ‘질레트 셰이브클럽’을 시작했습니다. 유사한 배달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이죠. 이렇듯 P&G처럼 잘 나가는 대기업도 불의의 일격을 당할 수 있습니다. 그렇다면, 누적우위를 구축하고 습관의 힘을 활용해 경쟁우위를 확보하려는 노력과, 습관적 행동에는 반하는 새롭고 혁신적인 시도 사이에서 경영자들은 어떤 선택을 해야 할까요? 맥그래스 교수는 이와 관련해서 실용적인 전략 대안을 제시합니다. 조직의 핵심기술이나 역량을 기반으로 새로운 시도를 하는 것입니다. 모기업의 핵심기술을 활용해 흥미로운 변신에 성공한 예로는 끊임없이 디지털화를 추구한 노르웨이 신문사 십스테드를 들 수 있습니다. 그들은 전통적인 종이 신문을 발행하는 회사였습니다. 그런데 디지털화로 광고시장이 잠식되는 위기를 경험했는데요, 이 회사는 오히려 이런 위기를 기회로 여겼습니다. 1990년대 중반부터 일찌감치 광고주들에게 디지털 광고를 내달라고 호소하며 디지털 광고 사업을 확대하는데 주력했습니다. 오랫동안 광고주들과 맺어온 깊은 유대관계 등을 활용한 십스테드는 온라인 광고 제공업체로 성공적으로 변신할 수 있었습니다. 맥그래스 교수가 2000년부터 2009년까지 10년간의 순이익 자료를 분석한 결과, 시가총액이 10억 달러가 넘는 상장기업 2347개 중 단 10개 기업만이 10년 동안 매년 순이익을 5%이상 늘리는데 성공했습니다. 굉장히 어렵지만 일부 기업들은 대대적인 불황에도 불구하고 비교적 오랜 기간 이익 증가를 이어왔습니다. 이런 기업들은 리더십, 기업문화 같은 안정적인 요소와 신속한 실험, 인적자원의 이동과 같은 역동적인 요소가 잘 균형을 이루고 있습니다. 맥그래스 교수는 제품의 역할이 무엇인지에 대한 본질적인 고민을 해보면, 누적우위와 새로운 습관 창출 사이의 딜레마에 대한 해답을 찾을 수 있다고 강조합니다. 실제로 경영학계의 거장인 클레이튼 크리스텐슨 하버드대 교수는 우리가 제품을 사는 것은, 그 제품이 우리를 위해 특정한 ‘일’을 하게 하려는 것이라고 강조했는데요, 고객을 위해 우리가 만드는 제품이 실제로 어떤 ‘일’을 하는지 고민해보면 답을 찾을 수 있다는 것입니다. 실제로 제품들은 꾸준히 진화하고 있지만, 근본적으로 하는 일 자체는 놀랍게도 유사한 사례가 대단히 많습니다. 예를 들어, 역사 속에 등장하는 봉화, 그리고 전보와 전화, 그리고 오늘날의 최첨단 통신기술은 근본적으로 하는 일이 같습니다. 즉, 타인에게 메시지를 전달하는 것이죠. 결국 제품이 하는 ‘일’ 그 자체에 집중한다면 경쟁자들보다 한발 앞서 더 나은 방법을 고안할 수 있을 것입니다. 고객들 입장에서는 언제라도 주어진 일을 더 잘 수행하는 다른 해결책을 쉽게 고용할 수 있다는 점을 기업들은 잊어서는 안 된다고 맥그래스 교수는 강조합니다. 로저 마틴 교수의 누적우위 개념에 대한 리타 맥그래스 교수의 반론을 소개해드렸는데요, 두 관점은 상충하기보다는 상호 보완적인 측면을 갖고 있어서 실무에 큰 도움을 준다고 생각합니다. 지금까지 많은 경영학 이론들은 고객들의 습관이라는 강력한 구매 동인에 대해 큰 관심을 기울이지 않았습니다. 누적우위 이론의 교훈대로 소비자들이 손쉽게 제품을 구매하고 이용해서 습관을 형성할 수 있도록 구매 및 사용 편의를 강화하려는 노력은 반드시 필요합니다. 하지만, 이런 노력을 아무리 열심히 해도 생존이 보장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더 쉽고 편안하게 고객들의 문제를 해결해주는 혁신 모델이 등장하면 고객들은 새로운 습관을 가질 수도 있기 때문입니다. 고객은 언제라도 배신할 수 있죠. 기존 주력제품의 누적우위를 강화하기 위한 방안을 고민하는 동시에 새로운 습관을 형성할 가능성이 있는지 탐구하는 노력도 게을리 해서는 안 됩니다. 감사합니다.
마케팅 & 전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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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 1-2월(합본호)
멀리 내다보는 경영01
안녕하세요, 조진서입니다. 주주에게 최대의 이익을 돌려주면서 회사도 장기적으로 성장할 수 있는 방법은 무엇일까요. 오늘은 기업 지배구조와 성과에 대한 최신 논문을 소개해드립니다. 하버드경영대학원 조지프 바우어 교수와 린 페인 교수가 HBR에 실은 논문입니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주주가 기업의 주인이라는 것을 당연하게 받아들입니다. 그런데 주주라고 해서 꼭 기업에게 책임감을 느끼고 주인의식을 갖고 행동하는 것은 아닙니다. 헤지펀드, 벌쳐펀드 등이 우량기업을 사들여서 자산을 조각조각 팔아버리는 일 들어보셨죠? 게다가 요즘은 컴퓨터 알고리즘 투자기법의 발달로 주식 보유기간도 대폭 줄었습니다. 세계은행 통계에 따르면 1960년대 주주들의 평균 주식 보유 기간은 8년이었다고 합니다. 그런데 지금은 평균 8개월로 줄어들었습니다. 고작 8개월 지분을 보유하는 사람을 과연 그 기업의 ‘주인’이라고 불러야 하느냐, 기업의 주요 의사결정과정에서 그런 사람들의 요구를 어디까지 들어줘야 하냐는 것이 바우어 교수와 페인 교수의 문제의식입니다. 기업의 주인은 주주이고, 경영자는 주주의 이익을 위해 일하는 대리인일 뿐이라는 생각, 이른바 ‘주주자본주의’는 경제학의 ‘대리인 이론’에 뿌리를 두고 있습니다. 그런데 바우어 교수는 이런 대리인 이론이 법적으로는 근거가 불명확하다고 지적합니다. 상법을 뒤져봐도 ‘주주가 법인의 주인이다’라는 문구는 나오지 않습니다. 법인의 주인이 주주라고 단언하기 어렵습니다. 법적으로는 법인은 마치 살아있는 한 명의 인간, 즉 자연인처럼 독립된 개체의 대접을 받습니다. 개인이 개인소득세를 내듯이 법인은 법인소득세를 내는 것도 그 때문이죠. 이렇게 법인이 하나의 독립된 개체라느 것을 경영학에서는 실체 이론, ‘엔티티 씨오리’라고 부릅니다. 주주 중심의 대리인 이론이 있다면, 기업 중심의 실체 이론이 있는 셈입니다. 이 두 가지 이론의 대비점을 좀 더 자세하게 알아볼까요? 많은 사람들이 믿고 있는 주주중심주의, 즉 대리인 이론에서는 기업이라는 것은 주주의 부를 극대화하기 위한 도구, 혹은 법적 허구라고 생각을 합니다. 허구이기 때문에 당연히 기업에게 어떤 사회적 책임 같은 것을 물을 수도 없고요. 기업과 기업의 경영자는 주주를 위해 돈만 벌어주면 된다고 생각합니다. 이런 생각을 갖고 기업을 운영하면 장단점이 있습니다. 일단 총주주수익률 지표 하나만 생각하고 경영하면 되니까 기업 운영이 심플해집니다. 그렇기 때문에 사회적으로는 바람직하지 않은 행동을 하게 되기도 합니다. 예를 들어 법인세를 적게 내기 위해 해외에 있는 조세회피처를 사용한다든가 하게 되는 것이죠. 또 회사의 장기적 성장에는 관심이 없는 단기 주주들의 입김에도 취약하다는 것이 문제입니다. 장기적 투자가 필요한 사업은 도외시하고, 자산을 매각하거나 주주배당금을 과도하게 지급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그럼 이번엔 대리인 이론에 맞서는 기업 실체 이론에 대해 알아보겠습니다. 기업 실체 이론에서는 기업 즉 법인이 하나의 법적인 실체이며, 법인도 자연인처럼 사회적 책임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돈을 버는 것 외에도 사회적 윤리규범에 따라 성실한 기업 시민답게 행동해야 한다는 얘기입니다. 기업 실체 이론에서는 주주가 법인의 주인이 아니라 법인의 자본 공급자라고 봅니다. 자본을 공급하는 대가로 주주총회 의결권도 받고 감사청구권도 받는 등 일정한 권리와 책임을 주고받는 계약관계일 뿐이지, 어떤 주종관계는 아니라는 것이죠. 그럼 우리와 같은 기업 임직원의 역할은 이 두 가지 이론에서 어떻게 달라질까요? 대리인 이론에서는 경영자와 기업 임직원은 말 그대로 주주의 대리인입니다. 반면 기업실체 이론에서는 대리인이 아니라 수탁인이라고 봅니다. 대리인과 수탁인은 어떻게 다를까요? 영어에서 대리인은 agent,수탁인은 fiduciary라고 하는데요, 쉽게 얘기해서 대리인은 누가 시키는 그대로 해야 하는 사람이고, 수탁인은 재량권을 갖고 판단하는 사람입니다. 예를 들어 한 어린이의 부모는 대리인이 아니라 수탁인입니다. 어린이를 보호하고 어린이를 위한 여러 가지 의사결정도 대신 내려주어야 하는데, 어린이가 원하는대로만 해주는 게 아니죠. 애가 밥을 안 먹고 과자를 먹겠다거나, 학교에 가지 않고 PC방에 가겠다거나 하면 들어주지 않고 혼을 내야겠죠. 이것이 대리인과 수탁인의 차이입니다. 그럼 기업 실체 이론에서는 왜 경영자가 주주의 대리인이 아니라 수탁인이라고 보는 걸까요? 또 왜 하버드대 교수들이 이렇게 목소리를 높이게 되었을까요? 이유는 크게 세 가지입니다. 첫째, 이젠 주주들이 기업에게 좋은 일이 무엇인지를 잘 알 수 없게 되었기 때문입니다. 하루에도 수백 회 주식을 샀다팔았다 반복하는 주식 트레이더나, 자신의 포트폴리오 안에 수백 개의 기업 주식과 채권을 담아넣고 있는 펀드매니저가 그 개별 기업들에 대해 충분한 정보를 갖고 있을 수는 없습니다. 장기보유에 대한 책임감도 전~혀 없지요. 앞서 말했듯이 미국의 평균 주식보유 기간은 8개월에 불과하고, 거래되는 주식의 85%가 증권업자 명의로 되어있다고 합니다. 기업 실체이론은 이런 증권업자들에게 기업의 주요 의사결정을 맡겨서는 안 되고, 기업 임직원들과 경영자가 회사에게 좋은 것이 무엇인지를 적절하게 자유재량으로 판단해야 하는 수탁인이 돼야 한다는 것입니다. 주주가 기업의 주인이 아니라고 보는 두 번째 이유는, 주주가 회사의 활동에 대해 상당부분 면책을 받기 때문입니다. 만일 주주가 진짜로 기업의 주인이라면, 또 기업이 누군가에게 해를 입혔거나 누군가에게 빚을 갚지 못한다면 주주가 주인으로서 대신 책임져줘야 할 것입니다. 하지만 법률에 따르면 주주는 기업의 부채나 기업이 제 3자에게 입힌 피해에 대해 대신 보상할 책임이 없습니다. 어떤 회사가 은행 부채를 갚지 못하고 파산했을 때, 주주는 그 빚을 대신 갚을 의무에서 면제됩니다. 그 피해는 채권자인 은행과 국가 등이 나눠서 부담하게 되지요. 이것을 주주의 ‘유한책임’이라고 하죠. 이렇게 책임이 제한되어 있으므로 주주가 기업의 온전한 주인이라는 주주자본주의가 틀렸다고 보는 것입니다. 세 번째 이유는, 주주 개개인의 목적과 주식 보유기간이 다 다르기 때문에 이들을 뭉뚱그려서 하나의 소유자 취급을 할 수는 없기 때문입니다. 연기금이라면 보유 주식에서 장기적, 안정적 수익이 발생하기를 원하겠지만 헤지펀드라면 단기 배당을 올리기를 원하겠지요. 주주가 회사의 주인이라 쳐도 대체 어느 주주의 이해관계에 장단을 맞춰야 하는지가 불분명하다는 현실적 문제가 있습니다. 이렇게 바우어, 페인 교수는 HBR논문에서 대리인 이론에 의한 주주자본주의를 비판했습니다. 그 대신 기업은 기업 그 자체가 하나의 실체라는 기업 실체 이론을 옹호하면서, 기업 경영자들과 이사회에게 다음과 같은 사항을 주문합니다. 첫째, 기업은 주주만을 위해서가 아니라 기업 그 자체의 장기적 이익을 위한 의사결정을 스스로 할 수 있는 유능한 리더와 경영진이 있어야 하며, 이들은 회사의 현재와 미래를 모두 고려해 의사결정을 내려야 합니다. 둘째, 기업은 주주수익 극대화뿐 아니라 국가경제 성장과 일자리 창출, 상품과 서비스 제공 등 다양한 역할을 맡고 있음을 알아야 합니다. 또 사회 구성원으로서 윤리규범도 지켜야 합니다. 셋째, 기업의 이사회는 특정 주주집단이나 특정 이해관계자집단의 이해관계에 휘둘리지 말고, 주주의 대리인이 아니라 수탁인으로서 행동해야 합니다. 오늘은 주주와 기업의 관계, 그리고 기업 실체 이론에 대해서 말씀드렸습니다. 바로 이어서, 하편에서는 한국의 기업 현실에서 바우어 교수와 페인 교수의 기업 실체 이론을 어떻게 받아들여야 할지에 대해 말씀드리고, 또 역사적으로 기업의 실체는 무엇인지에 대한 이야기를 이어나가도록 하겠습니다. 하편을 기대해주세요. 감사합니다.
재무회계 & 전략
영상
2017. 5월호
신경다양성을 경쟁력으로
안녕하세요, 고승연입니다. 여러분 혹시 30년 전에 나온 명작 영화 ‘레인맨’이라고 기억하시는 분 있나요? 톰크루즈와 더스틴호프만이 나온 영화인데, 뛰어난 작품성으로, 61회 아카데미상에서 작품상/감독상/남우주연상 등 여러 부문을 휩쓸었습니다. 그 ‘레인맨’으로 등장하는 주인공 더스틴 호프만은 자폐증을 가진 캐릭터로 나오는데, 평범한 사람들은 감히 흉내도 못 낼 정도의 암기력과 천재성을 보여줍니다. 다만 자폐증의 증상으로 인해 종종, 주기적으로 평범한 사람들이 이해하지 못하는 행동을 할 뿐입니다. 제가 왜 갑자기 오래된 명작영화 얘기를 꺼냈을까요? 바로 조직에서의 신경다양성 확보 문제를 말하기 위해섭니다. 신경다양성이란 말이 낯설게 느껴지는 분들이 많을 겁니다. 신경다양성이란 자폐, 통합운동장애, 난독증 등 흔히 우리가 함부로 ‘비정상’ 심지어 ‘무능’의 범주에 넣어버리는 많은 증상들이 사실은 엄청난 잠재력을 의미하기에 이런 증상을 가진 이들을 조직의 다양성 범주에 포함시켜야한다는 뜻입니다. 즉, 마치 인종과 성별의 다양성이 조직의 창의력과 건강함을 보장해주듯, 신경다양성 인재들이 그들이 가진 천재성으로 조직의 혁신과 발전을 이끌 수 있다는 것입니다. 최근 하버드비즈니스리뷰에서는 바로 이 ‘신경다양성 인재 확보방안’에 대한 기사가 실렸습니다. 로버트 오스틴 아이비경영대학원 정보시스템 교수와 하버드 경영대학원의 개리 피사노 교수가 쓴 글입니다. 두 글로벌 석학은 왜 신경다양성 인재에 관심을 갖게 됐을까요? 이제 그 내용을 살펴보겠습니다. 오스틴 교수와 피사노 교수는 가상의 ‘존’이라는 인물의 사례를 먼저 들려줍니다. 존은 데이터분석의 귀재로, 발군의 수학실력과 소프트웨어 개발능력 두 가지를 동시에 갖췄고 석사학위를 두 개씩이나 우수한 성적으로 취득했다고 합니다. 그런데 그는 남들과 좀 다르다고 합니다. 10여 분마다 몸을 숙여 구두끈을 고쳐매야 하고, 끈이 조금이라도 느슨하면 어떤 것에도 집중하지 못한다고 합니다. 하지만, 구두끈만 단단히 묶여 있다면 그는 거의 쉬지도 않고 가장 생산적으로 일하는 직원이라고 합니다. 몇 몇 실제 사례를 조합해 만든 이 존 과 같은 인물은 생각보다 꽤 많다고 합니다. 다만 기존의 ‘표준화된’ 채용절차에서 다 떨어지기 때문에 실제 기업에서 일하는 경우가 거의 없다는 겁니다. 기업으로서는 이게 큰 손해라는 게 문제입니다. 존과 같은 신경다양성 인재들은 패턴인식, 기억, 수학 등에 특별한 재능이 있는 경우가 많은데, 이를 아예 활용할 기회가 사라지는 셈입니다. 그 인재들에게도 기업들에게도 모두 손해입니다. 하지만 초경쟁 상황, 극한환경에 몰린 기업들이 이제 ‘초인적’ 능력을 발휘하는 이 신경다양성 인재들을 찾아나서기 시작했습니다. 이런 인재들을 채용하고 관리하는 사람들은 “신경다양성 인재들은 ‘남들과 다른’사람들이지 치료가 필요한 사람들은 아니다”라고 말합니다. 적절한 도움과 편의시설만 제공해준다면, 똑똑하긴 하지만 ‘평범성’의 범주에 있는 사람들과는 완전히 다른 차원의 성과를 낸다고 합니다. HPE는 신경다양성 인재들을 소프트웨어 테스터로 활용합니다. 프로젝트 출시 직전 뭔가 혼란스러운때에 무질서함을 참지 못하는, 이를 바로잡는데 강하게 집착하는 테스터들이 달려들어 소프트웨어를 바로잡는다고 하는데, 고객사의 만족도가 매우 높다고 합니다. 호주 복지부는 HPE처럼 소프트웨 테스트 업무에 신경다양성 인재들을 배치했는데, 이들로 구성된 팀은 타 팀에 비해 생산성이 30% 이상 높았다고 합니다. 이처럼 기업이나 조직에 큰 도움이 되는 신경다양성 인재들이 그동안 묻혀있었던 이유는 무엇일까요? 왜 그동안 기업들은 신경다양성 인재를 발굴하지 않을까요? 우선 예전에는 ‘표준화된’ 우수한 인재들이 기업에 많이 필요했다면, 지금은 혁신을 위해 좀더 탁월한 재능, 아무리 똑똑하더라도 흔히 ‘신경전형성’이라는 범주에 있는 인재들은 해내지 못하는 업무를 할 사람들이 필요해졌습니다. 즉 기업들이 본격적으로 찾아나선지 얼마 안됐다는 겁니다. 문제는 기존 모집, 채용, 인재개발 관행이 그대로인 상태에서는 신경다양성 인재를 뽑을 수가 없다는 겁니다. ‘신경전형성’ 인재들 중 우수한 사람을 뽑고 관리하는 과정과 아주 독특한 행동양식이나 사고방식을 가진 신경다양성 인재를 뽑고 관리하는 방식은 완전히 다를 수밖에 없기 때문입니다. 그러면 HPE, SAP,마이크로소프트 같은 글로벌 기업처럼 신경다양성 인재를 제대로 뽑아 이들의 천재성을 활용하기 위해서는 어떤 채용을 하고 채용 후에는 어떻게 관리해야하는 걸까요? 오스틴 교수와 피사노 교수는 몇 가지 중요한 팁을 알려줍니다. 첫째, ‘사회적 파트너’와의 협력을 통해 신경다양성 인재에 대한 기업의 부족한 지식과 전문성을 보충해야 합니다. 기업의 관리자들은 아무리 박식한 사람이어도 절대 신경다양성 분야의 전문가는 아니지요. 또 직원 사생활까지 관여하는 관리자는 거의 없기 때문에, 신경다양성을 지닌 인재가 회사에 있었더라도 쉽게 파악하기는 어려웠을 겁니다. 이런 이유로 앞서 언급한 글로벌 기업들은 장애인들의 취업을 지원하는 정부나 비영리기관 등 ‘사회적 파트너’들과 협력하기 시작했습니다. SAP는 미국 캘리포니아주 재활국, 팬실베니아주 직업재활과, 미국 비영리기관 익스팬더빌리티 등과 협력하고 있고, HPE는 자폐관련 단체인 오티즘SA와 공조하고 있습니다. 사회적 파트너들이 자폐증이나 강박증 등 신경다양성 인재 중 각 기업에 필요한 사람들을 찾아주고, 원활한 채용이 이뤄질 수 있도록 돕는 거지요. 저자들은 신경다양성 인재의 채용과 훈련을 위한 방법도 제시합니다. 바로 면접에 의존하지 않는 파격적 평가와 훈련과정을 도입하라는 겁니다. 덴마크의 IT회사 스페셜리스테른은 신경다양성 채용자들이 기업의 관리자들과 한나절 동안 편안하게 대화하면서 자신의 능력을 증명할 수 있도록 ‘어울리기’라는 편안한 분위기의 행사를 기획한다고 합니다. 행사가 끝날 무렵 지원자 가운데 몇 명을 선택해 2~6주 정도 평가와 훈련을 해 인재를 육성합니다. HPE는 스페셜리스테른과 유사한 방식의 인턴십제도를 운영하고 있습니다. 피사노 교수 등은 ‘훈련’이 꼭 신경다양성 인재에게만 필요한 게 아니라는 점도 지적합니다. 신경다양성 인재들을 이해하고 받아들일 수 있도록 기존 직원들 역시 간단한 교육을 해야 한다고 합니다. 저자들이 신경다양성 인재를 위해 제언하는 또 하나의 중요한 포인트는 ‘지원환경 마련’입니다. SAP는 두 개의 ‘서포트 서클’이라는 걸 만들어 새로 들어온 신경다양성 인재들의 직장생활과 개인생활을 돕습니다. HPE는 신경다양성 신입직원을 15명 내외로 구성된 ‘포드’에 배치하는데요, 한 포드에는 이들과 기존 동료들이 약 4대1 비율로 함께 일하면서 2명의 관리자와 1명의 컨설턴트가 신경다양성으로 생기는 문제를 지원하는 임무를 맡게 된다고 합니다. 오스틴과 피사노 두 교수는 이렇게 처음에 적응을 돕고 이후 맞춤형 경력관리 방식을 제공하면서 신경다양성 인재 채용관리 프로그램을 확장하고 보편화하라고 말합니다. 신경다양성 인재 채용과 관리는 우리 기업들에게 다소 생경하게 느껴질 이야기일 수도 있습니다. 그런데 글로벌 선도 기업들이 이런 인재들을 찾아나서는 데에는 다 이유가 있습니다. 우선 마땅한 인재를 구하기 힘들었던 분야에서 우수하거나, 평범함을 넘어서는 진짜 ‘탁월함’을 가진 인재를 구할 수 있었습니다. 이들 인재가 보여주는 암기력, 강박, 천재적 발상이 불량률을 줄이고 생산성을 높이고 때론 혁신적 아이디어를 가져왔습니다. 전혀 의도하지 않은 긍정적 효과도 나타났습니다. 일반적인 의사소통 방식이 쉽지 않다보니 다양한 방법으로 신경다양성 인재들의 어법이나 소통방식을 이해하려고 했고, 이 과정에서 조직 전체의 의사소통 스킬이 올라갔다고도 합니다. 물론 ‘다양한 인재를 채용한다’는 ‘정치적 올바름’으로 인해 회사의 평판이 올라가는 것도 덤이겠지요. 너무 먼 나라 얘기, 먼 미래 얘기라고 보고 넘어가서는 안 될 것입니다. 신경다양성 인재들의 탁월함이 절실할 만큼 글로벌 경쟁 상황이 녹록치 않기 때문입니다. 영화 엑스맨에 나오는 초인적 능력의 주인공들이 여러분의 기업에서 일하게 될지도 모릅니다. 지금 소개해드린 이 내용이 여러분의 채용과 인사관리에 하나의 획을 긋는, 완전히 새로운 발상을 할 수 있는 계기가 되길 바랍니다. 감사합니다.
인사조직 & 재무회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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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 5월호
제품다각화가 초래하는 문제
안녕하세요, 조진서입니다. 네덜란드에 본사가 있는 필립스는 2003년 기준 유럽에서 특허를 가장 많이 출원한 회사였습니다. 미국의 대표 전자기업이 GE라면 유럽에는 필립스가 쌍벽을 이뤘죠. 그런데 2000년부터 2010년 사이 이 회사의 매출이 40%나 하락했습니다. 무슨 일이 일어났을까요? 문제는 너무 많은 것을 팔려고 했다는 것입니다. 오늘은 제품다각화 전략의 문제점과 대안을 알아보겠습니다. 필립스는 120여 년 동안 사세를 확장하면서 2000년 기준 조명, 전자제품, 가전 및 생활용품, 전자부품, 반도체, 의료시스템 등 6개 분야에서 사업을 하고 있었고, 세부 상품군은 2011년까지 60개 이상으로 불어납니다. 또 제품 라인별로 또 지역별로 사업 책임자들이 자신들에게 필요한 지원 시스템을 개별적으로 디자인할 수 있게 해줬기 때문에 공급망과 영업, 마케팅, R&D, 그리고 관리 프로세스의 운영이 지나치게 복잡해졌습니다. 예를 들어 어떤 병원이 필립스의 의료용 스캐너와 관련 소프트웨어 및 서비스까지 구매하려 할 때, 이 병원은 이 각각에 대해서 필립스 각 부서의 여러 담당자들과 따로 상담하고 인보이스도 별도로 받아야 했습니다. 고객 입장에선 똑같은 데이터를 몇 번씩 반복해서 입력하고, 또 부서마다 일관성 없는 담당자들을 상대해야 하니 시간과 리소스 낭비가 이만저만이 아닙니다. 내부 직원들에게도 혼란이 가중됐습니다. 사내 ERP시스템만 60개까지 불어났고 전체 IT 서비스의 수는 1만개 이상이었습니다. 고객 데이터가 이 수많은 시스템에 산재해있다 보니 일선에서 뛰는 직원들이 필요한 데이터를 찾기도 어렵고 고객들에게 일관된 서비스를 제공하기도 불가능했습니다. 이렇게 사업이 무분별하게 확장된 이유는 무엇일까요? 보통 일선 직원들은 제품 다각화가 몰고오는 문제들을 잘 이해합니다만, 가장 위에 있는 리더급들은 문제점들은 잘 보지 못하고 잠재적 혜택에만 집중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항상 신제품을 빨리 도입하거나 경쟁사 제품을 모방하려고 합니다. 신제품 출시로 인한 다른 제품들의 자기잠식(카니발라이제이션)까지는 리더들도 잘 파악을 하지만, 운영상 복잡성이 높아지면서 발생하는 비용 상승은 제대로 고려하지 못하는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결국 필립스는 대규모 구조조정을 해야 했습니다. 이 중 의료와 소비자용품을 합쳐서 만든 헬스테크 부분만 남기고 나머지는 모두 순차적으로 매각했습니다. 이로서 수익률과 주가는 모두 상승했지만 덩치는 상당히 줄어들 수밖에 없었고, 또 해고와 같은 조직원들의 고통이 수반되었습니다. 이렇게 제품다각화로 인해서 운영이 방만해지고 그로 인해 부작용을 겪었던 또 다른 사례로 레고가 있습니다. 레고그룹은 원래 장난감 블록을 만들죠. 1990년대부터 이 회사는 블록의 종류를 크게 늘립니다. 1997년부터 2004년 사이에 블록 수가 약 6000종에서 1만2000종으로 두 배가 늘어납니다. 또 컴퓨터게임, 아동복, 테마파크 사업에도 진출합니다. 그러다보니 공급망이 복잡해지고 직원과 고객들 모두가 어려움을 겪기 시작합니다. 어떨 때는 한 세트를 구성하는 블록 500개 중에 단 하나의 재고가 없어서 생산을 못하는 경우도 있었습니다. 한 국가에는 재고가 동이 났는데 바로 옆 나라엔 재고가 쌓여있고 그것을 가져오지 못하는 상황도 연출됐습니다. 결국 2004년에 파산 위기까지 몰리게 됩니다. 네덜란드 로이틀링겐대의 마틴 모커 교수, 그리고 미국 MIT경영대학원의 잔 로스 연구원은 이렇게 필립스와 레고 같은 기업들이 겪었던 제품다각화 문제에 대한 해법을 찾기 위해 일곱 개 글로벌 기업의 경영진 72명을 직접 인터뷰하고 255명을 설문조사했습니다. 그런 다음 세 가지 해결책을 집중했습니다. 첫째, 다각화 대신 통합에 집중해야 합니다. 단기적으로는 신제품 출시나 새로운 수입원을 포기하더라도, 통합적인 고객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을 목표로 해야 합니다. 과거 필립스의 의료기기 부서는 의료기기 하드웨어를 판매하는데 집중했지만 이제는 한 부서에서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 병원 운영 컨설팅 서비스까지 통합적으로 판매합니다. 또 미국 아이오와주에 본사가 있는 프린시플 파이낸셜 그룹이라는 보험회사는 중소기업 근로자들 대상의 연금과 보험상품을 판매하는데요, 판매하는 상품의 수는 줄이는 대신 중소기업의 HR담당자 입장에서 가장 심플하고 가장 편안하게 일할 수 있는 통합 연금보험 패키지를 제공하면서 급성장하고 있습니다. 둘째, 신제품을 개발하고 혁신을 추진하는 팀과, 그 혁신의 결과를 처리해야 하는 영업, 서비스 팀을 통합시켜야 합니다. 일을 벌?甄?사람과 뒷감당하는 사람을 떨어뜨려놓지 말라는 것이죠. 필립스는 이제 신규 디지털 제품을 도입할 때 엔지니어뿐 아니라 영업과 IT직원들도 함께 모여 애자일 방법론에 따라 개발 과정에 참여합니다. 레고 역시 사내 프로세스를 최적화하기 위해 영업, 제조, 재무, 혁신, 개발 등 주요 직무별 전문가들이 모이는 PEN이라는 팀을 만들어서 통합 작업을 성공적으로 진행했습니다. 마지막 셋째, 조직원들이 혁신에 중독되지 않도록, 혁신을 위한 혁신을 하지 않도록, 회사의 방향을 명확하게 제시해줘야 합니다. 레고는 회사의 미션이 ‘미래의 빌더들을 육성하고 그들에게 영감을 주는 것’이라고 합니다. ‘빌더’는 뭔가를 만드는 사람을 말하는 데요, 이런 회사의 미션에 맞지 않는 제품이나 프로세스는 설령 수익성이 보인다 해도 도입하지 않고 있습니다. 이런 미션 선언문은 혁신이 목적성을 잃고 방황하지 않게 하는 나침반 역할을 합니다. 지금까지 제품다각화의 부작용을 줄이기 위한 세 가지 방법을 소개해드렸습니다. 일반적으로 경영진은 신제품을 출시해서 회사를 성장시키려는 욕구를 갖고 있습니다. 하지만 거기에 따르는 복잡성의 증가라는 짐은 일선직원들이 떠안기 마련입니다. 너무 일이 커진 후에 제품을 통합하려 하면 조직 전체에 막대한 스트레스를 주게 됩니다. 현명한 기업 매니저라면 미리미리 사내 조사를 통해서 현재 우리 사업이 너무 복잡해지고 있는 것은 아닌지, 오퍼레이션에 과부하가 걸리거나 고객의 불편을 야기하고 있는 것은 아닌지 체크해봐야 할 것입니다. 감사합니다.
전략 & 마케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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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 5월호
경쟁사로 이직했던 유능한 직원이 다시 돌아오고 싶어한다면?
최근에 ‘평생직장’이라는 말은 완전히 사라지다시피 했습니다. 경제환경과 산업환경이 엄청나게 변하고 있기 때문에, 유능한 직원들일수록 이동이 잦습니다. 특히 첨단기술 스타트업이나 컨설팅 업계 등 ‘인재’가 중심이 되는 업계일수록 이러한 이직은 더욱 자주 일어납니다. 경쟁사로 훌쩍 떠나는 일도 많지요. 최근 하버드비즈니스리뷰 케이스스터디에서는 바로 경쟁사로 떠났다가 다시 돌아오기를 희망하는 직원을 두고 다시 받아들여야할지 고민하는 CEO얘기를 하나 다뤘습니다. 람 카푸르는 친환경디자인회사 그린임팩트컨설팅의 창업자이자 CEO이고요, 하리 슈클라는 회사 설립초기에 회사에서 가장 유능한 직원 중 하나였지만, 2년 전 경쟁사로 떠난 사람입니다. 그런 하리가 람에게 다시 연락을 해서 그린임팩트컨설팅으로 돌아오고 싶다고 한 것이죠. 아마 여러분이 CEO라도, 혹은 회사의 옛 팀원이 다시 돌아오고 싶어하는 상황이고 여러분이 재채용 권한이 있는 팀장이라도 결정이 쉽지 않을 것 같습니다. 그럼 람 CEO의 고민 속으로 한 번 같이 들어가 보겠습니다. 모든 문제의 시작은 돌아오고자 하는 직원인 하리가 매우 유능한 직원이었다는 사실입니다. 창업 초기 하리는 그린 임팩트에서 람의 오른팔 같은 존재였습니다. 람이 사무실에서 기술분석팀과 디자인팀을 이끌 때, 하리는 회사의 주거용, 상업용 부동산개발사업 현장에서 토목기사들을 감독했다고 합니다. 람 입장에서는 하리가 1등 공신이었는데요, 회사를 설립한 첫해에, 지역 개발자들에게 친환경 건축기법의 중요성을 납득시키는 게 매우 어려웠던 상황에서 8년차 하리가 들어와 사업을 호전시킬 수 있었다는 거죠. 두 사람은 친구이자 동료로서 완벽한 팀을 이뤘고, 람은 당시 그린임팩트가 친환경 건축회사로서 인도 내에서 탑 3안에 들어가는 게 시간문제라고 여겼습니다. 하지만 바로 이때, 그린임팩트가 인도 탑 3 회사로 올라서려던 바로 그때 하리가 회사를 그만두게 됩니다. 말은 ‘개인적 사유’였지만, 결국 더 큰 경쟁사인 서스테이너블빌드 그룹으로 간 거죠. 람의 배신감은 아주 컸다고 합니다. 물론 람도 인도에서 기업가로 살면 이런 위험요소가 따른다는 것을 잘 알고 있었습니다. 인재시장에는 늘 사람이 부족한 탓에 소규모 회사는 인지도가 더 높고 성공적인 회사들에 유능한 직원들을 자주 빼앗겼던 거죠. 그럼에도 불구하고 람의 배신감은 클 수밖에 없었습니다. 그리고 하리가 떠난 후 확실히 회사는 어려워졌습니다. 람이 사무실과 현장을 모두 관리해야 하는 상황이 됐고, 업무가 과중해지면서 계획했던 성장도 차질이 생겼습니다. 기존 고객을 관리하고 직원의 고용을 유지하는 데 중점을 둘 수밖에 없었던 거죠. 심지어 다른 직원들이 하리처럼 회사를 떠나지 않도록 하기 위해서 전 직원의 급여를 올려줘야 했습니다. 마케팅에는 당연히 신경을 쓸 겨를이 없었고, 간신히 사업을 유지했던 겁니다. 그렇게 힘든 한 해를 보내면서 람은 그린임팩트를 다시 정상궤도에 올려놓게 됩니다. 하리 밑에 있던 직원 두 명이 능력을 키웠고, 집중적인 교육과 코칭을 통해 하리의 빈자리를 메울 수 있게 됐습니다. 그럼 굳이 람이 자신에게 배신감을 안겨?少?하리를 다시 받아들일 필요가 있을까요? 아시다시피 하버드비즈니스리뷰 케이스스터디에서 독자들에게 던지는 ‘딜레마’는 그렇게 간단하지 않습니다. 최근 람은 중동지역으로의 시장확대를 고려하기 시작한 상황입니다. 그런데 겨우 인도 내의 비즈니스를 완벽하게 소화하게 된 직원 두 명을 데리고 중동지역까지 커버할 수는 없는 노릇인거죠. 그런데 하리가 돌아온다면 람의 이 꿈이 실현가능해집니다. 비즈니스를 위해서는 그가 다시 필요하다는 생각도 들기 시작했던 겁니다. 람은 하리가 ‘왜 돌아오려하는 지’ 들어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어 결국 하리와 통화를 하게 됩니다. 하리는 그린임팩트에서의 끈끈한 유대감을 그리워했고, 새 직장의 지나치게 긴 근무시간에 힘들어하고 있었습니다. 그리고 계속 ‘관리’만 하는 게 아니라 뭔가 새로운 사업에 도전하고 이뤄가는 경험을 다시 하고 싶다는 말도 전했습니다. 람도 예전의 추억이 떠오르면서 그와 함께 다시 일해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지만, 어려운 시기를 함께 고생하며 성장해 준 다른 직원들의 의견도 존중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이때 하리가 없는 동안 크게 성장하면서 회사의 중추가 된 두 직원이 람을 찾아옵니다. 한 직원은 이미 자기들끼리 하리의 컴백에 대한 얘기를 나눴다고 하면서 대부분이 하리의 복직에 찬성한다는 의사를 밝힙니다. 일단 현재 하리처럼 능력있는 사람이 그린임팩트로 와야 중동 지역 시장확대 등 신사업과 신시장 개척이 가능하다는 현실적 이유였습니다. 또 그가 그린임팩트로 오지 않고 또 다른 경쟁사로 가게 될 경우 그것 역시 큰 손해일 것이라는 의견도 나왔습니다. 하지만 다른 동료들은 여전히 하리에 대한 원망이 남아있는 경우가 있다며 ‘믿음의 회복’이 가능할지 고민해볼 필요는 있다고 말했습니다. 아무리 비즈니스적으로 하리가 다시 필요하다고 해도, 정말 직원들이 진심으로 다시 하리를 받아들일 수 있을지 고민이 되는 대목입니다. 하버드비즈니스리뷰 케이스는 이번에도 역시나 상반된 두 전문가의 의견을 제시합니다. 여러분도 한 번 두 의견을 꼼꼼히 따져보시기 바랍니다. 우선 삼다르시 나이야르라는 인도 그린호라이존 컨설팅의 창업자이자 대표이사는 하리를 다시 받아들이면 안 된다고 합니다. 우선 람과 하리 사이에 신뢰는 예전에 무너진 상태였고, 그건 전화 몇 통으로 복구될 수 있는 문제가 아니라는 거죠. 하리가 돌아오려는 동기도 불분명하고 심지어 수상하다는 지적도 합니다. 또 하리가 돌아온 지 얼마 안돼 다시 떠날 가능성도 있는데, 그땐 어떻게 수습할거냐는 질문도 던집니다. 혹시나 하리가 경쟁회사의 정보를 가져올 수도 있겠지만, 그것도 100%확실한 게 아니라고 말합니다. 또 한편으로 과연 람에게 하리가 정말 필요하냐는 질문도 합니다. 이미 성장한 훌륭한 두 직원이 하리보다 더 나을 수도 있다는 거죠. 그냥 하리는 하리대로 잘 되기를 기도해주고, 어려운 시기를 함께 보낸 믿음직한 동료들과 다시 시장을 개척해나가라고 조언합니다. 글로벌 디자인업체 겐슬러의 공동 CEO인 다이앤 호스킨스는 상반된 의견을 제시합니다. 하리를 다시 고용해야 한다는 거죠. 그린임팩트의 현 성장단계를 고려해보면, 람은 지금 전략적 리더십을 발휘해야하는데 바로 하리가 이 중요한 순간에 꼭 필요한 기량을 보여줄 수 있을 것이라는 얘깁니다. 람이 새로운 인재를 기용할 수도 있겠지만, 하리는 더 짧은 시간안에 업무에 적응가능하다는 장점도 있고, 직원들과 회사 문화에도 익숙하다는 겁니다. 그리고 돌아오는 직원을 꼭 ‘용서’의 관점에서 봐야하는지도 의문이라고 합니다. 직원들이 회사 외부에서 성장하더라고, 각자의 성장이 팀에 어떤 이로움을 주는지 관점에서 볼 문제라는 것입니다. 직원들이 기량을 향상시키고 리더십 역량을 키우는 건 꼭 회사 내부가 아닐 수도 있다는 거죠. 다른 회사, 경쟁사로 갔다가 거기에서 더 성장해 돌아온다면 그건 회사로서 좋은 일이라는 논리입니다. 오히려 그렇게 돌아온 직원들을 환영하는 분위기를 조성함으로써 잠깐 어떤 이유로든 나갔던 인재가 자꾸 돌아온다면 그게 회사에 더 도움이 된다는 것입니다. 물론 하리를 다시 데려오는 방법은 신중하게 고민해야한다고 조언도 합니다. 람이 어떤 감정에 치우치지 말고 전략적으로 결정해야 한다는 겁니다. 오직 하리가 비즈니스에 도움이 되는가 아닌가만을 놓고 고민하라는 게 핵심입니다. 하리와 깊은 얘기를 나누고 그가 왜 떠났는지, 돌아온다면 어떤 역할을 하게 될지 논의해야하고 이 과정에서 비즈니스에 도움이 된다는 확신이 들 때 받아들여야한다고 조언합니다. 앞서 이 비즈니스 케이스를 다루기 시작할 때, 여러분이 CEO라면, 혹은 회사의 옛 팀원이 다시 돌아오고 싶어하는 상황이고 여러분이 재채용 권한이 있는 팀장이라면 어떻게 하겠느냐고 질문을 던졌습니다. 오늘 이 비즈니스 케이스를 쭉 따라오시면서 아마도 마음 한 구석에 ‘나는 어떻게 하겠다’라는 결심이 서지 않았을까 생각해봅니다. 두 전문가의 상반된 조언이 있지만, 어느 것 하나를 정답이라고 할 수는 없습니다. 다만 두 가지 상반된 의견은 매우 보완적인 관점을 제시해줍니다. 재채용 하지 않는다는 결정을 하더라도, 이런 문화가 자칫 개방적이고 자유로운 조직문화를 해칠 수 있다는 점을 고려해야 합니다. 또 재채용을 결정했다 하더라로 하리가 다시 배신할 수 있는 가능성과 그에 대한 나름의 대책을 수립할 필요가 있습니다. 유사한 상황이 다양한 조직에서 반복될 수 있는 만큼 여러분의 동료들과 함께 워크샵에서 혹은 자유로운 회의나 회식자리에서 이런 얘기를 꺼내놓고 논쟁을 해보는 것도 좋을 것 같습니다. 감사합니다.
인사조직 & 재무회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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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 12월호
기업이 정부의 외교정책 방법론에서 배워야 할 점은?
안녕하십니까, 장재웅입니다. 기업 경영에 있어서 가장 큰 리스크는 무엇일까요. 지난 2014년 6월 영국의 중앙은행인 영란은행이 실시한 설문조사 결과에 따르면 경영자들은 의외로 지정학적 리스크를 가장 심각한 위기로 꼽았습니다. 사이버 공격이나 금융시장 붕괴, 심지어 디플레이션 등 경제 관련 이슈보다도 지정학적 리스크를 더 크고 심각한 위협으로 여기고 있다는 뜻입니다. 지정학적 리스크는 최근 들어 더 주목을 받고 있습니다. 영국의 브렉시트나 중국의 동중국해와 남중국해 영유권 주장, IS의 무파별 테러,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 등으로 전세계적으로 지정학적 리스크가 커지고 있습니다. 특히 북한의 핵실험과 미사일 발사 등으로 한국은 지정학적 위험이 전 세계에서 가장 높은 나라 가운데 하나로 평가받고 있는 만큼 한국 기업들은 지정학적 리스크에 대해 보다 큰 관심을 기울여야 합니다. 국제관계 분야의 최고 전문가로 꼽히는 존 치프먼 영국 ‘국제전략연구소’ 소장은 하버드비즈니스리뷰를 통해 이제 기업들도 국가처럼 독자적인 외교정책을 펼쳐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즉, 외교문제를 풀기 위해 외교관들이 펼쳐왔던 다양한 방법론과 솔루션들을 기업들도 도입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그렇다면 기업이 정부의 외교정책 방법론에서 배워야 할 점은 무엇일까요. 우선, 정부의 외교정책 수립 프로세스부터 배워야 합니다. 정부의 외교정책 수립은 이해관계 정의, 정보 수집과 분석, 지역 또는 경제권 수준의 동맹관계 탐색, 목표 달성에 기여하는 환경 조성의 과정을 거칩니다. 기업 역시 앞으로는 이런 방식을 활용해 다양한 활동을 펼쳐나가야 합니다. 21세기 기업은 정치로부터 자유로울 수 없기 때문입니다. 또 기업은 앞으로 새로운 시장에 진입할 때 지정학적 리스크 분석을 필수적으로 수행해야 합니다. 여기에는 몇 가지 원칙이 있습니다. 먼저, 초국가적 리스크를 분석해야 합니다. 국가를 넘어서는 수준의 위협 요인이 자주 발생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노르웨이의 석유기업인 스타토일은 영국의 BP,알제리 국영 석유회사 소나트라크와 함께 알제리에 천연가스 생산시설을 운영했습니다. 그러나 2013년 1월 이곳에서 벌어진 테러로 인해 10개국 노동자 40명이 목숨을 잃게 됩니다. 노르웨이 정보국의 조사 결과 알카에다가 테러를 주도했는데, 말리 내전에 개입한 프랑스에 대한 보복으로 리비아 남서부에서 작전을 개시해 알제리에서 테러를 벌였다고 합니다. 즉, 알제리 한 국가에 대한 지정학적 위험 분석만으로는 이런 식의 초국가적 테러에 제대로 대처할 수 없는 상황인 것입니다. 이 사건에서 교훈을 얻은 스타토일은 국가 수준과, 초국가 수준의 위협 요인을 모두 파악한 다음 이들을 조합해서 여러 가능성을 가정해 결과를 예측하는 방식으로 지정학적 리스크를 분석하는 팀을 운영하고 있습니다. 또 국제관계 전문가를 이사회에 초청해서 조언을 구하고 있다고 합니다. 초국가적 분석도 필요하지만, 국가 내 특정 지역의 위험을 구분하는 역량도 필요합니다. 쿠르드자치정부가 관할하는 이라크 북부는 상대적으로 정치적 안정성을 확보하고 있으므로 원유개발회사들이 기꺼이 투자하는 지역입니다. 인도네시아는 발리 폭탄테러 등 테러로부터 자유롭지 못한 지역이지만 비교적 안전한 항구도시인 수라바야에 취항하는 해운회사들은 여전히 활발하게 영업활동을 펼치고 있습니다. 같은 국가라도 지역마다 정치적 위험이 굉장히 다릅니다. 실제 멕시코 시나올라주는 전 세계에서 살인율이 가장 높지만, 치아파스 주의 경우 하와이와 비슷한 수준높은 인적자원과 안전도를 자랑한다고 합니다. 지역별로도 치밀한 리스크 분석이 필요합니다. 자국과 인접국가의 상황을 무시하지 않는 것도 중요합니다. 브라질 광산업체 발레는 아프리카 모잠비크에 투자해 큰 성공을 거둡니다. 사전에 충분한 조사와 분석을 통해 만반의 준비를 갖췄기 때문이죠. 그런데 오히려 인접 국가인 아르헨티나에서는 실패를 맞보기도 했습니다. 2011년 멘도사 주 서쪽에 수십억 달러를 투자했지만 환율 규제와 살인적인 인플레이션으로 콜로라도강 인근 광산시설에 소요되는 비용이 폭발적으로 증가하자 2013년 사업 철회를 발표하기도 했습니다. 지정학적 리스크 분석이 단순히 투자 결정 이전에만 효과적인 것은 아닙니다. 기업의 명성은 특정 국가에서의 성공이나 실패가 만들어 낸다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때문에 기업은 투자 결정 이후에도 시장에 존재하는 다양한 이해관계자를 확인하고, 기업 목표 지지세력과 비판세력을 모두 이해한 다음, 각 이해관계자와 효과적으로 관계를 맺을 수 있는 전략을 개발해야 합니다. 다음에서 효과적인 기업 외교 전략 수립의 네가지 원칙을 살펴보도록 하겠습니다. 먼저, 다국적 기업은 독자적인 국제정책을 개발해야 합니다. 해당 기업이 속한 정부 정책과 같은 국제정책을 활용하다가는 난관에 봉착할 수 있습니다. 그렇다고 자국의 외교정책을 수정하려하면 너무나도 큰 노력이 들어갑니다. 때문에 독자적인 국제정책이 필요합니다. 화웨이의 미국 통신장비 시장 진출이 좋은 예입니다. 화웨이는 최근 미국 통신장비 시장 진출을 노리고 있지만 미국 연방정부의 반대로 어려움을 겪고 있습니다. 화웨이의 창업자인 런정페이가 인민해방군 출신이라는 이유에서입니다. 화웨이가 미국 통신장비를 통해 중국 보안당국으로 미국의 기밀을 유출할 것이라는 우려까지 제기됐습니다. 이에 화웨이는 최근 전략을 바꿔 주정부와 미 전역의 중소도시에 기반을 둔 소규모 통신사를 노리고 있습니다. 그리고 중국 정보로부터의 자율성을 강조하는데 도움이 된다면 어떤 일도 마다하지 않고 있습니다. 좀처럼 인터뷰를 하지 않는 런정페이가 직접 인민해방군의 최전선을 수호하는 기업으로 각인된 점을 위식하며 “우리의 목표는 화웨이를 유럽 기업으로 인식시키는 것”이라고 말한 것이 그 방증입니다. 말 자체는 다소 과장된 점이 없지 않지만 기업은 정부의 공식적 외교정책으로부터 멀찌감치 떨어질 필요가 있다는 사실을 명쾌하게 보여주는 사례입니다. 또 가능하다면 어떤 국가에 속한 기업이라는 이미지보다는 초국가적 이미지를 형성하는 게 기업 경영에 도움이 됩니다. 한국 기업들도 과거에는 ‘코리아 디스카운트’를 피하기 위해 한국 국적임을 숨기기도 했죠. 뿌리를 밝히지 않는 전략을 활용하기 위해서는 두 가지를 고려해야 합니다. 첫째로, 특정 국가와 아무런 관련이 없다는 점을 의도적으로 드러내는 전략이 오히려 효과를 발휘하기도 합니다. 일본 기업의 아프리카와 남미 진출 성공요인 중 하나는 노동 착취로 악명 높은 중국 기업과의 차별성을 부각시켰기 때문입니다. 둘째는 어느 곳에도 납세의 의무를 질 필요가 없다고 느낄 정도로 무국적기업이 돼서는 안 됩니다. 정당하게 부과되는 법인세 납부 거부는 기업의 명성에 흠집을 내어 국제정책의 실패로 이어집니다. 최근 미국 정부가 조세 회피 목적의 법인 해외이전에 강력한 법적 제재를 가하기로 한 사례처럼 말이죠. 정치적 관례를 다양화하는 노력도 필요합니다. 단순히 해당 정부와의 네트워크가 아니라 여러 이해관계자와 좋은 관계를 맺는 장기적 접근이 중요합니다. 스페인 석유회사 렙솔이 좋은 사례일 수 있습니다. 렙솔은 지난 1999년 아르헨티나의 YPF를 인수해 렙솔YPF라는 이름으로 아르헨티나에 진출했습니다. 당시 아르헨티나 대통령이었던 네스토르 키르치네르 대통령과의 친분 덕분이었습니다. 그러나 이후 대통령이 크리스티나 페르난데스로 바뀌면서 아르헨티나 정부는 YPF의 국유화를 선언합니다. 렙솔이 키르치네르 대통령 시절 쌓아둔 인맥은 페르난데스 정권에서는 효과가 없어졌습니다. 결국 렙솔은 속수무책으로 YPF를 빼앗기고 맙니다. 특정 이해집단과만 긴밀한 관계를 구축하면 오히려 그 관계가 취약점으로 작용하기도 한다는 점을 보여주는 사례입니다. 마지막으로 파괴적 결정을 내리는 것을 경계해야 합니다. 2015년 나이지리아 정부는 아프리카 최대 통신사인 MYN에 무려 52억달러의 벌금을 부과했습니다. 나이지리아 정부는 주소를 등록하지 않은 500만 명의 가입자에게 통신서비스를 중단하라고 명령했는데 MYN이 이 명령을 따르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나이지리아 정부는 무장단체들의 이동전화를 사용하지 못하도록 하기 위해 반드시 주소를 등록한 사람만 이동전화 서비스를 이용핟록 했는데 MYN은 이런 안보적 이슈에 대해 제대로 대처하지 못해 결국 정부로부터 엄청난 보복을 당하고 말았습니다. 정부와 정면으로 맞서는 파괴적 행동은 엄청난 리스크를 수반하기 때문에 반드시 주의가 필요합니다. 독자적인 국제정책을 개발하고, 가능하면 초국가적 이미를 주축하며, 정치적 이해관계를 다양화하면서 파괴적 행동을 하지 않는 것, 기업 국제정책 수립과 관련해 잊지 말아야 할 포인트입니다. 감사합니다.
전략 & 재무회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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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 9월호
차별의 온상으로 다시 부각되고 있는 온라인 시장, 그 해결책은?
안녕하세요, 장윤정입니다. 물건을 구입할 때 인종이나 성별 때문에 차별을 경험해보신 적 있으신가요? 1980년대 미국의 한 연구팀은 새 차를 구매할 때 흑인이나 여성들이 백인남성보다 불리한 조건으로 거래하게 되는지를 확인해봤습니다. 백인과 흑인, 여성과 남성이 고루 섞인 38명의 조사원들이 150여개의 자동차 대리점을 돌아다녔죠. 결과는 어떠했을까요? 차를 살 때 흑인 여성은 백인남성보다 평균 900달러나 더 지불하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시장이 얼마나 차별적이었는지를 보여준 증거였지요. 인터넷 상거래가 시작되면서 사람들은 온라인 공간에서는 인종차별과 성차별이 일어나지 않을 것이라고 기대했습니다. 온라인 상거래의 1세대 주자인 이베이나 아마존에서는 철저히 ‘익명성’을 바탕으로 거래가 이뤄졌습니다. 이와 관련한 미 ‘뉴요커’지의 유명한 만평도 있었습니다. “인터넷에서는 아무도 네가 개라는 걸 모른다니까.” 하지만 인터넷 상거래가 진화하면서 상황은 달라졌습니다. 이젠 상거래 사이트에서 당신이 흑인인지, 백인인지, 남성인지, 여성인지를 알 수 있습니다. 온라인에서 개인 신상이 드러남에 따라, 인터넷은 차별의 온상으로 다시 부각되고 있습니다. 과연 디지털 세상에서는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는 것일까요? 에어비앤비는 온라인 시장에서 차별이 벌어지고 있음을 보여주는 대표적 사례입니다. 에어비앤비는 숙소를 빌리려는 게스트가 후보리스트를 검색하면, 해당 숙소의 주인 사진이 관련 설명과 함께 뜹니다. 숙소의 주인인 호스트 역시 예약을 승인하거나 거절하기 전에 잠재 게스트의 이름은 물론 사진도 볼 수 있습니다. HBR필진들은 사용자 프로필을 20개 만든 다음 6400명의 호스트에게 예약신청을 보냈습니다. 프로필의 반은 흔한 백인 이름, 반은 흔한 흑인 이름으로 만들었고 나머지 신상정보는 동일하게 설정했습니다. 실험 결과 백인으로 추정되는 이름으로 예약을 신청했을 때보나 흑인으로 추정되는 이름을 사용했을 때 호스트의 예약 승인률이 16% 낮았습니다. 인종차별적인 성향이 특별히 강한 호스트들이 있다는 얘기죠. 그렇다면 이 같은 차별 가능성을 낮추거나 차별을 아예 막을 수 있는 방법은 없는 것일까요? 다행히 플랫폼을 어떻게 디자인하느냐에 따라 차별에 대한 취약성이 달라질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리프트는 운전자에게 잠재고객의 사진을 제공하지만 우버는 이를 공개하지 않습니다. 자체적으로 잠재적 차별요인을 조사하고 개선책을 찾기 위한 조치를 취한 기업들도 있습니다. 이베이의 경우, 사회심리학자들과 팀을 꾸려 남성판매자들이 여성판매자보다 유사한 제품에 대해 더 높은 가격을 받지는 않는지 조사해서 대응 방안을 마련하기도 했습니다. 필자는 차별 리스크를 최소화하길 원하는 기업들을 위해 플랫폼 디자인의 두 가지 기본원칙과 4가지 선택사항을 제시합니다. 온라인 비즈니스에는 국적이 없기 때문에 한국 기업가들도 차별 가능성을 원천적으로 차단하는 방법에 대해 주목할 필요가 있습니다. 일단 첫 번째 원칙은 차별을 불러일으킬 수 있는 잠재적 요인들을 잘 살펴야 합니다. 혹시 인종과 성별, 집단별로 거래 성공률이 다른지 정기적으로 점검해서 경영진에게 보고하는 시스템을 갖춰야 합니다. 이런 시스템이 갖춰지면 어떤 영역에서 차별이 발생하는지, 그리고 시간이 흐르면서 상황이 얼마나 개선되는지 파악할 수 있습니다. 두 번째 원칙은 실험적 사고방식을 유지하라는 것입니다. 플랫폼들은 ‘실험’에 능하고, 이를 통해 발전해온 곳들입니다. 차별 이슈에 대해서도 그들은 실험을 실행해야 합니다. 어떤 옵션이 차별 가능성을 높이거나, 낮추는지 말입니다. 실제로 최근 에어비앤비가 호스트의 사진을 메인 검색결과 페이지에서 뺐을 때 예약결과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살펴보는 실험을 벌였습니다. 물론 그 결과를 대중에게 공개하지는 않았지만 시도 자체만으로도 매우 훌륭한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디자인 시 고려할 4가지 사항을 살펴볼까요. 일단 첫째, ‘너무 많은 정보를 제공하는 건 아닐까?’란 질문부터 던져볼 필요가 있습니다. 사실 인종이나 성별처럼 민감한 사용자 정보를 거래 성사 전까지 제공하지 않으면 차별이 크게 줄어듭니다. 실제 아마존과 이베이같은 플랫폼들은 이미 이런 방식으로 운영되고 있습니다. 두 번째 질문은 ‘거래 프로세스를 더 많이 자동화볼 수 있을까?’란 것입니다. 우버의 경우 예약이 완료된 후에만 운전사에 대한 정보를 볼 수 있습니다. 이론상 운전자에 대한 평가를 참고해 마음에 들지 않으면 차량을 취소할 수 있지만 번거로운 일이죠. 이렇듯 인종과 성별이 공개되기 전에 자동으로 거래가 완결되도록 플랫폼을 구성하면 차별은 어려워집니다. 자동화를 더 많이 진행할수록 차별을 감소시킬 수 있습니다. 이어서 ‘차별방지 정책을 좀더 중요하게 부각시킬 순 없을까?'란 질문도 우리가 꼭 생각해봐야 하는 부분입니다. 대부분의 플랫폼이 차별을 금하는 정책들을 갖고 있지만 작은 활자로 명시돼 잘 드러나지 않습니다. 이를테면 에어비앤비 호스트는 게스트들을 차별하지 않는데 동의해야 하는데 이 동의를 맨 처음 등록하는 시점에 이뤄집니다. 게스트를 수락할지 말지 결정할 때는 이 같은 동의를 했다는 사실을 잊어버렸을 가능성이 크죠. 차별하지 않는다는 약속을 자주 호스트가 떠올릴 수 있도록 정책을 개선할 필요가 있습니다. 마지막으로 알고리즘이 체계적인 차별 행위를 인식하고 대안을 마련할 수도 있습니다. 예를 들어 특별한 문제가 없는 흑인 운전사에게 지속적으로 낮은 평점을 주는 우버 승객이 있다고 칩시다. 우버는 알고리즘을 이용해 그 같은 승객들을 걸러내, 그들의 평가의 영향력을 낮출 수 있습니다. 어떻게 플랫폼을 디자인하느냐에 따라 온라인 상거래에서의 인종이나 성별, 그리고 연령에 대한 편견을 잠재적으로 없앨 수 있습니다. 플랫폼 디자이너들이 차별을 줄이면서, 심지어 더 높은 수익을 창출하는 이른바 ‘좋은 행동으로 좋은 성과를 내는’ 기회를 찾기를 기대합니다.
전략 & 마케팅
영상
2016. 12월호
P&G와 아메리칸익스프레스가 인공지능(AI)을 사용하는 방법
흔히들 신기술을 도입하기 위해선 새로운 관리방법과 조직구조 그리고 새로운 인력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이러한 생각은 ‘인공지능artificial intelligence・AI’, ‘머신러닝machine learning’ 그리고 ‘딥러닝(deep learning)’으로 대표되는 ‘인지(認知)기술cognitive technologies’을 도입하는데 있어 특히 그 경향이 강하다. 인지기술 도입을 위해서 혹자는 ‘최고인지기술관리자’Chief Cognitive Officer・CCO’ 직책의 신설을 주장한다. 최근 많은 기업들이 딥러닝 분야의 전문성을 갖춘 전문가를 고용하기 위해 앞다퉈 경쟁을 하고 있다. "새로움과 다름"이 오늘날의 기준이 됐다.
전략 & 혁신
디지털
2017. 5. 10.
'가난할수록 비용이 많이 든다?' 자신의 경험을 바탕으로 혁신을 이뤄낸 페이팔 CEO
안녕하세요, 조진서입니다. 여러분 온라인 해외 직구를 해 보셨나요? 20대 30대 직장인 분들은 많이들 해보셨을 것이라 생각합니다. 한때는 미국 온라인 쇼핑몰에서 한국산 TV를 사서 한국으로 역수입해오는 것도 유행이었습니다. 관세와 운송료를 고려해도 가격차이가 나기 때문인데요, 또 해외 쇼핑몰은 대금 결제가 간편하다는 것도 해외 직구가 퍼지게 된 주요 요인이었습니다. 클릭 한 번으로 구매가 가능하니까요. 해외 특히 미국 온라인 쇼핑몰들은 대부분 페이팔이라고 하는 결제 서비스를 활용합니다. 신용카드를 미리 등록시켜놓으면 물건을 살 때마다 귀찮게 신용카드 번호와 유효기간을 일일이 입력할 것 없이 비밀번호 입력만으로 결제가 되는 방식입니다. 심지어 자주 가는 쇼핑몰이라면 비밀번호도 넣지 않고 클릭 한 번으로 결제가 되기도 합니다. 쇼핑몰 입장에선 매출을 올려주는 일등 공신입니다. 페이팔은 1998년에 설립된 기업이고 그동안 온라인 유통산업의 성장과 함께 폭풍성장을 해왔습니다. 그런데 요즘 이 회사가 새로운 시도들을 하고 있습니다. 쇼핑몰 결제만 도와주는 게 아니라 개인간 소액 송금이나 소기업 대상의 대출 서비스도 제공하고 있습니다. 일종의 사회공헌 활동인데요, 이런 움직임을 주도하는 것은 2014년 CEO가 된 댄 슐먼입니다. 댄 슐먼은 노동운동가인 할아버지와 인권운동가인 어머니로부터 남과 더불어 사는 삶의 중요성을 배웠다 합니다. 그는 10년 전 버진모바일의 대표로 일하면서 뉴욕에서 24시간 노숙인 체험을 했습니다. 돈, 신용카드, 휴대폰 없이 구걸을 해서 밥을 먹었습니다. 다행히 여름이라 얼어죽지는 않았는데 그래도 많은 걸 느꼈다 합니다. 몇 년 뒤에는 아메리칸익스프레스에서 사업부 총괄로 일하면서 신용카드와 은행계좌가 없이 사는 체험도 했습니다. 신용카드와 은행계좌가 없으면 공과금 내는 것이나 남에게 돈을 부치는 것처럼 사소한 일도 아주 번거롭고 시간이 많이 드는 노동이 됩니다. 현대의 금융시스템에서는 저소득층일수록 삶이 더욱 고단해질 수밖에 없습니다. 은행은 4시면 문을 닫는데, 그때는 노동자가 일하는 시간입니다. 과연 은행업무는 어떻게 보라는 걸까요. 이런 경험들을 했던 슐먼은 2014년 페이팔 대표가 됐습니다. 이 회사는 매년 약 25%씩 성장하고 있었기 때문에 따로 사업전략의 변화가 필요하지 않다고 생각할 수도 있었는데요, 슐먼은 반대로 페이팔이 이렇게 잘 나갈 때일수록 시장의 여러 측면에서 문제를 해결해나가는 방향으로 사업을 확장해야 한다고 생각했습니다. 특히 금융서비스 분야에서 “가난할수록 비용이 많이 든다”는 고정관념을 깨자고 직원들을 설득했습니다. 먼저 그는 개발부서와 판매부서로 나뉘어 있던 조직구조를 판매자그룹과 소비자그룹의 두 가지로 재편했습니다. 판매자그룹은 페이팔을 사용하는 기업과 소상공인들을 상대하고, 소비자그룹은 말 그대로 일반 소비자와 개인들을 상대하게 했습니다. 생산자적 마인드가 아니라 소비자 중심 마인드로 회사를 운영하겠다는 의지였습니다. 그런 다음 여러 신규 서비스를 런칭하거나 인수했습니다. 은행계좌 없이 휴대폰으로 소액을 송금할 수 있게 하는 서비스라든가, 페이팔을 쓰는 소기업에게 해주는 대출 서비스 등입니다. 페이팔 워킹 캐피털이라는 이 대출 상품은 대출을 신청하는 기업의 신용점수를 보지 않습니다. 오직 페이팔 사용 데이터만을 봅니다. 그들만의 자동 알고리즘을 통해 대출 가능 여부가 결정되는데, 그동안 무려 20억 달러, 우리돈 2조 원 이상을 대출해줬다 합니다. 그 중 1/4은 은행서비스를 제대로 받을 수 없는 군 단위 지역에 있는 작은 회사들이었습니다. 또 페이팔 대출 서비스를 받은 회사들은 연 평균 22%의 성장률을 보였습니다. 이는 진짜 필요한 곳에, 요긴하게 쓰일 수 있는 곳을 찾아내 자금을 빌려줬다는 얘기입니다. 은행이 할 수 없는 일을 페이팔의 알고리즘이 가능케 한 사례입니다. 슐먼은 페이팔의 선도적인 금융기술을 이용해, 좀 더 많은 혁신을 이루려 합니다. 당장 은행 송금에 드는 비용과 수수료만 절감해도 인류의 삶이 훨씬 편리해질 것이라 생각합니다. 그는 고객 만족과 사회공헌, 주주가치 창출이 결국은 모두 이어져 있다고 생각합니다. 이것은 마이클 포터 하버드대 교수가 말하는 CSV, creating shared value라는 경영 이론과도 같은 맥락입니다. 우리 회사가 가장 잘 하는 일을 통해 사회에도 봉사하고 돈도 벌 수 있다는 철학입니다. 어느 나라, 어느 산업에 있는 기업이라도 이렇게 업의 특성을 살려 일석이조, 일석삼조의 효과를 낼 수 있는 길이 있을 것입니다. 여러분의 CSV전략은 무엇인가요. 노숙자 체험을 했던 슐먼처럼, 평소에 해볼 수 없었던 경험, 나와는 완전히 다른 방식으로 사는 타인의 삶을 체험해볼 수 있는 기회 등을 가져보는 것을 추천드립니다. 이는 개인뿐 아니라 조직 차원에서도 고려해볼만 하다고 생각합니다. 슐먼 또한 페이팔에 오기 전 버진모바일과 아메리칸익스프레스라는 회사의 일원으로서 그런 경험을 해 볼 수 있었습니다. 이는 나 자신을 좀 더 지혜롭고 사려깊게 만들어줄 뿐 아니라 회사에게도 새로운 수익 창출의 기회를 가져올 것입니다. 감사합니다.
마케팅 & 전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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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 12월호
독일 다국적기업 SAP의 최고경영자가 된 맥더멋이 말하는 경영의 비결
안녕하세요, 조진서입니다. 세계 최강대국은 역시 미국입니다. 군사적으로나 정치적으로나 또 경제적으로나 아직 미국의 상대가 될 만한 나라는 없습니다. 그래서 그런지 미국인들을 만나면 가끔은 오만한 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 때도 있습니다. 성격들은 밝고 좋은데, 너무 힘 센 나라에서 살다보니 다른 나라의 입장이나 사정, 문화를 잘 이해하지도 못하고 또 이해하려 하지도 않는 것 같다는 느낌을 받기도 합니다. 특히 미국이 워낙 큰 나라다 보니 미국인 중에는 해외에 나가보지도 않고 심지어 평생 자기가 살고 있는 주를 떠나지 않는 사람들도 꽤 많습니다. 이런 사람들에게 글로벌 스탠더드라는 건 곧 미국식 스탠더드를 의미합니다. 전 세계 어디에서나 맥도날드 햄버거와 스타벅스 커피, 코카콜라를 마시며 NBA농구 중계를 볼 수 있으니 사실 그게 틀린 말도 아니긴 합니다. 가끔 미국에 본사가 있는 글로벌 기업을 다니는 지인들에게 하소연을 듣습니다. 본사 임원들이 한국의 실정을 이해하지 못하고 자꾸 자기네 식으로 일할 것을 강요한다는 겁니다. 컨퍼런스 콜만 하다가 지쳐버리는 일이 한 두 번이 아니라 합니다. 그런데 한국의 기업인들도 별반 다르지 않습니다. 외국에 지사를 만들거나 외국 기업과 합작 비즈니스를 할 때 그들의 입장이나 그들의 비즈니스 문화를 이해하려는 노력을 제대로 하지 않는 경우가 허다합니다. 많은 경우 해외 사업의 실패는 이런 인간관계의 실패에서 비롯되곤 합니다. 이런 얘기를 들으면 저는 빌 맥더멋이란 사람을 떠올립니다. 그는 독일에 본사가 있는 다국적 기업 SAP의 대표입니다. 비유럽인으로서는 최초로 이 회사의 대표를 맡았습니다. 맥더멋은 2011년 취임 이후 회사 실적을 크게 끌어올렸습니다. 그는 특히 글로벌 경영의 대가라는 칭찬을 받고 있습니다. 대체 어떤 비결이 있을까요. 맥더멋은 많은 미국인들처럼 성인이 될 때까지 외국에 나가기는커녕 비행기를 타본 적도 없다 합니다. 다만 살던 동네에 이민자들이 많았습니다. 그는 부유한 집안 출신이 아니라서 어려서부터 신문배달, 주유소 알바, 식품점 알바 등을 많이 했는데요 그러면서 각계 각층, 다양한 인종과 배경이 사람들과 어울리는 법을 배웠다 합니다. 영업수완도 좋아서 이미 고등학교 때 일하던 식품점을 인수했는데요, 하루에 최대 500명의 손님을 접대했다고 합니다. 그는 29살에 복사기 회사 제록스에서 처음으로 해외 근무를 시작했습니다. 회사가 그를 푸에르토리코에 파견했습니다. 보통은 이렇게 미국 본사에서 파견된 지점장은 권위를 세우기 마련인데요, 맥더멋은 2주동안 아무 지시도 내리지 않고 직원들의 이야기만 들었습니다. 그리고 스페인어 문장들을 비서에게 하나씩 외우면서 가끔 써먹었습니다. 현지 언어를 얼마나 유창하게 하느냐가 중요한 게 아니라, 자기가 현지 언어를 배우려고 노력하고 있다는 것을, 진심으로 성의를 다하고 있다는 것을 직원들에게 보여주는 게 중요하다는 것을 그는 알고 있던 겁니다. 그의 말을 빌리자면, 겸손한 태도는 언어와 문화의 차이도 뛰어넘을 수 있습니다. 겸손은 곧 호기심과 공감능력을 의미하기도 합니다. 그는 2002년 SAP의 북미 대표를 맡게 됩니다. SAP는 기업용 소프트웨어 시장의 강자이긴 한데 미국에서는 다소 부족한 상태였습니다. 그 이유는 회사가 독일에서 쓰던 영업 스타일을 미국에도 그대로 적용했기 때문이었습니다. 독일에서 프레젠테이션을 하면 마치 법정에 선 것처럼 사실 위주로, 원리원칙적으로 내용을 설명해야 합니다. 위기 상황을 설명한 후에 합리적인 근거를 대며 매출성장 계획을 얘기해야 합니다. 반면 미국에서는 프리젠테이션을 시작하자마자, “이번 분기에 30% 매출을 성장시키겠다”고 선언하면 오히려 박수갈채를 받습니다. 미국인들은 에너지 넘치는 발표를 좋아하기 때문입니다. 북미에서의 성공을 발판으로 맥더멋은 2010년 글로벌 공동대표로 선임됩니다. 2014년에 단독대표가 되자, 그는 아예 독일 본사 바로 옆으로 가족과 함께 이사합니다. 가족까지 함께 이사를 해야 직원들에게 ‘내가 독일 문화의 한 부분이 되고 싶다’는 것을 알릴 수 있기 때문입니다. 어차피 글로벌 조직의 대표라면 해외에서 보내는 시간이 많지만 이런 작은 시그널이 굉장히 중요하다는 것이 그의 철학입니다. 지금까지 맥더멋 이야기를 들려드렸습니다. 이 교훈은 꼭 글로벌 조직에서만 적용가능한 것은 아니라 생각합니다. 사람은 누구나 마찬가지입니다. 자기 이야기에 귀를 기울여주는 사람, 자기에게 호기심을 보이는 사람, 자기 마음과 공감할 줄 아는 사람을 좋아합니다. 사람의 마음을 사는 영업을 하기 위해서라면, 또 조직을 이끌어야 하는 경영자라면, 맥더멋의 조언을 한 번 생활에 적용해보시면 어떨까요. 겸손한 자세로 직원들의 이야기를 경청하고 공감하려는 진심어린 노력이 애써 만든 복잡한 경영 전략보다 큰 성과를 가져올 수도 있습니다. 감사합니다.
인사조직
영상
2016. 11월호
LIFE’S WORK-앨리스 워터스 셰프
앨리스 워터스는 1971년 캘리포니아 주 버클리에 레스토랑 ‘셰 파니스Chez Pannisse’를 열었다. 이때만 해도 자신의 발자취를 따르는 후배 셰프들이 지금처럼 많아질 줄은 몰랐을 것이다. 앨리스는 ‘내가 사는 지역에서 키운 지속가능한 유기농 식품’에 대한 전국적 운동을 촉발했고, 그렇게 시작한 음식교육 프로그램 ‘학교 텃밭 먹거리 프로젝트Edible Schoolyard Project[1]’는 전국 5000개 학교에 퍼져 나갔다. 지금은 열성적인 사회운동가지만, 여전히 자신의 레스토랑을 운영하고 있다.
운영관리 & 전략
매거진
2017. 5월호
또 다른 디지털 격차
새 영화 ‘The Circle’은 2013년 데이브 에거스Dave Eggers가 발표한 소설을 각색한 것이다. 젊은 여주인공은 ‘구글’ 같은 회사에 입사한다. 그녀는 그곳에서 편의시설로 가득한 캠퍼스와 뛰어난 인재들, 사람들의 온라인 생활을 통합하고 단순화한다는 회사의 목표를 접하고 경이로움을 느낀다. 하지만 관객들은 곧 회사가 외부 세계에 미치는 영향이 그다지 좋지만은 않다는 것을 알게 된다. 사장은 사람들에게 모든 일상생활을 라이브로 내보내라고 다그치며, 말을 듣지 않는 사람들은 느닷없이 감시와 비판을 받고 심지어 성난 군중에게 쫓기기도 한다.
자기계발 & 전략
매거진
2017. 5월호
화려한 것들과 경쟁하기
그들은 난징루의 샹광 주얼리Shanguang Jewelers플래그십 스토어 입구 옆에 서 있었다. 근처에는 빈티지 이글 로드스터가 주차돼 있었고, 10여 명의 부유한 남녀들이 그 주위에 모여 있었다. 상점 안에는 더 많은 사람들이 샴페인을 홀짝이고 있었다. 많은 이들이 시계를 손목에 차보고 있었다.
전략 & 운영관리
매거진
2017. 5월호
잃어버린 통근시간 되찾기
전 세계 수백만 명의 사람이 매일 일터로 가기 위해 긴 통근시간을 보낸다. 미국 인구조사국에 따르면 미국에서만 약 2500만 명의 근로자가 매일 출퇴근하는 데 90분 이상 사용하며, 약 60만 명의 ‘메가 통근족Mega-Commuter’은 편도에만 적어도 90분 이상 걸린다. 영국은 평균 통근시간이 왕복 54분(2003년의 45분보다 증가)이며, 밀라노에서 마닐라에 이르기까지 대부분 세계 주요 도시의 통근시간은 1시간이 넘는다.
자기계발 & 전략
매거진
2017. 5월호
아프리카, 차세대 세계의 공장
나이지리아 남서부에 위치한 거대한 세라믹공장. 천장이 낮은 사무실에서 만난 공장주 쑨젠Sun Jian은 굳이 차를 마시자고 권했다. 그는 중국에서 막 돌아왔다. 중국인들의 오랜 관습에 따라 손님에게 대접하려고 최고 품질의 차를 가져온 참이었다. 쑨은 중국 남동부에 있는 중소도시 원저우 출신이다. 약 4000년 전 이 도시에서 세라돈celadon이라 불리는, 창백하면서도 윤기가 흐르는 청자유약이 발명됐다. 그래서 원저우는 중국 도자기의 고향이 됐다. 하지만 1970년대는 원저우도 힘든 시기였다.
혁신 & 전략
매거진
2017. 5월호
제품다각화가 초래하는 문제
네덜란드에서 가장 가치 있는 브랜드인 로열필립스Royal Philips는 오랫동안 제품혁신의 리더 역할을 해 왔다. 하지만 새로운 밀레니엄이 도래한 첫 10년간 필립스의 매출은 40%나 하락했고 이익은 바닥났으며 회사의 시가총액은 곤두박질쳤다. 무엇이 잘못됐던 걸까? 문제는 과도한 혁신 때문인 것으로 밝혀졌다. 2000년대 초반, 필립스의 경영진들은 일련의 신제품과 서비스를 총체적으로 확충하기 위해 사내 개발과 사업체 인수를 통해 회사의 제품 포트폴리오를 확대했다.
혁신 & 전략
매거진
2017. 5월호
신경다양성을 경쟁력으로
존은 데이터 분석의 귀재다. 발군의 수학 실력과 소프트웨어 개발능력 두 가지를 동시에 갖췄다. 이력서에는 석사학위를 두 개씩이나 우수한 성적으로 취득했다고 적혀 있다. 보통 이 정도면 IT 기업의 채용담당자가 존을 마다할 이유가 없지 않을까? 그러나 최근까지 그에게 문을 열어준 기업은 없었다. 기존 틀을 벗어나 대안적 인재채용 방식을 실험하기 시작한 어느 기업에 지원하기 전까지 존은 2년 넘게 백수로 지냈다. 그가 면접을 본 기업들 중에는 그의 스킬이 절실히 필요했던 곳도 있었지만, 어떤 이유에선지 결국 그를 채용하지는 않았다.
인사조직 & 운영관리
매거진
2017. 5월호
재능의 저주
토머스가 프라이빗에쿼티 투자회사를 다니던 시절,야근은 일상이었다. 하지만 그 가운데 잊혀지지 않는 두 밤이 있다. 첫 번째는 그가 어떤 술집에 있었을 때였다. 그날 낮 토머스는 상사로부터 동료들 중 가장 우수한 실적을 냈다는 칭찬을 들은 터였다. 저녁 술자리에서 그는 경쟁회사의 파트너와 대화를 트게 됐다. 그 남자는 토머스를 향해 “당신이 6개월 만에 계약을 두 건이나 성사시킨 바로 그분이군요?”라고 물었다. 이는 토머스가 여러 해 전 가족 중 처음으로 대학에 진학하느라 어릴 때 살던 작은 마을을 떠난 이후로, 갖은 노력을 다하며 꿈 꿔왔던 바로 그런 순간이었다.
자기계발 & 리더십
매거진
2017. 5월호
온보딩만으로는 부족하다
한 임원이 있다. 이 글에서는 이 사람을 루카스 제이콥슨 이라고 부르겠다. 루카스는 지금 새로운 도전과제에 뛰어들 각오가 돼 있다. 포천 100대 기업으로 선정되기도 한 복합 제조기업 한 곳에서 10년 이상을 몸담으면서 루카스는 전력계통 부서의 제품개발 업무책임자 자리에까지 오른다. 그러나 루카스는 이직을 결심했다. 그는 전력계통 기계 부문에서 급성장하고 있는 제조업체 에너직스의 연구개발 부서를 이끌어 달라는 제안을 수락했다.
리더십 & 인사조직
매거진
2017. 5월호
기업실체 이론(Entity Theory)에 대한 변론
기업의 주인은 주주일까? 이번 2017년 5월호 스포트라이트 아티클은 이런 질문을 독자들에게 던지고 있다. 이론적인 내용을 논하기 전에, 먼저 이해를 돕기 위해 지난 3월 미국에서 있었던 스냅Snap Inc의 사례를 소개한다. 스냅은 차세대 페이스북, 차세대 왓츠앱으로 불리며 10대와 20대 젊은층에게 인기를 끌고 있는 메신저 앱 ‘스냅챗’을 서비스한다. 동영상을 찍어서 재미있는 방식으로 꾸밀 수 있는 ‘필터’들을 제공하고, 메시지가 수초 이상 보관되지 않기 때문에 사생활 침해에 대한 걱정 없이 대화를 나눌 수 있는 것이 특징이다.
인사조직 & 운영관리
매거진
2017. 5월호
대리인 이론(Agency Theory)에 대한 변론
이번 호 스포트라이트인 조지프 바우어, 린 페인 교수의 글은 경영학의 가장 기본 주제 중 하나인 기업의 목표에 대해 다루고 있다. 기업의 목표에 관한 논의는 가깝게는 주주중심주의Shareholderism와 이해관계자중심주의Stakeholderism의 대립에서부터 보다 근원적으로는 인간의 본성에 대한 성악설(性惡說)과 성선설(性善說)의 논쟁까지 포괄하는 철학적 문제다. 저자들은 기본적으로 이해관계자중심주의에 입각해, 주주중심주의와 이의 이론적 근거가 되는 대리인 이론agency-theory에 대해 다양한 각도에서 비판을 제기하고 있다.
인사조직 & 운영관리
매거진
2017. 5월호
데이터: 장기성과주의가 빛을 발하는 시점
단기성과주의가 개별 기업에 미치는 영향을 정량화하고 국가경제에 미치는 누적 영향을 평가하기 위해 우리는 2001년부터 2014년까지 미국의 615개 비금융기업(미국 기업 전체 시가총액의 60~65%) 데이터를 추적했다. 우리는 설비투자 대 감가상각 비율(투자 척도), 전체 수익 중 발생액이 차지하는 비율(기업 이익의 질을 나타내는 지표), 마진 증가율 등 다양한 표준 지표들을 장기적 행동을 나타내는 대용물로 삼았다. 유효한 결과를 확실히 도출하고 표본의 치우침이 없도록 하기 위해 동종업계 내에서도 사업 기회와 시장상황이 유사한 기업들만을 서로 비교했다. 기업의 규모와 업계를 고려해 조정을 거친 후 조사 대상 전체의 약 27%를 차지하는 장기주의 지향 기업 167개를 추려낼 수 있었다.
운영관리 & 데이터 사이언스
매거진
2017. 5월호
이사회의 시각: 이사회는 모든 이해관계의 균형을 맞춰야 한다
간단히 말하자면 동의합니다. 하지만 우선 기업 거버넌스에 대한 제 생각을 먼저 짚고 넘어가고 싶습니다. 저는 늘 기업 거버넌스를 견제와 균형이 있는 3자 체계라고 생각해 왔습니다. 주주는 주식을 보유하고 이사를 선출합니다. 이사회는 방침을 정하고 CEO 인사권을 행사합니다. CEO와 경영진은 회사를 운영하지요. 이들 당사자간 힘의 균형은 시간이 흐르면서 어느 한쪽으로 오르락내리락 합니다. 그래도 어느 정도의 균형은 항상 유지돼요. 제가 30년 전 대형 공기업 이사회에 처음 합류했을 때는 CEO의 힘이 막강했습니다. 그러더니 이사회의 목소리가 점점 커지기 시작하면서 이사회 쪽으로 힘이 기울었습니다.
인사조직 & 운영관리
매거진
2017. 5월호
CEO의 시각: 나쁜 투자자로부터 좋은 회사 지키기
앞서 ‘기업을 이끄는 리더들의 결정적 착오’ 본문에서 밸리언트 파마슈티칼과 퍼싱 스퀘어 자산운용이 제약회사 엘러간에 적대적 인수를 제안한 사례를 소개한 바 있다. 엘러간이 처음 제안받은 2014년 4월, 데이비드 파이요트는 엘러간을 17년 가까이 이끌던 CEO였다. 인수 논의가 진행 중이던 당시 파이요트는 엘러간의 유일한 대표자였고, 집요한 제안을 계속해서 막을 수 없다는 사실이 분명해지자 파이요트는 이사회의 승인을 얻어 엘러간을 액타비스에 매각하는 협상에 나섰다. 액타비스는 엘러간처럼 성장 지향적 비즈니스 모델을 추구하는 기업이었다.
운영관리 & 전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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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을 이끄는 리더들의 결정적 착오
2014년 가을, 행동주의 헤지펀드 투자자이자 제약회사 엘러간의 주주인 빌 애크먼은 제약회사 엘러간 이사회 때문에 점점 불만이 쌓여가고 있었다. 애크먼은 이사회에 서한을 보내 ‘이사회가 매년 40만 달러나 받으면서 회사의 주주를 위해 했어야 할 일에 실패했다’며 책임을 추궁했다. 여기서 실패란, 밸리언트 파마슈티칼이 엘러간 측에 제안한 인수협상에 엘러간이 응하지 않은 일을 두고 한 말이다. 애크먼은 헤지펀드와 인수 희망자 간 동맹결성을 위한 물밑작업에도 참여했던 당사자다. 인수 제안을 홍보하는 프레젠테이션에서 애크먼은 밸리언트의 주주 친화적인 자본 배분, 주주의 이익과 연계된 임원 보수, 리스크가 큰 초기단계 연구에 대한 기피성향을 높이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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